책 제목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레고는 1932년 설립 이후 계속 성장하다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시대적 환경변화에 따라 성장이 정체되어 혁신을 추진하던 중 파산 위기까지 가는 등의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고 이를 극복하여 다시 성장 국면으로 전환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작은 목수의 작업실에서 첫 발을 내딛은 레고는 90년 가까운 기나긴 길을 걸어오면서, 이제 매출 기준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현대적인 글로벌 장난감 기업이 되었습니다. 한 회사가 90년 가까이 존속해오는 과정 속에서 시대적 상황 변화에 적응해 가며 성장, 발전해 가는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 같아 7주에 걸쳐 함께 읽어 보려 합니다.
저자 소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저자 데이비드 로버트슨 (David C. Robertson)은 일리노이대학교를 졸업하고 MIT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1년부터 세계 최고 경영대학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 스쿨의 교수로 재직하며 학부와 MBA,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에서 기업의 혁신과 제품 개발을 가르치고 있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스위스 IMD에서 혁신과 기술 경영 분야의 교수로 있으며 레고 그룹을 분석하고 사례연구를 가르쳤다. 그는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레고 그룹 경영팀에 유일하게 접근하고, 다양한 인터뷰와 조사를 통해 깊이 있는 사례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IMD에서 주관하는 최대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 경영자 개발 프로그램 등의 공동 책임자로 활동했다.
저자 빌 브린 (Bill Breen)은 비즈니스 리더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아온 경제 매체 《패스트컴퍼니》의 창간 멤버로, 경쟁, 혁신, 개인의 성공에 대한 통찰력 있는 기사를 써왔다. 2007년 아마존닷컴의 편집자들이 ‘올해의 최우수 경영학 서적’으로 선정한 『경영의 미래』와 『책임혁명』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현재 비즈니스 리더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혁신, 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책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1장 레고 블록의 탄생 | 세기의 브랜드를 쌓아올리다
2장 혁신의 시작 |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따라잡으려 하다
3장 통제력의 상실 | 무절제한 혁신이 파산 위기를 가져오다
4장 혁신 문화의 구축 | 핵심 가치로 돌아가다
5장 고객 중심 기업으로 변신 | 레고 시티를 부활시키다
6장 혁신의 전 영역에 대한 탐험 | 바이오니클 시대를 열다
7장 열린 혁신의 촉진 | 마인드스톰과 아키텍처로 성공하다
8장 파괴적 혁신의 시도 | 레고 유니버스로 디지털 시장에 뛰어들다
9장 블루오션을 향한 항해 | 레고 게임스를 탄생시키다
10장 다양하고 창의적인 인재의 활용 | 닌자고 빅뱅을 일으키다
11장 레고 브랜드의 부활 | 실험은 계속된다
주차별 책 읽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1주차 프롤로그, 제1장 레고 블록의 탄생
2주차 2장 혁신의 시작
3주차 3장 통제력의 상실, 4장 혁신 문화의 구축 - 일부
4주차 4장 혁신 문화의 구축 - 나머지, 5장 고객 중심 기업으로 변신 - 일부
5주차 5장 고객 중심 기업으로 변신 - 나머지, 6장 혁신의 전 영역에 대한 탐험
6주차 7장 열린 혁신의 촉진, 8장 파괴적 혁신의 시도, 9장 블루오션을 향한 항해
7주차 10장 다양하고 창의적인 인재의 활용, 11장 레고 브랜드의 부활
그럼 이제 1주차 책 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프롤로그 | 블록들이 맞아떨어질 때
어느 모로 보나 레고는 80년 역사 대부분에 걸쳐 줄기차게 혁신적이었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전 세계 4억 명의 손과 머릿속 그리고 마음속에 자리 잡은 블록을 개발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놀이에 대한 레고 그룹의 공상적이고 상상력 넘치는 접근법은 아이들의 옷장으로 물러나는 일이 거의 없는 매력적인 장난감을 고안해 왔다.
레고의 가치관과 창의성을 장난감 산업 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제공했다. 아이들은 재미있기 때문에, 부모들은 교육적이기 때문에 레고 블록을 좋아했다. 이 조합은 레고가 수십 년 동안 쉴 틈 없는 매출 성장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20세기 말로 접어들면서 아이들의 생활에 생긴 변화가 레고 블록의 우월성을 위협했다. 공격적인 경쟁자들이 비디오 게임과 MP3플레이어 그리고 다른 하이테크 장난감에 빠진 아이들을 두고 격렬하게 다투면서 장난감 산업은 훨씬 살벌한 곳이 되었다. 근본적으로 아날로그 기업인 레고는 빠르게 변하고 훨씬 더 경쟁이 심한 디지털 세계에서 밀려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따라잡기에 나선 레고는 혁신을 촉발하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폭넓게 알려진 이론들을 토대로 야심찬 성장 전략을 수립했다. 이 전략으로 레고는 미개척 ‘블루오션’ 시장을 찾아 항해했고, ‘파괴적’ 혁신을 기획했으며, ‘대중의 지혜’를 얻으려 개발 절차를 개방했다. 그러나 21세기 혁신을 위한 이런 처방들은 다른 기업들에는 멋지게 통했을지 모르지만 레고를 거의 침몰시킬 뻔했다.
《포천》과 영국장난감소매업협회가 레고블록을 세기의 장난감으로 선정한 지 3년 밖에 지나지 않은 2003년에 레고 그룹은 역사상 최대 손실을 발표했다. 많은 관측자는 이 이례적인 몰락으로 말미암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중 하나인 레고가 독자적인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아해하기 시작했다.
레고의 부활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다행스럽게도 새로운 경영진은 실제로 근래에 이뤄진 가장 성공적인 개혁을 완수했다. 레고는 혁신에 대한 이론적 처방을 하나씩 다시 마련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경영 시스템으로 합성한 다음 연쇄적 혁신을 일으키는 강력한 혁신 기업으로 거듭났다.
레고는 개발 절차를 개방해 팬들이 온라인에 직접 만든 레고 세트를 올릴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핵심 라인인 고전 레고 세트를 다듬어서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21세기 아동도 즐길 수 있도록 현대성을 가미했다.
그 결과 빈사 상태에서 벗어난 레고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장난감 기업이 되었다. 세계적으로 불경기가 심화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레고 그룹의 세전 이익은 네 배로 늘어서 동기간 한 자릿수 성장률에 갇힌 해즈브로와 마텔 같은 장난감 산업의 거인들을 크게 앞질렀다.
또한 진입장벽이 거의 없고, 세계적으로 격렬한 경쟁이 벌어지고, 소비자들이 변덕스럽고, 제조 비용 측면에서 열세에 놓여 있으며, 핵심 제품인 레고 블록이 특허로 보호되지 않는 산업에서 경쟁하면서도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애플보다 빠른 이익 성장률을 달성했다. 레고는 자신들의 사업 관행을 깨트리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경쟁력을 구축함으로써 이런 성과를 냈다.
레고는 영감을 주는 혁신 기업이지만 비주류적인 관행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그래서 ‘구글’처럼 업무 시간의 20퍼센트를 자유롭게 쓰지 않고, 상사가 없고 거의 누구도 직위를 갖지 않는 ‘고어텍스’와 달리 직원들의 직위도 많다.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계에서 인기를 끈 전략들을 차용했다가 거의 망할 뻔한 위기를 겪은 레고 그룹의 경영진은, 대신에 오늘의 제품을 개선하는 일부터 내일의 시장을 개척하는 일까지 혁신을 위한 모든 노력을 이끄는 명확한 기준틀을 마련했다.
혁신을 관리하는 레고의 시스템은 또한 애플의 시스템(혹은 적어도 경영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애플의 시스템)과 선명하게 대비된다. 애플의 혁신 관리 시스템은 명민하면서도 까다로운 스티브 잡스를 중심으로 구축되었다. 그래서 제품의 출시 여부를 그가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반면 레고의 시스템은 훨씬 탈집중화해 있다.
애플의 모델은 영감을 주지만 따르기 어렵다. 독보적인 혁신가를 찾아서 최고의 자리로 승진시키고 중대 결정을 내릴 권한을 부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레고의 CEO 외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는 자신이 석 달 동안 회사를 비워도 혁신 절차는 지장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개발 초기 단계에는 많은 결정에 긴밀하게 참여하기는 하지만 자신이 크게 관여하지 않아도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절차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혁신의 여지를 제공하면서 초점을 유지할까? 어떻게 자율성을 허용하면서 책임성을 부여할까? 어떻게 단기적 성과를 올리면서 장기적 토대를 구축할까? 무엇보다 어떻게 사업의 정설에 따른 한계 안에서 활동하면서도 광범위한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계획을 마련할까? 즉, 어떻게 ‘틀 안에서’ 혁신을 이룰까? 레고는 이런 상쇄적 긴장을 능숙하게 관리해 어려운 시기에도 획기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냈다.
우리는 나름의 상상력과 경험을 통해 자신과 회사에 무엇이 최선인지 파악해야 한다.
1장 레고 블록의 탄생 | 세기의 브랜드를 쌓아올리다
“우리에게는 블록이 있고, 여러분에게는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 레고 카탈로그(1992)
‘미래의 건설자들’을 섬기고 최고만을 만든다
모든 신생 기업은 처음에 창립자로부터 시작된 조직 문화를 형성하고,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미래를 좌우하게 될 핵심 목적과 일련의 가치관을 지닌다. 아마존은 창립자인 제프 베조스가 ‘세계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를 만드는 일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집착’으로 유명하다. 구글은 대규모의 지식 추구를 중시하는 실리콘밸리와 스탬퍼드 공대라는 창립 환경을 반영해 ‘세계의 정보를 조직한다’는 임무를 지닌다. 그리고 아소칸 주 벤튼빌에서 월마트 창업주 샘 월튼의 근검성과 경쟁심은 ‘언제나 싼 가격’이라는 핵심 사풍을 지속적으로 규정한다.
1932년 빌룬에서 레고를 창업한 도목수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Ole Kirk Christiansen)은 두 개의 덴마크 단어, ‘LEg GOdt(잘 놀아요)’의 첫 두 글자를 조합한 사명(社名)에 핵심 가치관을 심었다(올레 키르크가 사명을 레고로 지은 건 1934년이다).
올레 키르크는 통찰력을 발휘하여 레고가 대공황과 뒤이은 세계적 불경기를 견디게 해주었는데, 그것은 바로 어려운 때일수록 부모들은 아이에게 즐거움을 주려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목공 기술을 활용해 화사한 색상의 요요, 바퀴 달린 동물 인형, 트럭 같은 고급 나무 장난감을 만들었다. 또한 ‘좋은 놀이’가 아동기의 창의적 삶뿐만 아니라 이후 성인기의 삶까지 풍성하게 만든다는 회사의 기본 철학을 정립했다. 이 철학은 레고가 한 세기 가까이 살아남게 해 주었다.
레고는 수십 년 동안 아동들에게 ‘건설의 즐거움과 창조의 자긍심’을 주고, ‘상상력과 창의성을 자극’하고, ‘우리 각자의 내면에 있는 아이를 육성’한다는 사명(使命)을 다듬고 재정립했다. 그러나 근본 차원에서 레고의 목표는 꾸준하게 유지되었다. 이 목표는 아마도 현재 사용되는, “미래의 건설자들을 자극하고 계발한다”는 말로 가장 잘 표현될 것이다.
아동의 성장에 자신의 삶과 회사를 바치겠다는 올레 키르크의 결정은 ‘손과 머리를 쓰는’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아이디어를 발휘하도록 자극한다는 집단적 욕구로 발현되었다. 이 결정으로 인생마저 바꾸게 된 그는 나중에 창업 초기를 회고하며 이렇게 썼다. “나 자신에게 ‘목수 일과 장난감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해’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진정한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현재 레고 그룹의 빌룬 본사에 채용되는 모든 직원은 올레 키르크 가족이 한때 살았던 작은 벽돌 건물을 견학한다. 거기서 그들은 창업자가 회사에 부여한 또 다른 근본 가치관인 ‘최고만이 최선이다’라는 기준 상향 원칙을 배운다.
‘미래의 건설자들’을 섬기고 ‘최고만을 만든다’는 두 가지 근본 원칙이 레고를 경쟁자들과 차별화하고 세계시장에서 두드러지게 해준다.
제품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레고 그룹의 파격적인 성공은 장난감 세계가 어디로 향하는지 내다보고 먼저 거기에 이르는 능력에서 나왔다. 레고가 선구안을 처음 드러낸 조치는 플라스틱 장난감과 블록의 미래에 투자한 것이었다. 두 번째 조치는 독립적인 장난감을 제조하는 일에서 블록을 통합의 요소로 삼는 전반적인 놀이 시스템을 창출해야 한다는 통찰을 얻었을 때 이뤄졌다.
어떤 장난감이든 모든 블록이 서로 결합될 수 있기 때문에 레고 키트는 확장이 가능했다. 그에 따라 새로운 장난감이 출시될 때마다 레고의 세계는 커졌다.
올레 키르크의 아들 고트프레드 키르크(Godtfred Kirk)는 1954년 1월에 런던 장난감박람회를 둘러보다가 레고 놀이 시스템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는 타당한 시스템을 규정할 특성들을 파악했다. 그리고 회사의 ‘놀이 원칙’을 정하고 전 직원에게 알렸다.
작지만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는 크기
합당한 가격
단순하고 튼튼하며 풍부한 변화를 제공하는 제품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그리고 전 연령대에 재미를 주는 제품
유통하기 용이한 형태
고트프레드는 이 원칙들을 기준으로 200여 가지에 이르는 나무 제품 및 플라스틱 제품으로 구성된 폭넓은 포트롤리오를 검토했다. 그리고 레고 블록이 이러한 특성에 가장 근접하며 대량생산과 판매가 가능한 진정한 놀이 시스템으로 진화할 최선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판단했다.
고트프레드는 1955년에 영업사원들에게 전달한 글에서 레고 시스템에 계속 활기를 불어넣는 철학을 이렇게 강조했다. “우리의 이상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모든 사람이 내면에 지닌 원동력인 창의적 욕구와 창조의 기쁨을 개발하여 아이들이 인생을 준비하도록 돕는 장난감을 만드는 것입니다.”
매장 먼저, 아이들은 그다음
레고 그룹을 이끄는 사명은 놀이를 통해 아동을 계발하는 것이지만 회사의 최우선 순위는 아동이 아니라 매장이다. 레고 그룹의 리더들은 아이들과 소통하려면 먼저 매장과 손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레고는 재구매를 이끌어내려면 아이들에게 호소해야 하지만 최초 구매는 유통 업체를 지원하는 일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이해했다.
야심찬 사명, 줄기찬 실험, 시스템적 사고, 절제와 초점, 현실적인 매력, 고객에 대한 영감 부여, 유통 업체 우선. 레고는 이 여섯 가지 원칙을 활용해 서유럽 전역에 이어 미국, 아시아, 호주, 남아프리카로 도달 범위를 넓히는 성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1960년대 내내 제품의 영역을 확대하며 판도를 바꾸었다.
마침내 장난감 산업의 정점에 서다
고트프레드의 아들 키엘드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이 1979년에 겨우 31세의 나이로 사장에 임명되었다. 레고에서 크리스티안센만큼 뼛속까지 블록으로 가득한 사람은 없었다. 그는 블록과 함께 성장했고 회사의 주력 상품이 나무 장남감이던 시절과 이어지는 살아 있는 연결고리였다.
레고 놀이 시스템을 중심으로 관리 조직을 구축하고 회사를 15년에 걸친 성장가도에 올려서 5년마다 두 배의 규모로 키운 것은 크리스티안센이었다.
그는 첫 단계로 훗날 ‘회사를 위한 개발 모델’로 부른 모델을 고안했다. 이 모델은 레고 그룹의 디자이너들에게는 명확한 방향 감각을, 소비자들에게는 명백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크리스티안센은 제품을 늘리기 전에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그는 우리에게 조직을 재구성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 (조직 재구성의) 이면에는 두 가지 생각이 있었습니다. 첫째, 소비자들이 아이에게 맞는 적절한 제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둘째, 개발 및 마케팅 인력들이 고유한 브랜드 속성 안에서 구체적으로 작업함으로써 훨씬 많은 가능성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크리스티안센이 일으킨 두 번째 주요 혁신은 놀이 시스템이라는 전체 개념을 재정의하고 확장한 것이었다.
세 번째 주요 혁신은 테마 세트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계속 늘어나는 매출 덕분에 레고 그룹의 장래는 밝아보였다. 그러나 1990년대에 매출이 정점을 찍으면서 레고는 성장과 성 공을 혼동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노르웨이부터 브라질까지 전 세계의 목표 시장으로 영업 활동 범위를 넓혔다. 그러나 회사의 빠른 세계화는 충분한 혁신을 동반하지 않았다.
한편 기술의 발달로 VCR, 비디오게임, 케이블TV, 컴퓨터가 아이들의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놀이의 성격이 획기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세기의 장난감으로 불리며 정점에 섰던 레고는 자만심과 편협성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아이들의 생활에서 일어나는 빠른 변화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 생각 나눔 〉
레고에 대해 레고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레고의 사명을 살펴보니 '미래의 조립자들을 격려하고 육성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부연하여 레고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체계적으로 추론하며, 미래를 위한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육성함으로써 끝없는 인간의 가능성을 체험하게 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
또한 레고의 비전은 '미래의 놀이를 개발한다.' 입니다. 레고는 세계화와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놀이 방식, 놀잇감, 놀이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선구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인간의 가능성에 관한 인식을 담아낸 비전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비전 설명 문구에서 의미 있게 보여진 키워드는 세계화와 디지털화입니다. 세계화에 대해서는 2016년 기준 직원 수 1만 8000명으로 70개 이상의 국가에 진출해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화에 대해서는 1990년대 말 양방향 게임과 아동용 소프트웨어 등의 디지털화로 역사상 최초로 1998년에 4,800만 달러의 적자가 발생하였고, 계속 어려움에 봉착하는 등 어두운 현실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변화된 미래에 대응하려는 것이 비전에 담겨 있습니다.
한 기업이 약 90년 가까이 존속해온 것은 그냥 흘러온 것이 아니라 무수한 파고를 넘어오면서 주변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잘못된 접근이었더라도 이를 바로 잡아가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지속적인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레고의 CEO가 석 달 동안 회사를 비워도 혁신 절차는 지장 없이 계속된다고 자신하는 것입니다. 이미 CEO가 관여하지 않아도 혁신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절차를 설계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혁신을 위한 그들의 고민을 담은 다음의 질문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어떻게 혁신의 여지를 제공하면서 초점을 유지할까?
어떻게 자율성을 허용하면서 책임성을 부여할까?
어떻게 단기적 성과를 올리면서 장기적 토대를 구축할까?
무엇보다 어떻게 사업의 정설에 따른 한계 안에서 활동하면서도 광범위한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계획을 마련할까? 즉, 어떻게 ‘틀 안에서’ 혁신을 이룰까?
레고는 이런 고민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도 획기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 낼 수 있었고, 레고® 블록을 이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완구 제조업체로 성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