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하늘 아래 1
대관령 옛휴게소가
시골 할머니의 낡은 오두막집의 분위기로 변해가고
그 붐볐던 주차장은 넓고도 넓은 썰렁함으로 가득 차 있는데,
녹이 쓴 낡은 자판기의 종이커피 한잔의 온기를 느끼고 있자면
알록달록 빠알간 고급 대형 관광버스가 그 주차장에
머무르지 않고 지나가곤 한다.
대관령양떼목장으로 서울 경기 각지의 방문객을 실어 나르는
차량들이다.
이젠 그 관광버스들도
이젠 이 옛휴게소에는 머무르지않고 그냥 저 멋진 목장으로 향해 달려간다.
그 옛휴게소에서 커피한잔과
이런 저런 옛날의 수학여행에 왔던 모습을 머리에 그리며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대관령 비행의 첫번째 맛이다.
이젠 북적이는 맛보단
한적하고 언제나 초가을 바람같은 신선하고
시원한 대관령 고개의 내음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옛 휴게소를 왼쪽으로 돌아 길위에 세워진 다리를 넘어서면
그 80년대의 휴게소 분위기와는 다른 유럽적 관광명소의 안내판을
만나게 된다.
대관령 양떼목장,,,
짙은 밤갈색의 양떼목장간판은 이미 이곳이
예사스럽지 않은 고급적인 곳임을 몸소 말해주고 있다.
양떼목장을 들어가는커다란 입구를 옆으로 두고
바로 조그만 길을 올라서면 선자령으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10여분 조그만 길을 올라가면
산 길을 내려오는 등산객을 만나고,,
능선을 따라 오른 쪽으로 드넓은 동해안이 멀리서 보인다.
강릉시와 동해안이 넓게 펼쳐져 있는 절경을
차를 타고 오르는 길마다 만나게 된다.
이륙장은 항로관제소가 있는 곳 옆이다.
자그만 철조망을 지나 10여미터를 가다보면 풀밭으로
만들어진 조그만 낭떠리지가 보인다.
이곳이 대관령 패러이륙장이다. 정확히는 선자령이다.
대관령은 저 아래 있는 곳이고 이곳은 대관령에서 100미터 더 높은 곳이다.
그냥 바다가 좌우로 길게 펴져 있다.
도시도 바다 따라 좌우로 기대어 펼쳐져 있다. 아마 해발 1000높이에서
이렇게 바다를 가까이에서 보기는 힘들 것이다.
선자령이륙장은 비행하기가 까다로운 기상이다. 일단 동풍이 들어와야하는데,
동풍은 비교적 다른 곳보다 자주 들어오는 듯하다.
그런데 바람이 쎄거나, 바람은 좋은데 안개가 짙어서 도무지 구름속에서
착륙장을 찾을 수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세번이나 헛걸음을 한 것도 기상예보에는 안오지 않는 갑작스런 찥은
안개때문이었다. 일기예보에는 바람의 방향과 세기는 예보되는데
안개 예보는 중요하게 다루어지지않은 듯하여 안개가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선자령에서 비행을 하기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는 그 좋은 바다바람이
불어오는 봄철엔 산불예방기간이어서 5월 중순까지는
깜박하고 선자령에 오다가는 예외없이 산불감시요원의 저지를 받게 되는 것이다.
젤 좋은 기간은 7월 하순에서 10월 초까지이다.
하늘도 좋고 바람도 좋고,, 산도 좋다.
이상하게 우리가 주로 머무는 인천이라는 패러클럽의 본거지에서
대관령이라는 곳은 그다지 멀게 느껴지지 않는 곳이다.
아침에 출발한 패러길은 평창에서 머물다가 바람을 보고 안좋으면
강릉팀에게 연락을 취해 대관령으로 달려갔다가
대관령에서도 상황이 좋지 않으면 쾌방산으로 향했다가.
쾌방산도 안 좋으면 묵호항으로 달려가 회나 먹고 오면서도 결코
대관령이 멀다고 느껴지는 곳은 아니었다.
이상하리만큼 서해안의 끝자락에 있는 인천이라는 곳에서
동해안의 끝자락에 있는 강릉가지 멀다고 한 적은 없고
한달음에 달려갈 만한 아주 편리한 도로가 있는 곳이라고만 느껴지는 곳이었다.
그래서
강릉팀과 1년에 10번이상의 합동비행을 하는 이유도 그러한 연유에서 였다.
선자령이륙장은 비교적 이륙은 쉬운 곳이다. 그렇지만 어려움도 있다.
처음이라는 낯설음을 견딘다면, 그다음은 다가서는 것은
너무나 넓은 정경에 막막해져오는 마음이다.
간혹 하늘 공간 좁아 가까스로 스쳐가는 회원들에게 조심해하고
고함치는 좁은 하늘의 답답함은 이곳 선자령고개 이륙에서는 외로움으로 다가온다.
저멀리 회원이 듬성듬성있으면 그 넓은 하늘에서도 오히려 가까이 붙어서비행하고픈
마음을 갖게된다. 착륙장도 너무나 멀고 너무 많은 골자기를 거쳐서 내려가야 한다.
눈에 보이는 착륙장에만 내리는 것이 우리들의 이착륙방법이었는데
이곳에는 저 멀리 산속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착륙장을
향해 미지의 비행을 감행하여야 하는 것이다.
만약이 불시착? 구해줄수 없다. 구해줄 방법이 없다. 어느 산골에 불시착한
그누군가의 회원을 구출하려면 찾아가는데만도 서너시간이 걸릴 것이다.
기체를 정리하고 내려오는데만도 두세시간 더
소요될 것이다. 그러면 해는 저물것이고 이미 산속에서 길을 잃을 것이다.
그럴 위험성이 다분하지만 그렇게 구출에 시간을 소모할 수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지 자신이 알아서 패러글라이더와 장비를 포기하고
골짜기를 타고내려와 길에서 기다리는 것이다. 길에서 기다리며 무전을 하거나,
전화로 자신의 위치를 알려서 차로 구조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만큼 위험하고
막막하게 느껴지는 곳이 선자령 이륙장이었다.
선자령을 이륙하면 일단 서쪽 능선에 붙여야한다. 이것이 선자령비행을
즐기느냐 쪼르르 내려가느냐의 무조건 첫번째 관건이다.
겁을 먹어 능선에 붙이지 못하거나, 제대로 된 바람을 만나지 못하면
바로 보이지 않는 착륙장을 향해 바로 나아가야 하는데
만만찮은 어려움이다 .
서쪽 능선을 붙여야만 강릉에서 작은 능선을 따라 선자령으로 향해
쪼르르 따라 오르는 따스한 동풍을 만날 수있다. 이 동풍을 만나야만
글라이더가 상승하고 그날은 선자령의 정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왼쪽 능선에 붙이기 위해서는 하나의 도박을 해야한다.
왼쪽에 있는 골짜기를 깊이 들어가서도 안되고 안 들어가서도 안되는
어중간 상황에서 왼쪽능선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너무 붙이면 발아래 그 깊은 계곡의 골짜기의 휘돌아 감기는 와류권에
들어서 100여미터 아래의 계곡바닥으로 곤두박질칠 수가 있다.
만약 계곡안으로 너무 안 붙인다면 계곡을로올라오는 바람을
제대로 받지 못해 왼쪽능선에도 다가가기 전에 고도가 상당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오늘 하늘에서 즐기자면 왼쪽발아래 까마득히 보이는 계곡을 향해
왼쪽조종줄을 잡아 당기면서 오른쪽 조종줄로 전달되는 글라이더의
덜컹거림과 쏠리는 회전력을 이를 악무고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덜컹거림에 놀라서 오른쪽 조종줄을 당겨버린다면, 쪼르르 착륙장을 향해
직행하는 꼴이 될 것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이곳까지 4시간이나 걸려 달려온 그 수고는 15분간의
비행으로 끝나버릴 것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왼쪽으로 몸을 틀면서 까마득한 계곡을 향해
몸을 틀어 버텨야 하는 것이다.
마음으로만 이 골짜기를 벗어날 때까지 글라이더를 돌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떨리는 마음으로 간절히 바랄 뿐이다.
2분여의 이 루트는 2,30분간의 외줄타기를 한 느낌으로 다가선다.
뒷골을 땡겨오는 그 긴장감으로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을 아예 내주지 않는다.
왼쪽발아래 깊숙히 펼쳐진 골짜기의 두려움과의 싸움이 끝나면
비로소 왼쪽능선 제1착륙장 상공위에 도달할 수가 있다.
이번에 참석한 10명의 회원 중에 4명은 쪼르르 골짜기를 향해 내려가는
상황이다. 겨우 착륙보조를 해주는 사람을 제외하고 우리팀은 나와 B형,
그리고 Z형만 그 골짜기를 건너 왼쪽능선으로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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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둑입니다. 제 개인 블로그에 나름대로 끄적거려놓았던 글입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외람되지만 클럽 홈페이지에 올려놓습니다.
어느 개인이나, 어느 스쿨이나, 어느 클럽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글이니
혹시 오해를 불러 일으킬 내용이 있으면 너그러이 양해바랍니다.
그래도 혹시 불편하게 한 내용이 있으면 쪽지나 댓글로 남겨주세요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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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기까지 읽느라 힘들었음... ㅎㅎㅎ 근데 잼있게 읽었어요... 천천히 정독 들어갑니다.
나보다 앞서고 있네..
어제밤... 핸펀으로... 잠들기전까지... 근데 몇번봐야 이해를 할것 같아요.. 머리가 나빠서~ ㅋ
오늘도 여기까지...ㅎ 자야하니까...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난이도가 높아짐 ㅋㅋ 그림이 잘 안그려져서 졸리기 시작...ㅎㅎㅎ 저는 안녕히 주무십니다. 빠빠2
아...이 페이지는 너무 어렵다ㅜㅜ 토요일 좀더 연습하구 다시읽어봐야 할 페이지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