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병원에서 말기신부전증 환자가 혈액 투석을 하고 있다. | |
문제는 콩팥 기능이 70~80% 떨어질 때까지 만성콩팥병을 자각하지 못하는 데 있다. 이미 콩팥이 망가져 투석 또는 이식이 필요한 만성 및 말기가 돼서야 발견되는 것. 이 상황이 되기 전에 조기 검사가 필요한 이유다. 소변 검사에서는 단백뇨 수치를 파악한다. 사구체가 망가지면 소변의 단백 수치가 올라간다. 크레아티닌은 근육이 분해돼 생기는 노폐물로 혈액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크레아티닌은 통상 소변을 통해 빠져나가지만 사구체가 손상되면 혈액 내 수치가 올라간다.
부산대병원 신장내과 이수봉 교수는 "만성콩팥병은 3단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소변 등 간단한 검사를 통해 조기진단을 해 말기신부전증으로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병·고혈압이 주범=당뇨병과 고혈압은 그 자체로 위험한 성인병이다. 그러나 당뇨와 고혈압이 만성콩팥병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말기 신부전증 환자 중 당뇨가 원인인 경우가 45%, 고혈압이 원인인 경우가 30%로 만성콩팥병의 대표적인 원인 질병이 이 두가지다.
당뇨병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1개월에 약 1% 정도씩 콩팥 기능이 감소하는 등 악화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은 주로 콩팥의 혈관에 손상을 준다. 당뇨 환자의 피 속에 있는 필요 이상의 당 성분은 혈액 내 단백질과 결합해 당화단백을 형성한다. 이 당화단백이 혈관의 콜라겐과 들러붙어 혈관이 딱딱하게 경화된다. 경화된 혈관이 눈쪽이면 당뇨 망막증, 발쪽이면 당뇨발, 콩팥쪽이면 당뇨성 콩팥병이 되는 것이다.
콩팥이 나빠지면 고혈압이 나타나지만 반대로 고혈압이 치료되지 않으면 콩팥 또한 나빠진다. 특히 고혈압은 만성콩팥병을 가진 환자 중 콩팥기능이 감소될수록 빈도가 증가한다.
부산대병원 이수봉 교수는 "모든 당뇨 및 고혈압 환자가 만성콩팥병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 두 질환자는 반드시 만성콩팥병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며 "우선 당뇨와 고혈압부터 막아야 하지만 이들 질환이 있는 경우 해당 약을 먹는다고 해도 만성콩팥병이 올 수 있으므로 합병증 여부 검사를 소홀히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콩팥의 날, 무료 검진 및 공개 강좌=대한신장학회는 8일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5~11일을 콩팥 건강주간으로 선포하고 부산 등 전국에서 만성콩팥병 무료 검진 및 공개 강좌를 실시한다. 부산에서는 6일 오후 1시 부산 수영구 남천동 KBS홀을 시작으로 7~9일 부산대병원, 부산백병원, 동아대병원, 고신대병원, 부산의료원 등에서도 무료 검진 및 공개강좌가 이어진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통해 즉석에서 만성콩팥병 여부를 진단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신장학회 소속 콩팥 질환 전문의의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이럴땐 만성콩팥병 의심
- 피로감을 잘 느끼고 기운이 없다
- 집중력이 떨어진다
- 식욕 감퇴
- 수면 장애
- 밤에 쥐가 잘 난다
- 발과 발목이 붓는다
- 아침에 눈이 푸석푸석하다
- 피부가 건조하고 가렵다
- 소변을 자주 보고 특히 밤에 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