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15)
2015-03-02 15:40:02
제533차 정기산행기 : 예봉산 (시산제)
² 산행일시/집결: 2015.2.28(토)/이재봉사무실(10:00)
² 참가산우:길수,병욱,재일,진홍,광용,모철,진명,창선,덕영,상국,영수,석모,진운,상욱,성관,재봉, 해정,무상,병효,길래,진수,거훈,인식,문수, (뒤풀이: 효용)
² 글쓴이: 또1공대장
예봉산은 경기도 남양주에 자라잡고 있어 683m나 되는 정상에서 멀리 북한강과 남한강 그리고 한강으로 만나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남쪽으로는 검단산을 마주하고 있다. 매년 초 30산우회 시산제를 올리는 전통의 영산으로도 의미가 있고, 예봉 영산의 밑자락에서 우리 친구 재봉이가 삶의 터전을 마련하여 멋진 인형을 세계에 공급하는 근거지가 있다는 것이 더욱 친밀하다. 매년 시산제를 거행하기 위하여 친구들이 아침부터 왁자지껄 재봉군의 공장 사무실에 모여 따뜻한 커피 한잔의 정담으로 시산제 행사서막이 이미 시작된다.
단기 사천삼백사십팔년, 을미년 이월 이십팔일, 토요일이라 아직도 이름을 재근(재택근무)으로 바꾸지 못하고 삶의 현장을 지켜야 하는 몇몇 친구들을 제외하고 자부심과 열성으로 참여한 24명의 30산우회 멤버들은 예전과 같이 이른 아침부터 서울 강남/북에서 경기도 수원 분당 일대에서 멀리는 울산 및 부산에서 삼삼오오 친구들을 태운 승용차들이 재봉군 사무실 앞에 세운다. 재일이처럼 팔당역 (전철에서 잠시 졸다 한구역 지나갔다 옴)을 이용하는 친구들도 있다.
떡이며 돼지머리 등의 완벽한 제수 준비 (실은 막걸리 깜박함, 영수가 예봉산 정상에서 한병 따로사옴)를 하고 일행은 재봉의 안내로 팔당역을 끼고 예봉산자락을 오른다. 아직 힘이 살아있는 영수 교수님이 반말이나 되는 떡짐을 진다. 예봉산은 육산이라 주로 흙을 즈려밟고 꾸준히 올라가는 풍미가 일품이다. 올라가면서 숨 가쁘지 않게 친구들과 이런저런 야그가 가능하여 등산로가 더욱 친밀하게 느껴진다. 산을 배우고 산을 닮으며 그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함이라. 이러니 우리의 마음에 어찌 감회가 없겠는가.
예봉산 정산 바로 밑에 아담하게 놓여있는 우리들의 전용 제단에 도착하니, 어제까지만 하여도 추운 날씨가 살짝 걱정되었으나 우리의 정성을 아는지라 따뜻한 기운을 숨기지 않는다. 그리하여 천상운집, 정말 천가지의 좋은 일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기를 기원하며 유세차 시산제축문을 시작으로 역대 30산우회 대장님들과 회원일동들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되, 산과 골짜기를 걸을 때 마다, 조용히 우리의 발걸음을 지켜보시며, 흥에 겨워 노래 소리나 왁자지껄한 우리의 경망스러움도 너그러이 들어주시며, 오로지 무사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우리의 발걸음을 보살주신 산신령께 큰절을 올린다.
그리고 또 빈다. 아무쪼록 바라오니, 무거운 배낭을 둘러맨 어깨가 굳건하도록 힘을 주시고, 산골짜기를 넘나드는 우리의 두 다리가 지치지 않도록 힘을 주시고, 길을 잃고 엉뚱한 골짜기를 헤매지 않게 해주시고, 조난하여 추위와 굶주림으로 무서운 밤을 지새지 않게 하소서 하고 안전에 대한 염원을 한다.
그리고 모두 다짐한다.
천지간의 모든 생육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뜻이 있나니,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도 함부로 하지 않을 것이며, 그 터전을 파괴하거나 더럽히지도 않으며, 새 한 마리 다람쥐 한 마리와도 벗하며 지나고, 추한 것은 덮어주고 아름 다운 것은 그윽한 마음으로 즐기며 그러한 산행을 하는 산이 닮아 좋은 사람들이 되리라고!!!
그렇게 빌고 다짐을 하고 우리는 뿌듯한 마음으로 손잡고 내려왔다.
올해도 고귀하고 정 깊은 친구들과 함께 할 산행들이 더욱 기대됩니다.
토/일욜은 일단 나가자!!!!
앨범 2005~2020/앨범(2015)
2015-03-01 00: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