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보금회 후기>
대한민국 남녘엔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당했는데
LA에선 아스팔트에 화상 입을 정도의 섭씨 53도라네요.
비가 온다, 안 온다... 슈퍼컴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지구가 미쳐가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26명. 얼마나 가슴 답답, 울화 치밀면 불쾌지수 아랑곳하지 않고
친구 찾아 나섰는지 이심전심 눈빛만으로도 알만 합니다.
‘나이 들면 어린애가 된다’고 했던가요?
하찮은 일에도 얼굴 붉히고, 큰소리 내고, 서운해 하기 마련인데
그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것을 오로지 스스로에게 다짐할 밖에요.
그래서 빌려온 건배사가 생각났습니다.
“빠 삐 따”(빠지지 말자, 삐지지 말자, 따지지 말자.)
모임에 빠지지 말고 참석하고, 혹여 섭섭해도 삐지지 말고,
의견 다르다고 따지지 말자는 뜻이겠습니다.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빠~ 삐~ 따~”
“친구들아 ~ 빠~ 삐~ 따~(~ 말자)”
“우리는 ~ 빠~ 삐~ 따~(~않는다)”
이에 유형덕은 한술 더 떠 “빠 삐 용”을 외쳤지요.
그렇습니다. 용서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요?
건배주는 최종일이 ‘집에 둘 곳 없어’ 가지고 왔다는
버번위스키 ‘짐빔 블랙’으로 했습니다.
화이트보다 더 오래 숙성한 탓으로 맛이 깊고 부드러운 데다
오크의 풍미가 일품이라고 알려져 있지요만.
김양래가 몸살감기라는 소식에 ‘53주치의’ 강성구 박사가
감기와 폐렴에 대한 설명으로 경각심을 높여 주었습니다.
오늘의 특이점은? 53회 전 현직 회장님 6명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걸 몇 명이나 눈치챘스려나?
김종욱, 안창조, 조경일, 이정인, 강성구, 김재청이 그들.
이 기록(?)은 지난 1월 이후 두 번째.
화기 갈갈한 분위기는 용광로처럼 달아오르는데
종업원들의 따가운 시선은 화살처럼 등 뒤로 박히니....
어쩔거나? 눈치보고 사는 것도 삶의 한 방편인 것을.
한자리에서 수다 떨다 보면 언제나 아쉬움이 남게 마련.
단체 사진 박자마자 뒤풀이 장소로 이동.
골라 마시는 커피 집. ‘엘 샌드위치’가 서비스하는
‘소스 찍어 먹는’ 빵맛이 아주 특별합니다.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겠습니다만.
19명. 곱게 늙은 할배들이 근엄한 아우라 뿜뿜 내뿜으려
담소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아름다운 그림’ 일터.
그래서 일까요? 지배인의 특별 +서비스도 받았습지요.
밥값 내주신 이정인 님, 술값 내주신 안창조 님,
커피값 내주신 조경일 님, 미국 술 가져온 최종일 님
두루두루 고맙습니다.
오늘 즐거웠을까요? 그랬을 겝니다.
하고 싶은 말이며 궁금했던 일, 답답했던 가슴
한 열뼘쯤 풀렸으면 좋으련만....
이어지는 무더위에 건강 챙기시기 바랍니다.
박동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