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기억증후군, 그것의 실체는?
* 실제 사례 - 질 프라이스
그녀, 질 프라이스는 1965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1978년 12살이 되던 해에 자신의 기억력이 다른 사람보다 세밀하다는 것을 자각했다. 그녀의 기억력은 3단계에 걸쳐 발달했다. 1단계는 태어난 뒤부터 7살 때까지로 그녀는 생애 초기 기억도 빠른 편이었다. 2단계는 8살부터 13살까지로 완벽하게 일상을 기억하진 못하지만 대부분의 날짜를 기억했다. 마지막 3단계는 14살 이후로, 그녀는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어떤 실수도 없이 완벽하게 기억한다. 기억력이 매우 뛰어난 그녀는 어떤 특정한 날짜를 이야기하면 그날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그날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과 사고는 무엇인지, 심지어는 그날의 날씨와 저녁식사로 무엇을 먹었는지까지 기억해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는 그녀의 능력이 항상 축복이었던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 받은 상처들, 남편을 잃은 기억, 떠올리고 싶지 않은 불쾌한 기억 역시 언제나 생생하게 떠올라 그녀를 괴롭혔다. 그녀는 엄청난 기억력으로 인해 하루에도 수십 번씩 과거의 삶 속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결국 2000년 6월, 자신의 기억력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신경생물학과 교수인 제임스 맥거프 박사를 찾아갔다. 그와의 상담과 테스트를 통해서 질 푸라이스는 ‘과잉기억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과잉기억증후군은 세계에서 그 전례를 찾을 수 없는 그녀만의 독특한 기억력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단어이다. 질 프라이스 사례는 2006년 2월 뇌과학 분야의 유력학술지인 ‘뉴로케이스’에 ‘비상한자서전적 기억의 사례’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학계에 공개됬다. 이후 그녀는 각종 언론과 논문에서 ‘AJ’로 불리며, 인간 기억력의 독특한 사례로 언급되었다.
- 질 프라이스 저, ‘모든 것을 기억하는 여자’ 저자소개중 발췌
1. 정의, 과잉기억증후군을 아십니까?
우리가 종종 꿈꾸는 환상의 암기력이 있다. 정식으로 ‘과잉기억증후군’이라는 명칭을 가진 증상이 바로 그것이다. 과잉기억, 말 그대로 기억이 너무 넘쳐난다는 뜻이다. 학생들이 이 과잉기억증후군을 절실하게 바랄 때는 시험 기간일 것이다. 환상적인 이 암기력만 있다면, '시험 그까이 거 그냥!' 이 장담을 현실화시킬 수 있으리라. 하지만 이 대단한 기억력이 과연 행운이기만 할까?
2. 과잉기억증후군의 능력
‘과잉기억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거의 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을 가졌다. 이것은 학습 능력이나 암기력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회고하는 ‘자서전적 기억’을 의미한다. 이틀 전에 먹었던 점심 메뉴, 한달 전에 누굴 만났었는지, 그때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1 년 전에 무슨 책을 읽었는지, 심지어 10년 전 있었던 일을 어제처럼 생생하게 기억해 묘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뿐 아니라, 그때 느꼈던 감정, 그때 받았던 인상까지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현재까지 과잉기억증후군으로 판정받은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20여 명이 존재하고 있다.
3. 과잉기억증후군의 원인
대뇌피질이 보통 사람들과 조금 다른 데서 원인을 찾는다. 보통사람의 경우, 기억은 뇌의 우전두엽에만 저장된다. 하지만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좌전두엽에도 기억이 보관된다. 그로서 더 오래,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
4. 과잉기억증후군의 그림자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뛰어난 기억력이 고통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신의 삶을 통째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즉, 사건뿐 아니라 감정까지 기억한다는 뜻이다. 과거에 겪었던 감정, 예컨대 기쁨, 슬픔, 우울 등 그 당시의 기분까지 모두 선명하게 회고할 수 있다. 좋고 행복했던 순간뿐 아니라, 나쁜 사건까지도 방금 겪은 것처럼 확연히 떠오르는 것이다. 때문에 그들은 종종 과거의 일들이 마치 방금 일어난 일처럼 매우 생생하게 기억나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불현듯 떠오르는 나쁜 기억들은 끊임없이 그들을 괴롭힌다.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나 당황스러운 순간이 고스란히 눈앞에서 재현되기도 하고, 모욕받고 치욕스러웠던 순간도 선명히 떠오르는 것이다. 물론, 우리도 인상 깊게 남은 과거를 회고하긴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식·정보적인 범주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과잉기억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사실’과 함께 그 당시 느꼈던 ‘감정’까지 고스란히 떠올리는 것이다. 즉 시간이 지나도 감정의 빛깔이 바래지 않는다는 얘기다. 때문에 어떠한 계기로 사건이 연상되면, 그 당시 느꼈던 감정까지 역와없이 되살아난다. 그로 인해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때도 있다. 그래서 이들이 바라는 일반인의 단 한가지 능력은 망각이라고 한다.
* 출처 1: blog.naver.com/p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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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 카페 주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