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백주간을 마친 후...
-익명: 만일 글 쓰신 분이 보시거든 본당과 이름을 기록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성서백주간 실은 121주간의 공부가 까마득하여 보였는데, 막상 끝나고나서 그 보람이야 말할 것 없지만 아쉬움이 느껴진다. 제대로 읽지 못하고 어쩌다 빠진것도 죄송하지만 이제 막 복음의 맛을 알만하니 끝난다. 또 속속들이 알고 마음을 열고 나누며 기도하던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못내 섭섭하다. 이럴 때 어떻게 했으면 좋을까 두서없이 적어 본다. 더욱 좋은 의견들이 나오면 좋겠다.
1. 제일 좋은 길은 다시 한번 100주간을 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몇 번을 하는 분들이 있단다. 우리도 봉사하는 분들은 자연스럽게 되풀이 하게된다. 그 분들의 경험은 첫번째보다 더욱 깊게 새롭게 말씀을 알아듣고 묵상하고 기도하게 된다고 한다. 생 땅을 갈 때와 다르다는 것이다. 단, 그룹 멤버는 첫 번과는 다르게 다양하게 구성하는게 새로운 형제들의 시각에 접할 수 있겠다.
2. 흔히 40주간을 추천하기도 한다. 장점은 구세사를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서대의를 줄기로 짚어내려 갈 수 있겠다. 그러나 100주간처럼 구체적인 말씀에 접하고, 느끼고, 듣고, 묵상하고, 묵상 나눔이 없다는게 아쉽게 된다. 강의식으로 되어 진도가 빠르게 나가기 때문이다.
3. 성서에 관한 책을 읽고 묵상해 나가는 것이다.
장익 주교님은 교재로 ‘주머니 성서박사 시리즈’를 추천하셨다. 생활성서사에서 엮은 것으로 10권으로 되었다. 다른 책들도 있겠다. 예를 들어 안병철 신부가 펴낸 책들이다. 다만 권하고 싶은 것은 성서 본문을 충실히 간추린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요약만 했다던가 치우친 학문적 이론이 주가 된다면 말씀에 맛 들이고 말씀 안에 우리 삶의 가르침과 기쁨을 얻기에 부족하기 때문이다.(마리 에스텔 수녀 강추:말씀에서 샘 솟는 기도:이연학 신부:성경은 읽는 이와 함께 자란다
4. 성서통독 피정도 할 수 있다.
성서적 지식의 전달이 아닌 삶의 지혜를 가르치고 나누는 강사와 함께 하는 것이다. 좋은 강사가 관건이다. 강사마다 자기 전문 분야가 있기에 성서의 심오한 모든 부분을 두루 다 할 수 없겠기에 분야에 따른 전공하신 분을 모시면 좋을 것이다.
5. 성서 필사를 권장하는 본당도 있다.
불교에서의 사경이 우리나라에서 꽤 오래된 전통이듯 복음을 정성껏 써 내려가며 뜻을 헤아리고 묵상하는 것이렷다. 글공부의 삼 요소는 모름지기 읽고, 쓰고, 듣는 것이다. 여기 복음 공부는 기도하며 복음을 통하여 나에게 하느님께서, 예수께서 일깨워주는 뜻을 헤아리며 느낌을 이웃 형제 자매들에게 나누고 또 듣는 것이 결여 되기에쓰기만으로 부족한 것이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둘이나 셋이 모일 때 내가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하셨다.
6 성독 모임을 권하고 싶다.(Lectio divina)
올해부터 우리 본당에서 매달 첫 주일 전 금요일 저녁에 성독 모임을 시작했다. 주일의 거룩한 말씀의 식탁에 초대된 이들을 위한 준비를 우리는 얼마나 정성껏 준비하는가? 혼인 잔치 준비나 북한동포 방문 때 식당에서 기울인 정성을 생각해 보아야하리라 거룩한 말씀의 식탁을 마련하는 말씀의 봉사자 자신들이 얼마나 말씀에 맛 들이고 있는가? 대접할 음식을 미리 맛 보고 자신 있게 맛난 음식을 내 놓아야 하지 않을까? 주일마다 수 천명의 신자들이 나오는데 말이다. 좋은 강론을 준비해야할 사제만이 아니라 독서자, 해설자, 복사, 수도자, 전례 봉사자들, 성가대, 성찬 봉사자, 청소하는 분 등등 모든 주일미사 봉사자들이 우선 주일 복음 말슴을 묵상하고 맛들이고 기쁨으로 봉사하게 되어야 한다. 보통 한달 4번의 주일 독서 복음을 징검다리처럼 짚고 넘어간다. 중요한 주일 전례의 핵심을 짚어가며 묵상과 기도 찬미노래와 느낌발표(이것은 복음 중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3번 읽음으로 바꿔도 된다)를 한다. 촛불기도와 배경음악과 특히 전례에 맞는 복음 성가를 많이 이용한다. 반포 본당의 교우들 일부는 이미 매주 한 번 모여서 일주동안의 미사전례 독서와 복음을 미리 읽어와서 100주간식 나눔을 하고 기도한단다. 너무 놀라웠다. 그날 그날 미사참여해서 즉석에서 듣는 말씀이 아니라 미리미리 한 주의 말씀들을 기도하며 정독하고 느낌을 나눈다니 어느 성직자, 수도자 보다 더욱 훌륭하고 미사참여 할 때 강론 말씀을 들을 때 그 느낌과 은혜로움이 얼마나 클까 부럽고 놀라울 뿐이다. 오! 복된 이들이다. 전례 주기에 따라 3년 간 이어간다면 나름대로 구세사를 꿰뚫으며 살아갈 것이다.(백주간은 이미 성독모임)
7. 복음과 직접 간접 연관되는 책 읽기 모임을 해도 좋겠다. 우선 복음의 진솔한 말씀에 충실해야 한다. 그 후에 교회 안팎의 양서들을 잃어간다면 복음의 눈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 우리의 신앙적 성숙에 도움이 되겠다. 신앙의 독서 클럽이다.
8. 성서 말씀에 침잠(immersion)한다면 복음의 향기가 우러날 것이다. 여러 복음적 예술 활동들이 움 돋을 것이고 복음적 덕이 드러나고 사랑의 은총을 나누는 작은 형제적, 다양한 모임들이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안에 인도하심을 깨닫게 되리라.
“ 주여 말씀하소서, 당신 종이 듣나이다.”
첫댓글 '어머나 깜딱이야' 성서백주간에 대해 이렇게 콕콕 집어 명확하게 잘 쓰시다니....그런데 뉘 신줄 몰라 익명으로 올립니다. 주인이 들리시거든 성함 밝혀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