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님의 부음을 전해 듣고
섣달의 초하룻날 !
짜여진 일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바쁜 척 살다가
은사님의 부음을 전해 들었습니다
30년을 훌쩍 뛰어 넘은 까마득히 지난 시간 동안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에는 기억 속에서 멀어지셨다가
어렵고 힘들 때면 보이지 않게 마음을 충전해 주시고
용기를 주시던 은사님!
한참 성장기인 5~6학년 동안 저의 담임을 맡으셔
은사님의 기대와 바램을 아랑곳하지 않고
동무들과 어울림에 천방지축으로 뛰놀아 속 썩이던 개구쟁이들이
엉겁결에 자식들의 키우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아이들의 소중함을 오십 줄에 들어서야
은사님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생활 여건이 천차만별이었고
많은 것이 부족한 춘궁기의 어려움이 있던 시절에
제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골고루 보살펴 주시는 자상함과
성적이 떨어지면 한없이 무섭게 호통을 치시던 은사님의 양면성을
저희들이 인생을 살다 보니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제자들을 가르치시면서
기억에 남는 제자들이 어찌 한 둘이겠습니까 마는
언젠가 저의 안부를 물어오셨다는 말씀을 전해 듣고도
지근 거리에 살면서 생전에 찾아 뵙지 못하고
이렇게 부음을 접하고 나서야 영전을 뵈옵게 되니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는 불경한 제자를 용서 하십시오
제가 비록 은사님께 커서의 포부를 말씀 드린 대로
장군도 되지 못하고, 장관도 되지를 못했어도
나고 자란 고향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자식들과 평안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 모두가
은사님의 가르치심이 밑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감히 말씀을 드립니다
은사님 !
평생을 스승으로 선비처럼 올곧게 살아가신 은사님의 삶은
禮와義가 사라진 험난한 세상을 살아 가는
수많은 제자들의 귀감이 되시기에 충분 하십니다.
부디
마음에 두셨던 회한일랑 훌~~훌 털어 버리시고
못나고 부족한 제자들을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십시오.
삼가 은사님의 명복을 비옵니다
丙戌 年 섣달 초하룻날에
홍북초등학교 제34회 졸업생
김 종 환 올림
첫댓글 정말, 살아 생전에 찼아 뵙지 못한것이 한이 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늦게 알아 영정도 뵙지 못하였습니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은사님의 부음에 지금으 내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명복을 진심으로 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