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5.
봄비를 기다리며
산청에 산불이 났다. 3월 21일 15시 26분경, 시천면 신천리 어느 농장에서 잡초 제거 도중 예초기에서 불씨가 튀면서 발화했다고 전한다. 18시에 2단계가 발령되고 다시 40분 후에 산림청은 3단계로 올렸다. 산불 발생 사흘째인 23일 아침에는 화선이 40km를 넘어섰고, 24일 12시 기준으로 피해 면적은 1,500헥타르, 전체 화선은 50km로 확대되었다. 25일 18시 현재, 진화율은 87%이며 산불 진화 헬기 31대와 총인력 1,948명이 투입되었으나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천문학적 손실이다. 수십 년 공들인 산림이 붉은 화마에 검게 타 버렸다. 수백 년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삶의 터전이 한 줌 재로 변했다. 메마른 대지에 건조주의보나 건조경보가 내려지는 봄철은 늘 조마조마하다. 강풍 주의보나 경보는 더욱 불안해진다.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20m를 넘나들면 작은 불씨 하나가 엄청난 재난이 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왔다. 현실이 되어 전국 곳곳이 산불로 시끌벅적하다. 올해도 산불 예방은 실패한 듯 보인다.
의성에도 대형 산불이 났다. 의성군은 “불이 나자, 실화자는 직접 119에 묘지를 정리하던 중 불을 냈다고 신고했다”라며 3월 22일 11시에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한다. 영남 내륙을 덮친 산불은 천년고찰 의성 고운사와 보백당의 정자 만휴정을 전소시켰다. 화마는 안동 하회마을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병산서원을 위협하고 있다는 소식과 영양 석보면 두들마을이나 청송 주왕산으로 향할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예측만을 쏟아낸다.
산불 소식이 줄을 잇는다. 3월 22일 12시쯤에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화재 원인은 용접 작업을 하던 농막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한다. 3월 22일 14시쯤, 경남 김해 한림면 안곡리 야산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원인은 쓰레기 소각이라고 한다. 3월 23일 11시 10분쯤, 충북 옥천군 동이면 남곡리 야산에서도 인근 밭에서 대나무를 소각하던 중 불이 나 50여 분 만에 진화되었다. 연이어 11시 50분쯤, 충북 옥천군 청성면 조천리의 한 야산에서 마을 주민이 쓰레기를 소각하던 중 불이 번졌다고 한다. 뉴스는 정치 이야기에서 산불 이야기로 도배되는 중이다.
봄비가 간절하다. 하루만 단 하루만이라도 대지를 적셔주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의 능력 넘어서는 것들은 자연의 도움이 절실하다. 자연은 이해심이 넓다. 과묵한 성품이라 말수가 적은데 우리가 추측하는 것보다 매우 똑똑하다. 자정작용으로 본래의 모습을 회복시키는 능력이 있으며 조금만 도와주고 보살피면 회복 속도도 굉장히 빨라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연의 소중함을 가끔 잊고 산다.
봄인데 덥다. 예년에 비해 10℃ 정도 높은 기온이 한몫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이상기후에 대한 두려움만 커진다. 바람과 기온은 인간의 어리석음은 깨우치려고 혼쭐을 내는 중이다. 소중히 여기고 애지중지 보살피라는 경종을 울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연의 큰 힘을 빨리 알아차리고 고개 숙일 줄 아는 인간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도 태무심한다면 어쩌겠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말해 무엇할까마는 인명피해는 절대 없어야 하며 재산상 피해 또한 최대한으로 줄여야 한다. 절대라고 주장하지만 벌써 사망자가 18명이나 된다. 서둘러 작은 불씨 하나까지 완벽하게 제압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문제는 산불 진화 헬기의 수량과 용량의 확대 및 전문 인력의 육성과 적절한 배치가 관건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지자체의 묘수가 해마다 반복되는 재난을 막아주기를 간절하게 소원해 본다.
첫댓글 비오는날 직원들이 밖으로 나와 온 몸으로 비을 반겼네 우리뿐아니라 옆브랜드에서도 나와 서 있더라고
좀 더 일찍 왔더라면 ᆢ
피해가 너무 컷다. 오늘에서야 작은 불까지 모두 잡았다고 뉴스가 나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