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고, 어느덧 소설절기도 끝나갑니다.
소설답게 눈도 조금 와주고, 나뭇잎들도 이제 거의 다 떨어져갑니다.
여느때처럼 아침열기 산에서 탐험도 하고 땅도 파며
조금 여유있게 겨울숲을 누리는 쇠날입니다.
손뼉 치며 말과 손을 딱딱 맞춰봅니다.
아침열기 마치고,
한데놀이로 지난번에 했던 공 숨기기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를 하며 다같이 놀았어요.
오랫만에 산에 온 담희
겨울숲. 아침햇살. 놀이하는 아이들.
더 놀고싶지만, 민준삼촌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배움터로 돌아옵니다.
멋진 소방관 제복을 입고 교육하러 와주신 민준님~
부산온배움터 청년과정에서 함께 공부하며 살리학숙에서 한몸살이 하셨었고, 공지훈 공부 후 언니 두레를 통해 저희 마을과도 깊이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는 멋지 청년이세요~
직업이 소방관이시라 이번 소방 안전교육을 해주러 휴일에 시간을 내서 와주셨어요~
제일 먼저 소방관이 하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 들려주셨어요.
자신의 목숨을 바쳐 다른 사람을 살리고 구하는 일을 하는 소방관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민준님은 초등학교때 소방관에 대해 알게되고 멋지다는 생각을 했서 장례희망에 소방관을 적었었다고 해요. 그 후로 다른 많은 꿈들 속에서 잊고 지내다가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며 살 것인가를 정하던 시기에 어릴때 생각했던 소방관에 대한 마음이 떠올랐대요.
그렇게 소방관이 된 후 겪었던 화재현장과 구조 경험들을 생생하게 들려주셨어요.
아이들이 얼마나 이야기를 잘 듣던지 역시 삶이 담긴 이야기는 힘이세구나. 싶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화재시 대피 교육과 훈련을 받았어요. 대피 시 요령을 먼저 배우고,
우리 배움터에서 불이 났을 때 대피로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어요. .
배움터 곳곳을 다니며 소화기 위치를 확인하고 불이난 장소에 따라 대피로를 정했어요.
이제 일상생활 중 주방에서 불이났다는 가정하에 모의 대피훈련을 해보기로 했어요.
아이들 학년에 맞게 짝지까지 정해오신 민준님~
일이학년 아이들은 교실에 들어와 놀이를하며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던 중
밖에서 불이야~ 소리가 들렸어요.
입을 막고 벽을 짚으며
몸을 숙이고 탈출구를 찾아갑니다. (연기로 앞이 안보인다는 가정하에)
피아노 뒤 창문을 통해 대피합니다.
맨발로 창문을 뛰어넘는 아이들
창문으로 빠져나오면 우왕자왕하지 않고 짝지를 챙겨서 배움터 입구(대피소)까지 가기
모두 침착하게 대피훈련을 잘 했어요!
다시 교실로 돌아와 이번에는 소화기 사용법을 배웠어요.
투척용 소화기 두개를 선물로 주시고, 사용법도 알려주셨어요.
직접 연습해 볼 수 있는 소화기도 준비해오셔서
사용법을 배우고 모두 직접 해보았어요.
불 그림까지 준비를!
그렇게 한시간 반을 꽉채워 진행된 소방교육을 모두 마치고 모두 함께 점심을 먹었답니다.
넉넉히 싸준시 도시락 덕분에 민준님과 보조로 도와주러 함께 와주신 주희님까지 모두 맛있게 드셨어요.
소방안전교육은 체험센터에 가서 받을수도 있고, 좀더 어린이들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께 받을수도 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배움이되는 이야기, 우리 배움터에 딱 맞는 실제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민준님이라 가능했지요~
몇번이고 통화하며 어떤교육을 어떻게 진행할지 의논하고 계획한 후, 연극날 미리 배움터에 오셔서 공간 둘러보며 사전답사까지 해주시고, 아이들이 재밌게 배울 수 있도록 자료와 도구들 하나하나 준비해주시고, 아이들 명단 받아 이름까지 다 외워오신 민준님.
아이들이 실수로 투척용 소화기를 깨트렸을때도 몇번이고 닦고, 걸레를 빨고 뒷정리까지 묵묵히 해주신 민준,주희님 두 분 모습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내어주는 마음에 대해 깊이 배운 하루였습니다.
오후 두레에서는 예수님 탄생 이야기 두번째 부분을 들었어요. 소방훈련으로 긴장을 많이 해서 이야기는 누워서 쉬면서 들으라하니 몇몇아이들은 잠이들기도 하고 일부러 30분정도 길게 얘기들려주며 한 숨 쉬어갔습니다.
오늘 두레모임은 아이들 개별상담으로 진행했어요.
다른 친구들 상담받는 동안 아이들은 도란도란 이야기나누며 오늘도 열심히 목화 갈무리 작업을 했답니다.
긴 하루.. 감사한 하루.. 잘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