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책, 함부로 아닌 애틋하게
도서관부 박희정
『네모 돼지』 책이 조수석 아래에 떨어져 있다. 아뿔싸! 한참을 찾을 뻔했다. 반납일을 하루 앞둔 책이 또 있었다니. 차 정비를 맡기고 난 후 구석에 있던 책이 “나 여기 있어!” 하고 앞으로 쏙 나와 있다. 다행히 이 책은 있던 도서관으로 무사히 갈 수 있게 되었다. 작년 봄,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결국은 못 찾아 똑같은 책을 구입해서 도서관에 반납해야 했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집 구석구석, 있는 가방 하나하나 다 뒤져보았지만 나오지를 않았다. 책을 구입해서 반납하고 며칠 뒤, 뒷좌석 아래 구석에 떨어져 있는 책을 발견했다. 『우리들이 개를 지키려는 이유』 책이다. 결국 도서관 청구기호와 도서관 이름이 적힌 이 책은 내 것이 되었다.
처음이 아니다. 아주 오래전에도 이런 일이 또 있었다. 도서관 책이 내 것이 된 첫 책. 바로 『께롱께롱 놀이노래』다. 큰 애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여러 번 이 책을 빌려서 봤다. 찾고 찾아도 없던 책이 며칠 지나고 바로 내 눈앞에 나타났다. 어쩌면 그리 찾으면 없고, 포기하고 수습하고 나면 내 눈에 환히 보이는지. 책이 문제가 아니고 내가 문제다. 1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반복되는 이 일들에 대해 나는 도서관의 편리함만 이용하고, 이 편리함에 눈먼 채 소중함을 잊고 살고 있었다.
도서관은 편한 곳이다. 혼자 가도 편하고, 여러 명이 가도 좋다. 씻고 가도 되고, 일어나서 아무렇게나 모자 하나, 마스크 하나 쓰고 가도 거리낌 없이 맞아주는 곳이 도서관이다. 익숙하고 편하고 자유로운 곳. 그 공간의 책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책이 없으면 무슨 소용인가. 너무 함부로 대하고 있다. 함부로 아닌 애틋하게 도서관 책을 만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