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282쪽, ‘요사이 구보가 교외(郊外)로 나가는 것을 즐기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정성화: 교외로 나갈 때마다 느끼는 고독감때문입니다.
13. 지문을 살펴보면, 구보 씨는 ‘어디나 그가 갈 곳이면서 동시에 어디에도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277쪽) 또한 백화점에서 젊은 내외가 아이를 데리고 식당으로 가기 위해 승강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그것은 행복의 위장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업신여길까 하다가, 반대로 그들의 외출 자체가 오랜만에 생활에서 얻은 기쁨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다시 그들을 축복해주자고 생각을 바꿉니다.(280쪽) 한편 자신이 고독을 사랑한다고 한 것도 어쩌면 사랑하는 것으로 꾸민 것에 불과할지 모른다면서 다시 고독 자체를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280쪽) 전차 안에서는 손바닥 위에 동전 몇 닢을 바라보며 억지로 의미를 찾으려다가, 곧 포기하고 맙니다.’(282쪽) 그럼 이런 장면들을 바탕으로 질문을 하나 해보기로 하지요. 이렇듯 구보 씨의 미묘하고 복잡한 심리 변화에서 나타나는 그의 성격적(심리적) 특성을 분석해 보세요. 그리고 왜 그런 성격적(심리적) 특성이 생기게 되었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말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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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힌트가 되는 단어 몇 개를 제시해 보겠습니다. 이들 단어를 보고 자신 만의 답을 만들어 보세요. 일부를 활용해도 좋고 모두를 활용해도 좋습니다.
‘표류, 신경 쇠약, 지향점, 방황, 지식인, 고뇌, 회의주의, 자의식의 과잉, 현상적 자아, 반성적 자아, 이상적 자아, 간극, 내적 번민, 병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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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진: 구보씨는 우유부단하고 정신분열증 초기 증세를 나타낸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일단, 이 소설을 쓴 작가 박태원의 모습이 구보에게 많은 부분 투영된 것 같고, 작가의 내면에 존재하는 여러 다양한 자아가 구보라는 인물에 투영되어 이러한 복잡한 행동이나 심리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양샘 힌트) 구보 안에 존재하는 자아의 모습을 곰곰히 생각해 보세요. 자아가 지금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지금 구보는 어떤 사건에 대해 양극단의 감정에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언제 구보와 같은 심리적 고통을 겪나요?
김평안: 구보는 자의식이 과잉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초라한 현실 속에서 그저 운명에 순응하는 태도보다는 자신이 꿈꾸는 소설가로서의 이상을 언제나 꿈꾸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즉, 자신이 생각하는 관념적 이상과 초라한 현실 사이에서 받게되는 고통의 양은 어마어마했을 것입니다. 그러한 고통의 결과가 이러한 우유부단한 행동으로 나타난 것 같아요.
이태희: 이상과 현실의 간격이 너무나 크게 작용하고 있고 구보는 이 상황 속에서 특정한 인생의 지향점이 없이 표류하고 방황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보는 자신있게 자신의 이상만을 위해 적극적으로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 삶의 가치에도 많은 미련을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처지에서 구보는 삶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모든 일에 회의를 느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14. 283쪽, 구보는 전차 안에서 우연히 과거에 선을 보았던 한 여인을 목격하게 됩니다. 물론 쑥스러워 아는 척은 못하지요. 그럼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이러한 전차 풍경(공간)이 갖는 현대 도시문화의 공간적 의미는 무엇일까요? (힌트: 만남)
하정목: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하는 공간적 의미가 있습니다.
정철원: 만남을 가능케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시진: 정류장을 지나칠 때마다 익명의 사람들이 서로 미련없이 내린다는 측면에서 일시적인 만남을 의미하는 공간 같습니다.
김평안: 전차가 우연한 만남을 가능케도 하는 공간이긴 하지만, 구보가 과거에 선을 본 여자를 보고도 아는 척하지 않고 있다는 측면에서 개인주의화되고 파편화된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를 의미하는 공간적 의미가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태희: 구보를 제외한 경성 시민들에게는 전차가 자신의 일상적 삶을 살기 위한 평범한 공간으로 작용하겠지만, 구보에게는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고, 과잉된 자아 속에서 짙은 회의와 고독을 느끼거나, 소설의 소재를 잡아내는 특별한 공간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15. 이 소설은 딱 하루 동안에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별다른 사건도 없이 말이죠. 하루 24시간을 소설에 담아 내는 형식은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영국, 프랑스’ 등지에서 ‘초현실주의 문학’ 혹은 ‘모더니스트 소설’ 등이 만들어지면서 쓰여 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컨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더블린 사람들, 젊은 예술가의 초상’등의 작품이 있습니다. 또한 1930년대 모더니즘 작가인 ‘이상’이 지은 소설 ‘지도의 암실, 동해, 지주회시’ 등의 작품에도 이러한 특성이 나타나는데요. 그럼, 1930년대 모더니즘 소설가들은 어떠한 이유로 하루(24시간)라는 시간 안에 소설의 이야기를 고정시키려 했을까요? 그 이유를 이야기해 보세요.
정철원: 당시 근대화된 서구 소설의 유행을 따라하기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하정목: 하루 동안에 관찰한 경성시내의 모습을 통해 당대 1930년대 조선 사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드러내기위함인 것 같습니다.
이태희: 초현실주의의 기법을 담아 모더니즘 소설가답게 새로운 스토리나 형식을 취하려고, 전통적인 소설과는 달리 '단 하루'를 시간적 배경으로 담아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 하루의 시간에 많은 것을 담아내려 한 것 같습니다.
하정목, 이태희, 양 샘: 도시인들은 매일매일 반복적이고 획일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작가는 단 하루의 시간 안에 소설의 이야기를 담아내어 도시인들의 인생을 사실성있게 표현하려 한 것 같습니다. 오늘의 삶이 어제와 내일의 삶과 전혀 다름이 없다고 볼 때, 하루에 국한된 경성시민들의 삶은 그들의 인생 전체를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16.이 소설의 주인공은 작품을 창작해 내는 ‘소설가’입니다. 주인공인 소설가 구보 씨는 하루종일 경성 시내를 배회하며 소설에 담을 만한 소재나 이야기 거리를 수집하는데 여념이 없는데요. 이렇게 하나의 예술작품이 창작되는 과정 그 자체가 소설의 스토리가 되는 소설을 일컬어 ‘메타 픽션적 요소가 가미된 예술가 소설’이라고 합니다. 이런 형식이 갖는 효과는 무엇일까요? (힌트: 작가 ‘박태원’과 주인공 ‘구보 씨’의 관계, 예술, 매력, 신비, 개성, 참신함, 독자의 몰입, 도시의 풍경 및 세태)
정시진: 소설이 쓰여지는 과정을 여실히 독자에게 보여줌으로써 문학이 지니고 있는 예술적 매력을 호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7. 이 소설에 나타나는 모더니즘 소설의 실험적인 표현기법을 모두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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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실험적인 표현 기법들
① (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함
② (첫어절)을 소제목으로 삼음.
③ 문장부호 (쉼표)을 빈번하게 사용함.
④ 특정한 줄거리 없이 (장면 ) 위주로 서술됨.
⑤ 고고학자가 과거를 알기 위해 유적지를 다니며 관찰하듯, 박태원은 현재를 알기 위해 당시의 경성시태를 치밀하게 관찰한 (고현학적) 학문 태도를 나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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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이 소설처럼 하루 동안 여러분 자신이 목격한 가장 인상 깊은 현실과 그것에 대한 생각(심리)을 ‘구보’를 주인공으로 하여 창작해 봅시다. (간단한 에피소드 소개에 해당하는 분량이면 됨. 다만, 이 소설에서 활용된 형식과 표현기법을 활용해야 함. 훌륭하게 창작한 학생은 ‘상점’을 부여해 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