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20년 4월 5일 일요일
♠산행구간/거리 : 과치재-(2.0)-연산-(1.0)-방아재-(1.7)-만덕산-(4.0)-입석리고개-(1.2)-
국수봉-(4.0)-노가리재-(2.0)-까치봉갈림길-(3.0)-새목이재-(1.2)-
어산이재-(1.5)-유둔재 (도상거리 21.6km / 실거리 26km)
<과치재> : 전북 곡성군 오산면, 전남 담양군 무정면 2차선 포장도로(13번 국도)
전남 곡성군 오산면 운곡리 신촌주유소
<유둔재> : 전남 담양군 남면, 화순군 북면 2차선 포장도로
♠집결지/시간 : 전주시 평화동 코오롱아파트 옆 롯데마트 공원 / 5시30분
★산행 동무 : 눌랑, 스커리, 술래, 지원산행팀(알도령, 대감, 석산고) 6명
이번 산행은 산행인원이 늘었다.
코로나19 때문에 대간-정맥산행이 중단되자 산을 좋아하는 몇몇이 개별산행을 하다가 이번 호남정맥 산행일정에 셋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한 명-손서방님-은 출발 당일 개인 사정으로 부득이 취소했고.)
차량은 두 대로 나뉘어 대감님 제의로 5시 30분에 출발. 과치재로 향했다.
산행 초입부타 이전 산행(11구간)에서 과치재에 너무 일찍 도착한 택시로 말미암아 출발지점을 확인하지 못한 댓가를 혹독히 치른다.
봉래산에서 내려와 과치재의 신촌주유소 뒤편 고속도로 뒷산이 이번에 우리가 진행해야 할 산행 기점인데,
인터넷 등으로 확인한 고속도로 통과 굴다리와 로뎀수양원, 용주산 푯말을 찾지 못해 차량으로 위, 아래 돌아다니다 결국 바람꽃카페에 차를 주차시키고 앞마을(오례마을) 뒤편 굴다리를 지났으나 산으로 접하는 길을 찾지못한 채 트랭글에서 가르키는 방향을 좆다보니 신촌주유소 아래쪽(담양방면)이 아닌 곡성방향으로 거꾸로 간다.
왜 차량으로 지나가면서 보지못했을까? 분명 길가에 용주사 푯말이 있거늘.
굴다리를 지나니 로뎀수양관, 용주사 방향표시가 보이고 고속도로 따라 어느정도 걷다가 호남정맥 표지판에서 산길로 접어든다. 그리고 제법 숨가쁜 된비알을 치고 오른다.
오르다보니 곡면도로에 있을 법한 반사경이 두 개나 있는 무덤가를 지난다.
"이 반사경은 무덤을 파헤치려 내려온 멧돼지가 반사경에 투사된 자신의 모습에 놀라 도망가라고 설치해둔 것이다." 라는 그럴 듯한 석산고님의 설명으로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오른다.
그리고 연산 삼거리. 여기가 통명지맥 갈림길. 연산 다녀오며 인증샷!
"연산은 전토산 회장인데..." 농을 건너며.
진달래 꽃길 사이로 진행하려는 방향에 우리가 가야할 무등산이 우뚝하다.
이렇게 연산-방아재-만덕산-호남정맥 중간지점-수양산-선돌고개-국수봉-흑염소목장-활공장-노가리재-최고봉-새목이재-어산재를 거쳐 무등산 관리소가 있는 유둔재까지.
산행 내내 진달래 무리가 우리의 산행을 축복하듯 연호하고.
산행로도 제법 잘 정비된 편이라 별 어려움 없이 봄을 만끽하며 걷는다.
알도령님은 무더기로 매달려있거나 꺾인 나뭇가지에서 산행 시그널을 떼어다가 뜸한 길가에 부착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간혹 발길을 막는 쓰러진 나무와 가시덤불을 우회하고 헤치고 지날때면 머잖아 여름이면 호남정맥길이 수풀에 덮여 진행하기 짜증스럽겠다 생각하고.
"선거때 자기 지역구 정맥길을 정비한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인물을 선출 해야한다."는 농담도 하면서...
만덕산 할미봉지나 수양산 가는길에 "호남정맥 중간지점" 표지석.
"아~ 절반을 지나왔구나." 231 km.
장수 영취산에서 부터 시작한게 2019년 3월 17일.
만 일년여를 매달 한 번씩 걸어서 예까지왔구나. 서로 감회를 공유한다.
수양산 삼거리에서 이른 점심만찬을 즐긴다.
석산고님이 준비한 돼지삼겹을 삶을 동안 배낭없이 수양산을 다녀오고...
수양산 정상엔 감시초소만 덩그러니... 이정표도 표지석도 없다.
정상부에 이르는 산 주변에 진달래만 흐드러지게 피어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모델포즈를 유혹한다.
수양산은 백이숙제가 벼슬을 버리고 숨어들어 고사리만 먹다가 굶어 죽은 곳을 이름인데...
백이(伯夷). 숙제(叔齊)는 우애가 깊은 형제라.
고죽국 임금의 두 아들인 백이와 숙제는 아비가 왕위에 숙제를 세우려 하였는데.
아비가 죽자 숙제는 형인 백이에게 왕위를 사양했다.
백이가 말하기를 "아버지의 명령이다." 하며 마침내 도망가 버리니 숙제 또한 왕위에 오르지 않고 도망가 버렸다. 백성들이 그 가운데아들을 왕으로 내세웠다.
그후..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당시 서역(西域)의 국경 수비장 이었던
주(周)의 문왕(文王)이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소문을 듣고
주(周)로 들어가지만 주(周)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문왕(文王)은 죽고 그 아들인 무왕(武王)이 즉위한 뒤였습니다.
곧 무왕(武王)의 신하가 된 두 형제는 충신(忠臣)으로서
자신들의 소임(所任)을 다하고 있었는데,
당시 천자(天子)인 은(殷)의 주왕(紂王)이 주지육림(酒池肉林)을 일삼으며
학정(虐政)을 거듭하자 무왕(武王)은 혁명(革命)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때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무왕(武王)의 말고삐를 붙잡고
신하(臣下)된 입장에서 왕을 시해(弑害)한다는 것은 불가(不可)하다고
간언(諫言)[고마이간(叩馬而諫)]을 하지만 무왕(武王)은
이를 뿌리치고 주왕(紂王)을 제거하고 주(周)나라를 세웁니다.
이에 낙담한 백이와 숙제는 이러한 나라에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
하면서 "주(周)나라의 음식(飮食)과 의복(衣服)은 입지도 먹지도 않는다" 하고
수양산(首陽山)에 들어가 고사리만으로 연명(延命)하다가
결국 굶어 죽고 맙니다. - 사기(史記) 백이열전(伯夷列傳) 중에서 -
"수양산 바라보며 이제를 한하노라.
주려죽을진들 채미도 하는것가.
비록 푸새엣 것이들 긔 뉘땅에 났더니."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박탈당한 단종을 복위하려다 참수당한 성삼문이 수양산에서 고사리먹다 죽은 백이숙제를 빗대 자기는 수양대군이 왕인 이땅의 푸성귀조차 먹지않겠다는 의지를 읊은 시조다.)
어쨌건 지금 우리의 심정은 "금강산도 식후경(食後景)"이다.
산위에서 막걸리와 삼겹살, 낙지라면 등으로 포식하니...주지육림(酒池肉林) ??
경국지색인 달기의 요청으로 술로 채운 연못과 고기안주를 매단 나무로 주지육림을 만들어 놓고 즐기다가 나라를 빼앗긴 은나라 주왕이 우리보다 행복했을까??
이래저래 수양산에서의 감흥을 뒤로 한채 또 다시 길을 나선다. 베가본드(Vagabond)처럼.
국수봉 지나서 산 사면을 장악한 흑염소목장을 에둘러 가면서 하늘에 떠도는 독수리를 보며 시체를 좋아하는 독수리 보다 우리의 매가 훨씬 용맹스럽고 멋스러움을 이야기하고.
활공장 넓은 사면에 서서 담양의 병풍산, 추월산을 보며 추월산까지 왔다가 담양호에 막혀 다시 강천산으로 에둘러 예까지 돌아온 우리의 지나온 길을 더듬기도 하고.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노가리재 지나 진압산의 간식타임에서 가진 음식 죄다 털어먹고...
최고봉에 올라설 즈음엔 모두가 나름 피로도가 높아 단체사진도 귀찮다.
사람이면 누구나 그렇지... 인지상정(人之常情).
새목이재, 어산재 지나 유둔재까지
"진달래야, 따라오려면 오고 말려면 말어라." 쌔 빠지게 걸었다.
후미에선 알도령님이 스커리님과 함께 유유자적 했음에도 얼마 떨어지지 않았고...
쌔빠지게 걷는게 좋은거야 ? 시간 차이도 조금 밖에 안나는데 유유자적 하는게 좋은거야 ?
유둔재. 무등산 국립공원 안내도에서 즐겁게 인증샷 !!
화이통(和而通)!! 화합함으로써 통한다.
장불재까지 10.7 km. 우리 다음에 또 만나요 !!
과치재로 회귀하는 택시에 여섯명이 모두 타고 달린다. 배낭은 트렁크에 구겨넣고.
담양에서 옥과, 곡성을 지나며 지역명소 설명하는 여자기사님의 구수한 사투리를 들으면서...
그리고 전주에 도착. 꽃밭정이추어탕집에서 주린 배를 채우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이것이 인생.
<e-산경표 산행기록>
e-산경표의 산행거리 기록이 요즘 유행하는 트랭글보다 약 2km 더 나온다. 트랭글로는 이동거리가 30km즈음인데.
비록 트랭글이 산경표를 기반으로 했다지만 옛 것 보다 새 것이 정확하겠지?
곡성방향에서 오다가 과치재도착 이백여 미터 전에 좌측으로 난 고속도로 언더패스도로(위) 와
멀리 보이는 과치재 신촌주유소와 우리가 오를 방향의 산줄기.(아래)
굴다리를 지나니 보이는 용주사, 로뎀수련원 푯말. 고속도로 바로 옆수로길로 진행한다.
호남정맥 안내도에서 산길로 접어들고...
어느 문인의 시비. 자신의 묘비명을 미리 정해놓고 사는 삶은 어떤 삶일까???
내 젊은시절, 벗들과 묘비에 적을 글귀를 논한적도 있었지.
지금은 묘비와 무덤은 커녕 지구여행 다녀간 흔적조차 남기기 싫은데...
자신의 상채기로 뿌리가 끌어올린 물이 흘러 고드름이 된다. 봄인데.
호남정맥 중간지점. 감개무량.
산행 내내 우리를 따라오는 진달래는 봄의 여심을 홀리고...
보춘란은 겨우내 땅속에서 고이 품어낸 꽃눈을 터트린다. 봄이다.
바쁜 걸음걸이 중에도 들꽃 하나에 정성을 들여 사진기를 들여민다. 양지꽃.
활공장에서 멀리 병풍산과 추월산을 더듬는다. 금방 뛰어내린 패러글라어더를 보면서...
마지막 간식. "다 털어 !"
여기에서 단체사진 하나 박아둘 것을.... 너도..나도 귀차니즘에.. ㅡ.ㅡ;;
다음 산행길은 장불재까지가 만만찮겠다.
첫댓글 좋은리딩에 감사드립니다~ 산우님들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대장님~감사합니다.죽을것 같아도 지나고보면 웃음가득......
눌랑님. 무신 엄살을,,
날아댕기는 어마무시한 언니가...
이번 구간은 15구간이라 이름했습니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금남호남정맥 (영취산~모래재주화산)을 포함하여 호남정맥이라 불러야 정상이라 생각됩니다.
정맥은 대간에서 이어나와야 하니까요.
즉, 금남호남정맥은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이 시작하는 공동구역이라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