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연수 둘째날이다.
오전에는 조천호교수님의 '기후위기, 거대한 가속에서 담대한 전환으로'라는 제목의 강의가 있었다. 기후변화, 기후위기, 기후대응의 세 챕터로 나누어 기후로 인한 인류생존위기를 빵빵한 과학적 증거자료들로 매우 설득력있게 제시해주셨다. 기후와 농사와 역사와 인간 삶의 관계가 하나의 결로 이어졌다.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연수샘들은 대부분 제시된 과학적 자료들로부터 사실을 넘어 어떤 감동같은 걸 받으신듯 했다. 우리가 어땠는지 어떠한지 어떠할지가 보다 선명하게 보였다.
더구나 교수님은 급박한 위기상황에서 인류공존과 생존 그리고 후대의 삶을 위한 우리세대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했고, 그를 바탕으로 하는 equity 개념과 연대 등을 강조하셨다.
질문도 하나하나 챙기셨다.
철학과 마찬가지로 과학도 질문과 성찰일 수 있다는 내 신념이 지지받는 느낌도 받았다.
조교수님을 강사로 위촉한 연수국 박상욱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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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간은 우리 연구회의 살림꾼 정창규샘의 수업사례 발표였다. 어제는 초등사례, 오늘은 중등사례인거다.
먼저 수업소개를 하고 동영상을 보았다.
연구회 일이 많아 그거 좀 덜까하고 매번 서로 농담도 하고 장난도 쳐서 그냥 편하게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철탐공 수업을 잘 이끄는 줄은 몰랐다.
자연스런 분위기, 아이들의 활발한 수준높은 참여와 몰입이 인상적이었다. 토론에 아이들이 몰입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데 말이다. 교사와 학생들 간의 어떤 정서적 인지적 유대 때문인가.. 난 그걸 넘는, 생각의 산출과 나눔에서 오는 어떤 즐거움을 아이들이 느낀다고 생각한다. 토론이 하나의 내러티브가 되어 아이들의 생각을 이끄는 동력인 듯하다. 정샘 역시 facilitator로서 재진술, 정리, 확장적 질문 등의 능력이 돋보였다. 특히 성찰노트는 참 좋아보였다. 글쓰기만한 생각정리 및 키우기는 별로 없다고 본다.
수년전 처음 만났을 때 수업고민이 많다면서 걱정많던 모습이었는데 그간의 연구와 실행이 두터웠구나 싶다.
수업후 모둠을 나눠 수업소감을 나눴다. 다양한 질문들과 소감이 오고갔다. 알찬 배움의 시간이었다. 감사한 순간들이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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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두번째 시간은 박인보샘의 철탐공 수업실연이 있었다. 필요할 때마다 적절한 수업팁을 설명하면서 진행했다. 특히 어제 나의 강의내용들과 연결해서 설명하는 점은 낯선 연수생에게 무척 주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해는 결국 연결이다. 수업공학적 측면에서도 잘 짜여진 수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1. 생태감수성에 대한 우리개념정리 활동
- 패들렛 활용
2. 사진 텍스트 읽기
- 구글 문서의 학습지 활용
3. 질문만들기
4. 토론하기
5. 포토스탠딩으로 자기생각 정리하기
철탐공의 장점이 잘 드러난 수업이라서 수업참여에서 오는 즐거움과 함께 철탐공 동료로서의 뿌듯함도 있었다.
우리는 제기된 여러 질문 중에서 '강아지를 사랑하면서도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위선이 아닐까?'라는 질문으로 토론을 했다. 명제 두 항의 무관련성, 육식소비정도에 대한 고려, 감정이나 관계의 중요성 등등이 언급되었다.
아쉬운 건 어제 나처럼 질문을 나눌 시간이 없었다는 거다. 어떤 질문들이 나왔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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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학적 탐구공동체 연구회가 주최하는 3일간의 겨울방학 직무연수가 오늘 시작됐다. KSCoPI.
이번 연수 주제는 생태교육과 철학이다. 철탐공의미에 대한 내 첫강의를 시작으로 임덕준박사님의 진화론과 공리주의적 관점에 입각한 휴머니즘 생태론?을 들었고 마지막 시간에는 초등수업사례 동영상을 함께 보고 질문과 생각들을 나누었다.
우리 연수의 특징은 운영진들이 연수내내 함께 참석한다는 거다. 오늘도 대부분 참여해서 모둠토론을 이끌고 정리했다.
난 그냥 이런 연수와 나눔이 있다는게 너무나 고맙다.
내일도 모인 샘들 모두에게 의미있는 날이길 기대해본다. 원래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2박 3일로 함께 밥먹고 저녁시간 자유롭게 삼삼오오 대화나 토론도 하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한다.
그럼 또 어떠랴 ㅎ 이렇게 모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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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박인보 선생님 사진 텍스트 읽기에 눈길이 멈춥니다.
관심은 있었지만 저희는 개학이고 일과시간이어서 일상에 집중 했습니다.
고맙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