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속 홍가윤 도의원이 금품을 살포해 2000명의 책임당원을 모집한 혐의와 관련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오는 29일 치러질 제주도지사 경선을 '더러운 경선'이라고 거칠게 비난하는가 하면,민주당은 경찰수사 확대를 촉구하는 등 당원모집 파문이 5.31지방선거를 앞둬 정치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당, 불법모집당원 2천명 처리 요구 '더러운 경선' 비난
열린우리당 제주도당은 8일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은 당비대납 파문이 확산되자 변정일위원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찰조사 결과를 지켜 본 후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히면서 당비대납에 연루된 현직 도의원의 개인적 거취에만 신경을 쓰는 모양이고, 당비대납으로 입당한 당원처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2000명으로 추정되는 책임당원 문제를 정면으로 공력했다.
열린우리당 대변인실은 "당비대납 연루 도의원의 거취야 변 위원장의 말씀처럼 결과를 지켜본 후 조치를 취하면 되나 문제는 2000명에 달하는 불법당원 처리 문제"라면서 "이 문제를 처리하지 않으면 도지사 경선에서 책임당원(30%) 비중이 높아 불법당원에 의해 경선결과가 왜곡될 개연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이번 홍 의원 문제를 도지사 경선으로 직결시켰다.
열린우리당은 "지금당장 2000명에 달하는 불법당원 문제를 시급하게 처리하지 않을 한나라당 도지사 경선은 '아름다운 경선'이 아니라 '더러운 경선'이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돈질 책임당원 모집에 경쟁자 어떠했는지 짐작"
민주당 제주도당도 이난 논평을 통해 "당선만 되고 보자는 구태의연한 행위를 저지른 자가 어디 한 사람 뿐인가"라고 되묻고는 "드러난 예비후보자만 희생양 삼아서 유야무야 시키려는 한나라당 제주도당 지도부는 각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본인이 모든 책임을 걸머지고 불출마를 선언하기는 했으나 한나라당 제주도당이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제주도당 위원장이 언급한 대로 이미 파악하고 있는 사례들을 사실대로 도민들에게 밝히고, 그동안 저질러 온 불법·부정을 털고 가야 함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 "당내 경선을 위해 책임당원 모집에 얼마나 극성이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임을 도민들은 직시하고 있다"며 "어마어마한 돈질 책임당원 모집에 대응하기 위해, 여타 후보들 역시 어떤 형태로든 경쟁했으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라며 어물쩍 넘어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 불법책임당원 기록취소…사태 확산될까 전전긍긍
갑작스레 홍가윤 의원의 책임당원 불법모집 문제가 터진 한나라당 제주도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제주도당은 이번 문제를 홍 의원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면서도 자칫 오는 29일 치러질 도지사 경선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홍 의원 사태가 언론에 공개된 직후 자체 조사를 통해 상당부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홍 의원이 제출한 책임당원 명단을 파악, 자체적으로 기록을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사태를 중앙당에 보고 했으며, 당 차원에서 홍 의원을 어떻게 처리할지 여부에 대해 중앙당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나라당 제주도당 관계자는 "도당 차원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책임당원 기록을 취소하고 있다"면서 "홍 의원 처리문제는 중앙당에 보고한 만큼 도당 차원에서는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