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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강원 맛집 스크랩 막국수에 김가루가 왜 들어가지?
힝힝 추천 0 조회 70 09.07.15 15:1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막국수 본류의 맛을 찾아서....

 

동장군이 고추까지 꽁 얼릴 기세다. 하지만 반갑다. 겨울은 맵도록 추워야 맛이잖나. 이렇게 기온이 급강하하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메밀로 만든 냉면과 막국수가 그것이다. 추울수록 더욱 당기는 이유가 뭘까. 어린 시절 겨울은 지금보다 훨씬 길었다. 추운날도 길었고, 먹을거리와 유흥거리도 없던 때이니 밤도 길었다. 그렇게 긴긴 겨울밤, 궁금한 입맛을 달래주던 음식에 대한 기억 때문은 아닐까.

 

막국수하면 춘천부터 떠오른다. 그렇다고 메밀의 본고장은 아니다. 춘천은 교통이 발달된 덕에 메밀의 집산지로서 자연스레 메밀음식이 발달한 것 뿐이다. 이는 영덕대게가 브랜드가 된 과정과 비슷하다. 영덕은 구룡포나 울진에서 가져온 대게의 집산지로서 명성이 났을 뿐, 산지는 아닌 것이다.

 

메밀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다보니, 강원도 대표작물중 하나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래 메밀은 따뜻한 남쪽지방 작물이다. 다만 남쪽에서 재배가 성하지 않는 이유는, 더 좋은 작물이 많았기에 굳이 메밀까지 파종할 이유가 없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척박했던 제주나 진주에서는 메밀작황이 많이 이뤄졌고, 메밀음식 또한 발달을 해왔다. 대표적인 게 평양냉면과 견줄 정도로 유명했던 진주냉면이다. 아쉽게도 지금은 잊혀 진 음식이 되었지만.
 
담백한 냉면 한 그릇도 좋지만 오늘은 막국수 이야기이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막국수는 서민적인 정취가 느껴지는 음식이다. 그런데 꼭 서민들만 즐기지는 않았다. 궁중음식에서도 메밀을 위주로 썼는데, 병을 미리 막고 장수를 보장하는 데 효능이 좋았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메밀이 현대에 와서  특히 각광받는 건,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막국수를 자주 먹어 나쁠 건 없다는 얘기이다.

 

막국수를 먹을 때마다 의문 한 가지가 있다. 고명으로 흔하게 올라가는 김가루, 대체 언제부터 막국수에 들어가기 시작했을까. 김이 동해바다 산물이라면 또 몰라. 강원도와 완도는 거리상 멀어도 너무 먼 거리 아닌가. 좋다! 백번 양보해서 원래 김가루가 들어갔다고 치자. 문제는 막국수에 들어간 건 조미김이다. 시사하는 게 있다. 조미김의 내력은 그리 길지 않다는 사실. 추론해보자면 이렇다.

 

1. 막국수에는 원래 김가루가 들어가지 않았다.

2. 원래부터 들어갔다면 막국수가 오래된 음식이 아니다.
3. 조미김이 나오면서 들어가기 시작했다면 그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여기서 또 다시 의문점이 생긴다. 그렇다면 누가 왜 김가루를 넣기 시작했을까? 참 공사다망한 질문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까칠한 메밀국수에 까칠한 김과는 미각의 일치가 되지 않기에 품는 생각이다. 미각적인 용도가 아니라면 메밀과 김은 어떤 음식궁합이라도 있다던가. 아 복잡하다. 이쯤에서 정리를 해야지 날 샐지도 모르겠다.

 

그래, 추측이자 막무가내 결론은 이렇다. 막국수에 김가루가 들어가는 이유는.....

 

 

장삿속!


....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본다. 사실 그렇잖은가. 현지인들이 먹는 상태 그대로 국수에 양념과 김치만 얹어서 내놓는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잡다한 게 들어가서 뭔가 있는 것으로 위장을 해야 팔린다. 해서 본질의 맛이 아닌 가공의 맛이 판치는 세상. 이렇게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진짜 맛을 하나씩 잃어가고 있다.

 

발전으로 착각들 하시는 게 더 큰 불행이겠지만.

 

 


 

어떠신지... 막국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바뀌진 않았는지.

오호라~ 그동안 내가 먹은 막국수가 막국수의 전부가 아녔단 말이지. 그럼 막국수의 본류는 대체 어떤거야? 라고 궁금증이 꿈틀거린다면  계속 봐 주시길.

 

쥐랄! 난 김가루 막국수가 최고예여~ 룰루~~ ^0^* 라고 생각하신 분. 막국수 양념은 새콤달콤해야 맛나염~ 이라고 울부짓는 분들은 여기서 돌아가시길 권한다.

 

자 그럼 막국수 그 본류를 찾아서 떠나 보자고요~

 

 

■ 토속의 맛을 간직한 화천의 막국수

 

 

화천 읍내에서 맛있는 집 물으면 아마 이 집을 추천해 줄것이다. 정확한 내력은 모르겠지만 꽤 깊다는 것쯤은 맛집블로그 짬밥으로 알 수 있다. 이집의 막국수가 아직 변질되지 않은 건, 용케도 맛집블로거들의 카메라를 피한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다. 그러니까 외지인보다는 현지인들 입맛에 맞춰져 있다는 말쌈이올시다.

 

 

 

막국수집에 가서 막국수만 먹고오는 사람 있나? 빈대떡 한 접시에 4천원. 일단 꼬습다. 빈대떡이 꼬순건 당연하고 기본인데도 꼬습다고 말하는 이유 아직도 모르시나? 꼬습지 아니한데도 많다는 얘기다.

 

 

 

식감이 잘 전달 되는지...

 

 

 

이 집의 빈대떡이 궁극의 빈대떡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각자 맛의 기준이 다들 다를터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것 한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신선한 녹두의 풍미가 솔솔~ 풍긴다. 당연한 얘기만 빈대떡은 녹두맛이 잘 우러나야 가장 맛있는 녹두전 아닌가. 그런 점에서 이 집의 녹두전... 빈대떡을 높이산다.

 

뭐 기름에 쩔은 광장시장의 누구네 빈대떡이 맛있다고 한다면.... 에헤헤험!!  그것 드시고.

 

 

 

동치미... 동치미 국물은 흰색이 아닌데 왜 고깃집 동치미 국물은 흰색이냐고~~

겨울이 깊어진만큼 동치미 역시 더욱 진국이 되었을 것 같은데.... 막국수에 넣어서 먹는다.

 

 

 

 

음... 이렇게 보니 조금 초라하군. 그 흔하디 흔한 김가루도 없단 말야? 

국수, 양념, 오이, 달걀, 고기볶음, 참깨의 구성이다. 가격은 5천원.

 

 

 

 

꾸미지 않았다. 토속적이다. 나는 이게 좋은데 그대는 어떨런지 모르겠다.

 

 

 

 

 

 

 

요즘 입맛들에게 고기볶음 고명은 생경할지도 모르겠다. 가장 전통적인 고명이 몇종류 있는데 고기볶음은 그 중에 하나이다.

 

 

 

일단 비벼서 몇 젓가락 시식을 해보고. 동치미국물 살짝 첨가해서 마저 먹는다.

 

간혹 막국수 포스트를 보면 비비지도 않고 동치미국물부터 붇는데 미각의 정석에서 이탈했다고나 할까... 뭐 입맛은 자기꺼니 어떻게 먹든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이왕 먹는 거 맛있게 먹으려면, 먼저 비벼서 양념이 국수에 골고루 스며들게 한 후에 동치미를 부어야 한다.

 

앞서 힌트를 준대로 감미롭지도 않고 산미가 풍부하지도 않다. 때문에 첫맛은 이게뭐야? 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도시적인 새콤달콤과 거리가 멀기에 더욱 토속적인 맛이 아닌가 싶다. 토속적인 맛은 쉽게 물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넘치는 게 막국수 포스트지만 아마 이런 사진은 처음 본 사람 많을 것이다. 막국수를 다 먹고 난 다음 면수를 붇고있다. 막국수가 찬 성질이기 때문에 뜨거운 국물을 마셔 속을 데워주면 건강에도 좋다. 그러나 건강을 떠나서 저 국물맛이 아주 좋다.

 

지금 이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가장 먹고 싶은 건 빈대떡도 막국수도 아닌 바로 저 국물이다. 나야 맛타령이지만 우리 선인들이 어디 맛으로 먹었겠는가. 양념 하나라도 버리지 않으려는 검소함에서 비롯된 행위일 터.

 

어쩌면 막국수의 참맛은 거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소박하고 검소한 맛! 풍요로운 시대에 막국수가 우리에게 전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막국수가 화려해지면 그건 더 이상 막국수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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