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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물은 무슨 힘으로 살아가는가
* 식물은 우주의 기운으로 자란다. 산림경제 등 옛 농서에 보면 육십갑자와 십이지에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양의 대표적인 천체 농법에는 이른바 바이오다이나믹 농법도 따지고 보면 우리의 옛 농법과 원리는 비슷하다. 식물은 음력 보름전에 파종한 것이 수세가 강하고 그믐께 거둔 것이 알곡도 풍성하다.
* 살아있는 흙이 식물을 살린다. 흙 1그램에는 1억마리이상의 미생물이 산다. 이 미생물들이 땅 속의 유기물을 먹고 식물의 먹이가 되는 무기물 영양분을 배출하는데 그 영양소의 수가 다양하다. 그러므로 흙이 비료를 자연적으로 생산한다고 하겠다.
* 작물은 주인의 발소리를 들으며 자란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주인은 주인의 발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고 했다. 언뜻 보기에는 그만큼 곡식을 자식처럼 정성들여 키워야 한다는 말이지만 실제로 곡식은 주인을 알아본다는 말 그대로의 뜻이 숨겨져 있다. 최근 주목받는 그린음악 농법이 잇다. 록이나 헤비메탈 같은 시끄러운 음악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우리의 풍물이나 인도 고전음악 등은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영국 북족의 핀드혼이라는 아주 추운 시골마을에선 식물을 사람과 동일한 정신세계를 가진 존대로 존중하며 그들과 대화하므로써 그들이 본래 가진 생명력을 더욱 향상시켜 황폐한 땅에서 풍부한 곡식을 거두는 데 성공한 사람도 이싸고 한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직접 농사를 지어 보면 식물도 사람 못지않은 생명체임을 경험적으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2. 식물은 어떻게 자라는가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햇빛과 물이다. 강렬한 햇빛을 좋아하는 고추와 같은 것이 있는가 하면 약한 햇빛을 좋아하는 토란이나 생강등도 있다. 습기에 있어서도 벼나 미나리와 같이 습지를 좋아하기도 하고 하지만 대부분의 작물들이 배수성과 보수성이 양호한 토양을 더 좋아한다.
* 흙은 식물이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터전으로 그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아무 흙이나 좋은 것은 것은 아니다. 지렁이나 미생물이 살아있는 흙이라야 한다. 그래서 살아있는 흙이란 1그램에 1억마리 이상의 미생물이 살아 있어야 한다. 즉 이런 흙은 유기물이 풍부하여 떼알구조로 되어 있어 배수성과 보수성이 뛰어나다.
* 흙을 살리기 위해서는 거름을 공급해 주어야 하는데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자연에는 저절로 거름이 만들어 진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농사는 인간이 먹기 위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인간이 먹은 만큼은 반드시 땅에 돌려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학거름보다는 각종 유기물이 들어간 퇴비를 넣어주어야 한다.
* 전 작물의 짚이나 잡초를 병균이나 해충의 알을 죽이기 위하여 불로 태워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빈대 때문에 초가삼간을 태워버리는 꼴이거나 대들보로 이쑤시개로 쓰는 꼴과 같다. 그 속에는 좋지 못한 병해충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익충, 익균도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 우선 식물이 자라는 데에는 질소질 비료가 제일 중요하고 그 다음 인산, 가리비료가 중요한데 이를 비료의 3요소라고 한다. 여기에 칼슘과 마그네슘을 더하여 5요소라고도 한다. 보통 화학비료는 이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덧붙인다면 10여 가지 정도다.
* 그러나 유기폐기물로 만든 거름에는 대개 20여가지의 요소를 갖고 있어 그 종류면에서도 화학비료를 능가한다. 식물이 자라는 데에는 화학비료처럼 기본 요소만 준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요소를 골고루 먹고 자라야 건강하게 자기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법이다.
3. 농사는 이렇게 짓자
가. 섞어짓기와 돌려짓기
섞어짓기를 하면 우선 하나의 작물을 대량으로 심어 생기는 병충해의 대량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작물들은 성격이 달라서 작물마다 생기는 병과 벌레도 각양각색이기 마련이다. 때문에 한 작물만 잔뜩 심어놓으면 그에 기생하는 병해충이 대량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여러 작물을 섞어 심으면 그에 따라 다양한 병해충이 생기게 되어 한 종류의 병해충 대량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생태적인 먹이사슬을 만들 수 있다.
하나의 작물을 많이 심을 때에는 다른 작물과 함께 한 이랑씩 건너뛰어 심는 게 좋다. 예를 들어 가을 농사를 지을 때, 가장 많이 심는 것이 김장용 배추일 텐데, 이럴 때 배추를 한 곳에 모두 심지 말고 한 이랑엔 배추를 심고 그 옆에는 쪽파나 대파를 심고, 다시 배추 한 이랑을 심은 다음, 그 옆에 갓을 심고, 그 옆에는 무를 심고 옆에다 총각무를 심는 식이다.
보완적인 작물을 섞어 심으면 식물의 성장과 수확을 더욱 높힐 수도 있다, 콩과 같이 거름을 만드는 작물 옆에다 거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옥수수 같은 것을 심어 놓으면 공간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 또 햇빛을 싫어하는 것은 땅을 기게 마련이고 좋아하는 것은 하늘로 곧게 뻗기 마련이다. 이 둘을 함께 심어 같은 땅에 두가지를 심을 수 있는 것이다. 부리를 깊게 벋는 것과 얕게 뻗는 것을 조합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섞어심기를 하면 흉작을 피할 수도 있다. 하늘의 변화란 오묘하여 아무리 흉년이라 해서 모든 작물이 다 풍년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마찬가지로 풍년이라 해서 모든 작물이 다 풍작이 되는 것도 아니다.
섞어짓기의 예
병해충예방
* 고추와 들깨 : 들깨의 독특한 향은 병해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고추밭 군데군데 심어놓으면 고추에 기생하는 담배나방이의 애벌레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외 고추밭에다 심을 수 있는 공생작물로는 수수나 조, 당근, 파, 양파 등이 있다.
* 토마토와 대파 : 대파 또한 그 향 때문에 병해충에 강한 작물인데, 이를 토마토 밭에다 심으면 토마토의 병해충을 예방할 수 있다. 분만 아니라 토마토와 대파는 서로 뿌리를 통해 영양분을 주고받는 공생관계를 갖고 있다. 토마토에 지주를 세워주어 위로 뻗게 하고 밑의 가지를 쳐 주면서 밑에다 대파를 심으면 땅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외 토마토와 공생관계를 갖는 것으로는 당근, 갓, 마늘, 부추 등이 있다.
거름의 절약
* 콩과 옥수수 : 콩은 뿌리에 공기의 질소를 비료화하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살고 있어 따로 거름을 주지 않아도 잘 자라므로 콩밭에 거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옥수수 같은 것을 심으면 좋다. 콩은 척박한 땅에도 잘 자라고 따로 손보지 않아도 스스로 잘 살기 때문에 자투리 땅을 활용하는 데 좋은 작물이다. 그외 콩과 함께 심을 수 잇는 것으로는 가지, 보리, 밀, 감자이다.
땅의 공유
* 옥수수와 고구마 옥수루는 위로 뻗기 때문에 이런 작물을 함께 심으면 땅의 효율성을 높힐 수 있다. 옥수수처럼 위로 뻗는 것은 수수나 조 같은 것이 잇는데, 이것들은 옥수수와 달리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므로 공생효과를 더 높힐 수 있다. 그외 옥수수와 함께 심을 수 있는 것은 호박 감자 등이 있다.
(돌려짓기의 예)
1구역 : (1년째)보리, 밀, 완두콩 --> (2년째) 메주콩, 나물콩 --> (3년째)고추, 가지, 토마토 -->(4년째)양파
2구역 : (1년째)양파 --> (2년째)기장, 수수, 조 -->(3년째) 감자, 강낭콩 --> (4년째) 딸기
3구역 : (1년)참깨 --> (2년)감자,참외,수박,오이 --> (3년)들깨 --> (4년) 쑥갓,시금치,상추,마늘
4구역 : (1년)쑥갓,상추,시금치 --> (2년)호박 --> (3년) 마늘,양파 -->(4년) 기장, 수수
나. 밭만들기
밭 만들기에서 제일 먼저 고려할 사항은 배수성과 보수성이다.
배수성을 높게 하는 밭만들기는 이랑 만들기인데, 여러 작물을 골고루 심는 밭농사는 특히 이랑식 밭만들기가 중요하다.
이랑을 만들 때에는 배수성을 일차적으로 고려하여 고랑을 파되 장마때 두둑의 흙이 유실되거나 거름이 유실되지 않도록 물이 흘러나가는 방향의 직각으로 이랑을 만드는 것이 좋다.
이랑은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두둑의 폭을 50-60cm로 작게 하고 삼각형 모양으로 만들어 작물을 한 줄로 심는 이랑이 있고 두둑의 폭을 1m 도는 1m 20cm정도로 만드는 평이랑이 있다.
작은 폭의 이랑은 배수성이 좋아야 잘 자라는 작물을 심는데 고추와 고구마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필자는 되도록 평이랑을 권한다. 이는 한번 만든 밭은 매년 로타리 작업을 생략할 수 있고 반영구적으로 쓰고자 하는 목적에서다. 대신에 고랑을 30cm정도로 깊게 파서 흙이 적게 메워지도록 하는 게 요령이다. 물론 배수성을 높이고자 하는 게 중요한 목적이다.
다음으로 밭을 만들 때 중요한 일은 흙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다. 흙이 부드러워야 작물이 뿌리를 잘 내릴 뿐만 아니라 뿌리에 열매를 맺는 근채류들은 흙이 부드러워야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흙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로터리 치는 것인데, 필자는 되도록 로처리 치지 않는 것을 권한다. 무경운 농법에서는 밭을 기계로든 손으로 갈지 않아도 흙을 충분히 부드럽게 할 수 있다.
일단 이랑을 만든 후 작물의 농사가 끝나면 거름을 넣어주고 풀이나 짚으로 덮개를 씌워주면 흙이 몰라보게 부드러워 진다. 흙이 기름져 벌레와 미생물들이 살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흙을 부드럽게 하는 요령은 풀이나 볏짚 등으로 덮개를 씌워 맨흙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는 일이다.
볏짚은 다른 잡초들과 달리 질기고 오래 가는 장점이 있다.
왕겨는 볏짚 다음으로 제초효과가 뛰어나지만 낟알로 되어있어 내구성이 약하다.
쌀겨는 제초 효과도 있지만 인산과 가리 비료가 충분하여 재와 함께 뿌려주면 피복재료와 거름을 겸할 수 있다.
산에 풍부한 부엽토는 병해충도 적고 풀씨도 적어 아주 깨끗한 재료인데다 발효를 일으키는 미생물이 풍부한 재료이다. 덮개용으로 쓰자면 늦가을마다 수북이 쌓이는 도시의 가로수 낙엽이 좋을 듯 하다.
그외에 톱밥이나 대패밥도 좋고 신문지나 상자용 종이도 좋고 종이로 만든 자루도 좋다.
다. 거름 만들기
거름만들 대에는 탄소 대 질소 비율 조절이 중요하다.
거름만들기 요형은 수분을 잘 조절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톱밥이나 대패밥, 볏짚, 왕겨, 부엽토 등으로 물기를 낮춰주고, 낙엽이나 마른풀 등에는 소변이나 음식물찌꺼기를 섞어주어 물기를 보충해 주어야 한다.
퇴비를 쌓을 때에는 우선 밑바닥에 공기가 잘 통하도록 마른풀 등을 깔아주고 퇴비 더미에 빗물이 침투해 들어가지 않도록 둘레에 홈을 파주거나 조금 높은 곳에 쌓은다. 그리고 퇴비를 켜켜히 다 쌓은 후 맨 위쪽에는 탄소질이 많은 풀 등으로 덮고 위에다 거적이나 불투명 비닐 등을 덮어 햇빛과 빗물의 피해로부터 보호해 준다.
이렇게 쌓아두면 더운 여름날에는 3주나 한 달 정도면 발효가 되는데 퇴비 더미에 발효열이 60도 정도로 올라 거적을 거워보면 김이 모락모락 날 정도다. 봄가을에는 한두 달 정도, 겨울철에는 그 이상 지나야 발효가 된다. 발효열은 살균 작용도 하고 퇴비에 전체적으로 발효 효과를 골고루 퍼지게 한다.
음식물쓰레기의 양이 얼마되지 않으면 깻묵이 질소질 비료로 최고이다.
질소질 비료만이 아니라 인산 가리질 비료도 만들어 쓰면 좋다. 대표적인 비료가 쌀겨인데 살겨와 나뭇재 등을 섞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사용하면 된다. 발효하지 않고 쌀겨와 재를 섞어 작물주변에 뿌려 주면 덮개 효과와 함께 비료효과도 충분히 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거름에 대하여 알아야 할 것은 모든 작물이 다 거름을 많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참깨, 콩, 도라지, 수수, 조 같은 것은 오히려 박토에서 잘 자라고, 이중에 콩은 공기의 질소를 흙 속에 고정시키는 고마운 식물 중에 하나다. 그래서 콩 같은 경우는 옛부터 논둑이나 밭둑에 많이 심었고 따로 콩밭을 만든다면 거름을 많이 먹는 옥수수 같은 것을 콩밭 둘레에 심었다.
라. 씨뿌리기
파종방법은 점파, 조파, 산파가 있다.
보통 흙을 덮어주는 두께는 항상 씨앗 두께의 두매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가물 때에는 깊이 심고 장마철과 같이 습할 때에는 얕게 심어야 한다.
배추나 상추같이 씨앗이 작은 것은 비 피해가 우려되므로 모종을 키워 옮겨심거나 비온 후 심는 것이 좋다.
씨앗이나 모종을 심을 때에는 간격을 듸우는 것이 중요한데 작물이 다 자랐을 때를 염두에 두고 그 포기만큼 띄워야 한다.
조류피해를 막기 위해 콩같은 경우에는 목초액에 담가놓았다가 음지에 말려 심는 것도 좋다.
목초액은 불가마 숯을 굽는 거소 좋지만 소량의 경우 종묘상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씨앗을 구할 때에는 이웃의 농민에게 구하는 것이 제일 좋다.
마. 모종 기르기
사실 텃밭이나 주말농사 정도는 모종을 사다 심는 것이 제일 좋다.
그러나 모종기르기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방법은 포트에 키우는 방법이 있고 맨바닥에 상토를 깔아 모가 자랄 모판을 만들어 키우는 방법이 있다.
상토는 종묘상이나 농협에서 구입하여 쓸 수 있다.
그러나 만들어 쓰려면 산속의 부엽토를 체로 쳐서 모래와 재를 섞어 쓰면 된다. 작물이나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데, 전체 100% 중에 흙50%, 발효퇴비 30%, 모래와 숯 10% 정도씩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모래는 배수를 좋게 하기 위해서 필요하고 숯가루나 재눈 항균, 방충 역할도 하면서 인산이나 가리 비료를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숯가루도 직접 만들수가 잇는데 가장 손쉬운 것은 왕겨를 태워 훈탄을 만드는 것이다.
바. 모종 심기
* 대개 떡잎이 나오고 새순이 나와 잎사귀가 네댓개 정도가 좋다. 줄기는 굴고 짧은 게 좋다.
* 모종을 심을 대의 요령은 뿌리에 재나 숯가루를 묻혀 심는 방법이 잇다. 인산, 가리의 비료도 되지만 병해충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 병해충에 대한 확실한 대책은 200배로 희석한 목초액 물을 붓고 심는 방법도 있고, 작물의 생육을 좋게 하는 방법으로 청초액비 500배를 붓고 하는 방법도 있다.
* 갖가지 채소로 발효한 청초액비는 그 자체가 뒤어난 영양이지만, 농축 발효균들이 많아 작물의 생육을 강하게 해준다.
사. 가꾸기
김매기
* 거름 다섯 번 주는 것보다 풀을 한 번 매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 감자나 들깨, 생강같이 북주기를 해줘야 하는 것들은 두번 째 풀을 매줄 때 북주기를 겸하여 해준다.
* 파종하기 전과 북줄 대의 풀매기는 반드시 해 주어야 하며, 장마 전과 후에도 반드시 해 주어야 한다.
* 매준 풀은 버리지 말고 그 자리에 다시 깔아준다. 부리가 하늘로 향하도록 겹쳐 갈아준다.
웃거름 주기
* 밑거름을 충분히 주었어도 거름이 많이 필요한 다비성 작물은 웃거름을 반드시 주어야 한다.
(고추, 호박, 옥수수 등)
* 웃거름을 주는 시점은 작물마다 다르지만 모통 북줄 대나 작물이 영양생장을 마치고 곷을 피워 열매를 맺는 생식생장을 할 때 준다. 장마가 끝난 후에 많은 비로 인하여 거름이 유실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때도 곡 웃거름을 준다.
* 작물의 줄기나 잎이 제대로 자라지 않을 때 질소질 비료(깻묵액비)를, 꽃을 피워 열매를 맺기 시작할 즈음에는 인산, 가리질 비료(쌀겨와 재 혼합살포)를, 병에 잘 걸리는 작물의 경우 미량요소비료를 준다.
* 깻묵액비 만들기
깻묵을 물이 잘 통하는 마대자루에 담고 뚜껑이 있는 물을 넣은 고무대야에 담근다. 벌레가 끼지 않도록 비닐로 덮어두면 더 좋다. 깻묵과 물의 비율은 1대 10이면 좋다. 여름에는 한달, 봄가을에는 두 달이면 충분히 발효된다. 작물에 주는 방법은 물로 다섯 배를 희석하여 작물 잎사귀에 살포한다. 또는 작물의 포기옆에 쇠막대기로 구멍을 뚫어 액비를 넣어주면 속효성 비료가 된다. 농약 분무기를 이용하면 더 편리한데, 물을 분사시키는 장치를 제거하고 분사막대기를 작물 포기옆에다 쿡 찔러넣은 다음 펌프를 하면 쉽게 액비를 살포할 수 있다.
* 청초액비 만들기
웃거름을 훌륭한 것 중 하나가 청초액비인데 종합비타민처럼 보면 된다. 고무대야에 신선한 풀을 10cm 정도로 잘라서 살겨와 흑설탕을 함께 넣는다. 고무대야에 신선한 풀과 쌀겨 흑설탕을 켜켜이 쌓아서 맨위에는 살겨와 흑설탕을 섞은 것으로 골고루 부린 다음 무거운 돌로 눌러 놓는다. 돌을 올려놓은 것은 공기를 빼기 위한 것으로 하룻밤 지나면 3분의 2 정도로 줄어들어 숨이 죽는데 그때 돌을 제거하고 한지나 신문지로 덮고 두껑을 닿는다. 여름에는 일주일이면 삭는데, 녹새의 풀이 황녹색으로 변하면 숙성이 끝난 상태로 보면 된다. 그러고 나서 소쿠리에 담아 액만 걸러내고 다로 보관해서 웃거름용으로 쓰면 된다. 여기에 깻묵을 섞으면 더욱 고급의 청초액비를 얻을 수 있다.
가지치기와 순지르기
* 원하는 소출을 얻고 열매를 튼실하게 하려면 작물의 성장을 적당히 제어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작물은 열매를 맺을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 몸만 계속 키우려 한다.
* 제어방법 중에 하나가 순지르기인데 식물은 어느 정도 자라면 불필요하거나 웃자란 가지가 있게 마련인데, 예를 들면 잎이 무성하여 햇빛이 위의 잎에 가리워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잎이나 가지를 말하는데 이런 것들은 잘라주어 그 쪽으로 가는 영양분을 꽃이나 열매 맺는 데 쓰도록 해주어야 한다.
* 벼나 옥수수 같은 경우에는 순지르기가 필요없지만 콩, 고추나, 토마토, 가지 등 쌍덕잎 식물은 가지 사이에 새순을 틔우는데, 이 새순을 잘라 주어야 꽃이나 열매가 잘 맺힌다.
* 특히 넝쿨을 뻗는 오이, 참외, 수박 등은 새순지르기를 잘해 주어야 열매를 튼실하게 맺는다. 그렇지 않으면 한없이 넝쿨만 벋고 열매를 제대로 맺지도 않고 맺어도 잘 크질 않는다. 한번 가지를 쳐주고 순을 질러주는 작업은 풀매는 것과 마찬가지로 거름 다섯 번 주는 것보다 더 효과가 있음을 명심하고 작업을 열심히 해 주어야 한다.
* 가지치기와 순지르기의 방법은 작물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작물이 광합성을 충분히 할 만큼 자라고 나서 불필요해 보이는 가지와 새순을 잘라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병해충 관리
* 유기농에서 병해충에 대한 대책은 농약을 치지 않기에 항상 예방의 관점에 서야 한다. 다시 말해 병해충에 대해 외적인 해결책을 생각하기에 앞서 작물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호나경을 조성해 준다는 것이다.
* 병해충을 제어하기 위해 농약을 쳐 주면 식물은 스스로의 방어 능력을 잃게 된다.
* 농약 친 채소를 먹다가 유기농 채소를 먹어보면 질긴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도 작물이 병해충을 이기기 위해 스스로 표피 조직을 강하게 키우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 농약 중독으로 흙이 죽으면 천적분만 아니라 흙과 작물의 뿌리에 살고 있는 다양한 미생물도 죽게 된다.
* 작물의 자생력과 방어 능력을 키워주는 환경조성
= 농약과 화학비료를 치지않는 것부터 시작한다. 제초제를 치지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다음으로는 흙을 살리는 일이다. 좋은 거름을 넣어주어 다양한 미생물이 살게 하는 일이다.
= 작물의 협력자인 천적을 살게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풀은 천적이 살 수 있는 좋은 조건을 만들어 준다. 풀은 광합성을 하여 부리를 통해 흙 속에 계속 영양분을 공급해 주며 그 부리에 의지하ㅁ여 다양한 미생물을 살게 해준다.
= 유기농에서 풀을 매주어야 한다. 풀을 매주되 풀을 멀리 갖다버리지 않고 그 바닥에 깔아주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 마지막으로 병해충이 심하면 무언가 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이를 먼저 실행하기 전에 기다릴 줄 아는 태도를 먼저 배워야 한다. 피해를 조금 입더라도 차분한 마음으로 조금 기다려 보면 작물의 자기치유력으로 어느샌가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나서는 것을 보게 된다.
= 공생의 지혜를 소개해 보면 고추 같은 경우 모종을 거세미가 잘라먹는 피해를 보게 되는데 이 또한 너무 애를 태우지 말고 그 놈들로 인해 피해를 당한 고추를 뽀아내고 그 자리에 들깨 모종을 심으면 좋다. 들개의 향을 그놈들이 싫어하는데다 고추 열매에 기생하는 벌레들도 예방할 수가 있어 좋다.
* 병해충에 대한 몇가지 대책
= 가장 큰 원칙은 섞어짓기와 돌려짓기를 잘 해야 한다.
= 농약이 아닌 자연농약으로 외적인 치유책을 쓸 수 있다.
목초액은 불냄새가 나고 해독기능이 뛰어나 병해충이 싫어하는 물질이다.
청초액비는 다양한 풀과 채소들을 흑설탕과 소금으로 삭힌 액비인데 이는 다양한 발효균을 농축하고 있어 병해충이 싫어하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식초와 소주는 특유의 톡 쏘는 맛으로 병해충이 아주 싫어한다. 이를 빨래비누 물에 타서 작물에 뿌려주면 빨래비누는 식초와 소주를 코팅해 주는 역할을 하여 효과를 더욱 오랫동안 지속시켜 준다.
우유와 설탕은 벌레의 피부에 달라붙어 피부로 숨을 쉬는 벌레들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담배꽁초를 우린 물은 담배의 독한 냄새로 벌레들을 쫓아낸다.
목초액에 씨앗을 담갔다가 건조하여 뿌리면 조류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가장 흔한 진딧물은 우유가 효과가 좋다. 상한 우유도 괜찮다. 50배나 100배로 희석하여 잎사귀 뒷면에 살포해 주면 좋다. 햇빛이 좋은 낮에 뿌려주어야 우유가 마르면서 진딧물을 죽일 수 있다.
배추에 기는 파란 애벌레는 설탕물을 애벌레에게 뿌려주면 숨구멍이 막혀 죽는다.
목초액 같은 경우는 마늘과 매운 고추를 6개월 이상 목초액에 다ㅏㅁ가 숙성시키면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아. 거두기와 갈무리
* 작물을 열심히 길렀으면 또한 거두기도 열심히 해야 한다.
* 솎아주기는 거두기 작업의 일부이기도 한데, 그 이유는 솎은 것을 버리지 않고 먹거리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열매 따주기도 가꾸기에서 중요한 작업이라 하겠다.
* 벼나 보리나 깨같이 알곡 종류는 거두고 나서 탈곡을 해야 하는데 달린 열매를 잘 떼내는 작업이다.
탈곡작업을 기계로하거나 도리개질로 하기도 하는데 종자용은 반드시 타격을 주지 말고 손으로 훑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