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고 학생들에게 강조된 문화 또는 계기교육에서 한글 창제와 그 효용성(우수성) 그리고 한글날의 의미를 새기는 일은 아주 중요한 행사였다. 한국인
의 문화와 생활에서 한글보다 더 위대한 유산은 없고, 한글보다 더 유용한 문자가 없고, 한글보다 더 은혜로운 창조물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념식은 다른 방식과 같이 교실에서 중앙방송을 통하여 같이하고, 기념식 후에는 도시락을 가지고 참가케 한 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여서,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타고 경기도 여주의 영릉참배와 능전백일장에 가는 것을 항례(恒例)로 하였다.
이 영릉참배는 서울의 ‘한글학회’와 시간을 맞추는 것이고, 한글학회 간부의 능전 특강을 듣고, 도시락으로 중참을 대고, 그리고 백일장을 열어 글제를 방에 걸면 학생들이 글을 짓고, 작품은 교사들이 평가하여 다음 주 조회에 발표 시상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였다.
81년 한글날에는 서울대학교의 김성배 교수를 초청하는 전교생 대상의 특강을 듣고서, 120명이 영릉으로 갔었고, 82년의 한글날에는 1학년은 영릉참배 후에 백일장에 참가케 하고, 2학년은 712명 중에서 30명이 불참한 682명이 영릉참배 후에,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박람회를 국립과학관을 거쳐 관람했었다. 그리고 10월 11일에 한글학회 김계원 이사의 초청특강을 전교생 대상으로 했다.
◇견학 코스
학교출발(07:00)→장호원(08:00)→영릉(08:35착/ 09:25발)→가남휴게소(09:45착/ 10:00발)→이천(10:15)→성남시(10:45)→(성남외곽 도로)→제3한강교(11:10)→(서울운동장/ 이대부속병원 /혜화로터리 통과)→과학관(12:00)→13:00 출발(종로4가전 로터리 좌회전/ 동대문/ 청계6가→성수대교/ 강변도로→삼선교 통과→박람회장(14:10)
◇오는 코스
박람회장 출발(17:00)→영동/ 잠실체육관에서 우회전/ 가락동→성남시→광주/ 이천→장호원 통과→용암휴게소착(18:30착/ 18:40 출발)→학교(20:00)
※학급별 관람 배정
◇과학관 관람
1, 2, 3반 → 1층 → 2층 → 3층 → 4층
4, 5, 6반 → 2층 → 3층 → 4층 → 1층
7, 8, 9반 → 3층 → 4층 → 2층 → 1층
10, 11, 12반 → 4층 → 3층 → 2층 → 1층
(각 코스 12분 정도)
◇국제 박람회 관람
1, 2반 → 효성 → 쌍룡 → 한국화약 → 현대 → 국제관 → 대우 → 삼성
3, 4반 → 삼성 → 대우 → 국제관 → 현대 → 한국화약 → 쌍룡 → 효성
5, 6반 → 현대 → 국제관 → 대우 → 삼성 → 효성 → 쌍룡 → 한국화약
7, 8반 → 국제관 → 대우 → 삼성 → 효성 → 쌍룡 → 한국화약 → 현대
9, 10반 → 한국화약 → 현대 → 국제관 → 대우 → 삼성 → 효성 → 쌍룡
11, 12반 → 대우 → 삼성 → 효성 → 쌍룡 → 한국화약 → 현대 → 국제관
(각 코스 30분 정도)
그 한글날이 국가공휴일이 되었다가 기념일 대접마저 못 받은 일도 있었고, 정권에 따라 뒤바뀌어 공휴일에서 제외하면서, 한국은 한글의 고마움을 고작 공장의 생산성의 아래로 생각한 부끄러움을 보인 일이 있었지만, 한글날에 충주고 학생들로 하여금 영릉참배를 하게 한 것은 나의 개인적 신념과도 직결되는 것이었다.
나는 교직자로서 국어교사로서 한글을 사랑하고 나라말을 지키는 책무를 자임하고, 영릉참배를 계속하여 감사와 추모의 예를 지켰다. 충청북도의 학무국장과 교육감, 그리고 교육부 장학편수실장과 국립교육평가원장, 주성대학 학장과 이사장, 꽃동네대학교의 총장 시절에까지 빠짐없이 한글날에 영릉참배를 하고, 잡초 한포기라도 뽑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