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금) 늦은 오후, 달달한 커피를 들고 박대웅 회원이 충북교육발전소에 오셨어요.
제가 기억하는 박대웅 회원의 첫 모습은 2018년 청소년뒷골목 축제에 하얀 모자(?)를 쓰고 차량통제를 하던 듬직한 모습이었는데요. 그런 우암동 이웃사촌이(ㅋㅋ) 최근 회원이 되셔서 조금 더 깊이 만나보기로 했답니다. 일상적인 대화만 나눌 때와는 다른 박대웅 회원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영상으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해달라고 하니, 개인기를 준비해올걸 했다며 웃으시는 박대웅 회원님ㅎㅎ
여러분께도 박대웅 회원님을 조금 더 깊이 알 수 있는 기회를 드릴게요 :)
지금, 만나러~ 갑니다!

"보통사람들이 느끼는 생활을 실천하고 싶어"
박대웅 회원님, 반갑습니다 :)
충북교육발전소 회원님들께 ‘박대웅’님을 소개해주세요.
다들 소개를 어떤 식으로 하죠? (ㅎㅎ)
저는 현재는 직업이 없어요. 잠시 쉬고 있는 백수구요. 나이는 36세예요. 미혼이고요. (좋은 사람 있으면 조개부탁해요~) 인터뷰를 해본 적이 없어서 낯서네요. 인터뷰를 잘해야 할 것 같은데 쉽지 않네요.
그럼 제가 질문을 조금 더 드릴게요. 요즘은 어떤 것에 관심이 많으세요?
관심... 그렇게 물어봐도 딱히 생각 나는게 없네요. 지금 제가 어디에 호기심을 가질 상황이 아니어서요.
그럼 요즘 뭐하고 지내세요?
집에서 쉽니다. 책보면서 쉬죠. 하고 싶은 건 많아요. 자격증도 따고 싶고, 사람들과 어울려 여행도 가고, 술도 먹고 싶어요. 보통사람들이 느끼는 생활인데요. 실천은 잘 안되더라고요.
자격증을 따고 싶은 건 미래를 위한 준비때문인가요?
자격지심이 좀 있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자격증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격증’이라는게 제 실력을 대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요즘은 이것저것 따야되지 않나 싶어요.
사람들과 어울려 놀고 싶다고도 하셨는데. 그건 하고 계시지 않나요?
제가 전기관련 일을 하는데, 그 일을 하면서 성격도 많이 거칠어지고 급해졌어요. 남하고 어울릴 때도 그런 사람하고만 어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하고는 못 어울리겠더라고요. 친구들도 제가 많이 변했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대학교다닐 때는 열성적으로 봉사다니고, 학교생활하고, 복지관 다닐때까지도 그렇지 않더니 변했다네요. 전기기술을 어렵고 힘들게 배우면서 성격도 같이 변한거 같아요. 그걸 깨닫게 되니까 인생의 괴리감이 오더라고요. 내가 바라는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니 고민과 혼란이 있어요. 사춘기라고 하잖아요. 조금 우숩지만 청소년기때 없던 사춘기가 지금 온게 아닌가 싶어요.


"내가 원하는 일을 다시 찾기까지"
앞서 사회복지를 하셨다고 했는데, 처음 사회복지를 시작한 이유가 궁금해요.
그 질문 참신하고 좋네요. 그 질문을 항상 기다려왔는데, 묻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고 꿈꿨어요. 꽤 오래됐죠. 중학교 2학년때 장애가 있는 친구랑 가깝게 지내게 됐어요. 그래서 관심을 갖고 봉사활동을 다니게 됐죠. 중학교 앞에 있던 노인학대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했던걸로 기억해요. 그 당시에는 사회복지사라는 의미는 정확하게 몰랐고, 앞으로 봉사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회복지를 하려면 꼭 대학교를 가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때 노력도 많이 했는데, 제 실력에 맞는 사회복지과가 없어서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면접에서 떨어질 줄 알았는데 덜컥 되더라고요. (인연인가봐요^^)
그런데 지금은 그 초심을 좀 잃지 않았나 싶어요. 대학교 다닐때는 봉사가 재미있었어요. 제 시간을 투자해서 특별한 댓가를 바라지 않고 도움을 주는거잖아요. 제가 드리는게 아주 크진 않았지만, 스스로 부담이 없어서 편하고 좋았던거 같아요. 그런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급여를 받는 순간, 급여에 대한 성과를 보여줘야 하고 상투적여지는게 있더라고요. 주변사람들이 변하는 것도 보고, 저도 변해가니까 제가 생각하던 이상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사회복지직장에서 얼마나 일하셨어요?
첫 직장에서는 아동복지 멘토사업이라고 해서 저소득 자녀들 문화혜택을 지원하는 사업을 2년정도 했어요. 1주일에 한번씩 영화를 보거나, 놀이동산을 가는 등의 문화체험을 하는거죠.
일은 왜 그만두셨죠?
아동복지 멘토사업이 끝날때쯤 종합복지관에 가서 다양한 업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종합복지관을 갔는데, 전에 일하던 곳보다 급여가 너무 적었어요.
사회복지는 나이가 많이 먹어도, 직원이 아니더라도 봉사하며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당장 지금하지 않아도 언제든 돌아올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에 그만뒀어요. 그러고나서 우연한 기회로 전기 일을 배워서 시작하게 됐죠. 원하던 일은 아니지만 급여부분이 만족스러워서 시작했어요. 29~30세 정도에 전기 일을 시작해서 5~6년 된거 같아요.
전기 일을 하다, 다시 사회복지를 하려고 마음먹었다고 알고 있는데, 그 이유는 뭐죠?
어떤 일을 하든지 권태기가 오잖아요. 살아있는 전선을 만지다 보니까 다치는 일이 허다했고, 높은 곳도 올라가야하고, 나무도 뚫고 해야 해서 어느 순간 많이 두렵더라고요. 처음에 기술배울때는 위험한지 뭣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너무 잘 아니까 몸을 상하면서까지 이 일을 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이 일을 앞으로 평생해야 할지 고민이 됐어요.
지금도 사회복지는 급여가 적을 텐데요.
양쪽에서 경험해보니까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해야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충북교육발전소의 비석 한 글자 담당하겠다"
충북교육발전소는 처음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발전소가 여기서 터를 잡은지 오래됐잖아요. 제가 여기 동네에 사니까 오고가면서 얼굴을 많이 봤어요. 또 제가 복지쪽에 있어서인지 관심있게 봤죠. 그러던 중에 우연히 행사에 조영숙 전 국장님이 초대해주셔서 참여하게 됐고, 지금 김현이 국장님이 신입회원으로 받아주셨죠.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어요.
충북교육발전소는 어떤 일을 하는 곳 같았어요?
연구원 같았어요. 기관명처럼 충북교육발전소니까 뭔가 교육발전을 위해 연구하는 연구시설일줄 알았어요. 이렇게 다양하게 활동하시는 줄은 몰랐어요. 1인시위도 하시고, 기후, 청소년, 지역현안 이런 것도 다 관심을 두시는줄은 몰랐어요.
그럼 알고 보니 뭐하는 곳 같아요?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앞장서서 어떤 때는 전사같은, 또 어떤 때는 학자같은, 때론 친구, 누나 같은 느낌이예요. 한마디로 정의내리기는 참 어렵고, 조심스럽네요. 어느때는 투쟁도 하고, 타협하기도 하고, 소신있게 밀어붙이기도 하는 다양한 모습인거 같아요. 처음엔 직원이 아주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알고 보니 두 분이 동해번쩍 서해번쩍하시면서 이런저런 문제에 관심두고 해결하려고 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솔직히 존경스럽고 대단하다고 느껴요.
처음에 회원으로 들어왔을 때는 충북교육발전소니까 청소년과 교육에만 관심이 있을줄 알았어요. 그래서 뭔가를 도와주더라도 책 읽고, 행사만 할줄 알았는데, 다양한 문제를 풀어가시는걸 보니까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충북교육발전소가 아니라 충북만능발전소라고 해야하지 않나 싶어요.
과찬이세요. 사실 그렇지만은 않아요.
지금은 충북교육발전소가 후원금도 적고, 행사도 작지만, 5년, 10년 뒤에는 충북을 대표하는 역할을 할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런 확신은 틀린적이 없어요. 지금 많이 힘들거라고 생각하지만, 분명 10년 있으면 남들이 ‘저 거기 가서 일하고 싶다’고 할만큼 성장해있을거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꼭 한번 연락주세요. (앞으로 안보려고요?ㅎㅎ)
동네에 사시잖아요. 충북교육발전소가 요즘 마을교육공동체를 회복하려는 활동을 하는데, 주민으로서 어떤 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나요?
행복카페가 들어서면서부터 복지의 거리가 되가는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우암동이 낙후하고 어두운 지역이었는데, 실제로 실행하고 성과를 내는걸 보니까 기대가 되요. 특별한 역할을 하지 못하니 주민으로 바라는게 조심스럽고, 또 많은 고민을 해보지는 못한게 사실이예요. 생각해보자면 길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면 좋겠어요. 대학생들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분들이 많으니까, 방학때가 되면 좀 삭막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또 누가 여기를 오면 편안하게 올 수 있고, 잘 모르더라도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어요. 작년에 마을축제를 했잖아요. 그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이렇게 할줄도 몰랐고, 성과를 낼줄도 몰랐어요. 참 대단하다고 느꼈죠. 이게 자리잡으면 우암동만의 특색있는 거리문화가 되지 않을까싶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하루에 끝내는게 아니라 2박 3일씩 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이 어려울 때 발전소를 만나 큰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나중에 큰 돈을 벌면 충북교육발전소 비석 한 글자를 담당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큰 포부를 밝히셨답니다. 그 말에 꼭 성공하시면 좋겠다고 장난처럼 웃었지만, 생각해주시는 마음에 큰 힘이 됐습니다. 충북교육발전소가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도 있지만, 포기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며 사무국 활동가들에게 따뜻한 위로(?)도 전해주셨어요.
저도 박대웅 회원님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크게 성공하실거예요!! ^^ㅋㅋ
인터뷰 및 정리 : 김현이
사진 : 김한나
첫댓글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 이분은 다음에는. 무슨일을 하고 있을까요? 활동가가 예상됩니다 ㅎㅎ
ㅎㅎㅎ 벌써 취업했다는 소문이 ~~ㅋ
잘 읽었습니다^^
우와~ 아람쌤이당 ㅎㅎ 언젠가 아람쌤도 만나러 출동할게요~~
늘 애정을 갖고, 발전소를 바라봐주시고 지지해주심에 감사드려요! 대웅쌤의 이야기 잘 읽었어요👍앞으로의 나날도 응원할게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