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14차(둔병재 → 어림마을 → 오산 → 묘치재)
2006년 1월 22일(일요일) 맑음
▶ 개요
-. 05:40 기상
-. 06:40 광주 출발
-. 07:20 화순읍 도착
-. 07:50 둔병재 도착
-. 08:02 둔병재 출발
-. 08:47 662.8봉(삼각점)
-. 09:26 어림마을재
-. 10:25 오산(687m)
-. 11:12 593.6봉
-. 11:25 묘지에서 중식
-. 12:02 중식 후 출발
-. 12:28 묘치(금일 정맥 도상거리 : 7.3km)
-. 13:00 묘치 출발(군내버스)
-. 13:30 화순읍 도착
-. 14:20 화순 출발
-. 18:25 울산 삼산 도착
▶현재까지 호남정맥 종주 총 도상 거리 : 202.3km(사람과 산 종주 지도집 참조)
▶산행기
-. 05:40 기상
-. 06:40 광주 출발
-. 07:20 화순읍 도착
-. 07:50 둔병재 도착
지난번처럼 큰 사고 없이 하룻밤을 유 했으나 눈을 뜨고 아침을 맞자니 영 개운치 못하다. 이곳 찜질방이 주변에서는 유일한 곳인지 간밤에는 지난번과 달리 손님이 많았다.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고 했던가?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이 많아 새벽녘에는 참다못하여 마루로 내려와 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회장님도 뒤따라 내려와 내 옆에 누웠지만 또 그곳이 코 골이 옆 이었단다. 그러면 내가 코를 많이 골았다는 말 아이가? 하긴 내 자신이 내가 코 골이라는 것을 어찌 알겠노?
변함없이 떡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나서니 계획된 시간보다 지체가 되었다. 모두들 코 골이 사건으로 새벽에는 뒤척임이 심했단다.
오늘은 접근 및 철수를 택시로 하기로 하고 어제 다녀갔던 화순의 보석 찜질방에 애마를 주차시키고 화순읍 택시를 이용하여 어제 지나왔던 그 길로 둔병재에 도착한다(07:50).
-. 08:02 둔병재 출발
(둔병재 안양산 휴양림 입구)
(안양산 휴양림 산책로 입구 둔병재의 유래)
-. 08:47 662.8봉(삼각점)
(산책로에 있는 팔각정)
(팔각정 이정표)
(팔각정에서 뒤 돌아 본 안양산)
안양산 휴양림의 산책로를 이용하여 마루금을 이어가도 될 법도 하지만 회장님의 고집으로 둔병재 고갯마루의 도로 가드레일 옆 ‘이서면’이정표 아래에서 시작하여 휴양림의 철조망을 따라 이어간다. 철망 울타리를 통과하여 임도를 만나니 휴양림 산책로 이정표가 있고 임도를 잠시 따르다 측백나무 조림지를 지나 임도는 왼쪽으로 보내고 오른쪽 소로를 올라 잠시 후 조망 터에 목조 건물 팔각정이 있다(08:11). 뒤돌아보니 아침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는 안양산이 넉넉하다.
본격 오르막이다. 조리대가 많다. 지난번 폭설 때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가지들은 옆으로 누워서 땅과 얼어 붙어있어서 등로를 막고 있다.
첫 번째 봉우리 손목고도 605봉 이다(08:30). 발가벗은 참나무 가지 사이로 무등산이 지척이고 왼쪽아래 안심재 저수지에는 살얼음이 얼어있고 오른쪽에는 수만리에서 동면으로 가는 도로가 뱀처럼 기다랗게 누워있다. 이곳부터는 오른쪽이 동면이다.
(662.8봉에서 바라 본 무등산, 안양산)
(662.8봉의 삼각점)
아침햇살을 전신으로 받으며 남동 진으로 등성이를 잠시 오르내리다 봉우리에 서니 선두가 쉬고 있고 삼래가 삼각점을 숨기고자 발로 밟고 서서 나를 놀린다. “형님! 늦게 오면 감출라 캤는데 바줐다. 빨리 찍고 딸기 묵어라” 새로이 장만한 사진기가 아직은 손에 익지를 않아서 건지지 잔량을 확인하지 못하고 가져왔던 관계로 어제 안양산 직전에 모두 소비를 하여 오늘은 삼래의 사진기를 빌려서 내가 사용한다. ‘독산 458 1996 재설’삼각점이고 622.8봉이다(08:47). 역시 삼래아우 집사람이 마련해준 딸기와 밀감을 먹으며 숨을 고른다. 여기서 바라봐도 무등산의 위용은 가실 줄을 모른다.
-. 09:26 어림마을재
(어림마을 직전의 대나무 숲)
(어림재의 대보석물 돌간판)
(어림재의 이서 면쪽, 멀리 보이는것이 무등산, 안양산 이네요)
돌담으로 낮은 담장을 둘러둔 묘지 터를 지난다. 봉분은 이장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지 파헤쳐져 그대로 방치되어있다. 내려서서 안부에 이르니 울타리에 ‘개조심’이라는 A4 용지에 인쇄하여 코팅한 경고판(?)이 여러 개 달려있다. 워낙 오지이라 보는 사람이라고는 그놈들의 주인 가족뿐일 테고 낯선 사람을 보면 경계를 하나보다. 건드리지 않으면 물지 않으니 조용히 지나가란다.
바위로 조경까지 한 웅장한‘해주최씨’무덤을 지나서 임도를 만나고 왼쪽으로 10여 미터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다시 묵은 임도이고 임도를 따라 올라서 왼쪽으로 휘어지며 내려간다. 철탑을 지나 가시덤불사이로 내려서니 밤나무 단지와 잘 가꾸어진 무덤이다. 무덤을 곧장 내려서면 팔뚝만한 대나무가 거대한 밀림(?)을 이루고 있다. 컴컴한 대나무 밀림을 요리조리 지나서 밭두둑을 내려서면 어림마을이 왼쪽 멀찌감치 있고 ‘대보석물’이라는 대리석 돌 간판이 있는 어림마을재이다09:26). 높은 고갯마루는 아니지만 897번 아스팔트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고갯마루이다. 막 군내버스가 천천히 지나간다. 왼쪽이면 이서 면이고 오른쪽은 동면이다.
-. 10:25 오산(687m)
(어림재 직후 두 아름드리 소나무)
(억새 숲에서 바라 본 오산)
도로를 곧장 횡단하여 둔덕으로 올라서니 삼래만 기다리고 성안 형이 없다. 뒤돌아 내려다보니 혼자서 도로를 건너온다. “형님 어디 갔다가 인자 오요?” 회장님이 한참 앞선 줄 알았던 성안 형이 늦게 나타나니 혼자 알바나 하다 왔는지 걱정을 했단다. 소로를 따라 둔덕을 마저 올라서면 아름드리 소나무가 지키는 묘지 터이다. 사실 아름드리 되도록 큰 소나무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 거북이 등가죽으로 갑옷을 입은 듯한 소나무를 상안 형에게 몸소 측량을 해 보도록 하니 두 아름은 될 것 같다.
소나무 숲 속에 본격적 오르막이다. 오산 까지는 북동 진으로 위도 상으로도 다시 올라간다. 낙엽 속에 자연적으로 자생하는 난들이 많다. 전문가인 고향 동창 녀석에게 기초지식이라도 배워 둘 것을 그랬나 보다.
다 까먹었던 고도를 만회하기 위해 경사는 점점 가팔라진다. 봉우리에 올라서 고도를 회복하여 등성이를 따르니 바람이 세다. 안면 보호대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겨울바람이라 소리가 다르다. 빈 가지를 흔드는 겨울바람은 소리로 귀를 후벼 판다.
손목고도 565봉이다(09:54). 뒤돌아보니 안양산 아래 잘록한 둔병재가 지척이다. 둔병재에서 부터 ‘U'자를 한 바퀴 돌아서 원위치 한 기분이다.
조금 억울한 기분이 들지 않느냐고 삼래에게 말을 건네자 돌아오는 답이 명답이다.
“형님 정맥이 다 그런 거 아이가?”
“어쭈구리! 니가 인자 정맥한다 이거제”
(오산에서 바라 본 무등산과 안양산)
(오산에서 바라 본 아침에 지나온 마루금)
(오산에서 바라 본 동북호 자락)
(오산의 무인 산불 감시 카메라)
측백나무를 가지런히 심어서 가로수로 만든 비포장 도로 같은 임도를 지나면 억새가 숲을 이루고 있고 억새를 헤치고 올라서 바위 절벽으로 올라서면 오산이다(687m 10:25). 보기와는 달리 올라서면 마루 같은 편편한 바위가 두 개 연달아 있다. 왼쪽으로 동북호의 자락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동면의 들녘이 막힘없이 환하게 내려다보인다. 역시 무등산도 전신을 덜어내 보인다. 조망 처로도 끝내 주지만 심한 바람에 오래 즐길 수 없어 정상을 내려서 억새 속 무덤가에 앉아 간식을 먹는다. 조금 옆에는 무인 산불 감시카메라 탑이 있다.
-. 11:12 593.6봉
(593.6봉을 내려서며 바라 본 동북호)
-. 11:25 묘지에서 중식
-. 12:02 중식 후 출발
-. 12:28 묘치(금일 정맥 도상거리 : 7.3km)
(만찬을 준비 중)
무등산이 호남의 명산임에는 틀림이 없다. 높고 그 자락이 넓다보니 주위 사방에서 보이지 않는 곳이 없겠다. 학창시절 교가에 나오는 것처럼 ‘00산 정기 받아 어쩌구 저쩌구’ ‘ X X산 줄기 받아 00산 솟고 어쩌구 저쩌구’이곳 주위 학교들의 교가에도 어김없이 무등산이 등장하겠지? 그 득에 우리도 오늘까지 그의 품을 벗어나지 못하고 봉우리마다에서 뒤돌아보면 어김없이 무등의 인자한 미소를 본다.
오산을 내려서면 이제는 그의 모습도 차츰 멀어진다. 헬기장을 지나면(10:42) 등로는 얌전하게 큰 부침 없이 오르내린다. 연이어 임도를 지나고 작은 봉우리에 서면 오래된 무덤이 차지한 593.6봉이다(11:25). 동면 마산리 들녘이 지척이고 동북호도 더욱 가깝다. 오, 이런 맹추!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이나 무심결에 생각 없이 지나치고 말았다.
등성이로 이어지던 등로가 왼쪽으로 휘어지며 갑자기 쏟아진다. 여기도 굵은 동아줄로 안전 레인을 묶어 두었지만 워낙 경사가 심하여 발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는다. 왼쪽으로 이제 동북호는 손을 뻗으면 담겨질 것처럼 가깝다.
끝 날 것 같지 않던 내리막을 내려서면 묵은 임도이고 잠시 따르면 양 갈래 길이다. 양쪽 길 다 표지기들이 있다. 그러나 주위의 환경을 보나 멀리 묘치재를 지나는 도로를 보나 오른쪽 길이 맞을 것이라 쉬 짐작하고 내려간다.
오늘의 일정은 점심은 산행을 마치고 내려가서 식당에서 사서 먹기로 하였었다. 그러나 산행 중 어떠한 돌발사태가 있을 줄 몰라 간편하게 라면 4개정도 요리할 물만은 챙겨서 왔다. 막상 산행이 끝나려니 돌아갈 찻길이 염려된다. 하여 여기서 간단하게 요기하고 목욕만 하고 최대한 이른 시간에 고속도로 상습정체구간을 빠져나가는 것이 어떠하나 며 삼래가 동의를 구한다. 잠시 토의를 하며 진행을 하다 무덤가 양지쪽에 자리를 잡고 점심 차비를 한다.
짧은 시간에 허기만 면할 정도로 요기만 하고 곧장 일어나 묘치를 향해 마지막 피치를 올린다. 갈비가 푹신한 오솔길을 잠시 진행하다 급한 내리막을 내려서면 포장도로가 널따란 삼거리를 만들고 있는 묘치재이다(12:28). 민물 자연석으로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고 삼거리 가든 이라는 음식점도 있다. 왼쪽 지방도로는 동북호를 휘돌아 이서 면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의 도로는 15번 국도로 보성과 승주를 잇는 도로이다.
양지쪽 햇볕은 따스하나 바람이 불어 썰렁하다. 동면 개인택시 회사에 연락을 하니 광주로 운행을 나가 대기하고 있는 차편이 없단다. 시골이라 택시가 여러 대 있지를 못하나 보다. 그러면 요금이 많이 나오더라도 어쩔 수 없이 화순 읍내 택시라도 불러야 될 것 같다. 하나 이곳 대중교통 형편도 알아야 함으로 성안 형이 ‘삼거리 가든’이라는 식당으로가 차편을 알아보니 1시경 화순으로 해서 광주까지 가는 군내버스가 지나간단다. 화순 읍내 택시도 여기까지 오려면 10여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것이므로 군내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정확한 시간에 당도한 버스에 올랐다 화순읍내 정류소에 내려서 잠시 도보로 이동하여 아침에 헤어졌던 애마와 다시 조우를 한다.
(묘치재 조형물 앞에서)
(묘치재 삼거리)
-. 13:00 묘치 출발(군내버스)
-. 13:30 화순읍 도착
-. 14:20 화순 출발
-. 18:25 울산 삼산 도착
간단하게 샤워만 하고 곧장 출발을 한다. 성안 형이 기수로 수고를 담당하여 애마를 29번 국도에 올려서 달리다 잠시 후 22번을 만나 보성, 벌교방면으로 향하다 15번 국도에 접속하여 동북 면으로 방향을 잡고 잠시이면 오늘의 날머리 이었던 묘치재 삼거리이다. 다음 산행 시 접근을 위한 사전 답사라 할까. 묘치재를 다시보고 동북 면에서 다시 22번국도와 만나 승주군 주암 나들목에서 호남고속도로위에 애마를 올리며 1박 2일의 원행을 마감한다. 이제 겨우 절반인데 당분간 이 나들목으로 많이 다녀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