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기고 돌봐드린다'는 뜻을 가진 섬돌요양원. 전남 순천시 별량면에 위치한 이곳에는 치매와 중풍에 걸려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오갈 데 없는 노인 40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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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로 부부는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가 그랬던 것처럼 같은 곳을 보고, 같은 길을 걸으며, 또한 동일한 믿음의 분량을 갖고 복음을 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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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요양원을 설립하고 노인들을 친부모처럼 돌보는 박종식장로 양현숙권사(순천노회 한소망교회) 부부가 함께 살고 있다. 사비를 들여 한적한 시골 마을의 폐교를 매입해 요양시설을 갖춘 후 노인들의 수발을 도맡은지 어느덧 3년의 시간이 흘렀다.
박종식장로는 순천소방서 관내 현직 소방관이다. 낮에는 소방관으로, 밤에는 요양원 봉사자로 살아가는 그다. 요양원 설립계기가 그의 직업과 관련이 깊다.
"소방관으로 구급활동을 하며 생활고를 겪는 어르신들을 많이 보게 됐어요. 차디찬 골방에서 식사도 못하고 살아가는 노인들을 보면서 제 능력이 되는 만큼 모시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 장로는 새벽 제단을 쌓은 후 결단을 내리고 가족들에게 요양봉사 의중을 알렸다. "갈 곳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 몇 분만 우리 집에 모시자"는 내용이었다.
오랜 시간 기도의 동역자로 살아온 부인 양 권사가 선뜻 승낙했다. 현재 요양원 원장을 맡고 있는 양 권사는 여수 애양원 등 사회복지 시설에서 간호사로 활동해온 경험을 살려보겠다는 응원의 메시지도 보냈다.
딸 화림씨와 아들 용수씨도 "우리 방을 내어 드리겠다"며 힘을 보탰다. 가족들이 만장일치 동의를 얻었다. 이후 4명의 노인을 모시게 됐다.
그러나 식구가 불면서 집이 좁은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알음알음으로 노인들이 계속 찾아오게 되자, 박 장로는 공간 확대의 비전을 갖게 됐다.
박 장로는 퇴직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고흥의 폐교 일부를 임대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요양원을 시작했고, 2005년에 지금의 별량지역으로 시설을 옮겼다.
다행히 KBS 방송국의 복지프로그램에 소개가 되면서, 폐교를 무료로 리모델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도 폐교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대대로 살아오던 터전인 논을 팔고 집도 팔았다. 공무원 월급으로는 사역을 충당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족 모두 폐교 한 켠에 덩그러니 방치돼 있던 조그만 사택으로 들어갔다. 집을 따로 장만할 여력도 없었을 뿐더러 노인들과 함께 생활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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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돌요양원을 운영하는 박종식장로와 양현숙권사 부부는 "노인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때가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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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권사는 "아이들이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부모의 뜻에 따라 불편을 감수해준 것이 고맙다"면서,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면 힘든 일도 많았지만 가족 모두가 봉사를 통해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요양원은 건평 8백26㎡ 규모로 14개의 방과 상담실, 물리치료실, 미용실, 목욕탕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회복지사와 영양사 등 8명의 상주인력과 자원봉사자들이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입소 대상자는 65세 이상의 치매나 중풍 등 노인성질환으로 요양이 필요한 노인 가운데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자와 적절한 부양을 받지 못하는 경우 등이다. 입소자 가운데는 무료로 거주하는 경우도 있고, 약간의 실비를 받기도 한다.
운영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정기적으로 후원해 주는 지인들과 지역의 기업들이 있어 힘이 난다고 한다.
양 권사는 "뭔가가 부족하면 언제든, 어떤 방법으로든 하나님께서 채워주신다"고 말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곳에서는 인근 교회 목회자를 초청해 매주 수요일과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기도 한다. 3년 어간에 많은 노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였다.
양 권사는 "어르신들이 예수님을 영접하는 순간이 너무 기쁘다"면서, "예배를 통해서 마음의 상처를 회복해 가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 장로 부부는 오전 7시부터 노인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그 여정은 밤 늦게까지 이어진다. 사택을 개조한 집은 잠자는 곳에 불과하다. 늘 노인들과 붙어있다.
그 많은 노인들을 모시기에 힘들지 않냐고 묻자, "하나님께서 건강의 축복을 주셨다"고 답했다. 그 흔한 감기 한 번 걸린 적이 없다는 부부다.
박 장로 부부에게는 오랜 동안 품어온 비전이 있다. 바로 법인으로의 전환이다. 정기적으로 지원도 받고, 보다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노인들에게 안겨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또 요양원 일부를 수련장소로 활용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교회학교에서 수련회를 하며, 노인들에게 봉사도 하는 체험공간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40명의 부모님을 모셔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박 장로 부부.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가 그랬던 것처럼 같은 곳을 보고, 같은 길을 걸으며, 또한 동일한 믿음의 분량을 갖고 복음을 전하며 살아가는 이들 부부의 비전이 머지않아 이뤄질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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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식장로는 순천소방소 저전안전센터장으로 일하는 현직 소방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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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으로서의 박종식장로
박종식장로는 순천소방서 저전안전센터 센터장(소방위 직책)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소방관으로 헌신하게 된 데는 사연을 안고 있다. 그는 가난한 농가의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학비가 없어 초등학교만 졸업한 후 주경야독으로 검정고시를 통해 학업을 이어가야 했다.
"공무원직에 대한 동경이 어렸을 때부터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젊었을 당시 소방관직이 학력에 많이 구애받지 않았어요."
그가 소방관이 된지 올해로 22년째다. 소방관을 선택한 것에 대해 그는 "돌이켜보니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어진 환경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줄 아는 노력파다. 검정고시로 방송통신고에 진학했고, 방송통신대를 거쳐 순천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후 최근에는 한일장신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배움의 열망을 채웠다.
그동안 죽을 고비도 숱하게 넘겼다. 고속도로 차량 화재 진압시에 절벽에서 추락할 뻔한 아찔한 기억도 있고, 독극물 노출을 무릅쓰고 위험물 차량 교통사고를 처리한 경우도 있다.
그래도 그는 소방관을 하나님이 주신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다. "소방관으로 일하는 보람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화재진압과 인명구조를 업으로 하는 소방관으로서의 삶이 요양원을 돌아갔을 때 봉사자로서의 삶과 닮아 있다. 가족 해체를 경험한 노인들의 슬픔을 막고 예수님의 품으로 인도해 새생명을 얻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