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릭스> 혹은 <아바타>와 같은 속도를 내세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영화관을 점령하고 있는 이 때에 상업성과는 거리를 둔 영화가 있습니다. 일반적 견해로 볼 때, 이 영화는 몹시 지루하거나 따분하여 마땅히 재미없는 부류의 영화에 속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이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하나둘 상영관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바로 2005년에 제작된 독일 출신 필리프 그로닝 Philip Gröning 감독의 <위대한 침묵 Die Große Stille>입니다. <위대한 침묵>은 해발 1,300m 알프스의 깊은 계곡 프랑스 그로노블 부근에 자리 잡은 그랑 샤르트뢰즈(la grand chartreuse) 수도원을 배경으로 그 곳의 수도사들의 일상을 촬영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로 러닝타임이 168분 정도로 꽤나 긴 편에 속합니다.
사실 필리프 그로닝 감독은 이 영화에서 그다지 감독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은 듯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에는 별다른 각본도 없고 딱히 화려한 카메라 기술이나 조명기술도 보이지 않고 또한 요즘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화음악도 없으며 특수효과 같은 건 더더욱 없습니다. 그러니 처음 이 영화를 만났을 때 감독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넣을 만큼 무슨 역할을 했나 의심스러운 건 당연했습니다.
이 영화 마지막 부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자막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은 1688년 현재의 모습으로 지어진 후 단 한번도 일반인에게 내부를 공개한 적이 없다. 1960년 수도사들을 찍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수도원에 들어갔던 기자들이 찍은 사진이 전부다. 로마 카톨릭 수도회들 중에서 가장 엄격한 수도회답게 이 수도원은 중세 시절부터 외부 세상으로부터 거의 단절되어 왔고 그 안에서 수도사들은 자급자족 공동체 생활을 계속 유지해 왔다 이 수도원은 본 영화가 나오기 이전까지는 1960년대에 외부에서 온 기자들에게만 살짝 문을 연 일만 빼고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다.
그리고 그로닝 감독은 애초에 영화를 1984년에 만들 기획이었다. 침묵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드는 데 그랑 샤르트뢰즈 수도원이 적당한 소재가 되겠다고 생각했고, 그는 수도원 측과 접촉했다. 그러나 수도원측은 대답은 아직은 그 때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니 시간을 좀 갖고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은 결코 짧은 게 아니었다. 무려 15년이 지난 후에 수도원으로부터 이제 준비가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그런데 수도원측의 조건들은 그로닝 감독 홀로 수도원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도 긴 준비 과정을 필요했고 드디어 2002년에 촬영을 시작했다.”
수도원의 촬영조건은 첫 째, 인공 조명을 사용하지 말 것. 둘 째, 자연적인 소리 외에는 어떤 음악이나 인공적인 사운드를 추가하지 말 것. 셋 째, 수도원의 삶에 대한 어떤 해설이나 논평은 금할 것. 넷 째, 다른 스탭없이 혼자 촬영할 것 등이었습니다. 덕분에 그로닝은 혼자서 촬영기사, 편집기사, 음향기사 노릇을 모두 해야 했답니다.
평소에 방문객을 전혀 받지 않는 수도원이 ‘비공개’ 원칙을 바꾼 것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당시 ‘카톨릭 교회는 예술가를 필요로 한다’는 내용의 ‘예술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발표한 영향 때문이라고 합니다.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젠 시대가 달라졌으니 사진이든 책이든 영화든 매체에 상관없이 우리 삶의 방식을 세상에 알리자는 분위기가 조성된 거죠.”
수도원의 사계를 담기 위해 촬영에만 햇수로 2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영화는 눈 내리는 겨울 하늘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쌓인 눈이 녹고 봄이 오고 신록이 짙어가는 여름을 지나 가을입니다. 그리고 또다시 영화 초반부와 같은 눈 내리는 하늘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영화는 계절상으로는 겨울,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또 겨울의 수도원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순수 촬영기간은 총 6개월 정도라고 하네요. 하지만 이 영화의 제작 기간에는 감독이 수도원을 촬영하고자 마음먹은 그 순간에서부터 수도원의 준비과정이 모두 포함되어야 마땅한듯 합니다. 감독은 6개월 간의 수도원 생활에서 수도사들과 같은 생활방식을 따랐으며 그들의 리듬에 철저히 동화되고자 노력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그의 고민과 인내를 알게 되니 별로 한 것 없이 달랑 카메라 한 대 들고 수도원에 들어가 그냥 편하게 작업한 것은 아닌가하는 저의 불만이 성급하였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위대한 침묵>이라는 영화 제목을 보자면, 사실 ‘위대한’ 이라고 하지만 감독은 매우 하찮고 사소한 것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또한 ‘침묵’이라지만 영화에는 참으로 다양한 소리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물론 그 소리들은 너무 사소하고 일상적이어서 대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소리, 소음정도일 것입니다.
(글은 계속 됩니다.) 감사합니다.
미재합장 _()_
첫댓글 '가람을 다룬다면 훨씬 아름다움과 깊이가 더한 작품이 나올 것인데---'라는 아쉬움을 갖고 본 영화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_()_
경주부처님..가람의 고요함을 절로 그립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_()_
고마버요^^** 나무 금강보살_()_
李昭壁부처님..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_()_
감사합니다. 아미타불!_()_
무념부처님..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_()_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_()_
瑞彌(오혜식) 부처님..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위대한 침묵 저도 보고싶었던 영화였는데,미재님의 설명을 보니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 _()_
초모롱마부처님..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영화관 가실 때 손에 커피 DoubleShot 정도 가지고 들어가셔요 ^^
고맙습니다...아미타불_()_
섬결부처님..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저도 아쉬움을 가지고 보았던 영화입니다...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_()_
수형부처님...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_()_
꼭 한번 보고 싶네요....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
..오늘은 봄날마냥 포근한 하루였습니다. 해천부처님..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_()_
나무아미타불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시간 되세요()()()
慈河부처님...감사드려요. 행복한 나날들입니다. 나무아미타불 _()_
만약 명상에 있어서 시각적인 효과를 사용한다면 이 영화가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위대한 침묵은 영화보다 관람자 속에있었습니다. 그리고 모자람, 실수가, 타인을 얼마나 즐겁고 편하게 해주는지도 느꼈습니다. 강추.
위대한 침묵은 감상자의 마음 안에 있다는 가르침..허유부처님..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위대한 침묵은 영화보다 관람자속에 있었'다는 말씀 너무나 공감합니다...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_()_
아직 보질 못했네요,,한번 찾아봐야겟어요^^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_()_
세화부처님...감사드립니다. 행복한 봄날 되시기 바랍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위대한 침묵... 감사합니다~ ()
쏟아지는 햇살같은 토우부처님...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제가 보고싶어 찾으니 부산 어느 영화관에서만 상영하는 것으로 나와 보지못해 안타까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경란부처님...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_()_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덕해부처님...잘 지내고 계신지요?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순수화부처님..감사드려요.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_()_
고맙습니다. 늦게열어보았네요^^ 나무아미타불_()_
묘정부처님..행복한 봄날 되셔요.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좋은 영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정심화 부처님...침묵으로부터 새봄이 오고 있습니다. 늘 ...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