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회 클린마운틴 - 계룡산 (갑사~상신리)
- Season 1 마지막 산행 -
▣ 산행기록
▲ 산행일시 : 2014.6.14.(토) 09:40~16:00
▲ 집결지 : 교대역 9번출구 07:00
▲ 산행지 : 계룡산 (들머리 갑사)
▲ 참가인원 : 17명(+1, 한대장님)
▲ 첫참가자 : '소나무' 母子(초등6학년 조준호군과 엄마), '못난이 배양(배수연)'님
▲ 산행코스 : 갑사주차장 > 갑사분소(들머리) > 용문폭포 > 신흥암 > 금잔디고개 > 삼불봉
> 남매탑 > 큰배재 > 큰골삼거리 > 큰골계곡 > 상신리(날머리)
총 7.3km, 6시간(식사시간 포함)
▲ 점심식사 : 금잔디고개 데크. 11:30
▲ 뒤풀이 : 상신리 소재 등산로식당 16:00(충남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344-1, tel.041-857-0064).
막걸리에 두부, 도토리묵, 된장찌개
▲ 기타 : 등산로식당에서 한대장님 합류. 개별 발언대 - 시즌1을 끝내는 소회를 나눔.
▣ 산행이야기
2014년 6월 14일 시즌1의 마지막 클린산행, 계룡산 산행 참가자 명단입니다.
한분한분 소중한 이름을 불러 봅니다.
가, 수, 스, 곰, 벽, 웰, 다, 깜, da, 소, 푸, 시, 못, 기, 한, 물 그리고 한왕용 대장님.
2525도 있고, 2797도 있고, 5737도 있고.
에베레스트높이를 폰번호로 쓰시는 한대장님은 차번호도 8848.
모여서 다시보자는 다시봐요 모아라님도 있고,
웰컴홍인 줄 이제서야 알게된 웰콩 홍영환님도 있고.
얼마나 까맣길래 깜장콩이실까 권신아님도 있고,
어떤 어려움속에서도 늘푸르게 자라나는 소나무 조준호군도 있고.
만화속 캐릭터처럼 이름보다 닉네임이 더 어울리는 스누피 임준혁님도 있고...
시즌1 마지막 산행을 같이 하신, 그냥 다시 불러보고 싶은 분들입니다.

갑사 주차장에 내려 차는 빠지고 각자 짐을 챙긴후 간단히 몸을 풉니다.
두시간 넘게 고정자세로 달려온 무릎을 폈다 접었다하니
군데군데 연골 두둑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돌리고 쭈욱 뻗고 꺾고 늘려 몸을 만듭니다.
벌써 살짝 땀이 납니다.

단체사진을 찍습니다.
인원이 조촐하니 두 줄로 늘어서도 여유롭습니다.
월드컵에 나가는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처럼.
서로 얼굴을 보며 웃습니다. 이 정도면 됬습니다.
그동안의 수많은 단체사진들이 스쳐갑니다. 세 줄이었던, 네 줄이었던.

꽈배기처럼, 공간 넓은 줄 모르고 뒤틀려 올라가며 자라는 거목들을 쳐다봅니다.
나무를 참 잘 가꾼 산이군요, 아니 나무가 참 잘 자라고 있는 산이군요.
계룡산은 들머리부터 신령한 기운을 내뿜습니다.
입구에 있는 안내지도를 곰바위님이 설명하십니다.
곧 3D영화처럼 입체적으로 다가올 계룡산을
평면지도로 먼저 만납니다.
가운데 수군, 봐도 잘 모르면서 귀기울입니다.

국립공원이라 입장료를 달라십니다.
청소하러 왔으니 그냥 들여보내주셔요 누가 그럽니다.
뭐 산세가 너무 수려하여 눈이 저절로 가고 입이 절로 벌어지면 어쩔 수 없겠지만,
마치 관광은 안 할 것처럼 우겨 지원을 얻어냅니다.
총무원에 근무하는 모아라님과
협상의 대가 가브리엘님의 노력으로
청소산꾼들은 흡족한 입장에 성공합니다. 그래도 조금은 냈습니다.

계룡산갑사 현판을 올려다보며 미지의 통로처럼 유혹하는 일주문을 지납니다.

용문산으로 착각할까 우습습니다.
폭포는 용문이나 산은 계룡산이고 갑사로 오르는 길 초입입니다.
이동사진관 한아름님이 자리를 잡으십니다.
산꾼들은 모델이 되어 줄지어 폭포앞에 섭니다.
한폭의 아담한 그림으로 남겨질 사진들을 낚아옵니다.
언젠가 사진으로 추억하며 세월을 낚으시겠지요.

암자, 무슨무슨 암 이러면 보통 큰바위벽 밑둥 작은 굴에 자리 만들어
촛불하나 켜놓고 불상하나 놓았거나 할 줄 알았지요.
이 암자 이름이 신흥암입니다.
병풍이 된 자연바위와 웬만한 사찰규모의 신흥암 앞에서 일행은 자연스레 발을 멈춥니다.
사진을 찍고 오이를 나눠 먹으며 목을 축입니다.
후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구례의 주먹으로 유명했던 석봉선사라는 분이 이 암자에서 득도하셨다 합니다.
사후에 사리가 한 말이 나왔으나 유지에 따라 골고루 산에 뿌리고
암자에는 흔한 부도탑하나 두지 않으셨다 합니다.
계룡산7암자 순례길이 있다는 것도 겸사겸사 알게 되었습니다.
관음암, 길상암, 상원암...
계룡산을 가득 채웠다던 수많은 무속인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나무가 열기 가리고
잎들이 햇빛 막아주는
초록의 숲속길에
줄지어 클린산꾼들이 오릅니다.

코뿔소같은 나무앞에서
한아름님은 땅을 봅니다.
너도 거기 백년 있었니?
나도 이일 백년 째 하고 있단다.
그리 대화하듯이.

삼불봉 정상에 올라서도 앙증맞은 우리 현수막을 펼칩니다.
선두와 후미가 한몸이 되니
단체사진도 무시로 가능합니다.
저 멀리 닭의 벼슬같기도 용의 비늘같기도 한 자연성능이 하늘과 땅을 나눕니다.
군사시설이라 출입이 통제된 능선.
민간과 군사를 나누는 것이
마치 인간계와 신계를 나누는 것 같습니다.

삼불봉에서 뒤돌아서니 시야가 탁 트입니다. 계룡산은 작은 설악산 같습니다.

무학대사의 전설이 담긴 남매탑앞에 섭니다.
반대편에서 보면 두 탑의 높이가 같아 보이는 착시현상도 경험합니다.
현수막은 덮어둡니다.
상원암에 있는 화장실도 다녀오고
둘이 셋이 거북이 바위들에 앉아 쉬어봅니다.
하산길에서 탁족할 계곡이
큰물 담고 기다릴 생각에 마음은 벌써 시원한 신선놀음입니다.

우리 소나무 준호가 혹 감기에 걸리진 않았을까요?
숲이 만들어준 그늘 속에서
흐르는 물에 발담그고 마지막 산행을 쉬어 갑니다.

조잘조잘 궁금한 것도 많은 우리 소나무
포즈도 늠름합니다.
못난이 배양님도 숨길 수가 없습니다.

탁족으로 피로는 갔고
탁주 한사발로 갈증도 떠나 보냅니다.
등산로식당.

시즌1의 마지막 단체사진을 남깁니다.
주먹을 불끈 쥐고, 두 팔을 높게 뻗고.
시즌2를 기약하면서!

★ 등산로식당에서 시즌2를 기약하는 클린산꾼들의 제언
1. 벽소령 : 어떤 형태로든 지금처럼 계속하면 좋겠어요.
그동안 너무 수동적이었어요. 시즌2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할게요.
2. 스누피 : 아쉽지만 아쉬운대로 번개치면 되니까 그러겠습니다.
초기에 꽉 찼던 멤버들이 생각나요. 신입도 늘 한 둘 있었죠.
그때처럼 계속 신입이 충족되고 더 챙길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아요.
인력풀을 더 확보하고, 미진했던 것 보완하고, 새로 오시는 분들 잘 적응하시도록 해봐요.
3. 웰콩 : 19기라는 이름 잘 지은 것 같아요. 게시판에 클린마운틴 접는다는 얘기 충격이었어요.
원인이 뭘까 생각했죠. 뭐가 잘못됬을까? 언뜻~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겠구나.
중요한 건 다음에 다시 이어진다는 희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좋은 느낌이 들어요.
혼자라도 습관처럼 클린산행을 해보아요. 시즌2에 큰 기대를 걸고 기다리겠습니다.
4. 시골신사 : 불만은 없어요. 직업상 자주 참석못하고 많이 빠졌었죠. 잘 됬으면 좋겠어요.
5. 푸르미 : 매월 두번째 주가 걷는 모임 정모였어요. 그래서 그 카페 회원들이 참여하기 곤란했죠.
둘째주는 버스산행, 1,3,4주는 근교산행을 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버스클린산행에 못나오더라도
다른 주에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6. 물소리 : 시즌2를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7. dadoo : 클린산행한 지가 벌써 50번 쯤 되는 것 같아요. 한번도 나빴던 적이 없었답니다.
봉사의 즐거움이 있었고 좋은 사람들이 늘 함께 했었죠. 번성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뭔가 위축되서 소규모가 된 것은 아쉽습니다. 도와줄 마음은 있으나 개인적으로 바쁘고 하여
그렇게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시즌2도 많이 참여하겠습니다. 운영진 잘 따라가겠습니다.
8. 다시봐요 : 인터넷 기사보고 스물여덟살 때 자발적으로 참여했었어요. 그때 참 어려웠어요.
등산은 어른들 몫이라 생각했죠. 재미는 없었어요. 30대가 잘 어울리기 어려웠을까요?
제 또래들을 제가 모을게요. 다시 부흥하기 위해 노력할게요.
9. 기털 : 작년에 처음 참여했었죠. 개인적인 일로 많이 참여 못했는데 오늘이 마지막이라니 서운합니다.
젊은 친구들이 더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0. 소나무엄마 : 지인(동탄의 쌍둥이 엄마) 소개로 오게 되었어요. 주변에 애기엄마들 얘기해서 같이 하겠습니다.
11. 못난이배양 : 오늘 좋았어요. 자연과 호흡하고자 참여하게 되었는데 첫산행이 바로 끝산행이 되어 서운해요.
좋은 일은 계속 되어야 해요. 번개도 꼭 참여 할게요.
(배수연님은 이날 행사를 마치고 닉을 예쁘게 바꾸셨어요. 연꽃(배양).
기록에는 첫 만남의 기억을 살리기위해 '못난이 배양'으로 남겼음을 이해바랍니다.)
12. 곰바위 : 어떻게 하다보니 이렇게 시즌1을 접고 다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행복했고 믿고 따라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13. 수채화 : 시즌2에서 만나요.
14. 깜장콩 : 받은 게 너무 많은 모임입니다.
15. 한아름 : 정부미를 먹다보니 음식 남기지 않고 일회용 안쓰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버려지는 쓰레기들 보면 우리가 잘못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부모세대의 잘못입니다.
도로가 땅이면(아스팔트가 흙이면) 에어컨 틀 일이 없을 거라고 합니다.
편리 때문에 아스팔트 깔고 사는 것이죠.
그런 도로처럼 (산에서 가치들을)복원했으면 좋겠어요. 2기가 꼭 되어야 하고
한마음으로 봉사하게 되길 빕니다. 58년생 모임 회장도 맡고 있지만 우리 모임도 계속 끌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16. 한대장 : 문경에 행사가 있었는데 못올까 걱정했어요. 처음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가능할까?
60회까지 온 것이 정말 대단하구나 생각합니다. 운영자들 정말 고맙습니다. 참여자들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클린 산행에)오신 분들 계속 이어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을 많이 하고, 운영진들이 생각을 잘 정리해서 빠른 시일내에 새로 시작하길 바랍니다.
17. 가브리엘 : 50세 되면서 시작했구요. 지금 51세가 되었어요.저질 체력이지만 죽을 힘을 다해 갔습니다.
운좋게 작년에 운영진에 참여하게 되었죠. 동력상실기에 참여하게 되어 안타까웠습니다.
자책도 좀 했고 능력부족도 느꼈어요. 출발날짜가 다가오는데 인원이 안채워지면 크게 안타까웠어요.
운영진에 합류할지를 떠나서 새롭게 시작할 때는 적극적인 참여자가 될 것입니다.
스폰서나 비용문제가 명확하게 되어야 큰일을 할 수 있겠죠. 다양한 테마를 넣어서
인간적 관계가 되는 시즌2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고의 클린산행
"한왕용과 함께하는 클린마운틴" 시즌1을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