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종주산행기 제20구간(마지막 구간)
일 자: 2006년 7월2일 일요일 날 씨: 흐림, 맑음
구 간: 근흥중학교~용새골~120봉~장승고개~603지방도~지령산(205m)~143봉~갈음이 해수욕
장~127봉~안흥방파제
구간거리: 약12km 소요시간: 6시간30분
참여인원: 유선옥 유영실 정명수 황병권 김동수 장진용 민현숙 안경복 한양신 김근회
이영구 임필순 김기진
여주출발 05시00분
<마루금이 끝나는 곳>
오늘이 안성 칠장산에서 시작해서 총20구간에 걸처 안흥진 방파제까지 이어지는 금북정맥의 마지막 구간이며, 아울러 백두대간상의 속리산 천황봉에서 줄기차게 서해로 서해로 내려뻗은 차령산맥이 바다속으로 그모습을 감추는 날이다.
작년11월20일. 공주시 정안면 개치마을에서 시린손으로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홍시를 따먹던일, 작년12월4일.갑자기 쏟아지는 폭설로 인하여 곡두재에서 긴급 탈출하여 천안시 광덕면으로 하산했던일,
금년 3월5일. 날씨와 산행구간을 만만이 보고 식수를 조금 가저가는 바람에 백월산 오르막길에서 물이 떨어저 고생고생하다가 할수없이 등산로 바닥에 깔린 잔설들을 모아 수통에 꽉꽉 채우던일, 등등....
지금와서 지난일들을 가만히 생각하니까 모든게 즐거웠던 일들로만 기억에 남는다. 누가 그러든가 추억은 아름다운 거라구...(신파연극 대사 같구먼..)
근흥중학교 08시10분
<다시 출발>
근흥중학교 정문앞에서 금북정맥 마지막구간의 바톤을 이어받는다.
안흥으로 가는 603지방도를 조금 따르다가 길좌측에 정보마을,원안해수욕장 입간판이 세워진곳에서 좌측 포장도로로 들어선다.
조금 가니까 길 옆에 근흥의용소방대가 있다. 지난번 산행시 우리에게 안락한(?) 종주를 하게 만들어준 119님을 찾아볼려고, 소방대에 들어가서 근무직원에게 지난번의 고마운 119님에 대해서 물어보았으나 알수가 없다고 한다. 그것 참...찾아내라고 할수도 없구...밥이나 한끼 같이 할려구 했는데.....
얘기하느라고 시간이 많이 지체돼서 앞 사람들이 보이지도 않는다. 대원들에게 하이에나 울음소리를 내면서 부리나케 포장도로를 따라 가다가 08시30분. 원안해수욕장 삼거리에서 우측 채석포교회 들어가는 콘크리트길로 접어든다. 이곳이 용새골인 모양이다.
갈림길에서는 이어진 아스팔트 포장도로 끝에 채석포,연포로 갈라지는 도로이정표가 덩그러니 매달려있는 것을 볼수가 있다.
아담한 채석포교회를 지나 산길로 들어서면 너른터에 금녕김씨 종종묘들이 모셔저있다.
그곳에 대원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랜만에(?) 만난김에 약주 한잔씩....
오늘 분위기가 아주 좋을 것 같다. 전에 누가 그러든데..?? 약주 한잔씩 하면 분위기 좋은거냐구..???
비는 오지않고 안개만이 자욱한 숲속을 오른다. 그런대로의 급경사 오르막이 이어진다.
08시55분. 삼각점 봉우리도착. 이곳이 124봉이다.
높이가 해발100m 조금 넘지만 시작지점의 고도가 거의 해수면과 같기 때문에, 쉽게 말해서 산높이가 올라온 높이다.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주위로 울창한 해송숲, 활엽수 잡목군락지, 휘파람 새의 맑은 울음소리... (휘파람새인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산높이가 높지않아서 그렇지 주위배경이 백두대간의 조침령~점봉산 능선같다.
<울창한 잡목숲>
능선이 바다로 거의 다 내려온 이런 구간에서, 이렇게 맑고 깨끗함이 그대로 보존되어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했다.
얘기가 나온김에 이번구간의 특징을 몇가지 나열하면...
첫째로, 산높이는 높지않은데 오를때 약간 숨차고 땀이난다. 시작지점의 고도가 낮아서다.
두 번째, 천연림이 아주 울창하다. 거기다가 정맥꾼들 외에는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않아서 일반산에서는 사람들 등살에 남아나지 않는, 엄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개암나무등의 키작은 잡목수림이 사이사이를 꽉 메우고 있다.
거기다가 뿌리가 아주 굵은 더덕도 여기저기서 볼수가 있다. 이 일대가 어촌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산에 올라올시간이 있으면,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잡는모양이다. 내 생각에...
세 번째, 일반적으로 마루금이 바다로 거의 다 내려오면 주위에 민가나 시설물이 많아서 환경파괴가 심하다거나, 쓰레기 등으로 인한 오염이 많이 되어있는데 이곳은 주위가 해안국립공원이라 그런지 그런대로 깨끗하다.
09시35분. 110봉을 지나 하산하는데 하산로에는 밧줄이 매어저있다. 특이한 것은 밧줄이 일반밧줄이 아니라 그물용 밧줄이라, 일부러 매듭을 만들지 않아도 잡기가 아주 용이하다.
09시40분. 산책로 삼거리에서 좌측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면 2차선 아스팔드 도로에 닿는다.
장승고개 09시48분
<장승이 서있다고해서 장승고개>
포장도로 건너편에 천하,지하여장군 두분이 서 계시다. 고개이름은 알수가 없으니 그냥 장승고개라고......
길건너 장군님 옆을 지나 숲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산판도로에 질경이가 쫙 깔렸다. 질경이도 그렇게 깔려있으니까 보기가 아주 좋다. 산판도로옆에는 복숭아 나무에 개복숭아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금년봄부터 사람들 왕래가 거의 없었는지 씨알이 아주 굵다.
술담기에는 약간 지난 것 같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대원들은 여기저기 주워 담느라고 아주 바쁘다.
산판도로 일대가 거의 편편한 안부라 등산로가 분명치를 않다. 가급적 좌측으로 희미한 산판도로를 따라가면 독립가옥 한 채가 있고 이 집에 들어오는 길따라 내려가면 10시10분에 마을 콘크리트 도로에 닿는다.
이곳이 도황리 외야골이고 좌측으로 가면 연포해수욕장이다. 도로를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가 작은 봉우리에 오르고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는 하산로에는 바닥에 통신선이 계속 이어저있다.
10시27분. 마을 콘크리트길에 닿아 좌측으로 조금가다 삼거리에서 직진한후 비포장산판길에서 우측 산길로 들어선다.
10시38분. 고갯길에서 직진하면 다시 울창한 숲속이다. 하늘은 활짝 개어서 해가 쨍쨍하고..
603지방도 11시15분
국도따라 좌측으로 조금가면 포장길 삼거리. 우측도로가 국방과학연구소로 가는길이다.
연구소길로 들어서 조금오르다가 좌측 사면으로 올라 작은 능선을 넘으면 다시 연구소로 가는 포장도로로 내려선다.
포장길따라 천천히 올라간다. 어느새 하늘은 활짝 개어서 햇볓이 쨍쨍하다.
아무래도 오늘은 산행이 일찍 끝날 것 같아 연구소 정문 바로전 포장도로 그늘아래에서 점심식사를 아예 일찍 하기로 한다.
점심식사 11시45분 12시15분
<앉은 자리가 식당>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도로따라 조금 오르니, 12시24분에 연구소 정문에 닿고 또 이곳이 오늘구간에서 가장 높은산인 지령산(220m) 이 있는곳이다.
연구소가 봉우리위를 차지하고 있으니까 할수없이 정문옆 좌측 철책을 따라 우회할려고 천천히 가는데 언제 나왔는지 정문경비병이 막무가내로 못가게 한다. 이곳은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통제 지역이라나...??
극비고 통제고간에 우리는 무조건 지나가야 되는데....
경비에게 통사정을 하다가 않되니까 산불감시요원쯩(?)도 내보이고, 벼라별 소리를 다한다.
금북정맥이 뭐라느니....우리는 신분이 보장된 사람들이고 이곳에서는 사진도 않찍을 것이고... 등등. 결국 주민등록증 확인하고 통과시킨다.
우리나라 산봉우리마다 군부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정맥꾼들은 고달프다.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은 철책옆 가시덩쿨을 지나면 철책에 “경고” “지뢰지대” 등등의 안내판들이 줄줄이 매달려있다.
12시43분에 철책을 버리고 좌측으로 너덜지대를 내려가다가 다시 만나는 군부대 이중철책을 따라 하산하고, 12시57분에 좌측에 있는 경비초소 위치에서 우측 숲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무심히 철책따라 내려가다가는 엉뚱한 곳으로 내려갈수가 있다.
13시03분. 좌우가 분명한 고갯길을 지나면 지하저장고에 있는 생강을 끌어올리는 윈치가 설치되어있는곳도 지나고.....13시08분에 안지름이마을 콘크리트 도로에 닿는다. 도로를 가로질러 급경사 오르막을 숨차게 오르면 13시35분에 143봉이다.
군데군데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에서 마루금은 좌측으로 꺾이고...능선우측은 해안과 맞닿아 있는 절벽이다. 13시43분. 망망대해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를 지난다.
그리고 약간의 너덜지대를 따라 내려오면 모래사장에 닿는다.
갈음이 해수욕장 13시50분
<갈음이 해수욕장 전경>
모래사장에는 피서객들이 상당히 많다. 이런 바닷가에 이상한 복장을 하고, 양손에 지팡이(?) 까지 질질 끌고오는 우리를 보고 사람들은 신기한 듯이 처다본다.
지형상으로 볼때는 이곳에서 정맥이 끝난것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마루금이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앞의 봉우리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된다.
잠시 뒤었다가 백사장을 건너 방가로 뒤편의 숲속으로 들어가면 14시14분에 페가옥, 페별장을 차례대로 지난다음, 우측으로 침목층계를 따라 올라간다.
14시27분. 오늘의 마지막봉인 127봉을 지나 하산한다. 마루금 우측은 절벽이고 그 앞으로 망망대해가 펼처저 있다.
안흥 방파재 14시40분
<우리는 해냈다......>
해안이 바위로 이루어진 이곳에는 방파제가 있고, 그옆에 골프장도 있다.
멀리 안흥 내항과 외항을 연결하는 연육교가 시원스레 보인다.
완주 기념사진도 찍고, 바닷가 바위에 붙어있는 굴들을 돌로 깨서 까먹기도 하고...
이로써 약10개월에 걸처 한발한발 금북정맥 마루금을 밟아 오늘에 이르렀다. 힘들었던일...즐거웠던일들을 뒤로한채.....
매번, 하나의 마루금이 끝날때마다 완주기념 프랭카드 뒤에서 활짝 웃기도 하고, 주먹도 불끈쥐고,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려보이기도 하지만, 항상 끝은 시작보다 착찹하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것은 아직 가야할, 걸어야할 마루금이 남아있다는것이다.
첫댓글 일기를 읽고 사진을 보니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아직 남은 산들이 많기에 .......... 금북정맥 까지 그동안 읽기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훗날 많은 자료가 되리라 믿어요
아직은 갈길이 멀죠...마루금도 그렇고, 인생은...더욱 그렇고요...ㅎㅎㅎ
끝과시작은 한몸이야죠 님들께는....
산행기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잘 읽고 좋은 자료로 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