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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명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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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공안집 1 스크랩 207칙 남전참묘 南泉斬猫
검산 추천 0 조회 83 17.04.25 13:2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207칙 남전참묘 南泉斬猫1)

1) 남전이 고양이를 두 토막 낸 것과 조주였다면 고양이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

   는 말을 두고 살(殺)·활(活)을 나눈 것이 이 공안의 관건이다


[본칙]

남전이 어느 날 동당(東堂)과 서당(西堂)의 대중들이 고양이를 놓고

서로 자신들의 것이라고 다투는 것을 보고, 마침내 고양이를 집어 들고

말했다. “대중들이여, 제대로 말을 하면 이 놈의 목숨을 구해줄 것이고,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한다면 베어서 죽이겠다.” 대중들이 아무 대꾸도 하

지 못하자〈법진수일(法眞守一)이 대중을 대신하여 말했다. “나라면 ‘도둑이 도둑의 물

건을 훔쳤구나’2)라 하고, 곧바로 따귀 한 대를 때려주었으리라.”〉 남전은 두 토막으

로 베어버렸다. 다시 이 일화를 들어 조주에게 묻자 조주는 짚신을 벗어

머리 위에 이고 나갔다. 남전이 말했다. “그대가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

면 틀림없이 고양이를 구할 수 있었을 텐데.”

南泉, 一日, 因東西堂, 爭猫兒, 師遂提起云, “大衆, 道得則

救取, 道不得卽斬却也.” 衆無對〈法眞一, 代云,“ ‘賊偸賊物.’ 便與

一掌.”〉 師斬爲兩段. 復擧前話, 問趙州, 州便脫草鞋, 於頭上

戴出. 師云,“ 子若在, 恰救得猫兒.”

2) ‘도둑’은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자를 가리킨다. 남전이라는 도둑이 법진 또

   는 대중이라는 도둑의 속뜻을 잘 알고 그것을 훔쳐냈지만, 법진 자신도 그것을

   알아차렸다는 뜻이다. “도둑의 몸은 벌써 노출되었고, 훔친 물건도 눈앞에 드러

   났다(賊身已露, 臟物現前)”라고 하는 소식을 말한다


[설화]

동당과 서당의 대중들이 ~ 다투는 것을 보고:동당의 고양이인지 서당의 고양

이인지를 놓고 다투는 것인가? 고초당3)은 “남전의 제일좌가 기르던 고양

이가 옆자리의 평상 다리를 부러뜨렸는데, 이로 인하여 다투게 되었다”라

고 하였는데, 고양이를 두고 이치를 설정하여 불성이 있는지 불성이 없는

지 논쟁을 주고받았다는 것일까? 어떤 것이 사실인지 알 수 없다.

3) 古草堂. 누구인지 알 수 없다.


마침내 고양이를 집어 들고 ~ 두 토막으로 베어버렸다:죄의 본질이 본래 공인

4)으로 알고 말한 것일까? 가령『화엄경』에 나오는 바수밀녀의 음란한

행위5)나 감로화왕이 진노하여 죄인을 죽인 것6)이나 승열바라문의 삿된

견해7) 등에는 탐·진·치가 없으며 오로지 진실한 지혜의 작용만 있는 것

과 같다는 뜻인가? 고양이뿐만 아니라 세상 전체의 모든 유정과 유정 아

닌 것이 남전의 권역에서는 손을 잡고 목숨을 구걸할 것이라는 말이다.

대중이 만일 제대로 말할 줄 안다면 고양이를 베지 않겠다는 것인가? 이

미 호령이 내려져 있는 이상 사정상 시행해야만 하니 (어떤 경우라도)

어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4) “만약 갖가지 미혹된 업을 일으키더라도 마음속에서 생각하지 않고 죄의 본질

   이 본래 공임을 깨닫는다면 이를 두고 법을 증득한 자라 한다.”(『父子合集經』 

   권13 大11 p.955a22. 若起諸惑業, 內心非所思, 了罪性本空, 此爲證法者.);

   “그 죄의 본질은 안에도 밖에도 그 중간에도 없다는 말은 죄의 본질이 본래 공

   이라는 뜻이다. 만약 죄를 공이라 관찰한다면 곧 죄가 없을 것이다.”(『維摩經

   略疏』권5 大38 p.628c20. 彼罪性, 不在內外中間者, 罪性本空, 若能觀空, 卽

   是無罪.) 마조도일(馬祖道一) 등의 선사들도 이러한 뜻을 전한다.『景德傳燈

   錄』권6 大51 p.246a11 참조.

5) 바수밀녀는 선재동자가 친견한 53명의 선지식 중 26번째 선지식인 바수밀녀가

   손을 잡거나 함께 잠자리를 하거나 입을 맞추는 등의 행위를 하면 그 중생은 삼

   매를 얻고 애욕을 여의어 청정을 얻게 된다는 이욕실제법문(離欲實際法門)을

   가리킨다. “선남자야! 나는 이미 이욕실제의 청정한 법문을 성취하였다. ……

   내 손을 잡는 중생은 모든 불국토에 이르는 삼매를 얻으며, 나와 함께 자는 중

   생은 해탈광명의 삼매를 얻으며, …… 나와 입을 맞추는 중생은 모든 공덕비밀

   장의 삼매를 얻는다. 이와 같이 나에게 온 중생은 모두 이욕실제법문을 얻을

   것이다.”(60권본『華嚴經』권50 大9 p.717a24. 善男子! 我已成就離欲實際淸

   淨法門. …… 若有衆生, 執我手者, 得詣一切佛刹三昧;若有衆生, 共我宿者, 

   得解脫光明三昧欲實際法門.)

6) 선재동자가 친견한 17번째 선지식인 감로화왕이 죄인을 다스리는 방법에서 비

   롯한 일화를 가리킨다. 감로화(甘露火 Anala)는 무염족(無厭足)이라 한역하며,

   염부제국(閻浮提國) 다라당성(多羅幢城 N?ladhvaja)을 다스리는 왕으로 선재

   동자에게 여환해탈(如幻解脫)을 가르쳐 주었다. “선재동자가 다시 바라문에게

   물었다. ‘어떤 이유로 대왕의 이름을 감로화라 합니까?’ 바라문이 대답했다. ‘우

   리 왕은 7지(支)를 온전히 갖추고 중도의 교화를 펼친다. 죄를 지은 악인을 다스

   릴 때는 그가 범한 허물을 녹여 없애기를 마치 타오르는 불꽃과 같이 하며, 착한

   사람을 편안히 받아들일 경우는 감로와 같다.’”(80권본『華嚴經』권11 大10

   p.712b28. 善財復言, ‘何故大王名甘露火?’ 答言, ‘我我王具足七支, 行中道化. 

   治罰惡人, 鎖其過犯, 猶如烈火;安攝善人, 譬如甘露.’)

7) 선재동자가 친견한 9번째 선지식인 승열(勝熱 Jayosm?ya)바라문의 고행을 가

   리킨다. “이사나 취락에 이르러 그 승열바라문을 친견했다. 그는 갖가지 고행을

   닦으며 일체지를 추구하였다. 사면은 큰 산과 같이 거대한 불덩어리요 중간에

   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이 솟은 칼산이 있었는데, 그 산 위로 올라가 불

   속에 몸을 던졌다.”(80권본『華嚴經』권64 大10 p.346b18. 至伊沙那聚落, 見

   彼勝熱, 修諸苦行, 求一切智. 四面火聚, 猶如大山, 中有刀山, 高峻無極, 登彼山

   上, 投身入火.)


조주는 짚신을 벗어 머리 위에 이고 나갔다:『예기』에 ‘신발이 비록 새것이라도

정수리에 두고 베지 않으며, 갓이 비록 낡았더라도 발밑에 놓아두지 않는

다’고 하였다. 곧 ‘짚신을 벗어 머리 위에 이었다’라는 말은 하나하나 모두

안착시킨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대가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틀림없

이 고양이를 구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한 것이다.


법진의 착어는 남전을 붙들었다는 뜻이다. 따귀 한 대를 때려주었으

리라는 말은 호랑이 머리와 호랑이 꼬리를 한꺼번에 거두어들이는 격

이다.8)

8) 처음과 끝을 하나로 꿰는 수미일관(首尾一貫)의 뜻에 따르는 해석이다. 도둑을

오로지 도둑으로 알아보는 순간 더 이상 말할 여지를 주지 말고 붙잡아 버리는

이외에 다른 안목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원오극근(?悟克勤)은 이 부분

에 대한 착어(著語)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도둑이 지나간 다음에 활시위를

당긴다면 이미 근본에서 한 단계 멀어진 것이다. 들어 보이기 이전에 한 대 때

려야 한다.”(『碧巖錄』 63則 「著語」 大48 p.194c10. 賊過後張弓, 已是第二頭. 未擧起

時好打.)


東西云云兒者, 是東堂地, 是西堂地, 爭之耶? 古草堂云,“ 南

泉第一座, 養猫兒, 隣床折脚, 因此爭之.” 則猫兒上立理, 有

佛性無佛性商量耶? 未知孰是. 師遂提起云云者, 會得罪性本

空道得耶? 如花嚴波9)須密女之?, 甘露火王之嗔殺, 勝熱波

羅門之邪見, 無貪嗔癡, 唯眞智用耶? 非但猫兒, 盡大地情與

非情, 向南泉手下, 拱手乞命. 大衆若解道得, 則不斬却耶? 旣

有號令, 事須施行, 也須斬却也. 趙州便脫草鞋云云者, 禮記

云,‘ 履雖新, 不加於頂;冠雖舊, 不加於足.’ 則戴草鞋於頂上

者, 一一安著也. 故云,‘ 子若在, 恰救得?兒.’ 法眞, 捉敗南

泉也. 與一掌者, 虎頭虎尾, 一時收也.

9) ‘波’는 ‘婆’의 오식.


설두중현(雪竇重顯)의 송 1


양당에 모두 엉터리 선수행자10)가 있을 뿐인데,

시끄럽게 소동만 피울 뿐11) 어찌할 줄 모르네.

다행스럽게 남전이 법령을 거행하였으니,

단칼에 두 동강을 내어 치우친 그대로 두었네.12)

雪竇顯頌, “兩堂俱是杜禪和, 撥動煙塵不奈何. 賴得南泉能擧

令, 一刀兩段任偏頗.”

10) 두선화(杜禪和). 두찬선화(杜撰禪和). 안목이 없는 선수행자를 가리킨다. ‘두찬’

    이란 근거도 없이 제멋대로 견해를 꾸며내는 자를 말한다.

11) 발동연진(撥動煙塵). 서로 다투느라 시끄럽게 소동을 피운다는 뜻. 말만 어지럽

    게 늘어놓고 다툴 뿐 핵심을 찌르지 못하는 것을 비유한다. 연진(煙塵)이란 전

    진(戰塵)과 같은 말로 본래 봉화의 연기와 전장에서 일어나는 흙먼지를 가리키

    며, 전란(戰亂)을 뜻한다.

12) 이 구절에 대하여 원오극근(?悟克勤)은『碧巖錄』63則「評唱」大48 p.195a12에

    서 “그 자리에서 단칼에 두 토막을 내고 치우친 점이 있건 없건 더 이상 상관하

    지 않는다.”(直下一刀兩斷, 更不管有偏頗.)라고 했다.


설두중현의 송 2


흠잡을 곳 없는 공안으로 조주에게 묻고,

장안성 안에서 마음껏 돌아다니게 하였네.

머리에 짚신 이은 뜻 알아챈 사람 없으니,

고향으로 돌아오자마자 만사를 쉬었노라.13)

又頌,“ 公案圓來問趙州, 長安城裏任閑遊. 草鞋頭戴無人會,

歸到家山便卽休.”

13) 앞의 송은 시비 그대로 수긍하는 남전의 뜻이라면, 이 송은 발에 신는 짚신을 머

    리에 이어 양편의 갈등을 소통시킨 조주의 뜻이다.


[설화]

앞의 송은 남전의 입장을 읊은 것이고, 뒤의 송은 조주의 입장을 읊은

것이다.

雪竇:前頌, 頌南泉;後頌, 頌趙州.


대각회련(大覺懷璉)의 송


양당에서 오백14)을 던지듯 서로 다투는데,

남전이 한칼에 두 토막으로 절단 냈다네.

조주가 두 토막을 이어 다시 살렸을 때,

이빨과 발톱이 얼음과 눈처럼 사나웠노라.

大覺璉頌, “兩堂五白苦相爭, 王老一刀成兩截. 趙州續得再活

時, 牙爪生獰似?雪.”

14) 五白. 도박의 패 이름. 주사위의 일종인 오목(五木)으로 위는 흑색이고 아래는

    백색이다. 오목을 던져서 모두 흑이 나오면 가장 좋고, 모두 백이 나오면 그 다

    음으로 좋은 경우이다.


투자의청(投子義靑)의 송


위험에 남을 밀어 넣으려면 실정을 알아야 하고,

인재를 구하려면 먼저 날카로운 면모 드러내어라.

고기 낚는 이들 모두 바람의 형세 안다고 말하나,

바람이 불어오면 파도에 방향을 잃어버린다네.

늙어 꼬부라진 조주 뛰어난 솜씨 부리기는 했으나,

종 울리고 공양 시간 지난 다음 늦게 나타났다네.

대상15)이 있는 가주의 길 어딘지 알고자 하는가?16)

무쇠소17)가 섬부 관문의 서쪽을 지키고 서 있노라.18)

投子靑頌, “臨險推人事要知, 求材先自露針錐. 釣魚盡說?風

勢, 及至風來波路迷. ?倒趙州雖好手, 鍾鳴齋後赴來遲. 要知

大像嘉州路? ?牛鎭斷陝關西.”

15) 가주대상(嘉州大像)을 가리킨다. 중국 사천성의 낙산대불(樂山大佛)이다. 당나라

    현종(玄宗) 때 해통(海通)이 세우기 시작하여 90년 만에 완성한 미륵불상(彌勒佛

    像)으로 현존하는 최대의 불상이다. 가주(嘉州)는 낙산(樂山)의 옛 이름이다.

16)『空谷集』23則「著語」卍117 p.559a2에는 이 구절에 대한 “반드시 몸소 한 번 도

    달해야 된다”(直須親到一回始得)라는 단하자순(丹霞子淳)의 착어가 붙어 있다.

17) 섬부철우(陝府鐵牛)를 가리킨다. 중국 하남성에 있는 섬부에는 황하의 범람을

    막기 위해 우왕(禹王)이 만들었다는 전설상의 무쇠소가 있다.

18)『空谷集』에 “누구도 가까이할 수 없는 곳이다”(沒?近傍處)라는 단하자순(丹霞

    子淳)의 착어가 붙어 있다.


자수첩의 송


남전이 베어버린 뒤 조주가 구하니,

사자의 굴 안에는 다른 짐승 없구나.

인도의 범어로는 아미타이지만,

동방의 중국어로는 무량수라네.19)

〈이 게송은 “남전이 법좌에 올랐을 때 고양이 한 마리가 법좌에 뛰어오르자 남전이 집

어 들고 대중에게 보이며 ‘누구라도 제대로 한마디 하면 베지 않을 것이며, 아무도 말하

지 못한다면 베어버리겠다’라고 했고, 그때 수좌가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자 남전이 곧바

로 베어버렸다”라는 이야기를 읊은 것이다.〉

資壽捷頌, “南泉斬後趙州救, 師子窟中無異獸. 西乾梵語阿彌

?, 東震唐言無量壽.” 〈此錄云,“ 南泉上堂, 有猫兒跳上法座, 泉提起示

衆云,‘ 有人道得不斬, 道不得卽斬.’ 首座作猫叫, 南泉便斬.”〉

19) 아미타(阿彌?) 또는 아미다수(阿彌多?)는 Amit?yus의 음사어. 그 한역어가

    무량수(無量壽) 또는 무량광(無量光)이다. 말은 다르지만 가리키는 뜻은 동일하

    다. 『觀無量壽佛經義疏』권중 大37 p.286a19 참조. 남전과 조주는 모두 같은 

    사자굴 속의 사자로서 드러낸 행위는 다르지만 동일한 경지를 보여주었다는 뜻

    이다. 그러나 일면적으로 동일하다는 뜻으로 보아서는 화두로서의 묘미가 없다.

    그래서 <설화>에서는 이 둘이 같은지 다른지 물은 것이다.


[설화]

인도의 ~ 무량수라네:아미타와 무량수는 같은 말인가, 다른 말인가?

資壽:西乾梵語云云者, 是同是別?


천동정각(天童正覺)의 송


양당의 운수납자 모두 편 갈라 당기는데,

왕노사 바른 것과 틀린 것 증명해 냈네.

예리한 칼로 베어 양편의 형상 사라지니,

천고 세월 동안 그 작가 애착토록 하네.

이 도는 아직 온전하니,

그 뜻 아는 자 훌륭하구나.

산 뚫어 바다로 물길 터주었던 것,20)

오로지 우임금의 존귀한 업적이요,

돌 단련하여 무너진 하늘 기웠던 것,21)

오로지 여와의 현명한 능력이었다네.22)

조주에게 살림살이23) 있었으니,

짚신 머리에 이어 조금 나았도다.

이류 중에서 왔어도 분명히 알았으니,

순금은 모래와 섞이지 않기 때문이네.24)

天童覺頌, “兩堂雲水盡分拏, 王老師能驗正邪. 利刀斬斷俱亡

象, 千古令人愛作家. 此道未喪, 知音可嘉. 鑿山透海兮, 唯尊

大禹;鍊石補天兮, 獨賢女?. 趙州老有生涯, 草鞋頭戴較些

些. 異中來也還明鑒, ?箇眞金不混沙.”

20) 물길을 뚫어 홍수를 다스렸던 우(禹)임금의 치수(治水) 사업을 가리킨다.

21) 오색의 돌을 단련하여 무너진 하늘을 기웠다는 전설상의 인류의 시조 여와(女

    ?)에 관련된 신화.

22) 남전과 조주가 각자 전개한 역할이 어울려 이 화두를 완성했다는 비유. “남전은

    우임금이 산을 뚫고 물길을 바다로 터준 것처럼 신통한 작용을 드러내 보였고,

    조주는 여와가 오색의 돌을 단련하여 무너진 하늘을 기운 것처럼 화두를 원만

    하게 만들었다.”(『從容錄』9則「評唱」大48 p.233a18. 南泉, 如大禹鑿山透

    海, 顯出神用;趙州, 如女?鍊石補天, 圓却話頭.)

23) 생애(生涯). 선사로서의 수단을 말한다.

24) 남전의 이류중행(異類中行)을 가리킨다. 본분을 펼치기 위해 일부러 고양이와

    같은 이류 속을 왕래하지만 이류와 뒤섞이지 않고 본분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보령인용(保寧仁勇)의 송 1 25)

25) 이 송은 남전에 대하여 읊었고, 다음 송은 조주에 대하여 읊었다.

    여기서 칼날의 광채를 두우성과 연결시킨 까닭을 알 수 있다.


싸늘한 칼날 머금고 있는 빛줄기 두우26)까지 뻗치니,

하늘과 땅뿐만 아니라 귀신도 시름에 잠겼구나.

목숨이 남전의 손아귀에 들어가 버린 다음에,

바로 그 자리에서 천천히 두 토막 내고 쉬었네.

保寧勇頌, “雪刃含光射斗牛, 不唯天地鬼神愁. 命根落在南泉

手, 直下看看兩段休.”

26) 斗牛. 이십팔수(二十八宿) 중 두수(斗宿:北斗星)와 우수(牛宿:牽牛星)를 합친

    말. 이 두 별 사이에서 항상 자줏빛 기운이 비춘다고 하며, 이것을 보검의 정기

    (精氣)라 한다. 그래서 두우는 보검 또는 보통의 칼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여기서 칼날의 광채를 두우성과 연결시킨 까닭을 알 수 있다.


보령인용의 송 2


고양이 머리에 거듭 뿔이 생기니,27)

남전 문 앞에서 밤길 홀로 다니네.

날이 밝으니 간 곳 알 수 없는데,

끝없는 초산28) 아득히 치솟았도다.29)

又頌,“ 狸奴頭上角重生, 王老門前獨夜行. 天曉不知何處去,

楚山無限??嶸.”

27) 남다르고 특출난 조주의 형상을 상징한다.

28) 楚山. 호북성(湖北省) 서쪽에 위치한 산으로 형산(荊山)이라고도 한다. 춘추시

    대에 초나라의 변화(卞和)가 이곳에서 귀중한 옥돌을 얻은 것으로 유명하다.

29) 초산으로 숨어들어간 조주의 자취를 찾을 수 없다는 말. 마치 초산의 옥을 아무

    나 캐내지 못하는 것처럼 조주의 관문을 타파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태고보우

    (太古普愚)가 초산의 옥을 화두에 비유하여 지은 시를 남겼다. “초산:산속에 아

    름다운 옥 있으나, 생각해 내어 구하려 하면 찾지 못한다네. 찾다가 길 막힌 곳

    에 이르러야, 비로소 세상에서 가장 귀한 옥 알게 된다네.”(『太古語錄』권하 韓6

    p.690c8. 楚山:山中有美玉, 作意求難覓. 尋到路窮處, 方知天下璧.)


동림상총(東林常總)의 송


한칼에 두 토막 낸 남전의 법령과,

당장 높이 착안한 조주의 관문이여!

눈앞에 근본 보는 바른 안목 없다면,

또 흐르는 물 따라 인간에 떨어지리.30)

東林總頌,“ 一刀兩段南泉令, 當頭高着趙州關! 劈面若無宗正

眼, 又隨流水落人間.”

30) 흐르는 물과 인간세상은 모두 끝없이 흐르는 번뇌와 마음을 더럽히는 망상의

    티끌을 나타낸다. 바로 지금 바른 안목으로 타파하지 않는다면, 엄격하게 두 토

    막 내는 남전의 법령과 짚신을 머리에 이는 조주의 관문이 나타내는 의중을 포

    착할 수 없다는 말이다.


삽계일익(?溪日益)의 송 1


동쪽과 서쪽 양편 모두 밭두둑이거늘,

쌀알 뿌려 놓고 한 톨도 거두지 않네.

안타깝다, 경솔하게 고양이를 베다니!

지금껏 쥐들이 시끄럽게 찍찍거리네.

?溪益頌, “東西兩畔盡田疇, 粒米抛來?不收. 可惜猫兒輕斬

却! 至今老鼠鬧??.”


삽계일익의 송 2


회서(淮西) 쳐부수고 맨발로 되돌아오니,

하늘 가득 내리는 눈에 광채 번득인다.

승리의 노래 오랑캐 병사 귀에 들리지 않으니,

여전히 진영 앞에서 신호 깃발31) 지키고 있네.

又頌,“ 打破淮西赤脚歸, 一天寒雪炤光輝. 凱歌不到胡兵耳,

猶向軍前守信旗.”

31) 신기(信旗). 군중에서 진퇴를 표시하는 깃발.


취암종정(翠?宗靜)의 송


돌 속에 감추어진 금 누가 가려낼 것인가?

나그네는 여기저기 얼룩진 흔적으로 볼 뿐.

석수장이에게 간파당하고 나서야,

철선에 실려 동정산32)으로 들어갔네.33)

翠?宗頌,“ 石裏藏金誰辨別? 游人但見蘇痕斑. 却被石人窺

得破, ?船載入洞庭山.”

32) 洞庭山. 태호(太湖) 곧 동정호(洞庭湖)에 있는 여러 개의 섬 중 하나. 신선의 거

    처로 알려져 있으며 금과 관련된 이야기가 적지 않게 전한다. “동정산은 물 위

    에 떠 있고, 그 아래에는 금으로 지은 집이 수백 칸 있는데 옥녀가 그곳에 산다.

    어느 계절에나 종과 거문고와 피리 등 온갖 악기 소리가 산꼭대기까지 울려 퍼

    진다.”(王嘉『拾遺記』「洞庭山」. 洞庭山, 浮於水上, 其下有金堂數百間, 玉女

    居之. 四時, 聞金石絲竹之聲, 徹於山頂.);“동정산 위에 천제단산이 있고 그 산

    에 금우혈(金牛穴)이 있다. 오나라의 손권이 지배할 때 사람들을 시켜 금을 캐

    도록 하던 중 금이 소로 변하여 산 위로 달아났는데, 그 발자국이 남아 있다.”

    (任昉『述異記』 권상. 洞庭山上, 有天帝壇山, 山有金牛穴. 吳孫權時, 令人掘

    金, 金化爲牛, 走上山, 其跡存焉.)

33) 석수장이인 조주가 돌 속의 금(남전의 화두)을 알아주는 신선이 사는 동정산

    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선문헌에는 상투적인 분별로 알 수 없는 경계를 나타내

    기 위하여 ‘동정호로 들어갔다’라는 식의 표현을 쓴다. “관음보살은 어째서 동

    정호 속으로 들어갔을까?”(『雲門廣錄』권하 大47 p.569a24. 觀音爲什?入

    洞庭湖裏去?);“하늘 가득한 별들이 구름과 어울려 어지럽더니, 동정호의 안

    개비 속으로 들여보내졌다네<천안승(天岸昇)의 송>.”(『宗鑑法林』권7 卍

    116 p.118b2. 一天星斗和雲亂, 送入洞庭煙雨中<天岸昇>.)


숭승원공(崇勝院珙)의 송


깨끗하게 벗어난 날카로운 기틀의 왕노사이시여!

양당에서 고양이를 두고 다툴 필요 있었던가?

던진 질문에 예상대로 전혀 대답이 없었지만,

단번에 베니 의심 그치지 않을 수 있었으리?

조주는 벼랑처럼 위태한 일 드러내 보였으나,

오래된 송곳은 여전히 화라퇴34)를 두드릴 뿐.35)

화라퇴여!

기와를 모두 쪼개고 거북 등껍질 다 뚫었다네.36)

崇勝珙頌,“ 脫灑機鋒玉37)老師! 兩堂何必競猫兒? 果然問處

都無語, 一斬如何未息疑? 趙老旣呈崖險事, 古錐依舊和羅槌.

和羅槌! 打盡瓦兮鑽盡龜.”

34) 和羅槌. ‘羅’는 라(?)와 통한다. 걸식을 하기 위하여 부르는 노래인 연화락(蓮花

    落:일종의 각설이 타령) 등을 부를 때 두드리던 판때기. 간단한 생계 수단을 비

    유한다.

35) 오래된 송곳과 같이 꼿꼿하게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조주는 간명한 수단에 의

    지할 뿐이라는 말이다.

36) 기와나 거북 등껍질과 같은 점치는 수단을 남김없이 써먹은 것처럼 간명한 하

    나의 행위가 모든 분별을 다 포괄한다는 뜻이다.

37) ‘玉’은 ‘王’자의 오식.


불안청원(佛眼淸遠)의 송 1


오색의 고양이를 두고 있는 힘껏 다투다가,

칼 빼어든 순간 모두 타고난 맹인과 같구나.

두 곳에 몸을 나누어 거듭 가르쳐 주자,38)

자비의 바람이 대지를 흔들며 일어났다네.

佛眼遠頌, “五色狸奴盡力爭, 及乎按劒盡生盲. 分身兩處重相

爲, 直得悲風動地生.”

38) 고양이를 살리는 길과 죽이는 길을 모두 제시한 것을 말한다. 한마디 화두를 이

    처럼 두 토막으로 자르는 조주의 방법을 칼에 비유했다. 두 토막 내어 목숨을 빼

    앗는 분신(分身)과 살아나는 출신(出身)의 길이 모두 들어 있다. 남전의 이 분신

    에 출신의 길을 감추어 두었기 때문에 다음 구절에서 자비의 바람이라 했던 것

    이다. “어떤 때는 한결같이 가지 않기만 하고, 어떤 때는 한결같이 머물지 않기

    만 한다. 그러나 만일 법전(法戰)으로 말한다면, 그 낱낱의 행동거지의 효력은

    다른 상태로 전환하는 것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부처에 대해 조사

    에 대해 무슨 말을 하겠으며, 마음에 대해 본성에 대해 무슨 말을 하겠으며, 현

    (玄)에 대해 묘(妙)에 대해 무슨 말을 하겠으며, 유(有)에 대해 무(無)에 대해 무

    슨 말을 하겠는가! 한 번 내리쓴 구절에는 다만 하나의 칼이 있을 뿐이며, 이 칼

    에는 몸을 갈라서 죽이는 뜻도 있고, 또한 살리는 길도 있다.”(『?悟語錄』권10 

    大47 p.758a5. 有時, 一向不去;有時, 一向不住. 若論 戰也, 箇箇力在轉處. 更說

    什?佛, 說什?祖, 說什?心, 說什?性, 說什?玄, 說什?妙, 說什?有, 說什?無! 

    一筆句下, 只有一劍, 劍下有分身之意, 亦有出身之路.)


불안청원의 송 2


나라의 안위는 병력에 달려 있지 않으니,

노중련의 화살 한 발 또한 다정했다네.39)

3천 검객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오로지 장주만이 태평한 세상 이룰 수 있었다네.40)

又頌,“ 安國安家不在兵, 魯連一箭亦多情. 三千劒客今何在?

獨許莊周致大平.”

39) 노중련(魯仲連)은 절의와 기개가 높은 제(齊)나라 출신 은사(隱士)이다. B.C.284

    년 연(燕)나라가 제나라를 공격하자 제나라는 전단(田單)을 시켜 빼앗긴 성을

    되찾게 했다. 대부분의 성을 되찾았으나 요성(聊城)만은 1년여가 지나도록 굴복

    시키지 못했다. 이때 기용된 노중련이 화살에 편지를 묶어 연나라 장수를 회유

    하는 글을 보냈는데, 연나라 장수는 3일 동안 고심한 끝에 결국 자결하고 말았

    다고 한다.『史記』「列傳」23 노중련추양열전(魯仲連鄒陽列傳) 참조.

40)『莊子』「說劍」에 나오는 이야기에 기초한다. 칼을 좋아했던 조나라 문왕 

    밑으로 3천 검객이 몰려들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칼싸움을 하여 나라가 위태

    로운 지경에 처해 있었다. 그때 장자가 천자의 칼과 제후의 칼과 서민의 칼 

    등 세 종류의 칼에 대하여 설명하는 소리를 듣고 문왕이 석 달 동안 궁전 밖

    을 나가지 않았고 검객들은 모두 자결했다. 이 구절은『雪竇語錄』권2 大47 

    p.679b13 등에도 나온다.


백운지병(白雲知昺)의 송


왕노사는 구멍 없는 피리를 잘 불고,

조주는 줄 없는 거문고를 잘 탄다.

시끄러운 곡조는 누구에게 들을까?41)

노주와 등롱의 미소 점점 깊어지네.

白雲昺頌, “王老能吹無孔笛, 趙州善撫沒絃琴. ?轟曲調憑誰

聽? 露柱燈籠笑轉深.”

41) 구멍 없는 피리와 줄 없는 거문고는 소리가 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소리가 나는

    것을 대칭시킨 말.


무진거사의 송


남전은 늠름하게 시험의 방편을 쥐고서,

한 놈을 온전히 들고서 양편에 물었다네.

심자42)가 짚신 벗어 머리에 올려 이으니,

고양이가 죽을지 살지 더욱 아득해졌네.

無盡居士頌, “南泉凜凜握機權, 一物全提問兩邊. ?子脫鞋頭

上戴, 猫兒生死更茫然.”

42) ?子. 조주종심(趙州從?)을 가리킨다.


본연거사의 송


펼친 일 거두지 않고 바로 베니,

부자가 만나 구해내어 살렸다네.

불쌍하구나, 문 밖의 나그네여!

본 따라 고스란히 그릴 줄만 아네.

혼과 놀아나는 한 무리의 귀신들아!

해골의 눈동자에 힘주며 생각하네.

本然居士頌, “已展不縮便斬却, 父子相逢救得活. 可憐門外有

遊人! ?解依模?渾脫. 一種弄魂精! ??努眼睛.”


혼성자의 송


풍력에 움직여43) 함께 평범하게 나타나니,

고양이를 베었다지만 다시 굴욕이 되었네.44)

조사는 고금 어느 때나 본보기가 되는데,

부채 파는 노파 손으로 해를 가리는구나.45)

混成子頌, “風力所轉共平出, 猫兒斬斷還成屈. 祖師今古作標

儀, 賣扇老婆手遮日.”

43) 움직이는 모든 존재는 바람의 힘[風力]에 의지하기에 주체가 없는 무아(無我)라

    는 뜻.『維摩經』「方便品」大14 p.539b24에 나온다. 곧 “이 몸은 어떤 작용도 

    없으니 바람의 힘에 따라 움직이며, 이 몸은 청정하지 않으니 더러운 것으로 충만

    하고, 이 몸은 허위(虛僞)이니 비록 깨끗이 몸을 씻고 옷을 입고 음식을 먹으며

    살아간다고 해도 마침내 마멸되고 말 것이다.”(是身無作, 風力所轉;是身不淨, 

    穢惡充滿;是身爲虛僞, 雖假以?浴衣食, 必歸磨滅.) 길장(吉藏)은 이 구절에 대

    하여 다음과 같이 해설한다. “이는 색법(色法)에 대하여 주체가 없는 무아의 작

    용을 밝힌 것이다. 비록 조작과 움직임이 있지만 이는 풍력에 불과할 뿐 주체의 

    작용은 아니다.”(『維摩經義疏』권2 大38 p.934c3. 此就色法, 明無我用. 雖有

    造作施爲, 但是風力, 非我用也.)

44) 남전 자신의 의지와 상관이 없이 풍력의 힘에 좌우되었다는 말.

45) 손으로 해를 가려도 그 빛을 흐릴 수 없듯이 아무리 덮으려 해도 그 수단과 역량

    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분명한 진실을 나타낸다. 남전이 고양이를 벤 행위는 본

    분을 비추는 해와 같아서 아무도 덮어서 가리지 못한다는 뜻. “어떤 학인이 대

    혜에게 ‘마음과 부처가 모두 사라진 경계는 어떤 것입니까?’라고 묻자 대혜가

    ‘부채 파는 노파가 손으로 해를 가리는 격이다’라 하고 이어서 말했다. ‘마음과

    부처는 둘이 아니고, 만물과 나는 하나로 같다. 만일 하나로 같은 경지가 된다

    면 만물과 나라는 이름이 있는 줄도 모를 것이며, 진실로 둘이 아닌 이치를 터득

    한다면 마음과 부처라는 차별된 상이 있는 줄도 모를 것이다. 마음과 부처라는

    차별된 상이 있는 줄 모른다면 마음 전체가 부처이고 부처 전체가 마음일 것이

    다. 또한 만물과 나라는 이름이 있는 줄도 모른다면 만물 전체가 나이고 내 전체

    가 만물일 것이다.’”(『大慧語錄』권4 大47 p.825a20. 僧問, ‘心佛俱亡時, 如何?’ 

    師云, ‘賣扇老婆手遮日.’ 乃云, ‘心佛不二, 物我一如. 若實得一如, 則不見有物我

    之名;若實得不二, 則不見有心佛之相. 旣不見有心佛之相, 則全心卽佛, 全佛卽心;

    旣不見有物我之名, 則全物卽我, 全我卽物.’);“‘부처란 무엇입니까?’ ‘부채 파는 

    노파가 손으로 해를 가리는 격이다’”(『續傳燈錄』권3「太子道一傳」大51 p.

    487a14. 僧問, ‘如何是佛?’ 師曰, ‘賣扇老婆手遮日.’)


열재거사의 송46)

46) 1구와 3구는 남전과 조주의 기관을 나타내고, 2구와 4구는 당시 계절의 자연스

    러운 풍경을 통하여 분명하고 친절하게 드러난 두 선사의 남김 없는 소식을 상

    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송이다.


들어 보인 장면 분명하고 벤 소식 친절한데,

떨어지는 꽃과 날리는 꽃가루 행인 때리네.

짚신을 머리에 이고 문 밖으로 나가노라니,

사월 둥근 연꽃, 잎 하나하나마다 새롭구나.

悅齋居士頌, “提起分明斬處親, 落花飛絮撲行人. 草鞋頭上出

門去, 四月圓荷葉葉新.”



보복종전(保福從展)의 염


“비록 이렇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떨어진 짚신이었다.”

保福展拈,“ 雖然如是, 也卽是破草鞋.”


[설화]

조주가 이었던 것은 떨어진 짚신이었고, 남전이 벤 것은 죽은 고양이

였다.

保福:趙州地, 是破草鞋;南泉地, 是死猫兒.


취암수지(翠巖守芝)의 염


“대단한 조주여! 자신만 구제할 수 있겠구나.”

翠?芝拈,“ 小趙州! ?可自救.”


[설화]

조주는 두 토막 중 하나만 얻었을 뿐이라는 뜻이다.

翠?:趙州, 只得一?也.


대홍보은(大洪報恩)의 염


“고양이를 살려서 무엇에 쓰려 하는가? 오히려 남전과 조주의 목숨을

구해야 한다.” 마침내 손을 들고 움켜쥐는 시늉을 하며 “남전과 조주의 생

명은 모두 이 안에 있다. 만일 그들이 하는 그대로 허용한다면 옳으니 그

르니 하고 따질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들이 하는 그대로 허

용하지 않는다면 한 번 힘을 쓸 필요도 없을 것이다”라 하고, 손뼉을 한 번

쳤다.47)

大洪恩拈,“ 猫兒救得何用? 却須救取南泉趙州.” 乃擧手作捏

勢云,“ 南泉趙州性命, 總在這裏. 若放過, 則無可不可;若不

放過, 不消一捏.” 拍一拍.

47) 황벽희운(黃檗希運)의 법문을 응용한 것이다. “황벽이 어느 날 주먹을 쥐고 말

    했다. ‘천하의 노화상들이 모두 이 주먹 안에 있다. 내가 만일 하나의 활로를 펼

    쳐 준다면 그들이 종횡 어디로나 마음대로 하도록 허용할 것이다. 그러나 그대

    로 허용하지 않는다면 한 번 힘을 쓸 필요도 없다.”(『五燈嚴統』권4「黃檗希

    運」卍139 p.202a6. 師, 一日, 捏拳曰, ‘天下老和?, 總在這裏. 我若放一線道, 

    從汝七縱八橫;若不放過, 不消一捏.’)


[설화]

손을 들고 움켜쥐는 시늉을 하며:남전과 조주가 말하고 행동한 그대로 허용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마지막에 손뼉을 한 번 친 것 또한 그런 뜻이다.

그들이 하는 그대로 허용한다면 옳으니 그르니 하고 따질 필요도 없을 것이다:남전

과 조주가 말하고 행동한 그대로 허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처음에 ‘고양이

를 살려서 무엇에 쓰려 하는가’라고 한 말이 바로 이 뜻이다.

大洪:擧手作捏勢者, 南泉趙州不放過. 下拍一拍, 亦然. 放過

則無可不可者, 也須放過南泉趙州也. 最初云猫兒救得, 卽此

義也.


진정극문(眞淨克文)의 상당


“남전이 고양이를 베어버린 일화는 귀종이 뱀을 잘라버린 일48)과 함께 총

림에서 주고받으며 헤아리는 화제인데, 이들 사이에 우열이 있는가? 우열

은 그만두고, 조주가 짚신을 머리에 이고 나가버린 바로 그것은 무슨 뜻일

까? 만일 이것을 밝힌다면 덕산이 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욕했던 것처럼49)

한들 무슨 잘못이 있을 것인가? 반대로 이것을 밝히지 못한다면 단하가

목불을 태운 것에 대하여 꾸짖어 눈썹과 수염이 떨어진 원주의 신세50)

될 것이다. 그런 까닭에 ‘화와 복이 들어오는 문은 따로 정해진 적이 없고,

오로지 사람이 스스로 불러들이는 것일 뿐이다’51)라고 하는 것이다.” 한 소

리 크게 내질렀다.

眞淨文, 上堂云,“ 南泉斬猫兒, 與歸宗斬蛇, 叢林中商量, 還

有優劣也無? 優劣且止, 只如趙州戴?鞋出去, 又作?生? 若

也於此明得, 德山呵佛罵祖, 有什?過? 於此不明, 丹霞燒木

佛, 院主眉鬚落. 所以禍福無門, 唯人自召.” 喝一喝.

48)『禪門拈頌說話』255則의 공안이다.

49) 위산(?山)이 덕산의 선기(禪機)를 보고 그의 미래를 평가한 말이다. 덕산이 바

    랑을 옆구리에 끼고 부처님을 모신 법당에서 왔다 갔다 하는 무례하고 상식을

    벗어난 행동거지를 통하여 위산의 반응을 엿보았고, 위산은 덕산의 의중을 감

    파한 인연을 말한다.『禪門拈頌說話』 666則에 나온다. “이 사람은 이다음에 

    우뚝 솟은 봉우리 정상에 초암을 짓고 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욕하게 될 것이다.”

    (『?山語錄』大47 p.578a17. 此子, 已後向孤峯頂上, 盤結草菴, 呵佛罵祖去在.)

50) 본서 321則「丹霞燒佛」 참조.

51)『左傳』 襄公 23年條에 “禍福無門, 唯人所召”라는 예가 보인다. 속담과 같이 쓰

    이는 말이다.


[설화]

남전이 고양이를 벤 것과 귀종이 뱀을 자른 것이 같은 종류일까? 만약

같은 종류라면 우열이 있다거나 우열이 없다거나 하며 헤아리는 분별 자

체가 타당하지 않다.

조주가 짚신을 머리에 이고 ~ 스스로 불러들이는 것일 뿐이다:만약 남전이 고양

이를 벤 것과 귀종이 뱀을 자른 것과 조주가 짚신을 머리에 이고 나간 것

이 어찌 서로 다른 법이겠는가? 그러므로 덕산이 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욕했던 것도 잘못이 없는 것이다. 만일 득실과 우열로 헤아린다면 단하가

목불을 태운 것을 꾸짖은 원주의 눈썹과 수염이 떨어진 것도 스스로 초래

했기 때문이다.

한 소리 크게 내질렀다:여기에 무슨 우열과 득실이 있겠느냐는 뜻이다.

眞淨:南泉斬猫, 歸宗斬蛇, 一般耶? 若是一般, 有優劣無優

劣商量, 無有是處也. 只如趙州云云者, 若知南泉斬猫, 歸宗斬

蛇, 趙州戴草鞋, 豈是別法? 然則德山呵佛罵祖, 也無過也. 若

也得失優劣商量, 丹霞燒木佛, 院主眉鬚墮落, 是由自召也. 喝

一喝者, 到這裏, 有什?優劣得失?



취암기의 상당52)

52) 남전은 고양이를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길을 열어 두었지만, 취암기는

    어떤 경우에도 수미일관하게 죽인다는 안목에 입각해 있다. 약간의 방편도 허

    용하지 않고 오로지 본분을 고수하는 입장이다.


이 공안을 제기하고 말했다. “남전노인이 시행한 일시적인 방편은 마치

어버이가 자식을 사랑하여 자신이 추해지는 것은 알지 못하는 것과 아주

흡사했다.53) 세상의 인심은 찬지 따뜻한지를 살피고, 사람의 마음은 지위

의 높고 낮음을 따라 움직이기 마련이다.54) 앞은 은산철벽55)과 같아서 나아

가려 해도 문이 없고 물러서려 해도 길이 없으며, 뒤는 물과 진흙에 뒤섞

여 온통 지저분해졌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후인들에게 비웃

음의 실마리가 될 줄은 전혀 몰랐으리라.56) 만약 나였다면 그렇게 하지 않

았을 것이다. 설령 두 짝의 짚신을 머리에 이고 나갔더라도 고양이를 베어

버렸을 것이다. 왜 그런가? 잘라 없애야 할 것을 잘라 없애지 않으면, 도리

어 혼란을 초래하기 때문이다.57) 여러분에게 묻겠다. 그렇다면 지금 이 하

나의 공안을 어떻게 헤아려야 할까? 만약 헤아려낼 수 있다면 옛날의 남

전이 지금도 남아 있을 것이지만, 헤아려내지 못한다면 내가 이제 엄한 칼

58)을 살짝 드러내 보일 것이니, 여러분은 자세히 들어라.” 잠깐 침묵하다

가 말했다. “청산도 고금의 세월을 스치고 지나갈 줄만 알 뿐이니, 흐르는

강물인들 시비의 흔적을 씻어 없앤 적이 있었던가?”59)

翠?璣, 上堂, 擧此話云,“ 南泉老人一期方便, 大似憐兒不覺

醜. 世情看冷暖, 人意逐高低. 前似銀山鐵壁, 進而無門, 退而

無路;背後合水和泥, 一場狼藉. 殊不知, 千古之下, 與後人作

笑端. 若是翠?卽不然. 直饒兩隻履戴頭上出去, 也須斬却. 何

故? 當斷不斷, 返招其亂. 敢問諸人. ?如今日一場公案, 作?

生商量? 若也商量得出, 昔日南泉, 今朝猶在;若商量不得,

翠?今日, 略露鋒規, 諸人諦聽.” 良久云,“ 靑山?解磨今古,

流水何曾洗是非.”

53) 친절하게 학인들을 가르치려는 목적에서 궁극적인 법도를 보류하고 자세하게

    베푸는 방편을 말한다. 곧 죽이는 길과 사는 길을 모두 제시한 것을 가리킨다.

    “자식을 사랑하여 자신이 추해지는 것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법 그대로 시행한

    다면 살아남을 백성이 하나도 없게 될 것이다.”(『雲峰語錄』古尊宿語錄40 卍

    118 p.686a7. 憐兒不覺醜. 然雖如是, 盡法無民.)

54) 시절의 대세를 따라서 붙어사는 세상의 풍조를 가리키는 속담이다. 남전도 그

    와 마찬가지로 배우는 자들의 조건을 지나치게 고려하여 움직였다는 뜻이다.

55) 銀山鐵壁. 화두의 본질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비유이다. 얼음으로 덮여 오를 수

    없는 은산과 무쇠로 가로막혀 뚫고 나갈 수 없는 철벽이다. 화두를 타파할 어떤

    수단도 통하지 않는 속성을 말한다.

56) 처음에는 앞뒤로 어떤 길도 통하지 않는 은산철벽을 만들어놓았다가 나중에는

    조주에게 살 길을 열어준 것을 가리킨다.

57) 조주에게 고양이를 살리는 길을 허용한다면, 그것이 분별의 단서가 되어 궁극

    적인 뜻을 가로막게 된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본분을 고수할 뿐 모든 방

    편을 빼앗는 수법이다.

58) 봉규(鋒規).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 본분의 핵심을 엄한 법을 지키기 위한 칼에

    비유한 말.

59) 청산과 흐르는 강물은 세월이 흐르는 그대로, 시비가 있는 그대로 아무 조작도

    가하지 않는다는 말. 청산은 세월이 흐르는 것을 구태여 잡지 않고 흘려보내듯

    이 강물도 시비에 얽힌 말의 흔적을 씻어내어 깨끗하게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뒤의 말은 요(堯)임금이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말을 듣고 영수(潁水)에 귀를 씻

    은 허유(許由)와, 허유가 귀를 씻은 물을 피해 그 위쪽에서 송아지에게 물을 먹

    였다는 소보(巢父)의 고사에 따른다. “지(智)로써 알 수 없고 식(識)으로써 인식

    할 수 없으니, 언어로 표현할 길도 끊어지고 마음으로 헤아릴 길도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지로써도 알 수 있고 식으로써도 인식할 수 있으니, 언어로

    표현할 길도 끊어지고 마음으로 헤아릴 길도 사라졌다’고 말하겠다. 왜 그런가?

    청산도 고금의 세월을 스치고 지나갈 줄만 알 뿐이니, 흐르는 강물인들 시비의

    흔적을 씻어 없앤 적이 있었던가?”(『保寧仁勇語錄』續古尊宿語要3 卍118 p.

    960a4. 不可以智知, 不可以識識, 言語道斷, 心行處滅. 保寧道, 亦可以智知, 亦

    可以識識, 言語道斷, 心行不滅. 何故? 靑山只解磨今古, 流水何曾洗是非?);“법

    좌에 올라앉아 ‘색과 마음은 두 가지가 아니고, 저것과 나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

    라고 말한 뒤 주장자를 집어 들고 ‘이것을 주장자라 부르면 눈을 억지로 눌러 허

    공 꽃을 피게 하는 격이고, 주장자라 부르지 않으면 집을 산산이 무너뜨리는 것

    과 같다. 결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주장자를 던지면서 말했다. ‘청산도 고금의 

    세월을 스치고 지나갈 줄만 알 뿐이니, 흐르는 강물인들 시비의 흔적을 씻어 없

    앤 적이 있었던가?’”(『大慧語錄』권3 大47 p.823c17. 上堂, “色心不二, 彼我

    無差.” 驀拈?杖云, ‘若喚這箇作?杖子, ?目生華;若不喚作?杖子, 破家散宅. 

    畢竟如何?’ 擲下云, ‘靑山只解磨今古, 流水何曾洗是非.’)


[설화]

남전노인이 시행한 ~ 움직이기 마련이다:이야기를 두 토막 낸 것을 가리킨다.

앞은 은산철벽과 같아서 ~ 길이 없으며:앞에서 고양이를 베어버린 것을 말

한다.

뒤는 ~ 지저분해졌다:조주가 있었더라면 고양이 목숨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 말을 가리킨다. 앞에서 ‘이야기를 두 토막 내었다’라고 한 말

이 이것이다. 그러므로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후인들에게 비웃음의 실

마리가 되었다’고 한 것이다.

설령 두 짝의 짚신을 ~ 초래하기 때문이다:법령을 남김없이 시행한다는 뜻

이다.

여러분에게 묻겠다 ~ 씻어 없앤 적이 있었던가:만일 오늘 이러니저러니 갈라

서 말한다면 또 다시 시비가 일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한결같이 법령에만

근거하여 스스로 종지를 확고하게 한다는 뜻이다.

翠巖:南泉老人, 至高低者, 話作兩?也. 前似銀山云云者, 前

頭斬猫兒也. 背後合水云云者, 恰好救得猫兒也. 前云, 話作兩

?, 故云, 千古之下, 與後人作笑端也. 直饒兩隻履云云者, 令

盡行也. 敢問諸人, 至今古云云者, 若也今日如何若何道得, 則

又是非生矣. 然則一向據令, 自固其宗也.


취암사종(翠巖嗣宗)의 염


“남전의 살림 도구를 알고자 하는가? 다름 아닌 이 죽은 고양이가 그것

이다. 조주의 살림 도구를 알고자 하는가? 바로 이 낡아빠진 짚신이 그것

이다. 여러분은 무엇보다 손을 대고 그것을 집어서는 안 된다. 만일 집어

든다면 그대의 손이 더러워질 것이다.”

翠?宗拈,“ 要識南泉活計?? 只這死猫兒是. 要識趙州活計

?? 只這破草鞋是. 諸人, 第一不得着手拈. 若也拈着, 汚却

?手.”


[설화]

남전과 조주의 입장을 모두 그대로 허용하지 말라는 뜻이다.

翠巖:南泉趙州, 皆不放過也.


죽암사규(竹庵士珪)의 거


‘마침내 베어버렸다’라는 구절에 이르러 “긴급하게 법 그대로 집행하

라!”60)고 말했다. 다시 공안을 들고 ‘틀림없이 고양이를 구할 수 있었을 텐

데’라는 구절에 이르러 “이것이 바로 보주(普州) 사람이 도둑을 잡으러 쫓

아가는 꼴이다”61)라고 말했다.

竹庵珪, 擧此話, 至遂斬却, 師云,“ 急急如律令.” 復擧, 至恰

救得猫兒, 師云,“ 正是普州人送賊.”

60) 한 치의 어김도 없이 법조문 그대로 시행하라는 말로, 한대(漢代)에 공문서(公文

    書)의 말미에 항상 붙었다. ‘如律令’이라고도 한다. 후대에는 도교(道敎)에서 주

    문(呪文)이나 부록(符?)의 문자에도 사용한다.

61) 보주 사람이란 도둑을 말한다. 보주는 중국 사천성(四川省) 안악현(安岳縣)인데,

    도둑이 많은 지역으로 전해지면서 ‘보주인’을 도둑과 같은 뜻으로 쓰기도 한다.

    선문헌에서 보주인 또는 도둑은 본분의 숨은 핵심을 잘 간파해내는 뛰어난 종

    사에 비유하는 것이 보통이다. 조주와 남전이 모두 도둑이다. 선사들의 언행은

    일종의 속임수와 같은 관문에 기초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그 점을 간파해

    내어 평가하는 말 자체가 또 하나의 관문으로 표현될 때 이와 같이 말한다. “달

    마대사는 인도로부터 중국에 와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켜 본성을 보고 성

    불하도록 가르쳤다. 이 어찌 도둑으로 하여금 도둑을 쫓고, 종을 주인으로 오인

    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겠는가!”(『從容錄』43則「評唱」大48 p.255a8. 祖師

    西來, 直指人心, 見性成佛. 豈是敎爾普州人送賊, 認奴作郎來!”)


[설화]

긴급하게 법 그대로 집행하라:공포된 법령의 수단을 분명하게 제기하니 대

단히 긴요하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 쫓아가는 꼴이다:남을 따라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

이다.

竹庵:急急如律令者, 高提正令手段, 大殺緊要也. 正是云云

者, 未免隨他伊?去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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