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9월 30일, 토요일, Tashkurgan, China
(오늘의 경비 US $46: 지프 1,000, 버스 1,500, $4, *환율 $1=60)
아침 7시에 어제 예약한 지프차를 타고 Sost로 향했다. 40분 만에 Sost에 도착하여 우선 중국 도시 Tashkurgan으로 가는 버스표부터 샀다. Lonely Planet에는 하루 전에 사라고 해서 혹시나 못 살까 걱정했는데 아무 문제없이 샀다. 쓰고 남았던 파키스탄 돈도 버스 회사 매표원이 미화로 바꿔주었다. 남은 파키스탄 돈은 정확히 6,000 루피였고 60대 1 환율로 쳐서 미화 $100짜리 한 장을 매표원으로부터 받았다. 파키스탄에는 $100 짜리 위조화폐가 돌아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혹시 내가 받은 돈이 진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파키스탄 출국 수속을 간단히 마치고 아침 9시 반경 버스를 타고 중국 국경으로 향했다. 운 좋게 운전기사 옆 창가에 자리를 잡아서 사진을 찍으면서 갔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다. 그러나 며칠 전에 산 따듯한 캐시미어 스웨터를 입으니 하나도 춥지 않았다. 나중에 좀 더워지기 시작해서 벗어서 가방에 넣었다.
Karakoram Highway에는 오렌지 색깔의 옷을 입은 중국 사람들이 측량을 하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오늘 같이 타고 온 파키스탄 사람 말에 의하면 Karakoram Highway 확장공사를 위한 것인데 이 공사는 완전히 중국 정부가 부담해서 하는 것이란다. 도로뿐만 아니라 철도도 만들 계획이 있고 그것이 끝나면 석유 파이프라인도 건설할 계획이란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중국은 Karachi 근처 Arabian Sea 해안에 대규모의 항구를 건설하고 있는데 Karakoram Highway 도로, 철도, 석유 파이프라인이 모두 이 항구까지 연결될 것이라 한다. 중국은 파키스탄 땅에 왜 이렇게 많은 투자를 하고 있나. 알고 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중국은 파키스탄을 통해서 인도양으로 나가는 길을 얻는 것이다. 인도양으로 나가는 길을 만들면 그만큼 중동 석유에 가까워지는 것이고 바다로 나가는 길이 또 하나가 생기는 것이니 (인도양과 태평양) 전략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것이다. 파키스탄은 왜 중국이 이런 투자를 하도록 허용하나. 파키스탄은 외로운 나라다. 주위에 우방이라고는 중국밖에 없다. 국경을 같이하고 있는 인도, 이란, 아프가니스탄과는 여러 가지 문제로 불편한 관계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이렇게 공생관계에 있는 것이다.
오정 때쯤 4,730m 높이의 Khunjerab Pass 정상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 중에 넘고 싶었던 두 고개 Khyber Pass와 Khunjerab Pass를 모두 넘은 셈이다. K2 산봉우리를 멀리서라도 보고 싶었는데 못 본 것과 Caspian Sea를 배로 건너지 못한 것을 빼고는 이번 여행은 모두 계획대로 되었다. 못 가볼 것 같았던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Pamir 고원, 아프가니스탄을 가보았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오늘로 이번 여행일지를 쓰는 것을 마감한다. 앞으로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며칠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여행일지를 안 쓸 생각이다. 오늘까지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 여행일지를 썼다. 중국은 이번 여행 계획에 없는 나라니 안 써도 된다. 그리고 매일 여행일지를 쓰는 것으로부터 좀 쉬고 싶다.
이것으로서 2006년 중앙아시아 여행을 (코카서스 3국, 터키, 이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여행이 포함된) 마친다.
외국 여행자들에게 인기 없는 국경 도시 Sost 풍경, 이곳에서 하루 밤을 자는 여행자는 바보다
Mecca 순례를 마치고 돌아가는 중국 Xinjiang 성 위구르 족 이슬람교도들
Khunjerab Pass로 올라가는 길, 국립공원 간판을 붙여놓고 외국인들에게 통과료를 받는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가을 색이 점점 짙어진다
Khunjerab 강은 Hunza 강, Gilgit 강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Indus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가운데 보이는 설산은 미국 Yosemite 공원에 있는 Half Dome을 연상케 한다
멀리 Khunjerab Pass가 보인다
이름 모를 빙하도 보이고 4,000m 이상에서만 살 수 있다는 Yak 떼가 보인다
드디어 4,730m 높이의 Khunjerab Pass에 당도했다. 10월 중순경에는 눈으로 막히는 곳이다
Khunjerab Pass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외국 여행객들
Khunjerab Pass에서 200m 정도 아래에 중국의 첫 초소가 있다, 나의 여행의 종착점이다
친구 하기용이 그려준 귀국 환영 포스터
Copyright (c) 2004- By 박일선. All Rights Reserved. 이 글과 사진은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글과 사진을 수정하지 않고 저작자를 박일선으로 (혹은 Elson Park) 표시하는 조건으로 아무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