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하면 떠오르는 곳은 서울의 대학로이다. 그런데 혹시 아는가? 청주에도 대학로만큼이나 훌륭한 공연을 펼치고 있는 여러 극단이 있다는 것을. 청주에는 현재 상당극회, 청년극장, 극단 청사, 시민극장, 극단 늘품, 극단 새벽 등 6개의 극단이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민극장은 일본으로 진출해 청주 연극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있으며, 극단 늘품은 올해 인천에서 개최된 ‘전국연극제’에 충북 대표로 출전해 은상을 수상하는 등 청주 내 극단들은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번 문화부 기획에서는 오는 11월 순수창작연극 ‘깡통’으로 청주의 가을을 두드릴 예정인 ‘극단 새벽’을 찾아가 새벽의 창단 멤버이자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이상관(45) 대표를 만나 극단 새벽과 연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공연 연습이 한창이라고 들었다. 연습은 얼마나 하나? 이번 작품을 위해 7월부터 모이기 시작해 8월 말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갔다. 공연 준비를 위한 연습은 두 달 이상이 기본이다. 보통 저녁 7시에 모여 밤 10시 혹은 11시가 돼야 연습이 끝난다. 공연 막바지에는 12시를 넘기는 것은 기본이고, 1박 2일로 밤을 새는 날도 있다. 단원들이 낮에 일을 하고 있다는 극단의 특성상 주말에 집중적으로 연습을 하고 있다. 단원들은 낮에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인가? 단원들은 낮에 별도로 직장 생활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고등학생, 대학생에서부터 인테리어 업종 종사자에 귀걸이를 파는 이도 있고, 나는 인쇄소를 운영 중이다. 극단에는 극단원이란 직업뿐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 여건상 연극에만 매달려서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머리보다 가슴이 원하는 일이기에 이런 생활이 가능하다. 힘들지만 행복하다. 소극장이라지만 규모가 생각보다 더 작다 지역 극단의 현실이다. 금전적인 이유가 크다. 현재 청주에서 활동하는 6개 극단 가운데 4 개 극단만이 소극장을 갖고 있다. 극단 청사의 연극 공간 ‘문’과 우리 극단 새벽의 연극 창고 ‘새벽’이 같은 규모이다. 굉장히 작다. 조금 더 큰 규모로는 청년극장의 문화 공간 ‘너름새’와 시민극장의 ‘씨어터 J’정도다. 이 정도 규모는 지역 극단의 한계라고 볼 수 있다. 객석은 공연마다 꽉 차나? 객석 수용 인원이 성인 60명 정도다. 공연마다 객석이 꽉 찬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2주 계획으로 공연을 할 경우 처음 일주일은 객석의 앞부분만 차고 또 막바지에는 관객이 한꺼번에 몰려 삼 면의 객석이 다 찰 때도 있다. 그때그때 다르다. 하지만 공연이 좋게 소문나면 객석이 가득 차 서서 공연을 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공연 마지막 날에 관객이 몰려 공연을 한 번 더 하기도 한다. 7시 공연이었다면 9시에 한 번 더 공연을 하는 식이다. 관객의 연령대는 어떤가? 아직까지는 젊은 층이 많이 찾아온다. 대학생에서부터 30대 전후의 사람들이 대다수다. 연극을 하는지 몰라서 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청주에도 이런 곳이 있었냐고 묻는 이들도 있었다. 대학생 중에도 새벽은 물론 극단의 존재를 모르는 이들도 많다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 일차적으로 크다. 하지만 이 부분은 모든 예술 단체들의 과제이다.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홍보 효과가 크다는 방송매체를 이용하기에는 우리 극단에서 금액을 감당하기가 버겁다. 신문의 광고란도 어렵다. 연극의 홍보를 위해 기껏 하고 있는 것은 신문의 문화란에 별도의 홍보를 하거나 단원들이 몸소 뛰어다니며 전단지와 플랜카드를 붙이는 것이다. 요즘에는 그것마저도 불법 부착물 광고라며 떼어가고 있다. 힘들다. 자금 지원은 없는가? 지자체에서 지원금을 받고 있다. 사비를 털어 공연을 하던 극단의 초창기에 비하면 여건이 많이 나아진 편이다. 물론 풍족하게 작품에 투자할 수 있는 액수는 아니다. 그래도 지원 작품으로 선정이 되면 한 작품당 적게는 4백만 원에서 많게는 8백만 원까지 지원되고 있다. 티켓의 가격은 얼마 정도 하는가? 대략 일반인 12,000원 대학생 10,000원, 중고생 8,000원 선에서 티켓을 팔고 있다. 영화 티켓 가격의 두 배이다. 가격을 감수할 만한 연극만의 매력은 뭔가? 연극의 매력은 무대 바로 가까이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현장성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공연은 같은 제목의 작품이라도 오늘과 내일의 공연이 다르다. 필름 속의 영상으로 매번 똑같은 영화와는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점에서 연극은 영화와 비교해도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 극단 새벽만이 가진 특색은 무엇인가? 지방 극단의 풍토가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새로운 창작 작품을 생산해내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여전히 지방 극단의 현실이다. 극단 새벽은 나름대로 우수한 소설을 연극화하는 작업과 함께 매년 순수창작 작품을 올리고 있다. 창작 작품이 적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어도 일년에 한 작품을 지역 작가와 힘을 합쳐 순수 창작 작품을 올리려고 한다. 지난 3월에 공연한 ‘배뱅이 간다’와 오는 11월에 공연 될 ‘깡통’도 그러한 순수창작 작품 중의 하나다. 이런 점이 우리 극단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직접 극작을 맡기도 했는데 ‘깡통’은 어떤 작품인가? 두 주인공의 유년 시절과 깡통에 연관된 이야기이다. 특히 이번 연극은 난타, 점프 등에서 보여주었던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재활용 깡통의 두드림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한마디로 고향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잊었던 순수함을 느끼며, 두드림을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연극이다. 당신의 지친 어깨를 잡아줄 수 있는 연극 깡통, 기대해도 좋다. 연극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한 방법이 있는가? 무슨 방법이 따로 있겠는가. 그저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연기자들의 움직임에 집중하라. 무대의 조명이 꺼졌다가 밝아지고 음향이 들리고 연기자들의 몸놀림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보이는 대로 보고 느끼는 대로 느끼면 공연이 끝난 뒤에 분명 얻어가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옆에 앉은 여자친구도 음료수와 팝콘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그 순간순간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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