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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 페이버 -
이집트목장 이은애 집사
7년 전 S고에서 새 학기를 준비하는 2월 어느 날 2학년 담임을 배정받고 새로 발령받은 2학년 담임 국어 선생님과 함께 국어과 협의회에 가려고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새로 오신 선생님이 내게 어떤 과목을 맡고 싶으냐고 물었다. 나는 S고 5년 만기가 되는 해였고, 전에 문학을 가르쳤던 경험이 있어서 문학을 하면 좋겠다고 말하고 과목배당 국어과 협의회에 들어갔다. 2학년 차례가 되어 국어과 부장이 어떻게 배정할지를 묻자 새로 오신 선생님은 자신이 먼저 문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순간 매우 당황스럽고 마음속이 복잡했지만 양보하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남은 작문 과목을 맡겠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며 ‘양보한 건 잘한 거야.’라고 말하며 자신을 위로했지만, 작문을 어떻게 지도할지 막막하고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에 기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 당시 고등학교에서 작문 과목은 지도하기 쉽지 않기에 보통 수능대비 언어영역 문제 풀이 위주로 수업을 하던 때였지만, 나는 작문책을 보며 그래도 교과서로 제대로 수업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결론을 내리고 한 학기 강의계획서를 작성하고 주당 3시간 중 1시간은 글쓰기를 지도하고 2시간은 진도 대로 여러 가지 종류의 글쓰기 및 발표로 수업을 진행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 해는 교직 인생에 가장 보람 있고 의미 있는 한 해가 되었고, 글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더 깊이 알 수 있는 해였고,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불만도 있었지만, 한 해가 끝나고 아이들은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고 3학년 때 자기소개서 쓸 때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얘기도 했다. 한 해가 마무리될 즈음 문학을 가져갔던 선생님이 ‘내가 작문을 맡을 걸 그랬네.’라는 말은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라고 양보했던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말이었다. 양보하는 것은 힘든 선택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하나님은 내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고 계셨던 것이다.
7년 전 내가 겪었던 일이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 ‘페이버(Faver)’였다는 것을 얼마 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페이버(Faver)’는 히브리어로는 ’헨(Faver)‘으로 우리가 거저 받는 은혜라는 점에서는 은혜(헤세드, Grace)나 자비(라훔, Mercy)와 비슷하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을 때’에만 우리에게 오는 특별한 선물로,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한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의 의미는 하나님이 “내 몸과 같이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신 것을 참되게 실행하는 것을 의미하며 내게 없어도 되는 것을 이웃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너무 소중한 것을 이웃에게 기꺼이 내어줌으로써 받는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한다.
책의 저자인 하형록 회장은 목회자인 부모님의 헌신으로 초등학교 6학년까지 부산 한센병 환자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3세에 선교사의 도움으로 아버지를 따라 미국 필라델피아로 가서 서툰 영어로 인해 힘든 학창 시절도 보냈지만, 과학과 공학 쪽에 관심이 많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와 동 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그 후 최고의 주차빌딩 건축 설계 회사인 워커사에 입사해 스물아홉의 나이에 중역의 자리에 오를 정도로 성공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33세의 젊은 나이에 ‘심실빈맥’이라는 심장이 불시에 빠른 속도로 계속 뛰어 죽을 수도 있는 무서운 병으로 생사를 오가는 지경에 처한 후 2년간 생명을 위협하는 절박한 위기의 순간들을 필사적으로 넘기며 살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그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 완전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났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자신에게 주어진 심장을 생사를 오가는 옆방 환자에게 양보하는 등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사는 삶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바로 ‘페이버’이다.
심장이식 수술을 마치고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 그는 잠언 31장(P31)에서 얻은 지혜로 하나님의 기업 ‘팀하스’(TimHaahs)를 시작하고 ‘우리는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훈 위에, 잠언 31장에서 뽑은 성경의 원리들을 그대로 실천하여 ‘성경대로 멋지게 비즈니스 할 수 있음’을 증명하면서 비즈니스계 하나님의 모델로 쓰임 받고 있다고 한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 희생하며 천지창조와 같은 하나님 나라의 선한 질서를 지켜갈 때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인 페이버를 받고 누리며 사는 삶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도 하나님이 주시는 특별한 선물인 페이버가 넘치기를 소망한다.
첫댓글 다 쓰고보니 저자가 우진숙 집사님의 P31과 겹치네요. 우짜지요???
괜찮습니당~~~저도 같은 책인줄알고 어찌 이런일이 하며 들어왔더니 책은 다르네요~~^^*
학교도 옮기시고 많이 바쁘셨을텐데 이렇게 좋은글을....감사합니다...
너무 개인적인 경험의 글인 것 같아 삭제하려고 들어왔는데 집사님이 좋다고 하셔서 교정완료로 옮길게요.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