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1.
-세상에, 이런일이 있었지요.
살다보면 별의별 일이 다 있다지만
정말로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새벽 세시 정각,
렉스톤과 15인승 봉고에 나눠 타고
주당산악회 대원들은 고양시를 출발했습니다.
전라도 고흥 녹동항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제주행 카페리오를 타기 위해서였지요.
공주를 막 지날 쯤,
‘정안휴게소’를 100여m 남겨두고 봉고차에서
연기가 솟아오르면서 차가 서버리지 멉니까.
고속도로 한 가운데서 말입니다.
졸지에 차를 밀고 가게 생겼습니다.
차에서 모두 내려, 차량 뒷꽁무니에
개미떼처럼 우르르 몰려서 밀었지요.
그나저나 큰일이지 뭡니까.
이때 시간이 이미 새벽 5시,
고장 난 차를 고쳐서 고흥에 10시까지 내려간다는 것은
아무래도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별의고 별러서 가는 한라산 등정길인데...’하는
아쉬움만 가득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제부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순발력 빠른 김영후단장이 운전대를 내 동뎅이를 치더니
휴게소로 재빨리 뛰어 가는 겁니다.
한참 후,
밀고 가던 봉고차가 휴게소에 막 들어갔을 때
누군가하고 대화중이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생각하기에는
‘빳데리가게 주인하고 상의 중이나 보다’라고만 여겼지요.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그 버스 앞 유리에 ‘謹弔’라는 글귀로 보아
영구차임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상주하고 어느 정도 얘기가 끝났는지
“짐 옮기고 빨리들 타라”는 것입니다.
내용인즉,
버스 한 대가 휴게소로 들어가더랍니다.
혹시나 해서 그 버스를 잡기위해서 뛰어 갔는데
공교롭게도 ‘운구차’였던 것이지요.
제주도 가기위해 고흥 녹동으로 가던 중이며,
10시 배를 타야한다는 사정 얘기를 하고
신세를 좀 지자고 했더니 상주께서 흔쾌히 받아 주더라는 겁니다.
이 얼마나 고맙고 기쁜 일이겠습니까.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이 영구차가 어디까지 가는 차인 줄 아십니까?
놀래지 마십시오.
글쎄, 고흥까지 간다지 뭡니까.
이럴 때 흔히 우리 주당에서 쓰는 말이 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편!’
김영후 단장의 재치로
고흥 녹동항에 9시 50분에 당도할 수가 있었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슬아슬하게 카페리오에 몸을 실은 대원들의 기분은
절정에 다다랐습니다.
스릴은 또 다른 기쁨을 주었습니다.
휴게소에 고장 난 차와 함께 남아서
하루 종일 묶인 영후형님께는 미안했지만 말입니다.
“만인을 위해 희생해 주신 형님,
정말로 고맙습니다.”
카훼리호에 짐을 챙겨 오르기 위해 서두릅니다.
고흥 녹동항은 깨어 있었습니다.
멀리보이는 쾌속선 '가도파'를 타고 거문도에 다녀 온 적이 있습니다.
장운기대원과 김희성대장이 배 갑판위에 올라 포즈를 취합니다.
제주배가 떠나자 녹동항은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지만 또 만날 날이 돌아 오겠지요.
배에 오르자 대원들은 주당의 특유한 술판을 벌립니다.
족발에 소주 한 잔은 쥑여 줍니다.
이 아줌마들 또 벌렸네요.
"오늘만 봐 주라-"
박옥자대원의 부탁 아닌 부탁입니다.
첫댓글 007작전이 따로 없네요..제목 카페리호를 잡아라...가족 같은 분위기의 카페,가끔 재미나게, 편안하게 보고갑니다...
그렇습니다. 그 카페리호를 잡기 위해서 펼친 한편의 드라마였지요.
참으로 부럽군요
김영후 단장의 추진력과 기발한 아이디어는 정말 높이 사 줄만 합니다.
멋지고 즐거운 여행을 하셨네요 김영후 단장의 순발력과 재치가 돋보이는 한라산 등반이었군요 부럽습니다
순발력. 재치 누구에게나 있는것이 아니지요. 그럼 단장은 홀로 가게되었나요. 그래서 그유명한 주당산악회 단장이지요 영원하도록... 언제나 행복한 주당 신원당.
멋진 기행을 파노라마로 생생하게 재생하는 정구아우가 있어 우리주당은 불참자도 60%는 갔다온것첨럼 즐길수있으니 참좋다*&*^
6부작으로 올리긴했지만 미진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주당식구가 다 함께 갈 수있는 기회를 만들어 봅시다.
스릴 있는게 갈때부터 재밋는 여행 이엿구먼 저도 어제 녹동항서 제주행 카페리호구경하고왔네 타진못하고 언재쯤 탈수있을까 아무튼 부러워 검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