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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갯벌에 빠져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물이 탁해
당연히 더럽다고 생각 했습니다
맘이 급해
곧장 일직선으로 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게
제 착각이고 오만이었습니다
갯벌 바다의 물은
더러워 탁한 게 아니었고
지름길처럼 보였던 갯벌은
움직일 수 없는 늪이며
날카로운 가시밭길
돌아가는 길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빠지고 허우적대며
그 속을 간신히 헤쳐 나오며
비로소 알았습니다
이 세상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님을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_갯벌, jiri-깽이 恩敬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_
남해안1구간
(부산 오륙도~창원시 진해구 명동) 85km
남해안2구간
(창원시 진해구 명동~마산합포구 진동면) 94km
남해안3구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통영시 덕포리) 82km
남해안4구간
(통영시 덕포리~사천시 삼천포항) 158km
남해안5구간
(사천시 삼천포항~곤양면 석문마을회관) 59km
이번 남해안6구간은
경남 사천시 곤양면 대진리 석문마을회관부터
경남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 ‘구노량마을’
남해대교까지 55km
1구간~6구간까지
누적거리 총 533km
9월로 접어드니~
이제 노숙도 침낭 없이는 안되겠네요.
한밤중~ 새벽 바깥 공기는 꽤나 쌀쌀~ 합니다.
비가 와서인지 이밤,
모기는 없어 모기장은 치지 않고.
인근의 남해고속도로 차 달리는 소리가
제법 쌩쌩~크지만
저는 뭐~ 머리만 대면 쿨쿨~ 잘도 자는지라^^
가까이 가을 들녘에
어느새 자리잡은 풀벌레 소리에
토닥토닥 단잠 자고 일어나
새벽 5시 30분 남해안6구간 걸음
석문마을회관 앞에서 시작합니다.
솜주먹 아우님께서 금요일 업무차 거제도에 왔어서
새벽00시45분 진주역에 도착하여
석문마을회관 들머리까지 이번 구간은
솜주먹님 빠방이 도움을 좀 받았습니다.
대진교를 건너
곤양천 물줄기 천변의 임도 따라 걸어갑니다.
이번 걸음 물때 시간은....
9/4일(토). 음력7월28일. 5물
만조 07:43(↑122) 20:21(↑221)
간조 01:59(↓-135) 13:44(↓-157)
9/5일(일). 음력7월29일. 6물
만조 08:20(↑168) 20:55(↑269)
간조 02:29(↓-180) 14:22(↓-205)
7물, 8물 때가
물이 가장 많이 빠지고 가장 많이 들어오는 때라
5물, 6물인 이번주는 어느 정도 물이 많이 있을 듯.
감 잡아 보고!!
지금도 물이 열심히 차오르고 있어요.
만조 지나고
물이 어느정도 빠지기 시작할 무렵부터나
해안길로 걸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실 방장님이 안왔다면
이쪽 지역, 저는 안전하게 내륙의 길 따라 갔을건데.
지금 시간이 6시20분이거든요.
만조시간이 7시43분.
아직도 물이 들어오고 있는데
방장님은 해안따라 갈 수 있을거라 판단을 하시네요.
한번 해안길 따라 가보자고!
우하하.
방장님 뒤에서 뭐하나했더니
장화 가지고 오셨어요.
혼자만 완전무장~
해안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자~
물가에 있던 보이지 않던 쪼맨한 망둑어 녀석들이
(사실 저는 '망둥어'가 표준어인줄 알았는데
어쩐지 망둥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고 입에 척척~)
자다가 놀랐는지 물 속에서 다다다다~
어찌나 잽싸게들 움직이던지...
이곳 물가가 일순간 난리가 났어요^^
그 모습에 우리들 모두 신기해서~
배지느러미가 빨판처럼 생긴 망둑어
그래서 물 위에서건, 갯벌 위에서건
쭈욱쭈욱~ 미끄러지듯~
우리가 다리 밑으로 지나가야할
사천대교가 저 멀리 보이고~
밀물때라,
아직도 물은 계속 들어오고 있어요.
어라... 앞에 가는 솜주먹 아우님
허벅까지 물이 차오르고 있습니다.
지금은 바닷물도 밀물~
와룡산도 밀려든 구름에 포옥~ 잠겨버렸네요.
물이 해안가까지 거의 차올랐어요.
첨벙첨벙~
요녀석은 딱 봐도 예사 모양이 아니죠?
공룡발자국이려나요????
꺅~ 이번 구간에서는 특별 이벤트가 있어요.
중앙시장에 가서
가장 싼 냄비도 하나 공수해왔구요.
부싯돌 사서 장식품처럼 가지고만 있었던 거
드디어 개봉박두~ 써보는 날.
해안길 하면서 이런거 한 번쯤은
추억으로^^
방장님이 경험하게 해주신다고.
불 피워보라고 하셨는데...
ㅎㅎㅎ 그냥 쓱쓱~ 문지르면
불꽃이 튈줄 알았는데
저도, 솜주먹님도 불이 잘 안붙더라고요.
결국 방장님이 빠른 스피드로 틱틱!~ 하니
불이 화르륵~
주위에 잔가지들 모아 오고
바쁘다 바빠~
나무 잘못 주워오면 펑펑~ 튀기도 하니까 조심.
저 파이프는
도대체 어디서 주워온건지 방장님 완전 대박~
바람 불어 넣으니 연기가... 피어오르며.
불이 더 잘 붙긴 붙네요.
켁켁~
근디 왜 연기는 나한테만 오는겨!!
절루가~ 이놈의 연기~ 켁켁~
맙소사, 생각하지도 못했었는데
방장님 무말랭이며 멸치볶음까지
반찬도 많이 챙겨오셨고.
그릇은 라면 비닐봉지와 냄비 뚜껑~
이런 곳에서 일회용 나무젓가락은 노노~
젓가락도 직접 주위 나뭇가지로^^
정글의 법칙에 김병만이 있다면
해안의 법칙엔 배병만이 있다!~ 짜잔~
김병만 & 배병만
누가누가 쎌까??
한번 붙어보면 진짜 재미날 듯 합니다.
솜주먹 아우님과 내가 하면 잘 안되는 것도
방장님이 하면 너무도 쉽게 쉽게.
방장님의 해안길 이벤트 아침 식사,
역시 굿~~ 엄지 척!!
바닷가에서 불 때서 끓여먹는 라면맛
국물 하나 남김없이 햇반까지 하나 투척해서
후루룩~
이게 바로 바다의 맛~~ 아니겠습니까~ㅎㅎㅎ
뒷불, 뒷정리까지 완벽 깔끔하게 마무리 한 후,
배 두드리며 다음 길 이어갑니다.
이제 물은 조금씩 조금씩
밀려 나가기 시작합니다.
하늘 구름도 조금씩 걷히기 시작~
구름은 바다를 좋아하는지 따라쟁인가 봅니다^^
아~ 바다다~
음~~~ 공기 좋고.
지금 도로 따라 걸어가면 많이 더울꺼예요.
이렇게 물가로 가니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아주아주 시원~합니다.
방장님 이번 주말의 패션~
고무장화도 윗부분을 접어 신으니
쪼매~ 멋스럽습니다.
바닷길 갯벌에서는 역시 대한민국표 고무장화
바위 바닥, 미끄러운 곳들이 많아서
지팽이 하나씩 이렇게 단디 들고~
이 바위 녀석들...
오랜시간 모진 풍파 견디며
지금의 이 모습으로까지 왔겠지요.
방장님도, 솜주먹 아우님도
이런 저런 일들 많이 겪으며 여기까지 왔겠고.
물론 저도 마찮가지구요.
^^
살아간다는 것은 어쩜 그 자체로
박수받아 마땅한거 같아요.
세상에는 쉬운게 없어요.
그러니 우린 모두 대견한 존재들~
다들 애쓰며 사는 세상.
물론 이 땅 위의 자연도 엄청나게들 대견하죠.
사천시 동부 용현면 주문리 거북선 마을과
서부 서포면 자혜리 마을을 잇는
사천만 위의 사천대교
아~ 뭐니뭐니해도 역시 다리 밑은 시원~하네요.
해안길을 돌고 돌아
드디어 이곳을 이렇게 통과하고.
사천대교는 길이 2.145km, 너비 11.2m로
2006년 12월에 개통~
1999년 3월에 착공, 7년여 만에 완공되었구요.
교량과 접속도로 3.23km를 포함하면
총길이는 5.37km.
사천시 주문리와 자혜리 마을 이동시
승용차 기준 무려 32km
사천대교 덕분에 40여 분에서
10분 이내로 줄어들었다고 하니
지역의 효자 노릇~ 톡톡히 하는 다리 되시겠습니당.
아~ 진짜 길다. 길어!
지도를 보니...
사천대교 다리가 놓인 이곳이 사천만에서
동쪽과 서쪽 직선 가장 가까운 장소로
다리 놓기 딱 적합~ 좋았겠습니다.
지도를 자주 들여다보며 다니니
다리 놓이기 좋은 장소도 이제는 척보면~
딱~ 알겠네요^^
그 옛날 1592년 5월 29일
사천선창에 있던 왜군들을 유인해서
바닷물이 밀려올 때를 틈타~
처음으로 선보였던 거북선을 앞세우고 적진으로 돌진
적선을 가르며 난장판을 만들고 불태우며
왜적들을 크게 무찔렀었죠.
이 앞바다가 그 사천해전의 역사적 장소입니다.
해안가를 돌아가니 도로로 연결이 되고.
위쪽에 식당이 있어 가보니
닫혀 있어 되돌아 가려다가는...
옆에 "다즐"이라는 카페 문이 열려있어서
들어가 봤어요.
사실 시간도 오전10시가 안되었어요^^
여기 여사장님 완전 친절~
우리가 첫손님이래요^^
저희 시원~한 것좀 달라고 하니
이렇게 "수제자몽차"로, 완전 맛있어요.
기존 카페에서 먹었던 그런 자몽차가 아니고
진짜 수제로 만들었다는 말이 실감~
자몽알까지 싹싹 긁어 먹었을 정도로
알맹이가 탱글탱글~ 최고였어요.
방금 찐 뜨거운 감자도 서비스로 내어주시고~
1개만 쪼개서 나눠 먹었는데
감자가 고구마처럼 맛있더라고요.
일단 조금 가다가 밥 먹어야하니
감자는 배낭 속에 저장~
조금 더 가서 들어간
서포면 자혜리의 "대교횟집"
여기 아니면 밥 먹을 곳이 이제는 없어서
여기서는 꼭 먹고 가야해요.
해안길엔 역시 물회,
한그릇씩 스~~원~~~하게!! 밥 말아서^^
좀 이른 점심 오전 10시 30분쯤
이렇게 밥 먹고 가요~
사천 자혜리 갯지렁이礁(초, 암초).
사천시 서포면 자혜리 산29번지의 앞바다의
국가 소유 보호구역 200㎡내의 화석갯지렁이초
바닷속에 있는 화석으로 굳은 바윗덩어리
이 바다 속의 화석 바윗덩어리는
중생대층(1억8200만년전)의 갯지렁이 화석 바윗덩어리로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자료라고 하네요.
식물로는 활엽수가 나고 양치류 등,
또 동물로는 거대한 공룡 등이 출현
파충류를 비롯하여 암모나이트(ammonite:화석조개)등이
번성하였던 시기라고 합니다.
도지정기념물 제241호로 2002년 6월7일 지정되어
관리하고 있다고. 규모 300㎡
사실 이런걸 보고
화석인지 아닌지는 전문가나 알지
우리같은 사람은 잘 모르는 게 당연~
물회 먹고 나와 해안길 따라 걸어가니
벌써 물이 많이 빠져 있었습니다.
물이 빠져나가니,
그 숨겨뒀던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
이 작은 것들이 모두 고둥이예요. 엄청나죠~
물방울 화가라고 물방울만 그리던 화가^^ 있었잖아요.
갯벌 화가도 한 분, 조만간 나오지 않을런지...
아~ 이 얼마나 오묘해요.
우리는 모두가 예술가들
모두가 시인이고 작가고, 가수이기도 하고
때론 화가가 되기도 하고.
꼭 잘할 필요는 없어요.
내 나름대로 그저 즐기면 되는거죠.
어릴 적 학교 다닐 때는
하기 싫어도 다~ 해야만 했잖아요.
미술 시간엔 그림 그리고, 체육 시간엔 달리기 하고
음악시간이면 노래 부르고 악기도 만지작거리고...
종종 그런 시간들이...
억지로라도 주어졌던 그 시간들이...
문득문득 그립기도 합니다.
지금은 하고는 싶은데,
막상 하려면 또 안해지게 되고.
해안길을 걸으며
때론 흥얼흥얼 노래도 나오고
아름다운 모습 보고 있자면
그림으로 담아두고도 싶어요.
글로도 좀 제대로 담아두고 싶은데
욕심처럼 안되구요.
내가 느끼는 이 감정들을
어떤 형태로든 담을 수 있으면 좀더 제대로 담고 싶은데...
소리처럼~ 순간 왔다가는
사라져버리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요.
방장님 앞에 가는데
풍경과 너무 잘 어울려서
"방장님 잠깐만요~"
소리질렀어요.
해안길 너무 아름답죠.
그곳에 사람이 서 있을 때
그 아름다움은 극대화되는 거 같아요.
저 이런거 처음 봐요.
해안이 안쪽으로 굴곡~ 움푹 들어가진 곳에 설치된
돌그물인 독살(석방렴(石防簾))
밀물이 되면 고기가 물과 함께 들어왔다가
썰물이 되면 물이 빠져 나가면서
돌담 안에 남아 있는 물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고기잡이 방법.
돌담의 길이는 보통 100m 내외,
대형은 300m가 되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가운데만 뚫려 있었구요.
썰물때 이곳으로 물이 빠져나가야하니
다른 곳들보다 물살이 좀 있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몸이 휩쓸릴 정도는 아니었구요^^
그래도 혹시 몰라 조심조심~
자~ 퀴즈 나갑니다.
방장님은 장화를 신었었죠.
처음에 물 깊이 확인한다시며
방장님이 솜주먹님 신발 빌려 신고
본인 짐을 물건너에 놓고 왔습니다.
그리곤 저를 데리고
물 건너 다시 다녀 왔구요.
그럼 두번째 사진 속 방장님은 지금
무엇을 신고 솜주먹님 신발을
가져다 주러 가는 걸까요?
방장님 손에는 분명
솜주먹님에게 줄, 솜주먹님 신발이 들려 있어요!!
분명 물이 무릎 위까지 올라와~ 깊어~
장화 신고 건너는 것은 아닌데...
처음엔 솜주먹님 신발 신고 건너가서
솜주먹님 신발을 건너에 있는 솜주먹님께로
던질까~ 그랬었는데
도저히 던질만한 거리는 아니었고
잘못 던지면 밀려나가는 물살에 실려
그대로 신발은 떠내려갈판~
???
이 문제 처음으로 정답 올리시는 분께
소정의 상품 있습니다.
사실 저는 같이 있으면서도
방장님이 나중에 어떻게
솜주먹님 신발 건네 줄지 엄청 궁금했었거든요.
^^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기가 막힌 묘수가 있었어요.
방장님 역시 대단하다~
솜주먹님은 이렇게 독살 사이를
본인 신발 신고
마지막으로 홀로 유유히 건너 옵니다.
ㅎㅎㅎ 장화에는 요로코롬
물 한 방울 들어가지 않았당께요.
물 속을 쉽게 걸어 건넌 것 같아도
물 속에 바위며 굴껍질 같은 것들이 있어서
방장님도 솜주먹님도... 같은 부위 종아리 옆에 보니
긁힌 상처 피가 보이더라고요.
요런 좁은 독살도 건너 지나고요^^
뾰족뾰족 굴껍질이 곳곳에 붙어 있어서
미끄러질 걱정 없이 건널 수 있어요.
초양대교와 늑도대교가 보이고~
창선도 섬과 남해도 섬.
솜주먹님은 동해안 유치원도 건너뛰고
이렇게 남해안 길을 걷고 있어요.
뭐든 배움에도 순서가 있는건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지?
후기까지 쓰려고 하니 더 죽겠지?
솜주먹 아우님~
해안길 걷는 것 하나도 사실 별거 없을 거 같지만
그렇지가 않아요.
나는 동해안 유치원에서 열심히 걸어 내려오며
기초 탄탄하게 배워가지고 왔데이~
이 내공이 그냥 쌓인게 아니랑께. ㅎㅎ
독살이 또 있어요. 오예~
두번째 사진 보면, 저~ 안쪽으로
원래는 뺑~ 돌아서 걸어야 하지만
이 독살 덕분에 우리는 시간벌기 찬스 획득.
지도로만 보면
바다 위를 우리가 걸어간 거예요.
^^
여기는 깊지 않아서 같이 이렇게 걸어가고~
또 가다가는...
이번 독살은 심상치 않습니다.
일단 방장님이 배낭 매고 가다가는 배낭을 머리 위로 들고
저쪽편에 배낭 두고 오셨구요.
다시 와서 제 배낭도 들어다 놓았어요.
여기서는 방장님 장화고 뭐고~ 그대로 퐁당~
지팽이로 바닥 짚어가며
방장님 밟는 곳만 따라서 쫄래쫄래~
가슴까지 물이 차오르니, 순간 식겁.
바닥 잘못 밟으면 움푹 들어간 곳 밟을 수도 있어요.
바위 사이에 발이 낄 수도 있고.
그러다 자빠지면 ㅠㅠ 앙돼요.
솜주먹 아우님도 바로 뒤 이어서
배낭 한 손에 높이 들고 물건너고.
돌그물인 독살 덕에 우리 해안가로 둘러 걷는 수고 덜고
시간 절약도 하고,
시원하게 물놀이도 풍덩풍덩~
오예~~오예~~
독살은 태풍이 한 번 지나가고 나면
한 두 곳씩 무너지고
사람이 돌보지 않으면 쌓는데 50년이 걸렸어도
무너지는데는 한순간이라고.
우리들도 건강 돌보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사실 명심!!
요즘 같은 때는 특히나
다들 건강 잘~ 단디~ 지키자구요^^
바닥은 진흙 뻘~밭이라 위로 올라서서 건너고~
우리 모두의 바다고, 갯벌이예요.
이 바닷가에 종종 사람들 웃는 소리가 함께하면
지금보다...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요?
남파랑길도 좋지만
해안길 찾아 걷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해안길, 너무 아름다운 이 길이
더욱 많은 사람들 눈과 마음에 담겼으면 좋겠어요.
우리만 보기 너무 아까워요.
날은 덥고 물은 다 떨어져가고~
사막도 아닌
바로 옆에 물이 지천인 바다 해안가를 걷는데...
헥헥~ 아~ 시원한거 먹고 싶다~
개방형 창고 건물이 보이는데 그 안에
냉장고가 있더라고요.
사람이 있으면 물좀 얻을 수 있을지 물어보겠는데...
아무도 없고.
혹시나 싶어 냉장고를 열어본 순간
우리 모두 두 눈이 띠용~ 똥그랗게~
우리 온다고 누가 일부러 넣어놓은 것처럼
냉동실 안에 생수가 가득차 있더라고요.
성능이 좋지는 않은지, 앞쪽은 좀 녹긴했어도 시원~
뒤쪽에 있는 생수들은 얼음이 안녹고 있었구요.
그래서 물 몇 병 꺼내고
냉동실 문틈에 돈 끼워놓고 왔습니다.
허락없이 꺼내서 죄송합니다.
돈 놓고 가니 목마른 중생들 나쁘다 밉다 마시고
이해 자알~ 부탁드립니다.
사실 솜주먹님이랑 저랑만 있었으면
꿈도 못 꿀 일~
우리는 간땡이 크기가 방장님 발톱에 때만큼 밖에
안되는 사람들이라...
뭐지? 해안가에 무슨 남자 변기통이?
누가 나사도 박아서 설치해 놨더라고요.
"모델 서봐봐~" 했더니
솜주먹님~ 으하하하~
남자들이 조심해야할 "세끝"이 있는데...
혀끝, 손끝, 그리고.. .하나는... ㅎㅎㅎ XX끝
늘 조심조심!!
남해안길 걸으며 변기 인증 안하면
남해안길 무효~ 다시 걸어야 합니다.
걷다가는 풀숲에서 풀벌레소리인줄 알았는데...
방장님이 개개비 소리래요.
개개비가 뭔지도 몰랐는데
솜주먹님이랑 같이 찾아보니 갈대밭에 사는 새^^였네요.
공기는 나무가 많은 숲에서...
만들어진다고 다들 알고 있는데
사실 가장 많은 산소가 만들어지는 곳은
바로 바다.
바다의 플랑크톤이 번식하며
산소를 배출하는데
우리가 숨 쉬는 산소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바다에 가서 다들 팔 벌리고
아~ 좋다~ 그러며 숨 들이마시는 이유가 있었네요.
산소 충만~! 음~~
날이 좋아서
바람이 너무 좋아서^^
그냥 지나갈 수가 없겠더라고요.
해안가에 돗자리가 펴지고
커피 한 잔씩~
빵과 이때까지 따끈했던 카페에서 주셨던 감자 꺼내 먹으며
잠시 쉬어 갑니다.
아~ 이 얼마나 행복한지.
잘 먹고 이동 하기 전, 잠시 들러야 할 곳이 있었으니
먼저 가시라고 하고
저는 실례~실례~ 합니다.
모퉁이 돌아 가니
방장님과 솜주먹님 벌써 해안가를 돌아 저멀리 가 있어요.
쫓아가려고 하니, 대략 언제 가나~ 싶어...
딱 보니 별로 질퍽질퍽 그래 보이지도 않고~
물도 쫌 멀리 있고.
갯벌로 한발 한발 별생각 없이 걸어가 봅니다.
굴껍질, 돌~ 보이는 곳 밟으며
몇 발 걸어보니, 걸을만 했어요.
그러다가는, 어라~ 푹~ 푹~ 발이 안빠져요.
힘줘서 빼보려고 빼보려고... 낑낑~
순간 균형을 잃고 꽈당~
아악~
진흙 바닥 짚은 손을 들어 올려보니
손끝에서는 진흙 처발처발 위로
붉은 피가 나오고 있고
지팡이는 1/3이 부러져 버렸고
보조가방이고, 그 안으로 휴대폰 있던 곳에
진흙이 이미... 침투.
아~ 어쩐다~
이 손으로는 만지지도 못하겠고.
우왕~ 피~~ 피다~
방장님이 솜주먹님에게
"가서 깽이님 데꼬 나온나~"
그랬대요.
근데 맙소사!!
몇 발 걸어들어오다가는
솜주먹 아우님 그대로 얼음~
지금 장난하고 그럴 때 아닌데...
오는건지 안오는건지...
왜 안와??
솜주먹 아우님~ 보디가드 해주겠다는 그 말은
어디로 쏘옥~ 들어가 버렸노.
결국 솜주먹 아우님은 그자리에서 Back~
힘겹게 되돌아 나가고.
방장님과 바통 터치.
대한민국표 고무장화의 위엄을 보이며
성큼성큼 갯벌로 걸어들어오는 방장님~
저를 보자마자
혀를 끌끌~
더 러 워 !!
저 있는 곳 앞까지 와서는
방장님이 밟은 곳만 따라 밟으며 나오래요.
근데 발이 빠져야 그곳을 밟고 나가죠.
말이 쉽지.
저도 그러고 싶죠~
한 발 빼서 옮기면 다른 발 빼야하고
발따로 나오고 신발 따로 빼내고... 다시 신고...
바닥이 온통 굴껍질 박힌 돌이라 양말도 안신었는데
맨발로는 디디지도, 한발도 못가겠고~
근데 어째요.
신발 신고는 이 갯벌을 못나겠는데
결국은...
신발 양 손에 들고 맨발로 걸어 나와습니다.
그 한 발 한 발의 고통을 뭐라 말해야 할지...
가시밭길 걷는 심정이 이럴까?!
한발 디딜때마다... 아악~ 으읔~
제 두 발 바닥이며 발등 발목쪽은 긁히고,
칼자국 마냥~ 상처 투성이...
그래도 나오니 아픔보다는 살았다는 안도가...
발바닥에 진흙이 처발처발이라
지금은 아픈줄도 모르겠고
이렇게 정신없이 웃고 떠드느라~
저 완전 바보같죠? 초딩 깽이 맞는 듯.
근데 살아나왔으니 말인데
죽을똥 살똥~ 힘들고 아팠지만 나름 재밌었어요.
제가 나와서 제일 먼저 뭐했는 줄 아세요?
제 휴대폰좀 꺼내서 닦아보라고.
그놈의 휴대폰이 제 몸뚱이보다 상전입니다.
다행이 물은 아니었던지라
이미 더러워질대로 더러워진
제 윗 옷에 쓱쓱 문질러 닦으니
다행히 멀쩡했네요.
그렇다면 만사~오케이~ㅎㅎㅎ
그래서 웃는거예요. 제가.
휴대폰 고장났으면 저는 아마도
지금 엉엉~울고 있을 겁니다.
오늘의 제 몸개그~
이정도면 뭐 그랑프리 거시기 저시기 나가도
상 하나는 거뜬히 받을 수 있겠죠?
바다에 들어가서 일단 씻는다고는 씻고 나왔더니
뒤에도 뭐가 묻었던가 봐요.
제가 뒤는 안보이니 다시 들어가서...
솜주먹 아우님 농담도 잘합니다.
저보고 등에 진흙 닦아주며
"할멈~"
그럽니다.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요놈이...^^
남해 바닷물에 조신하게
들어갔다 나왔더니
진흙 처발처발~ 헌몸이 짜잔~ 새몸이 됐습니다.
가방도 닦고~ 아휴~ 대간타~
오늘은 저녁 되기 전까지는
(만조시간 저녁 8시21분)
물이 빠지고 들어오는 때라
룰루랄라~ 맘 편하게 바다 위를 저벅저벅~
어차피 해 떨어지면 어두워서 위험하니
도로 따라 가야하구요.
오늘 물때가 낮에 걷기 좋은 딱~ 안성맞춤인 날~
그리고 남해안 오늘 아니면
갯벌 체험, 해안 체험 이제 한동안 못해서
이번에 맘껏 하자~ 그러며 걷고 있습니다.
이제 다음 구간부터는 도로 따라서 거의 진행, 걸어야해서~
걸어왔던 길도 뒤돌아서 한 번 더 보며...
하늘에는 구름 새 한 마리 날아가고 있고~
방장님이 장화신고 갯벌 안으로 조금 걸어들어가 보며...
빠지는 듯 하면, 우리는 해안가로~
철제 광고판넬인지 바닷가에 있더라고요.
방장님이 이 판넬 들으면 게가 몇 마리 있을까?
내기하자고 하셔서.. 10마리 단위로.
엄청 많을 줄 알았는데...
저는 10마리...
.
.
두구두구두구~ 확 들춰봤더니...
딸랑 2마리뿐이었네요.
작은녀석 1마리랑 요~ 큰녀석1마리
요녀석 힘도 좋아요.
방장님이 잡았을 때는 물지도 않더니
제가 잡으려고 하자
앙~ 물어서 꺅~
이녀석들도 사람 봐가면서 무나??
요놈~ 떽!
바위마다 굴껍질 다닥다닥 보이시죠?
저게 얼마나 날카로운지...
남해안은 굴껍질이 많아도 너~~~~무 많아요.
아~ 아까 갯벌에서 넘어졌을 때
얼굴에도 머드팩좀 처발처발 했어야 했는데
꽁짜잖아유~ 지천에 널렸는데...
솜주먹 아우님은 뭐가 그리 재밌고 신나는지...
웃느라 정신을 못차리고~
그러다가 얼굴 근육 마비 오겠다~ ^^
우리 셋 걷는 해안길마다
웃음 소리가 이곳 바닷가 곳곳에 울려퍼지고 있어요.
인생을 먼저 살고, 많이 살고
경험도 많은 인생 선배인 방장님께
배워야 할 것들은 아직도 많고~
무엇보다도,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제일 먼저 배우고 싶어요.
이 바닷가도 분명 오늘 행복하겠죠?!
우리가 걸어가며 이렇게 즐거워하니까요^^
저는 요로코롬 도요새 마냥~ 갯벌에서
콕콕콕콕~
눌러보면 딱딱하게
돌이 느껴지는 곳이 있어요.
벌써 발목까지는 벌에 먹혔어요.
갯벌 쪼매 걸어봤다고 이런 요령도 생기고~
뭐든 해보면서 느는 거죠.^^
그러면서 바닥 확인하며 늦게 가니까 방장님 또 호통~
"빨리 안오고 뭐하노?"
솜주먹님 앞에서 빨리 가려다가는 낑낑~
거봐~ 빠지잖아~
신발 잡아 빼느라ㅠㅠ 애좀 먹고.
갯벌에서는 도요새처럼 나처럼
콕콕콕콕~이게 정답~ ㅎㅎㅎ
ㅎㅎㅎㅎㅎ
방장님 맞나?
방장님 갯벌에 빠져서 앞으로 꽈당~
자빠지지는 않았지만 균형 감각 일순간 무너지고.
제가 또 의리의 사도~
방장님 구하겠다고~ 다다다다~
가까이 가서 당황하지 않고.
일단 사진 먼저~ 찰칵 찰칵~
제가 솜주먹 아우님께 늘 당부하는 말이 있어요.
제가 넘어지거나 하면 일단 당황하지 말고
사진부터 찍으라고!! ㅎㅎㅎ
"방장님 괜찮아요? 잡아 드릴까요?"
괜찮으시대요. 제 호의를 무시하시다니..이런 ㅠㅠ
방장님도 저도 다시 돌아 나오고~
갯벌은 방장님도 자빠뜨릴만큼 힘이 쎄니~
여러분 함부로 덤벼들면 큰코 다칩니다.
명심!!!~ 또 명심하이소~
솜주먹 아우님 뭘 하나 했더니만...
방장님 구하겠다고
저 큰 나무통을 들고 들어가려고 했었대요.
근디 우짜냐~ 벌써 사건 마무리 됐는디...
저 나무통으로 뭘 우짤라꼬~ㅎㅎㅎ
방장님 저거 밟고 나오라고 할라고 했대요.
기운센 솜주먹님~ 덕분에 또 한 번 웃고~
근데 또 뜬금없이 솜주먹 아우님~
발이 빠지기 전에 갯벌에서 빠르게 움직이면
괜찮을 줄 알고는
저는 목도리도마뱀이 옆에서 지나가는 줄 알았어요.
엄청 빠른 뭔가가 뛰면서 지나가더라고요.
그러더니만.... 결국....
이렇게 발목 잡히고 끙끙 거리고...
웃음터지고... 안되는 줄 알면서 왜그랬을까?!~
오늘 결국 끝까지 갯벌에서 거지꼴을 못면하네요~
이제 저녁이 되고,
물이 들어오는 속도가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네요.
만조시간 저녁 8시21분.
밀려드는 바닷물에 더러워진 몸 소독 청소좀 하고
바닷가 바위에 앉아서, 마지막 저녁 식사 주전부리~
이제는 도로 따라 진행 합니다~
이 도로길은 "토끼와 거북이길 3코스"로
비토교 0.4km - 검섬3거리(현위치) – 선창마을 1.1km
표지판이 잘 안보이더라고요.
안보이니까 더 궁금해서~
뭔가~하고 가까이 가서 봤네요^^
와룡산이 말끔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해가 떨어지고 날이 선선해지니
활동을 시작하시는 분들이 보입니다.
다평리 마을 어르신들은
집앞에 나와 부부가 보기 좋게 나물 다듬으셨고요.
바닷가 제방 안쪽으로 한 가족분들은
밭에 배추씨 심으러들 나오셨어요.
굴포마을 정자를 지나 걸어가는데
벽이 낮게 트인 집에서...
연기 폴폴~ 고기 굽고 있는 남자분이 계시더라고요.
인사드리며 혹시 물좀 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니
놀러오신 분들이었던가 봅니다.
아이스박스 안에 들어있는 물 1.5리터 큰 병 하나를
아낌없이 내어 주셨습니다.
길가 풀 속에서는 한마리의 반딧불이가 반짝반짝^^
아~ 얼마만에 보는 반딧불이인지...
덕분에 밤길 걷는 우리들 기분도 말랑말랑~
관곡천이 흐르는 "진교2교" 다리 건너
무리하지 않고 오늘 일정 마무리합니다.
택시 불러 타고 오늘 처음 시작했던
솜주먹님 차 세워둔 석문마을로 갑니다.
오늘 그곳 정자에서 다시 자고, 새벽에 차량으로 이동 예정.
석문마을 가기 전 곤양 시내에 가서 물이며
필요 물품 구매해서 석문마을로 들어갔구요.
각 생수 큰병 2개씩 가지고 어둠속 논길 옆
뻥~ 뚫린 소로에서 씻고,
어둠 속에서 이야기 나누며 가볍게 맥주도 한 잔씩^^
오늘 밤은 모기가 윙윙~
정자 안에 모기장이 쳐지고,
셋이 그 안에서, 침낭에 들어가 쿨쿨~
이렇게 주말에 한 번씩
소풍 나온 듯 즐기며 노는 거
너무너무 좋아요.
인생 뭐 있어요.
이렇게 즐겁게, 행복하게 살면 되는거지.
아~ 참말로 행복하다. 잠도 달달~ 솔솔~ 오고~
어제 날머리 "진교2교'로 가던 길에 있던 정자.
지나가다가 보니 좋아 보여서
여기서 잘까도 생각했었거든요.
아침 식사는 이곳에서^^
여기가 어르신들 파크 골프치는 곳 쉬는 정자였던가봐요.
새벽5시50분 이른 아침 식사하는데
벌써들 나오셔서
운동 시작 하는 부지런한 이곳 분들~
방장님은 식사하고,
솜주먹님 차량 날머리에 세워두고
택시 타고 오기로 하고.
솜주먹님과 둘이서 오늘 걸음 시작합니다.
양포항쪽으로 걸어가며
이곳이 발꾸미길이라는데
"발꾸미"가 도대체 뭘까
솜주먹님이랑 머리 맞대고 뭘까 뭘까
그러며 걷고 있는데...
택시가 서며 방장님 내리셨습니다.
오오~ 걷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거 같은데
벌써 도착, 방장님 동작 참말로 빠르십니다.
같이 걸음 옮기며 우리에게 물어본게 뭔줄 아세요?
발꾸미가 왜 발꾸미인줄 아느냐고 ???
그러니까요. 그게 지금 몹시 궁금했다니까요.
^^
꾸미가 끝이라는 뜻이래요.
해안가쪽에 있는 마을이라 끝이라는 말이 붙어서
발꾸미마을이 됐나 봅니다.
검색해봐도 잘 안나오던데,
방장님 덕분에 이렇게 알며 갑니다.
하동군 진교면 양포리 마을, 이곳 도로명이 바로 발꾸미길.
발꾸미길에서 걷다 만난 우리 댕댕이 삼총사~
아고고~ 이뻐라~
우리 3대3 사랑의 짝대기라도 해야하나?
개는 1만 년 전부터 키웠다~
2만 년 전부터 키웠다~ 말들이 많은데...
암튼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 중 가장 큰 선물
그 중 하나가 요녀석들 바로 댕댕이라는 사실^^
그냥 이렇게 보기만 해도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예쁘잖아요.
사람의 동반자로 인류가 끝날 때까지
댕댕이들은 함께하지 않을지 싶어요.
술상마을을 지나며...
나무 그늘 아래 평상이 있길래~
잠시 쉬어 갑니다.
방장님 배낭에서 싱싱한 파인애플이 꺼내지고
이렇게 껍질째 있는 녀석은 또 처음이라~
삼등분해서 갈비 뜯듯이^^
방장님 또 장난끼 제대로 발똥~~~~
개밥그릇 하나 가져오더니 앉아보라며~
멀쩡한 사람들을 이렇게 한순간에
거렁뱅이로 만들어버리시네요.
우리는 그래도 열심히, 눈도 꿈뻑 안하고
아구아구~파인애플 뜯어 먹습니다.
젊은 어른이 한 분 지나가고
왜 마을 이름이 술상마을인지 물어보니
여기 이사온지 얼마 안되어서 잘 모르시는 듯~
술과 관련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아래쪽에 술하마을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술上, 술下 윗동네 아랫동네 그런가 보네요.
잠시 후 나이 많으신 어르신이 지나가시길래
파인애플좀 드시라고 드렸더니
탐탁치않아 하면서 술은 없느냐고
술 아니면 안드신대요.
새벽 댓바람부터 술을 찾는 이 어르신 대단~
술을 먹어야 오래 산다시며~
그냥 갈길 가시네요.
저 어르신 보니
밥상 위에 술이 없으면 밥상으로 치지 않아서
어쩐지 마을 이름이 술상마을이 아닐런지...
암튼 마을 이름 한 번 참~ 특이합니다.
술상항쪽으로 빙~ 둘러
이렇게 나무데크가 되어 편하게 걸을 수 있었구요.
술상마을은 전어로 유명한가 보네요.
술상 며느리 전어길이라며 안내판이~
이 길은 어렵던 시절 집나간 며느리가
술상항 전어 굽는 냄새에 취해 돌아온 길이라고...
동영상으로 각자 먹는 모습 담았구요.
다 먹고 휘파람 불면 시간 종료.
방장님 제일 먼저 드셨는데,
저는 1분이면 엄청 큰 시간인줄 알았어요.
1분이 지나고, 1분 30초가 지나고
방장님은 1분 37초
방장님 오두방정이란 방정은
표정으로 모두 쏟아내고.
솜주먹님~ 먹기 전부터 큰소리 뻥뻥~ 칩니다.
본인은 신~음식 잘 먹는다고~
그러더니만 토할듯 하다가 입을 틀어막고 삼키며~
1분이 넘고, 1분 27초
저도 생레몬은 사실 처음 먹어보는데
앞에서 두 사람 먹는거 보니 가관이로고~
쬐끄만해서 금방 먹을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저도 별반 다르지 않았네요.
1분을 넘기고, 1분 19초
방장님 완전 엉뚱깽뚱~
레몬 사올 생각은 또 어찌 하셨을꼬~
근데 엄청 재밌었어요.
함께 볼 관객들이 없었던게 안타까울 뿐이고~
자~ 레몬먹기 순위는
깽이 1등 - 솜주먹 2등 - 배방장님 꼴등
전어 한마리 꿔서
손에 들고 가며 먹으면 참 좋겠구만.
우리는 전어 대신 길가에 석류 나무가 있어서
석류 서리~ 딱히 주인도 없어보였고.
석류 씨 뜯으며 가보는데...
좀전에 먹었던 레몬보다 엄~청~엄청엄청~ 더 셔요~
눈물 찔끔~
저기 보이는 마을이 모두 술상리구요.
아래쪽이 술하마을, 위쪽이 술상마을
마을회관도 따로따로 있어요.
금오산 동쪽 자락에 아늑하게 들어앉아 있네요.
할매 혼자 식사 중이시더라고요.
논에 피 뽑으러 나오셨대요.
뭐든 혼자 먹으면 맛~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맛있게 드시라고, 절대 딴뜻은 없구요.
같이 쭈그리고 앉아서 식사 중~
반찬이 뭐였는줄 아세요?
우리가 걸어오며 만났던 그 쪼맨한 게들~
그 게장~ 직접 담그신 거래요.
그 맛이 궁금하죠^^
고녀석들 뭐 먹을게 있을까 싶었는데
입안에 넣고 씹으니 부드러운 살이 쪼옥~
딱 적당히 짭짤~ 맛있더라고요.
양이 좀 많았으면 방장님도, 솜주먹님도
먹어보라고 한마리씩 주고 싶었는데
혼자 드시려고 쪼매만 싸오셔서..
저도 딱 1마리만.
미숫가루 타온 것도 나눠주시고~
그래서 방장님이 사탕 한주먹
일하시면서 드시라고 드렸구요.
저도 음료수 1개 꺼내 드렸습니다.
저 두 분은 해바라기가 이렇게 이쁘게 봐달라 서 있는데
그냥 지나가더라고요.
해바라기 참 화려하고 멋지죠?!
뭔가 '바라기'(사랑, 꿈...)를 당당히 할 수 있는
그 자신감에 찬 모습이
이 꽃을 더 어여쁘게 사랑스럽게 만드는거 같습니다.
저는 어떤 바라기를 해볼까요?!
^^
♪ 소라^^ 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
요녀석은 너무 커서 안되겠다~ 목 부러질라~
목걸이는 작은 조개껍질이 딱이지!!
길가 벽 위에 이런 소품들이 있는 것을 보니
바닷가는 바닷가 마을이네요.
우리들의 2021년 여름은
이렇게 아름답게 지나가고~ 이제는 가을길로~
이렇게나 평화로운 남쪽 바다가
임진왜란 때는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었겠지요.
하얗게 기울어진
노량대교의 모습이
슬슬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금오산 너른 품에 안겨 있는
하동군 금남면 중평마을
삼천포와 초양도 늑도 창선도가 바다 너머로~
연결 다리들도 보일 정도로 참 가깝습니다.
멀리도 돌아왔네요.
원래는 길 따라 돌아가야하는데
우리는 모텔로 들어가서 그 앞쪽 풀숲으로~
풀이 없으면 좀 나은 길일거 같은데
풀이 있으니 조심조심~
길이 딱히 있는 것이 아니라서
모텔 있는 곳에서 아래 논둑으로 뛰어 내렸어요.
덕분에 제 휴대폰은 떨어져 흙 처발처발~
다행히 논에 물이 거의 없는 상태라. 휴~~~
드디어 장군의 바다에 왔습니다.
노량해전, 7년 전쟁인 임진왜란에 마침표를 찍었던
그 바다 노량해협
이곳에 오고 싶었어요.
와서 직접 이 하동군 노량리와 남해군 노량리
이 섬 사이 바다를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바다의 물살이며~
그 기운~도 느껴보고 싶었구요.
아~ 바로 이곳이구나.
오래된 이순신 장군님의 벽화도 보이고,
근디...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 이런 건 쫌~
우리 장군님이 죽었는데
그걸 적에게 알리는 바보들이 어디있다냐~
우리 군의 사기가 꺾이니까
우리 군에게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 그러셨겠지.
아직도 저런 벽화가 있다니...
음~ 지우개로 "적에게" 글씨~
쓱쓱 빡빡~ 문지르고 싶구만유~
이순신 장군님 저희 왔습니다~
저 하늘에서 이곳을 내려다 보고 계실거 같아요.
단 한 척의 배도
단 하나의 적도 살려보내지 않겠다던
우리의 이순신 장군님과 조선 수군들
앞에 보이는 붉은 색이 남해대교구요.
뒤에 보이는 흰색이 노량대교
이번 남해안6구간은
이곳 남해대교 앞에서 마칩니다.
걸음 마칠 때가 되니
빗방울도 떨어지기 시작하네요.
이번 남해안6구간 같이 걸음하며
제대로 노는 법 즐거움이며 가르침 주신
방장님께 감사 인사 전하며~
솜주먹 아우님~ 남해안길 귀한 추억
같이 쌓아서 즐거웠고, 운전~ 고생했어요.
이 세상은요.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예요.
직접 그 속에 풍덩~ 들어가보면
또다른 세상, 생각치도 못했던 모습이 펼쳐집니다.
보기에 탁하다고 모두가 더러운 건 아니고
온갖 재앙 고난처럼 보일지라도
그 속에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즐거움과 행복이 있어요.
음~ 판도라의 상자 같이^^
어찌보면 세상 사람들은
이 판도라의 상자를 꽁꽁 닫아놓고
너무도 재미없게
평면적으로 사는거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고요하기만 한 것이
결코 좋지만은 않은데...
그렇게 살면 일단 재미가 없잖아요.
이 상자를 열면 세상은 무척이나 흥미진진
입체적이 될꺼예요.
판도라 상자를 열어보세요.
그리고 그 안의 것들과 정면 승부~
한 판 붙어 보자구요.
두려워만하면
망설이기만하면
이 세상에 사는 의미가 별로 없잖아요.
우리 이 세상에 뭐하러 왔나 생각해보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야할지 말아야할지
답은 정해진 듯.
저는 궁금한건 못참는
직접 열고 들여다봐야 직성이 풀리는
B형이니까
자꾸자꾸 들여다 보며 재미있게, 즐겁게 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