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진화의 주체를 개체나 종이 아닌 유전자로 보는 파격적인 시각을 제시하며 큰 논쟁을 불러일으킨 책이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가 자신의 복제를 위해 만들어낸 '생존 기계'에 불과하며, 생명체의 모든 행동이 궁극적으로는 유전자의 생존과 복제를 위한 것이며 이타적인 행동도 결국 유전자의 이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기존의 진화론에 유전자라는 새로운 시각을 도입하여 인간의 행동을 유전자의 관점에서 해석하며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인문학적인 주제를 다루며 과학과 인문학을 연결하는 시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유전자의 결정론적인 관점으로는 인간의 자유 의지, 이타적인 행동, 문화의 진화 등을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로 《이기적 유전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에 있는 데니스 노블 교수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이론에 대해 강력하게 반박하며, 생명체는 유전자에 의해 완전히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와 환경, 그리고 개체 자체의 상호작용에 의해 능동적으로 형성된다는 주장을 펼친다.
결론적으로, 이기적 유전자 이론은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관점을 제공하지만, 인간의 모든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완벽한 이론은 아니다. 이로 인해 논쟁이 되지만, 인간 본성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책을 읽고 난 후, 이기적 유전자는 “나를 깨우치는” 이기적인 종교인 불교를 떠오르게 했다. 현재의 나(유기체)를 알기 위해서는 미세한 조각의 업식(유전자)을 깨우쳐야 한다. 조부모, 부모, 형제, 친구의 우연한 말 한마디가 내 몸을 이루는 셀 수 없는 유전자의 어딘가에서 작용함을 깊은 성찰로 들여다 보고 나를 이해하는 깨우침에 도달하려 한다. 도킨스는 유전자를 통해 인간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해 묻고 답한다. 유전자를 이해하면 유기체를 좀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근원에 닿기를 희망하듯....
■ 박수빈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유전자라고 하면 그냥 단순히 내 부모에게서 받아 내 자식에게 물려주는 개념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흔히들 부모와 형제, 자매들이 서로 닮았다고 하듯이 그것이 유전자의 특성이라고 생각했었다. 솔직히 책은 어렵다고 해서 읽어볼 생각도 못 했다. 유튜브에서 이 책에 대한 설명을 찾아보고 토론에 참석했다. 나게 게는 어렵고 난해한 내용인듯했다.
토론을 하면서 느낀 것은 같은 책을 읽고도 저마다의 생각과 방향으로 해석을 한다. 본인의 경험, 신념과 환경 등이 적용되어 사람들마다 각각 다른 생각의 차이점이 보였다.
과학도서의 개념을 지닌 책이라는 것도 토론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책의 내용을 읽어보지 않은 내 입장에서 책을 논할 수는 없을듯싶다.
대신 토론의 내용으로 볼 땐 이기적인 유전자도 결국엔 살아남기 위해서는 후대로 내려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나 혼자만이 아닌 타인과의 결합이 있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우월한 유전자가 살아남는 것인지 아님 이기적인 유전자가 살아남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이던, 동물이던 결국에 혼자 살수만을 없을 것이다.
서로 타협하고 협력해서 살아가야 하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 때문이라도 이타적인 부분이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된다.
■ 백재은
‘우연히’ 커피포럼 열한 번째 발제를 맡았다.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 후, 펴기도 전에 내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에 대한 선입견, 생각을 떨쳐 내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내용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주변 지인들에게 유전자하면 떠오르는 단어, 현상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했다. 설레임으로 책 첫장을 폈다. 제1장 ‘사람은 왜 존재하는가’라는 챕터에서 잠시 당황했다. 그리고 읽기 시작했다. 3주간 책을 읽다가 이해가 어려워 유투브, 블로그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듣고, 또다시 읽다가 SNS를 통해 대략 13장의 내용을 ‘마침내’ 읽었다.
저자는 사람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진화’로부터 출발했다. 진화의 주체가 개체나 종이 아닌 유전자적 관점에 대한 주장과 행동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리처드도킨스의 새로운 시각이 신선했고, 그 시각에 근거한 동물행동에 대한 설명을 재미있게 읽었다. 책 내용에 대한 나의 태도는 여기까지다. 유전자적 입장에서의 생존기계로서의 인간에 대하여 저자의 생각을 반론하거나 그의 설명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여지를 갖지는 않았다. 다만 책을 읽고 유투브에서 진화생물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화생물학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은 사실이고 여유롭게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남았다.
이 책을 ‘겨우’ 읽으며 질문이 솟기 시작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생각이 파노라마처럼 돌아가기 시작했다. “존재는 결국 생존이며 성공한 유전자가 이기적이다”라는 은유적 표현에서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나에게는 도덕적 우월감이 있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지’, ‘가치 있는 일에 나를 허비하며 살아야지’, ‘아, 그런 생각으로 지역의 필요를 위해 내 삶의 가운데 토막을 희생했지’ 살다보니 내 속에 도덕적 우월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큰 위로와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책을 읽으면서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어쩌면 도덕적 우월감을 가지려고 그런 삶을 산 것은 아닌가?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이기적인 나의 어느 부분이 들통난 것처럼.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은 내가 맞닥뜨린 상황에 대해서 내가 생각하거나 확신하는 관점 뿐만 아니라 다른 관점, 다른 사람의 입장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입장에 대해서 최소한 생각할 수 있는 여유롭고 넉넉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커피포럼이 이런 나의 다짐을 한발짝 실천으로 나가게 하는 좋은 친구다. 함께 차를 마시고, 동네 수다를 마다않고, 생전 처음보는 책도 읽고, 억지 같은 소리도 묵묵히 들어주고, 때론 따끔하고 매서운
■ 유용순
새로운 이론의 과학저서를 읽는 것으로 '이기적 유전자'을 접했다. 이 이론은 "유전은 개체가 아니라 유전자이고, 개체는 유전자를 전달하는 전달자일 뿐이다"로 요약될 것이다.
생명체는 다윈의 진화론(자연선택, 돌연변이)처럼 유전자에 유리한 자연선택을 하는데 때때로 보여지는 동물의 이타심을 자연선택 만으로 설명할 수 없기에 저자는 유전자의 종속을 위한 이기적인 결과를 위해 이타적 행동을 하도록 프로그램 되어있다는 이론을 펼친다.
다윈 이론을 100% 수용하지 않고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 유전자에 의한 진화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이 매우 신선하고, 학창시절 생물시간에 배웠던 DNA구조나 유기물 합성과정부터 진화에 이르는 이론들이 연관되어서 꽤나 흥미로웠다.
결국 새로운 과학이론을 접할 때 우리는 설득되던가, 반박하던가 둘 중 하나의 입장을 취할 것이다. 창조론 관점에서의 유전자 진화, 불교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이기적 유전자, 지식에서 벗어난 주장에 대해 비판하는 의견 등 받아들이는 다양한 우리들의 모습 또한 흥미로웠다.
포럼 참여자들의 여러 의견을 들으며, 과학을 받아들이는 데에 매우 수용적인 나를 발견하고, 나의 자의식과 양심이 만들어낸 결과라 믿었던 내 행동들이 어쩌면 유전자에 의해 프로그래밍 된 결과 일지도 모른다는 것에 억울한 느낌이 없진 않다. 그러나 본능이라면 더 다행인듯 싶다. 나는 앞으로도 올곧게 살기위해 노력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었다는 뜻이니까.
또한 인간만이 가지는 사회화로써의 "밈" 개념에서 볼때, 어쩌면 인간이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되었기에 공통체로써 상생하며 문명을 만들고 지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건가 하고 생각해본다.
■ 강민지
나는 본래에도 생물학적인 관심이 많아 이 책을 개인적으로는 흥미롭게 또 많이 읽어보았지만, 사실 책 자체가 생물학적인 배경이 없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다가가기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라 쉽사리 이 책에 대해서 대화해볼 기회가 없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간단하게나마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어 그 자체만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을 읽을 때마다 항상 새로운 감상을 하게 되는데 그건 아마 책에서 던지고자 하는 본질적인 질문에 있어서 내가 대답할 상황이 늘 달라지기 때문인 것 같다. 아무래도 생물학적인 연구를 통해서 인문학적인 이론을 연구해 보려는 시도 자체가 책에 녹아들어 있으니, 앞으로 나아갈 인류의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기회에 책을 다시 읽으면서는 조금 먼 미래에 대해서 생각했던 것 같다. 특히 밈(meme)에 관해 설명하는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읽으면서 조금 더 새로운 감상을 하게 되었다. 소속감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특징을 가진 인류에게 있어서 유행이라는 것은 하나의 사회를 결집하는 핵이 되곤 하는데 최근 들어 가십과 괄시와 힐난이 쉽게 떠도는 곤조가 있고, 또 이런 이기적인 행태가 밈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점을 모두가 중대한 사회 이슈로 인식하며 앞으로 나아갈 미래에서는 좀 덜 이기적인 유행이, 좀 더 이타적인 유행이 떠돌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 노용수
1. 토론시 발제와 참석자의 토론내용을 통해 이해하기로는 찰스다윈의 진화론의 핵심이 개체, 종에 관한 연구였다면 도킨스 진화의 핵심은 개체와 종 속에 있는 유전자(DNA)라고 말하는 것으로 이해함
2. 그럴 수 있겠다는 측면에서 동의하지만 다윈의진화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임
3. 더불어 진화는 외부환경과 이에 대한 생존적응에 대한 반응인데 종,개체가 생존 반응 방법을 어떻게 인지하고, 적응방법을 찾는지 궁금함
4. 세상 만물과 우주는 어떻게 만들어 졌는가는 수많은 인류와 인류 역사의 수수께끼임. 종과 개체 등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그래서 창조론일까?
[커피포럼]
5. 잘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ᆢ공부는 편견과 아집을 깨고, 동굴의 우상에서 벗어나는 과정입니다.
ᆢ세상은 지식을 변증법적으로 개선해 나갑니다.
ᆢ우리가 잘못 알고 있고, 그 잘못에 의해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도 많습니다.
ᆢ세상은 알아야 할 상식과 지식이 너무 많습니다.
ᆢ열어 놓고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여유로 커피포럼이 성장하길 소망합니다.
이 글은 24년 8월 29일 커피포럼에 참석한 분들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