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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나는 도장에 다니고 싶었다.
국민학교(초등학교)5학년때 선생님의 권유로 씨름을 접했다. 나도 믿지못할 과거지만 난 그때 완전 갈비씨였다.
난 잘하는 선수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우리학교 선생님과 친구들이 잘해주어서 제주시대회에서 우승도했다.
대회에서 분위기상 그랬는지 나도 이겼다. 상대편 주장한테....
그래서일까 난 상대랑 몸을 부데끼며 하는 운동을 좋아한다.
상대를 넘길때보다 넘어질때가 더 많았지만 넘어지며 느끼는 몸의 쾌감을 조금은 알고있다고나 할까?
나는 아버지께 그당시 인기있었던 태권도 도장 다니겠다고 졸랐다. 정말 멋있었다. 중국영화도 태권브이도 멋있자나...
하지만 주먹쓰는거 배우면 나쁜길에 빠질수있다고 아버지는 반대하셨다. 생각해보면 가정형편도 좋지는 않았다. ^^
더 자라서 대학다니며 잠시 검도부에 들어가 반년 정도 운동했다.
다른 서클활동을 매달려 열심히 못했지만 그래도 검도가 계기가 되어 같이 운동하던 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정말 깜짝놀랐다.
친구아버지는 분명 치과 원장님이셨는데 집에 진검이랑 목검이랑 ......우와........
멋있었다. 그 친구아버지가.......저녁에는 검도도장 관장님이셨다.
이제 나도 두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직업적 특성상 불규칙한 생활로 비대해진 몸뚱이를 끌고 다니는 ^^ 사실은 게을러서겠지만..
애들은 아빠가 뚱뚱하다하고 그래도 아내는 튼튼하다고 우겨준다. 내 아내는 이뿌당....^^
어느덧 나는 내가 결정내려서 운동할수있는 나이가 되었다. 이제 38살..
빈둥거리며 보내버리고 있을지 모르는 시간을 잘 쪼개서 운동한 시간을 만들수도 있을듯하다.
그리고 난 욕심이 많은 아빠다.
가정에 있어서 나는.. 애들 눈에 책읽는 아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아빠, 땀흘리며 멋지게 운동하는 모습이 보여지는 아빠.....
생각만해도 멋지다. 애들은 아빠를 보며 더 큰 꿈을 키우고 엄마의 사랑을 느끼며 자란다고 생각한다.
내 짧은 지식을 종합해보면 그게 내가 우리애들에게 해줄수있는 어쩌면 유일한 교육이다.
내 여건이 허락하지 않더라도 끝까지 부여잡고싶은 욕심이다.
그런데 무슨운동을 하지?
같이 근무하는 형춘이가 아이키도를 배운지 1주일이 된다고 한다.
그게 뭐하는 운동이냐고 묻자 아직 자세히는 모르지만 호신술에 일종인데 상대를 다치게 하지않는 배려의 무술이란다. 오~~~~~
좋다. 난 다치면 안되니깐 ^^.....그리고 난 한번 다치면 체구가 있어서 대형사고니깐...
형춘에게 물었다.. 아주 단순하게..."그거 좋냐?" "네 너무좋아요, 관장님도 너무 좋구요"
ㅋㅋㅋ 이건 옛날 교회다니던 친구가 하던 맨트인데...
1주일에 뭘 매웠다고 ㅋㅋㅋ.......... "그래 그럼 한번 같이가보자.." 난 단순하다.
난 지나다니며 본 혹은 TV에 가끔나오는 도장 생각에 한 1-20명이 모여서 운동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사람이 적다.
뒷머리카락이 목을 덮은 단단하게 생기신 젊은 관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아이키도는 들어보셨나요?" "아니요" 그리고 이어지는 친절한 설명...잘모르겠다. 사실 뭐 알아보고 온건 아니니까..
잠시 시간내서 같이 운동해보자는 이야기에 동의하고 도복입고 동참했다.
준비운동하는데 온몸에 땀이 솟는다. 정말 몸이 엉망인가보다. 숨차다. 에휴휴 담배를 끊어야할까보다. 아직까지도 준비운동인데..
어릴적 그렇게 많이하던 앞구르기 두번에 하늘이 빙빙.. 맞은편 거울에 비춰보이는 내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다. 이건 뭐..............
수련이 시작되나보다. 안경낀 대학생이 관장님 앞에 마주섰다. 그 학생이 날아갔다. 오 멋지다. 다들 얼굴이 밝고 진지하다.
기술거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멋지다. 난 기술받는 사람의 마음을 안다. 통쾌하게 날아간다. 잘만 떨어지면 온몸이 시원할것이다.
정말 멋지다. 기술거는 뚱뚱한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캬~~~좋다~ 한창때의 홍금보가 머리속에 그려진다.
그런데 기술받는 내모습도 상상해본다. 오마이갓....내 체중은 100에 육박하는데.......
무엇보다 눈에 띄는건 내 마음에 끌리는건 움직임 순간순간 관장님의 자세에서 풍겨지는 포스.....
아무리 뚫어지게 봐도 기술은 모르겠다. 그래도 멋지다.
이 운동... 맘에 든다.
우리 꼬마들이 지금 내눈앞에 펼쳐지는 관장님과 같은 포스를 작렬시키며 운동하는 내모습을 본다면 ㅋㅋ
난 그런아빠가 되기로 결심했다.
푸하하.....난 단순하다.
아이키도의 진정한 매력....
그건 앞으로 겪으면 된다!
아 잊지말아야할것........날 던질땐 제발 좀 살살....부탁해야겠다. 에휴......갈길이 멀다. 일단 몸을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