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쇄회로기판(PCB)산업은 홀 크기를 줄이는 가공기술을 중심으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특히 층간의 회로를 접속하는 비아홀(via hall) 기술은 내층에서 블라인드(blind) 비아로 가공, 부품의 실장밀도를 높여 세트제품의 경박단소화 경향에 맞춰 가속도를 내고 있다.
‘스택비아(stack via)’가 올들어 선진국을 중심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스택비아란 여러 층의 기판을 쌓아 일정공간에 많은 회로를 구성하던 기존 빌드업(build up)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킨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이는 홀을 동도금으로 메꿔 각 층의 회로 연결고리인 비아를 한 층 한 층 쌓아 획기적인 고집적·고밀도의 기판을 만들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현재 주류인 빌드업 기술의 경우 기판 고밀도화를 위해 요구되는 회로선폭 75㎛과 비아홀 크기 100㎛의 이하의 기판 설계기준들을 가공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이 기술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기존 기술을 응용한 고집적·고다층화를 위해 비아를 적층하게 되면 회로와 공정이 복잡해지고 면적이 커짐으로써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아지는 게 흠이다. 그러나 스택비아는 기존 기술과 달리 하나의 비아를 가공한 후 그 위치 바로 위에 비아를 또다시 가공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회로와 공정이 단순해져 세트업체들이 회로를 디자인하는 데 매우 편리하고 기판의 크기와 원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같은 장점 덕분에 스택비아는 세계 PCB산업의 헤게모니를 틀어쥘 수 있는 ‘첨단 핵심 병기’로 주목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휴대폰·디지털캠코더 등 전자제품의 소형화·다기능화·경량화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데다 중국의 급부상으로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기판의 크기와 원가를 대폭 줄이는 차세대 PCB기술 선점만이 미래를 담보할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는 이에 따라 스택비아 기술을 먼저 반도체 패키징 기판이나 휴대폰용 기판 등 분야에 적용해 고부가 기판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심지어 수년 전 상용화돼 아직도 주목을 받고 있는 이산화탄소(CO?) 레이저를 이용한 빌드업 기술조차 IT의 급진전으로 스택비아의 위세에 눌려 이젠 ‘PCB의 선도기술’이란 타이틀을 어쩔 수 없이 스택비아측에 넘겨줄 처지에 놓일 정도다.
대덕전자 이진호 연구소장은 “도금장비와 화학약품의 기술 도약으로 PCB산업은 최근 스택비아 기술을 패키징 기판에 일부 적용하기 시작한 데 이어 상반기엔 휴대폰용 기판에도 응용될 것”이라며 “올해는 스택비아 기술이 본격적으로 꽃망울을 터뜨리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