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9.0 지진과 쓰나미(지진해일)로 후쿠시마(福島) 원자력 발전소가 손상을 입었다. 지진과 지진해일의 피해도 엄청나지만 원전의 파괴가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원전에서 새어 나온 방사능 물질이 일본뿐 아니라 편서풍을 타고 전 지구로 퍼지고, 방사능 물질이 함유된 바닷물이 해류를 타고 전 지구의 바다를 돌아다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바람의 방향에 따라 미량이나마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쳤다. 방사능(放射能, radioactivity)이란 라듐, 우라늄, 토륨 따위 원소의 원자핵이 붕괴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하는 일, 또는 그런 성질을 일컫는데, 천연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의 방사능을 천연 방사능,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물질의 방사능을 인공 방사능이라고 한다.
방사능은 1896년 프랑스의 물리학자인 앙리 베크렐(Antoine Henri Becquerel, 1852~1908)이 처음 보고했고, 그 후 모든 우라늄 화합물과 금속 우라늄에도 방사능을 띤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1898년에는 프랑스의 물리학자 피에르 퀴리(Pierre Curie, 1859~1906)와 마리 퀴리(Marie Curie, 1867~1934) 부부가 자연에 존재하는 또 다른 2개의 강력한 방사성 원소인 라듐과 폴로늄을 발견했다.
이 후 방사능의 초기 연구는 방사능 물질의 구조와 개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어서 동위원소라는 개념이 확립되었고(1913), 6년 후에는 실험실에서 원자핵을 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후 여러 차례의 실험과 거듭된 연구로 1942년에는 핵에너지의 대량 방출(핵분열)에 성공했다. 1945년 7월 16일 오전 5시 29분, 미국 뉴멕시코 주 앨라모고도(Alamogordo) 인근 사막에서 거대한 버섯구름이 하늘로 치솟았다. 이것이 인류 최초의 핵폭발 실험이었다. 폭발 실험 3주 뒤인 1945년 8월 6일 아침 일본 히로시마의 하늘에 사상 처음으로 핵폭탄이 떨어졌고, 8월 9일에는 나가사키에도 떨어졌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각종 매스컴에 방사능과 관련된 용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가장 많이 듣는 용어는 베크렐(Becquerel, Bq)과 시버트(Sievert, Sv)이다. 베크렐은 방사능 물질이 방사선(X선 등)을 방출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국제단위로, 방사능의 강도로 나타낸다. 즉, 단위 시간 내에 원자핵이 분열하는 수를 말하는데, 1베크렐은 1초간 1개의 원자핵이 분열해 방사선을 내는 방사능의 강도를 말한다.
이 단위는 프랑스의 물리학자 앙리 베크렐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시버트는 사람이 방사선을 쬐였을 때의 영향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이는 생물학적으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방사선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이다. 이 단위는 방사능 노출 측정 및 생물학적 영향을 연구한 스웨덴의 의학 및 물리학자인 롤프 막시밀리안 시버트(Rolf Maximilian Sievert, 1896~1966)의 이름을 딴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정한 원자력 사고의 레벨은 상황에 따라 7단계로 구분되어 있다. 이번 일본 원전 사고의 경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다고 일본 정부에서 레벨 4~5로 발표했다가 한 달이 지난 2011년 4월 12일 레벨 7로 정정 하였다.
레벨 0:아무 일 없는 평상시를 말한다.
레벨 1:뭔가 이례적인 사건이 터졌지만 아직은 큰 문제가 안 되는 정도를 일컫는다.
레벨 2:뭔가 문제가 생겼다.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
레벨 3:중대한 이상이다. 1명 이상이 방사능에 피폭당한 경우를 말한다.
레벨 4:시설 내의 위험을 수반한 사고이며, 1명 이상이 방사능 피폭으로 사망했다. 아주 약간의 방사능이 주변 지역으로 새나갔으며, 이때부터 주변 지역에 대한 경고가 내려진다.
레벨 5:시설 바깥으로 위험이 예상되는 수준으로, 방사능이 외부로 유출되어 피난을 시켜야 하는 상황, 원자로 격벽의 일부가 파손된 상황이다. 여기서부터 멜트 다운(노심 용해, 爐心鎔解, core meltdown 또는 원자로 용해, 原子爐鎔解, nuclear meltdown)이 시작된다.
레벨 6:대형 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대량 누출되었다. 사고 지점에서 신속하게 대피하지 않으면 죽는다.
레벨 7:심각한 사고. 광범위한 지역에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어 엄청난 재앙이 일어난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
민간 시설에서 발생한 원자력 사고는 32건, 군사 시설에서 발생한 사고는 63건이며, 공개되지 않은 사고는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안 간다. 소련의 ‘마야크 핵연료 재처리 공장’은 1948년부터 플루토늄을 생산했는데, 이곳에서도 여러 차례 사고가 발생했다. 1979년 3월에는 미국의 스리마일 원자력 발전소의 제2원자로에서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노심 용해 사고가 일어났다. 원자로 온도가 급상승해 노심이 절반 이상 녹았다고 한다. 다행히 폭발 직전에 냉각 펌프가 작동하여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상당한 양의 방사능 누출이 발생하여 인근 주민 20만 명이 대탈출 소동을 벌였는데, 레벨5에 해당되었다. 체르노빌 원자력 사고(Chernobyl disaster)는 1986년 4월 26일에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방사능 누출 사고이다. 당시 근무하고 있던 직원들이 사망하고, 실험실의 총책임자(아나톨리 댜틀로프)도 피폭 당해 1995년 숨을 거두었다. 또한 1986년에서 1987년 사이에 투입된 22만 6천명의 작업자 중 상당수가 방사능에 피폭되어 사망하였는데, 레벨 7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