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가물에 콩 나듯 우리말로 된 상품 이름이 있어 우리의 눈길을 끈다. 상품 이름에서 순수 고유어나 한자어 같은 우리말을 사용한 예는 아주 드문 편이다. 그러나 우리말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커다란 성공을 거둔 예는 외래어나 외국어를 사용한 상품 이름보다 훨씬 많다.
‘가리비’, ‘고드름’, ‘나!’, ‘도깨비방망이’, ‘땅콩강정’, ‘벌집’, ‘새알’, ‘새콤달콤’, ‘아카시아’, ‘옥수수’, ‘자갈캄, ‘자두’, ‘짱구’, ‘콩고물’, ‘해바라기’ 등처럼 순수한 고유어를 찾아내 그대로 상품 이름으로 사용한 예이다. 그리고 ‘고래밥’, ‘감자구이’, ‘꿀꽈배기’, ‘꼬마곰’, ‘누룽지맛’, ‘닭다리’, ‘더위사냥/여름사냥’, ‘딸기통통’, ‘맛동산’, ‘솜솜이’, ‘오징어땅콩’, ‘한아름’, ‘빼빼로’ 등처럼 순수한 고유어를 이용하여 새로운 말을 만들어서 상품 이름으로 사용한 예도 있다. ‘엄마손(파이)’, ‘생(캔디)’, ‘찰떡(파이)’ 등도 우리말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만든 상품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아주 오랫동안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아 왔는데 이러한 데에는 상품의 품질뿐만 아니라 이름까지도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깡’이라는 말은 상품 이름에 사용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수수깡’에 유추하여 사용한 것으로 짐작되는 ‘새우깡’이 커다란 성공을 거둔 이래 ‘감자깡’, ‘고구마깡’, ‘양파깡’ 등이 연이어 나와 상품 이름에서 ‘깡’은 특정한 과자의 이름처럼 사용되고 있다. 순수 고유어라 할 수 있는 ‘깡’은 영어의 ‘스틱(stick)’에 해당하는데 상품 이름에서 ‘깡’이 ‘스틱(stick)’보다 훨씬 선호되고 있다. 이렇게 상품 이름에서 순수 고유어가 영어보다 훨씬 선호되는 것은 아주 예외적인 현상이다.
상품 이름에 한자어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빙하시대’, ‘예감’, ‘자연애’, ‘자유시간’, ‘청포도’ 등이 그것이다. 한자어를 상품 이름으로 사용하여 소비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말을 사용하긴 했지만 일부러 표기를 잘못한 듯한 상품 이름이 여럿 보이는데 이는 뜻있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예를 들어 ‘꼬깔콘(→고깔콘)’, ‘쫄병스낵(→졸병스낵)’ 따위는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된소리 표기를 사용한 것이고 ‘부푸러(→부풀어)’, ‘오브시(→오붓이)’, ‘까메오(→까마오/까맣소)’, ‘바밤바(→밤밤바)’ 따위는 외래어나 외국어처럼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잘못된 표기를 사용한 것이다.
‘미사(아래아)랑(→미사랑)’, ‘참(아래아)크래커(→참크래커)’ 따위처럼 좀 튀기(?) 위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한글의 옛 자모를 사용한 특이한 것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사용하지 않는 한글의 옛 자모를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사랑’, ‘참’ 등이 본래 아래아를 가지지 않았던 말임에도 이들 예에서처럼 잘못 적는 것은 문제의 여지가 있다.
위의 상품 이름에서 알아본 것처럼 소비자가 외래어나 외국어로 된 상품 이름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오히려 우리말을 적절히 사용하여 이름을 짓게 되면 더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말을 발전과 보전을 위하여 우리 모두 잘못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