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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핸드폰 알람소리에 눈은 떴지만 몸은 천근만근.....
어제 저녁 대전에서 모임을 하고 집에 12시 넘어서 도착, 씻고 산행준비 해 놓고나니 새벽1시가 훨씬 넘었었다.
요즘 며칠 계속 잠이 모자라 몸이 힘든것 같다. 보약이라도 먹어야 할랑가부다.
와이프는 아이들 하루종일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 난 배낭을 꾸린다. 햇반도 미리 삶아 놓고 취사도구도 점검하고....
부랴부랴 준비를 마치고 어제 빌려둔 9인승 스타렉스를 몰고 출발, 사무국장님 부부와 합류해서 가다보니 김경아 원장님이 열심히 걸어가고 있다. 우리 산사모 회원들은 호성동 근처에 많이 산다. 그래서 호성동 차량등록소가 자연스레 집결지가 되었다.
7시가 약간 넘어 도착해보니 회장님과 홍고문님, 예병락,김형섭원장님이 나와계신다. 사무국장님 부부와 우리부부, 김경아 원장님까지 모두 9명이 출발한다. 9인승에 꽉차게 타고 시원스레 고속도로를 달린다. 간만에 전주 근교를 넘어 멀리 덕유산까지 가는데, 오늘은 산행거리가 좀 있어서 걱정이 조금 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잘 견뎌낼 것이다. 아니, 즐길 것이다.
7시 30분, 진안휴게소 도착. 여기서 아침식사를 한다.
김밥은 미리 준비해왔고, 우동만 몇 개 사서 국물삼아 밥을 먹는다. 산에서 힘들지 않으려면 열심히 먹어둬야 한다.
이른 아침인데도 휴게소에 꽤 많은 사람들이 들어차있다.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많다. 이들도 우리처럼 아침일찍 출발하여 식사를 마치고 어느 산으로 들어갈게다. 지금쯤 웬만한 산에는 철쭉이 한창이다. 그런 구경을 다니는 사람들로 생각이 된다.
오전 8시 30분, 산행 들머리인 안성탐방지원센터 앞에 도착한다.
각자 배낭들을 챙기고 등산화 끈을 조인다. 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분이 우리 홍고문님 들고 계시는 대금(주머니에 싸여있으니 긴 연장으로 보였을게다)을 보고 그게 뭐냐고 묻는다. 봄철 산나물 채취 금지기간이며 단속이 심하니 주의하라고 알려준다.
설천봉~향적봉 구간의 폐쇄를 알리는 현수막이 큼직하게 붙어있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 오르는 수많은 인파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라 생각된다. 또한 여기 동엽령에서 향적봉까지 등산을 하고 설천봉으로 내려가는 등산객들도 많아 여기에도 안내문을 부착해 두었나보다.
탐방안내소에서 출발 직전 단체 인증샷을 한 방 찍는다.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고 9시가 다 되어 출발한다.
칠연계곡을 끼고 동엽령에 오르는 코스는 오감이 즐겁다. 좌우로 끼고 오르는 계곡의 맑고 시원한 물소리와 녹음이 짙어진 숲속 길은 오감뿐 아니라 육감을 정화해준다.
칠연삼거리 도착, 우측으로 300미터를 가야 칠연폭포다. 우리는 그냥 동엽령으로 좌측 방향으로 진행한다.
여기서 일행들을 먼저 보내고 나는 잠시 틈을 내어 반바지로 갈아입는다. 5월부터 9월까지의 산행에는 반바지가 편하고 좋다. 단 작은 나무나 날카로운 풀, 바위 등에 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뒤늦게 다시 출발, 일행에 합류하려고 걸음을 재촉한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점차 경사도 가팔라진다. 두번째 휴식지점이 바로 샘터이다. 그전에는 샘터 표지판이 있었는데 지금은 새로 계단길이 깔려있고 작은 샛길만 보인다. 여기를 그냥 지나치면 향적봉 대피소까지 가야 물을 구할 수 있다. 물 맛이 참 시원하고 달콤하다. 우리는 여기서 각자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라면 끓여먹을 물까지 여유있게 준비한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1.5리터 패트병 두 개를 김형섭 원장님이 다 짊어지고 걸었단다. 고생하셨네요, ㅎㅎㅎ) 그리고 계단길을 잠시오르면 바로 동엽령이다.
동엽령에 오르면 이렇게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덕유산 종주를 하는 산악인들에게는 훌륭한 비박용 장소가 될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커피도 마시고 간식을 즐기며 잠시 쉬어간다. 햇살이 따갑다. 그늘이 없어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다. 향적봉까지 4.3킬로니 두시간은 더 걸어야한다. 그래야 점심을 먹는다. 11시 10분 동엽령에서 출발한다.
백암봉(송계삼거리) 오르는 길. 지리한 계단길이 숨차게 만든다. 사진 찍는줄 어찌아시고 뒤를 돌아보시는지요? 예원장님~
점심때가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지쳤다. 오늘은 내가 맨 뒤에서 후미팀을 몰고 간다. 스스로 "저질체력"을 강조하는 김경아 원장님과 다리에 쥐가 잘 난다는 회장님이 지쳤나보다. 울 와이프도 발목 상태가 안좋다. 이 세사람이 오늘의 후미팀이다.
백암봉을 지나 중봉에 오르는 길. 능선길이긴 하지만 그래도 200여 미터의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기에 만만치는 않다. 뒤를 돌아보면 이렇게 멋진 능선길이 보이는데, 하지만 숨은 가빠진다. ㅎㅎ 사진가운데 뾰족하게 올라온 봉우리는 아마도 남덕유산일거라 생각된다. 거의 십년만에 이 종주길을 다시 걷는다.
중봉 오르는 길. 만만치 않아 보이죠? 막판의 이 계단길에서 땀좀 빼야 올라갑니다. 하지만 위에 오르면 시원한 산바람이 가슴을 열어줍니다. 과연 올라가보니 우리 홍고문님이 멋진 대금소리로 귀를 호강시켜 줍니다.
중봉 근처는 철쭉 군락지로 유명하다. 원래 5월말 즈음하여 철쭉이 만개하는데 올해는 음력 윤3월이 끼어 개화가 한참 늦어지나보다. 철쭉이 만개했더라면 오늘 산행이 훨씬 행복했을텐데, 조금 아쉽다. 그나마 조금 일찍 얼굴을 내민 철쭉의 분홍빛을 앵글에 담아본다.
중봉에서 향적봉 가는길 중간쯤에 이런 반고사목이 있다. 한쪽은 죽었지만 반대쪽은 아직 살아서 푸른 잎을 뻗어내고 있는 신기한 모습이다. 전에 없던 보호대까지 설치되어 있다.
드디어 우리는 오후 1시 30분경, 향적봉 휴게소에 도착한다. 예상보다 약 1시간 늦었다. 여기서 점심을 먹는다. 라면을 끓이고 햇반과 김치가 전부지만 다들 시장한터라 맛나게 먹는다. 나도 정신없이 먹다보니 식사장면을 사진에 담아놓지 못했다. 향적봉 대피소의 전경만 하나 기념으로 남겨둔다.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며 산행의 피로를 충분하게 풀어야 오후 산행이 가벼워진다. 그런데 우리 일행들은 후다닥 짐 정리를 하더니 출발 준비를 서두른다. 나는 늦게까지 와이프와 커피를 마시고 천천히 출발한다. 향적봉으로 오르던 일행 한 분이 다시 내려오길래 두 사람을 하산시키고 나는 향적봉으로 향한다.
향적봉 인증샷! 관리공단 직원들이 여기에 올라와서 통제구간을 감시하고 있는듯 하다. 우리 인증샷은 그 직원중 한 사람이 찍어준 것이다.
향적봉에서 백련사로 내려가는 길은 줄창 가파른 돌계단길이다. 이 길을 올라야 향적봉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던 것은 옛날이었다. 지금은 편안하게 설천봉까지 곤돌라 타고 갈 수 있으니 말이다. 설천봉에서 향적봉은 약 600여미터, 30분도 안걸려 도착하게 되어 있다. 몸이 불편해지면 이런 이동수단도 필요해 보인다.
백련사 거의 다 와서 계단(戒壇)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까지 무거운 바윗덩어리를 그 옛날에 어찌 옮겼을까 싶다. 신라를 중심으로 불교 문화는 아직도 우리 산하에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또 한 번 느낀다. 백련사에 도착하니 석탄일을 일주일 앞둔 시점으로 보기엔 너무도 한가하다. 대웅전 앞의 건물을 보수하느라 목재를 다듬는 기곗소리만 요란하고, 한쪽켠에 치우친 삼신각에서 속인과 대화하는 스님 한 분만 눈에 띈다. 불제자를 자처하는 스님들의 최근 행태가 저잣거리 왈패들의 문란함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에 경악할 따름이다. 그들은 결국 가사를 걸친 속인에 지나지 않았다는 말인가보다. 마음이 아픈것은 道에서 멀어져만 가는 세태때문만은 아닐것이다. 나를 포함한 모든 세상이 점차 부끄러움을 모르는, 아니 외면하면서 살아가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내 복잡한 속내를 아는지, 와이프는 대웅전 법당으로 들어가 절을 하고 약간의 시주를 하고 나온다.
백련사 입구에서 한참을 기다리니 우리의 일행(패잔병?) 들이 다리를 절뚝거리며 하나 둘 모인다. 마지막 내려오는 계단이 너무 힘들었다고들 입을 모은다. 이제 평탄한 하산길이니 걱정들 마시라 하고 길 중간 계곡에 들어가 탁족을 즐긴다. 등산 후의 탁족은 그야말로 낙원이다. 더구나 이 구천동 계곡의 계곡물은 전국 몇 째 안에 드는 비경을 품은 계곡물 아니던가! 차갑기는 또 얼마나 차가운지 5분 이상 발을 담고 있기가 어려울 것이다. 우리의 씩씩한 홍 고문님은 "내가 2분 서 있는데 만원을 걸라"고 하시며 웃음을 선사하신다. 난 차가운게 싫은 사람이어서 그런지 채 1분을 못버틴다. 역시, 냉한 소음인!
탁족을 마치고 나오니 정말 발이 가볍다. 탁족없는 등산은 앙꼬없는 찐빵이다! - 등산관련 새로운 구호 하나 제창해본다.^^
무주구천동 하산길은 평탄한 산책길이지만 길이가 너무 길다. 4킬로쯤 되는줄 알았더니 6.2킬로란다. 흐이구~
오후 5시 30분. 삼공리 상가지구도착. 전원이 하산완료했다. 낙오자도 하나 없이 모두들 도착, 등반대장인 나는 이럴때가 가장 흐뭇하다. 이제는 하산주 마실 식당을 찾아 두리번 거리면 된다. 상가지역이 썰렁하다. 그만큼 관광객이 없다는 말이다. 우리를 발견한 어느 중년의 사내가 다가오는데 말투가 좀 이상하다. 가만보니 정신지체가 좀 있는가보다. 하지만 귀염성있게 우리를 호객한다. 적당히 넘어가주니 식당 주인아줌마가 적극적으로 나선다. 우리 차가 안성에 있으니 막걸리 먹고 데려다주기로, 단 6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줄것이 요구사항이다. 잠깐 계산해보니 우리가 남는 장사다. 당연히 콜!
도토리묵,파전,감자전,김치전과 막걸리 등으로 하산주를 거나하게 먹었습니다. 오늘의 하산주는 김경아 원장님이 쏩니다.(감사!!!)
하산주를 마치고 이제 안성탐방센터로 식당 여사장이 직접 운전해주는 스타렉스를 타고갑니다. 약 30분정도 걸려 도착하는데, 그 여사장님 입담이 좋습니다. 여장부 스타일입니다. 나중에 가면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식당 이름이 원조 전주식당? 맞죠?)
전주로 들어와서 우리는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호성동에 있는 콩나물국밥집 현대옥으로 향합니다. 오징어와 콩나물국밥으로 행복하고 배부른 저녁식사를 마칩니다.(저녁식사는 홍고문님이 쏩니다. 감사감사^^) 이렇게 17차 정기산행을 무사히 마쳤음을 보고드립니다.(등반대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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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일등 댓글 ! ㅎ ㅎ 부지런하신 대장님 , 도착해서도 밤늦게 안부 문자도 돌리시고 바쁜 월요일 벌써 산행일지를 올려주시네요
중봉 오를때가 제일 힘들었던것 같은데 사진으로 보니 언제 힘들었나 하네요 저는 정말 제 자신이 놀랄정도예요 우측 무릎이 구부러지지도 않아서 냉찜질하고 계지탕 한봉지 먹고 잤는데 지난주 지리산보다 두배는 힘들었던것 같은데 아침에 뻐근하기만 하지 싱싱 치료실을 오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다 산사모 덕분입니다
뒷처지지 않으려 기를 쓰고 걸엇습니다. 지난 10월 심장시술후 처음산행이라 내심걱정을 많이 하였건만 그 길던 20km가까운 덕유산행을 무사하게 마무리할수 있엇습니다. 몸살감기로 고생하엿지만 기분좋은 피곤함이었습니다. 건강한 모습들 오래도록 같이하고 싶습니다. 산사모 홧~~팅!!
멋져요
그 용기, 자신감
계속 선두를 유지 하는 그 능력.
blackbird의 새로운 저력을 보았습니다.
이 행복하고 만족한 기분 그대로 다음 산행일 까지기시기 바랍니다. 그 피로가 산행의 행복감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말 훌륭한 산행이었습니다.
지리산에서 덕유산 까지
이제 우리 산사모는 못 갈 곳이 없습니다.
사진이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게 합니다. 어제의 산행이 그대로 다시 느껴지는 군요.
약간의 피로감을
그래서 저는 많이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굳건하게 선두를 유지하시고 피로에 지친 심신에 활력을 불어넣은 산속의 고운 선율로 인하여 심신의 피로를 덜었습니다. 또한 냉탕에서도 젊은 후배들에게 재미와 함께 건강한 모습 솔선하여 보여주시는 홍고문님이 계셔 산사모는 꾸준한 모습을 유지하리라 믿습니다. 굿 ~~럭!!
산사모회원님들 다들 멋지십니다
부러운 산행입니다. 이번엔 꼭 참석하려고 했는데, 어쩔수 없이 참석을 못했네요. 지난 달에 이어 2달째~ 담달에는 꼭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6월 정기산행을 기약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