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22일째--아스토르가에서 폰세바돈까지
카미노중 가장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정말 장엄하다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태양의 떠오름에서...

나무숲사이 아름다운 산등선을 넘어가고,

저쪽 멀리 먹구름사이로 무지개가 보입니다.

먹구름만 있는게 아니더군요...비맞았습니다.
세찬 비바람을 맞으며 높은 산속 마을 폰세바돈까지 갔습니다.

폰세바돈--중세의 어떤 마법사가 이 마을을 지날때 푸대접을 했습니다.
마법사의 저주로 마을은 폐허가 되었지요.
지금도 식당하나, 알베르게 세군데빼고는 집은 몇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정말 폐허가 된 집터

알베르게에서 젖은 몸을 씻고, 빨래하고 식당으로 갔습니다.
의외로 맛이 없는 식사를 허겁지겁하고 있는데...
옆좌석의 커플이 자꾸 쳐다봅니다.
내가 한 인물은 하지만 그렇게 자꾸 훔쳐보면 곤란한데..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한국인이냐 ? " 맞다
나 한국인2세다. 아버지는 한국분이고 어머니는 독일사람이다.
한국사람인거같아서 알은체했답니다. 그랬군. 반가웠습니다.
이쯤되면 통성명도 해야합니다. 유럽애들한테 내 이름 알려주면 발음도 못할뿐더러 잘 기억도 못합니
다. 해서 세례명인 다니엘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런데..이 친구 ...My name is Daniel hwang이랍니다.
처음엔 잘못들은줄 알았습니다. 자기 본명이 맞답니다. 몇 이국에서 동명의 형제를 만났습니다.
우연치고는 참 기막힌 우연이지요.
독일에서 온 이 커플은 자전거순례자들입니다.
다른 순례자와 어울려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떤 스페인순례자 왈 " 여태껏 동양사람은 일본사람 2명밖에 못봤다 "
다니엘 " 이제 4명이네"
스페인 순례자 다시 " 4명반 " ( 다니엘은 반은 동양인이니까)
한참을 신기해하면서 같이 이야기하다 아쉽게 작별했습니다.
애들은 오늘 일정이 다음 마을까지였습니다.

알베르게로 돌아와 낮잠도 자고 빈둥거리며 놀다가 저녁먹으러 나왔습니다.
돌로 만든 벽과 글씨체가 뭔가 좀 색다릅니다.

중세풍의 이 식당...모든게 천년을 되돌린느낌입니다.
다른 순례자의 설명으로는 건물도 옛날 건축방식으로 돌로 지었답니다.

고풍스러운 벽면 램프, 오랜세월 흘러내리고 굳기를 반복했을 초, 여러 동물들의 가죽, 웨이터의 복장까
지..

음식도 여느 레스토랑과는 좀 달랐습니다. 비쌌습니다.
이 지역 maragato의 전통음식 coccido maragato는 닭고기,돼지고기등의 본요리가 먼저 나오고 야채
와 디저트들이 나오는데 엄청난 양으로도 유명합니다.
가이드북에서는 식사후 3-4시간동안 일정을 잡지 말라고 하더군요,,,다 소화시킬려면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접시들도 묵직합니다.

뭔가 뿔달린 양같은 고기라더군요

같이 식사한 외국순례자들입니다.
젤 왼쪽이 프랑스아저씨 삐에르, 그옆이 스페인아줌마 해마, 젤 오른쪽은 브라질 아우렐리,그 옆은 폴
란드출신 조애너--완전 인터네션날 그룹입니다.이 팀하고는 거의 마지막까지 같이 다녔습니다.

식사가 끝날무렵 독일커플 다니엘이 다시 왔더군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되돌아왔답니다.
나중에 얘들이 묵는 알베르게로 다시 가서 한참 수다를 떨었습니다.
가운데 스페인친구 이것저것 물어봐서 진땀을 뺐습니다.
한국 카톨릭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왜왔나 등등

밤늦은 시간까지 알베르게에서는 키타치고 노래부르면서 흥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첫댓글 다니엘황 느무 잘생겼네요 하하~~근데...대니얼이란 이름의 느낌이....좀 잘생기고 지적인가봐요 ^^ 작년여름 라오스를 여행할때 대니얼이란 친구가 게스트하우스 같은방 같은침대 (ㅋㅋ 2층침대에서 아래층)에 한명, 옆에침대에도 한명...2명이나 대니얼이 있었어요. 근데...둘다 잘생겻는데....쫌 더 지적으로 생긴 대니얼보고....저사람이 'typical Daniel'처럼 생겻다고 햇어요. 까미노 둘 대니얼은 누가 더 typical한 대니얼일까?????????????????헤헤
매일매일이.....내가 꿈꾸는 일상이군요 ㅠ..ㅜ 웬디가 가야할곳은 바로 저기야 ~~~~
경치도 좋지만 가장 멋진 만남이 있었던 날인 듯 하군요..이런 날은 쬐끔 이해를 하고 부러움도 좀 가져봅니다..ㅎㅎ
우띠..~! 바디랭귀지로만은 오래 못버틸것 같네요.........역쉬 외국가면 여자분들이랑만 친구해야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