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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화성 향남 산악회(수원 발안 오산 평택) 원문보기 글쓴이: 느린보
산행지 : 삼척 청옥산 /두타산 종주산행
산 행 일 : 2008. 7. 30 ~ 7.31
발안출발 : 2008. 7.30. 21:40 / 삼척 두타산 무릉계곡 도착 7.31 01:30
산행시간 : 2008. 7.31. 01:30 ~ 15:10 (13시간 30분)
산행코스 : 무릉계곡 주차장 ▶ 관리사무소 ▶삼화사 ▶ 학소대 ▶옥류동 ▶ 하늘문 ▶학동 ▶ 주목군락지 ▶청옥산 ▶
박달령 ▶ 두타산 ▶참나무 군락지 ▶ 거북바위 ▶ 두타산성 ▶ 옥류동 ▶ 학소대 ▶삼화사 ▶ 관리사무소 ▶
주차장 원점회귀
산행주관 : 향남 산악회
산행기 : 발안을 출발 ( 21:40 )을 출발한 차는 오산 IC로 진입한 후 아무 거침없이 경부,영동을 거쳐 동해고속도로로 접
어드는가 싶더니 고속도로의 끝이라는 이정표가 보이는 동해/삼척IC로 빠져나와 약 10 여 분간 마을을 거치고 일반 국도로 더
전진하여 산행들머리인 두타산 무릉계곡 주차장에 멈추는데(01:30)어둠에 싸인 주차장은 약 십여대의 차만 덩그러니 흩어져
있고 인적은 전혀 없는 것이 고요하기만 하다.하늘은 맑게게어 수많은 별들이 눈에 들어오건만 주위는 그믐날처럼 어두워 조
명투광등이 비추는 주차장내 개울옆으로 차를 이동하여 가지고 온 버너에 라면물을 붓고 불을 붙인다. 두 명씩 짝을 이루어 차
를 타고 올때는 말 많았던 산꾼들이 졸음이 와서인지 긴 산행을 앞두고 마음의 긴장을 해서인지 말이 별로 없고 주위의 적막과
묘한 조화를 이루며 조용히 조용히 식사 준비가 되어진다. 상원이 형님이 가져온 버너에 라면 두개,느린보가 가져온 버너에 라
면 세 개 도합 다섯 개의 버너의 위에 올려진 라면이 지글지글 뜨거운 김을 발하자 누구나 할 것없이 달려 들려 순식간에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비운 것을 보고 나서야 여덟명의 산꾼들은 아직 건재하며, 정상 정복의 의지가 결코 약해지지 않았음을 확
인하고 조용하고 의미있는 미소를 띄워 본다. 먹고난 버너와 코펠은 씻지 않은 채 스타렉스 안에 넣어두고 야간 헤드랜턴을 필
수품으로 하여 빠른 속도로 장비 점검 및 산행채비를 끝내는데 누구나 할 것없이 손놀림이 빠른 것으로 봐서 야간 산행 한두번
씩은 해 본 솜씨임을 미루어 추측할 수 있다. 병오 형님,상원이 형님,햄머,운암,유희곤님은 이미 한번씩 두타산에 온 경험이 있
다한 것은 나중에 알았고, 미니,느린보,호동왕자는 초행이다. 출발 직전 노랑머리 형님이 후배 산꾼들을 위하여 마련해준 스치
로폴 박스안에 담아 가져온 찬 생수를 한 모금씩 마신후 산행출발은 시작된다 ( 02:20 ) 산행 복장은 계절이 한 여름이지만 모
두 긴바지에 긴팔이 대다수이지고 , 짧은 바지를 입은 사람은 느린보 혼자이다. 유독 느린보가 짧은 바지를 즐겨입는 이유는 올
초봄부터 내려오는 습관이기도 하지만 진짜 이유는 3 년 전 5 월 새벽 03:30 정도에 지리산 들머리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오
른 산행 도중 새벽녘 약 9 부 정도의 높이에서 만난 새벽공기의 상큼함을 만나기 위함이요, 5 년 전 새벽 5시에 떠난 오색에서
대청봉 산행 도중 바이오와 함께 느꼈던 공기를 입,코 뿐만이 아니고 피부로 촉감까지 느끼고자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릉계
곡 주차장에서 산쪽으로 향하는 초입으로부터 난 산길은 개울을 엽접해 있으나 물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계곡을 오를때
의 산 공기는 어느 구역은 따뜻하고 후덥지근한 공기가 계속되다가 자연스런 산길의 방향이 틀어지거나 힘들게 계단길을 오르
고 나면 막혔던 산기운이 트인듯 시원하고 습한 공기가 기분좋게 온 몸을 파고 든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두개의 다리를 거너는
동안 야간 별빛을 희미하게 받은 계곡의 암반은 예사롭지 않은 형태를 드러낸다. 설악동 계곡의 아담한 바위들과도 다르고,
지리산 백무동 계곡에서 보았던 그 우람한 바위들과도 격이 다른것이 우뚝 솓은 괴석들은 산의 초입부터 산꾼들을 압도한
다. 느린보의 조명 약한 헤드렌턴으로는 확인할 길이 없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산행길을 재촉한다. 출발한지 약 40 분정도 나
되었을까... 갈래길에서 약 15 분정도를 올라온 쌍폭이라는 안내판이 있는 지점에 이르러 길가에 세워져있는 산행지도를 유심
히 살피던 햄머가 뭔가 잘못됐다는 신호를 보낸다. 우리의 산행코스가 원래의 의도된 코스로 가지 않고 있던것 같다고...... 느
린보는 이미 약 100 m이상 전진한 선두그릅에게 랜턴을 흔들며 밑으로 내려오라는 소리를 쳐니 일행은 오던 길을 다시 타고
내려가 삼거리 갈림길에 멈춰선다. 커다란 철판으로 페인트된 코스에는 좌측 코스도 청옥산이고 우측코스도 청옥산이다. 다만
우리가 탔던 좌측의 청옥산은 두타산과 청옥산 사이를 통하여 오르는 산행코스이고, 우리가 지금 가고자 하는 코스는 능선을
통하여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코스로서 두번 반복해서 같은 길을 타지 않기 위하여 우측코스로 타기 위함이다. 아까 그냥 올라
가자고 불만을 늘어놓던 산꾼들도 조용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빠른 발걸음을 놀린다. 약 5 분도 지나지 않은 시각에 또
다른 갈림길이 나오는데 현판에 그려진 산행지도와 세워진 이정표와 명칭이 명확하게 일치하지 않고 더군다가 산행지도 우측
방향은 하산길이라고 되어있어 잘못하면 청옥산 정상도 오르지 못하고 하산할 판......한참을 이정표와 산행지도를 대비 고민하
던 발빠른 햄머님이 우선 좌측길로 코스를 확인 차 선발대로 뛰어 나선다. 약 10 분 정도되어 무전을 통해 날라온 내용은 햄머
가 올라간 코스가 청옥산 산행 정코스가 맞는것 같단다. 약 10 분 정도의 휴식을 취한 산꾼들이 햄머를 따라 가파른 계단길을
오른다. 라면 끓일때 가져온 물을 거의 소비한 느린보가 "햄머님 .물은 어디쯤 있는 겁니까?"라고 무전을 때리니 자기가 서있는
위치까지 오면 좋은 것이 있을 거라고 무전을 통하여 전한다. 가파른 계단길이 끝나고 평평한 길이 나오자 찬 산바람이 우리쪽
으로 끊임없이 불어 오고 있다. 산속에서 자연적으로 불어오는 이 바람의 가치는 백만불 이상이다. 땀으로 범벅이된 몸을 자연
풍에 잠시 말린 산꾼들은 햄머의 리드를 따라 끊임없는 행군을 계속한다. 다시 내리막이 약 10 여분간 지속되더니 개울도 서서
히 멀어지고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약 2시간 정도 경과한 것 같은데 산속에는 우리 8 명을 제외하
곤 하나도 없는 듯 인적은 찾을 길 없고 산행길 옆에서 산꾼들을 경계하는 산새들의 울음소리만이 그나마 산꾼들을 아는 척 한
다. 이 무더운 여름날 누가 이 지리한 고행길산행을 한단 말인가? 딱히 이해가 되는 이야기 이지만 우리는 더워도 추워도 올라
야 하는 산꾼이라고 다시 한번 마음을 추스린다. 4 시가 넘은 하늘은 훤하게 밝아 옴을 알 수 있지만 아직 숲은 어두워 랜턴 없
이는 산행이 어렵다. 약 30 분을 더 오르니 능선이 보이기 시작한다. 2 시간 30분을 산행하니 산꾼들의 산행 순서에 질서가 잡
히기 시작한다. 선두 구릅은 한병오형님, 햄머님, 운암님, 유희곤 님이 가고 있는 것 같고 그 뒤로 호동왕자와 미니님이 따르고
맨 후미의 지킴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느린보와 박상원형님이다. 느린보는 산을 잘 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
만 최근의 산행 부진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변명하고 싶다. 7 월 첫주차 떠난 7월 6일 월악산 산행시에 후미를 탄것은 전
일 지나친 음주로 거의 몸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의 산행이었고, 7월 13일 영월 덕가산 정기산행시에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체
력으로 비오는 날 덕가산의 경사를 무리하게 산행함으로서 지쳤고 끝내는 꼴찌를 면치 못했다. 또한 세째주인 7 월 20 일은 비
가 온다하여 발안 산악회의 산행이 취소된 관계로 산행을 하지 못했으며 네째주인 7 월 27 일은 회사일 바뻐 산행을 하지 못한
관계로 근육이 거의 풀려 오늘도 천천히 상원형님 벗이 되어 후미를 맡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보통 때의 느린보는 사진을 찍기
위한 여유로움을 찾기 위한 후미를 서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늘은 엄청난 땀으로 범벅이 된 것을 보니, 체력이 거의 고갈 상태
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힘겹고 고단한 산행...그나마 상원이 형님이 약 30 분 간격으로 앉으시며 도저히 갈 수 없다는 말씀이
느린보의 힘을 북돋아 주는 자극제 역할을 하며 죽을동 살동 이를 악물며 한발 한발 전진한다. 왜 이런 산을 선택했을까...다시
는 이 청옥산에는 오르지 않으리라 ...속으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끝없이 되뇌인다...ㅎㅎㅎ 아까 한참 밑에서 능선을 보았
건만 오르고 올라도 능선과 가까이옴을 느낄 수가 없다. 얼마를 더 걸어야 할지 산행길이 얼마나 가파를지 모르지만 우리는 걸
어야 한다. 여기서는 BACK 코스도 우회도 용납될 수 없는 이미 정상까지 반을 넘은 산행길이고 산꾼의 속성중 포기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몸을 타고 흐르는 땀은 벌써 몇 번이나 느린보의 등산복을 적시었는지 모르지만 힘든 것은 나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솓아 나온다.몇 번의 주저 앉음을 거치고 정신의 아득함을 느낀 끝에 아침 7 시 20 분 정도가
되어 우리 8 명의 전사는 청옥산 정상에 도달한다. 아마도 정상 도착은 한병오형님,운암님,용남님 순으로 했으리나는 생각을
하면서 한시간 정도나 늦게 도착한 느린보와 박상원형님이 오르자 일행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꼴찌를 축하해준다. 꼴찌의 승리
를 위하여......청옥산 정상은 헬기장도 잘 되어있고 비교적 넓은 면적의 평지가 형성되어 있는 봉우리다. 허겁지겁 김밥을 입어
넣어보나 이상하게 잘 넘어가지 않는다. 운동을 많이 하면 밥이 잘 않들어 간다는 이야기가 이때에도 적응되는 건지...아니면
너무 무리한 운동을 하면 밥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야기인지...천천히 남은 김밥을 다 먹은 일행은 청옥산 정상 안내석을 배경
으로 방문기념 증명사진을 찍은 후 일렬로 도열하여 두타산으로 떠난다.(08:00) 청옥산에서 두타산으로 지금 가고 있는 이 길
은 "지리에서 백두까지" 백두대간길이란다. 오르고 내리는 것을 반복하는 동안 달아오는 태양에 저항하며 두타산 정상에 도착
한 시간이 12:00 ...유난히 땀이 많은 느린보는 뜨거워진 머리의 열기를 식히기 위하여 도착하자 마자 배낭도 내리지 못하고 반
대 쪽 능선으로 내려가 차가운 두타 샘물에 머리를 박고 찜질을 한후 빈 물통 몇 개를 꽉꽉 채운다. 두타산에서 약 10 여분간의
휴식을 취한후 하산하기 위하여 이정표를 잠시 살펴보니 무릉계곡 주차장 까지는 아직도 7.7 km가 남았다. 무슨 하산길이 이
리도 길까...... 지리산의 천왕봉에서 백무동까지의 지리한 하행길이 생각나기를 몇 초간...... 우리의 산행은 다시 시작되었다.
주어진 운명에의 적응... 느린보의 지친 모습을 본 미니의 조언대로 아직 먹지 못한 도시락 네개 중 두개를 동행산꾼 유희곤님
에게 건네니 발걸음이 훨씬 가볍다. 몸이 지쳤을 경우 새끼 손가락이 미는 작은 힘으로도 쓰러진다는 이야기가 나의 산행에서
이렇게 적응된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다. 자연스럽게 튀어나온 돌길은 쉬운 편은 아니지만 뜨거운 태양빛도 하산길에는 좀
부드럽게 느껴지는 편...가도 가도 끝이 없는 하산길을 내려와 개울물에 옻을 입은 채로 목만 남긴채 누워 잠긴다. 시원한 계곡
물이 온 몸 구석구석까지 파고 들어 오한이 날 정도이다.(13:30) 아직 먹지 못한 점심 도시락을 까먹는 산꾼들의 표정이 일그
러지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무언가 해 냈다는 승리의 환희가 함께 하고 있다. 약 2.5 km 더 남은 하산길에서 위험한 거북바위에
올라 쌍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두타산성에 올라 두타산,청옥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본다. 두타산성 밑으로 펼쳐진 그
랜드캐니언 계곡과 청옥산에 펼쳐진 절벽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다가 온다. 모르긴 몰라도 아직 가보지 못한 중국의 "황
산"이 이 두타산 정도의 절경을 펼치리라 생각을 해 본다. 손재주가 좀 있는 산꾼이라면 붓과 먹을 펼치고 한편의 동양화가 순
식간에 그려질 것이고, 흥있는 젊은이는 한시가 절로 나올 듯한 풍경이다. 대한민국 산야에는 아직 방문하지 못한 이렇게 멋있
는 산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니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우리강산임을 확인한다. 또한 이 두타산은 정상에서 무릉
계곡으로 내려오는 동안 아름들이 적송을 수백 그루 보았는데 아마도 이런 산에서 남대문을 비롯한 문화재를 건축하는데 쓰일
목재를 채취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주차장을 약 1 km정도 남겨두고 오후의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거부하듯 호동왕자와
햄머는 다리밑을 흐르는 깊은 물속으로 뛰어들은 풍경은 나뭇군과 선녀가 함께 목욕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두타산 무릉계곡
주차장을 출발하여 (15 :10) 동해 추암 해수욕장에 들러 촛대바위를 구경하고 시원한 캔맥주를 몇개 사서 산꾼들에게 돌리니
산꾼들은 맥주를 물리치는 모습이 이상하다. 시원한 맥주 보다는 찬찬히 흔들리는 차안의 오수가 더욱 즐거운듯...영동고속 도
로가 막혀 여주를 지난 어느 지점에서 국도로 바꿔타고 오산을 거쳐 발안에 도착한 시간이 22 :40 을 지난다. 예정된 시간보다
40 분이 지났다. 정말 무더운 7 월말 산행에 동행하여 멋진 추억을 만들어 주신 박상원형님,한병오형님,햄머님,운암님,유희곤
님,미니님,호동왕자님 감사드리고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다음 산행시까지 건강하십시오...
2008 년 8 월 2 일
향남 산악회
산꾼 느린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