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에서는 송사모 5월법회가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제적사찰이 있어 송광사에는 이번에도 가기는 힘들겠다라고 여겼지만. 제적사찰에 계신 스님께 올해는 송광사에 가려고 하니 미리 대타준비하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스님들이 어디 그런가.
알았다고 하지만 가만있다 불붙으면 불끄기 위해 순식적으로 난리부르스.
반야행에게는 4월, 5월 법회에 참석못할 것이라고 미리 이야기 했지만, 그래도 부처님 오신날에 꼭 송광사에 가보자고 머리 한쪽구석에 생각은 했었다.
화요일 수업도 정상적으로 있고 하여 송광사행도 포기, 제적사찰행도 포기하고 숙제나 하고, 당일 가까운 사찰에나 갔다오려고 했는데. 에고 학교가는길 제적사찰 스님 전화로 큰일났다 안올라오면 안되다고 밤 1시가 되어서라도 올라오라고 소리소리시니.
수업끝나고 연락드리겠다고 했다. 수업 끝나고 나니 밤 10시 10분.
난, 이시간이라면 그냥 쉬고 부처님 오신날 당일 오라고 하실 줄 알았다. 스님왈
내 안자고 기다릴테니 싸게 오란다. 안오면 안된다고.... 툴툴대면서 난 전화를 끊고 차안에 있던 바지와 티로 갈아입고 가려고 했다. 그런데, 함께할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지금갈테니 준비하라고 하고 그 친구에게로 가는길. 머리가 팅팅거리고 아픈것이 아닌가. 보통 취침시간이 새벽3-4시라 수요일은 한계가 부딪치는 날로 이날은 일찍들어가 잠을 보충해야 나머지 목,금,토 일상생활에 지장없는데.
지난주는 일요일까지 무리를 했더니 증상이 화요일부터 시작된 것이다. 도저히
갈수가 없을것 같아(1시간 반가량의 산행을 해야 암자에 도착할 수 있으니) 친구를 데리러 갔다가 집으로 되돌아 왔다. 스님께는 내일 새벽에 올라가겠다고 말씀드리고. (사실 차안에는 운동화도 없었기에 빼닥구두 신고 가는것도 걱정의 한가지였고)
집에 보니 운동화는 빨래방에 갔고 신발이 없어 고무신으로 신고 가려고 하고 이것저것 준비하고 나니 1시. 그래도 자야지 하는 생각에 알람을 3시10분에 맞춰놓고 3시반에 집을 나섰다. 친구를 데리고 다시 왔던길 되돌아 (친구집이 우리집서 거꾸로 20분을 더가야 하는 곳이니 시간상 아까운 30분을 허비 가끔은 귀찮을 데도 있지만 할수 없지 않은가 차가 있으니) 집근처 톨게이트에 오니 새벽 4시 고속도로를 타고 절 입구에 도착하니 새벽 5시 5분.
새벽4시정도에 여명이 트고 날이밝아 지는 것을 본다는 것에 어떤 희열감도 느끼면서.
차량통행과 주차공간확보가 힘들것 같아 입구에 세워놓고 다른 신도에게 부탁하여 암자입구까지와 산행을 하여 암자에 도착하니 새벽 7시가 다되어 가고 있었다.
아침공양후 곧바로 신도카드정리와 연등접수작업등 정리를 우리둘과 부산서 온 처사님 일행, 서울서 온 대학생과 함께 빠른속도로 분업하여 정리를 하였다.
부처님오신날 법회 참석도, 관욕도 하지못하고, 점심도 굶고 얼른 일 끝내고 하산하려는 생각에.
하지만 마음이 급하다 보니 서로정리한 부분을 합치는 부분에서 이것저것 계속 실수가 나타나 급한마음 다 사라지고 차근차근하자고 서로를 어우리고 우린 오후 5시가 넘어셔야 하산할 수 있었다.
오는 길 청주에 있는 사찰에 들려 스님께 인사드리고, 때늦은 공양을 하고 집에 오니 밤 11시 이날도 밀린숙제옆에도 가보지도 못하고 하루를 끝냈지만 마음만큼은 홀가분했다.
송광사게시판에서 송사모회원들이 열심히 자봉한 후기를 보면서 한편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어찌하겠는가. 언젠가는 부처님오신날 송광사에도 갈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