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2020년 11월 13일 (금)
어디를: 금북 18차
성왕산-성황당고개-부엉산-골프연습장-윗갈치
얼마나 걸었나: 오후12시 시작- 오후3시 하산
실로 오랫만의 금북이다
진짜 띄엄띄엄 걷는 길이긴 하지만
올초 1월에 걷고 거의 1년만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니.
코로나 등등을 핑계로 오지 않고
여름엔 더워서 혹은 바빠서
산은 그대로 인데 뭘.
이런 안일한 생각들이 시간을 일년이라는 공백으로 텅비게 만든다.
산은 그대로 인데.
천년이 지나도 길이 더 생기고 민가가 더 생기도 있던 길이 없어지기도 하고
더 넓어지기도 하겠지만
우리는 그대로가 아닌데.
.
.
느즈막히 출발한다.
느즈막히 가더라도 오늘은 조금만 걷고
서산에서 1박하고
내일 또 걷기로 하고 가는 길이라
조급하지도 않고 여유롭다.
게다가 지난번 성왕산 가는 길에 임도로 잘못 탈출한길을
제대로 찾아놨으니 룰루랄라
산행출발 입구 한성스위트빌 아파트앞 편의점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는다.
이번에 티비에서 우승한 이경규의 복돼지 라면을 먹고
하나는 밥을 먹기로 해서 두개 랜지에 데워 편의점 밖에 벤치에 앉았다.
11월인데 따숩다.
참치마요덮밥은 많이 알던 그런맛인데
느끼한건 좋아하면 더 맛있고
안좋아하면 안 맛인는 그런 맛이랄까 -..-
복돼지라면은 음.. 고기고명이 들어가고
돼지국밥 맛이라고 하더니 그런 맛이난다.
고기 비린내가 나는건 아니고
맛도 평타라 할수 있겟다.
편의점 앞에서
따순걸 먹으니
추위도 가시고
다시 찬 맥주를 마시니
ㅋㅋㅋ
이게 뭐람
오늘 산행 출발지는 성왕사
성왕사는 성왕산이 품은 암자같은 절이다.
아담한 모양의 절인데
여기까지 차가 올라온다.
근데
너무 무서워
너무 가팔라서 차 꼬꾸라지는줄 알았음
오르막을 치고 올라와 우측으로는 성왕사 절이 있고
좌측으로는 4대정도 주차 가능한 공간이 있다.
전망이 탁 트인 멋진 곳이다.
날이 흐리지 않았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걷는척하며 포즈잡는
'좋아 자연스러웠어!'
라고 본인만 흡족해하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정답게 한컷찍고 출발입니다.
벌써 12시30분이 넘어가고 있네요
언제가..
이제가지.
성왕산 도착.
성왕사에서 짧게 치고 올라오면 성왕산 도착이다.
좋은 길을 따라 산행을 이어가면
저 아래 성황당 고개가 보인다.
축사를 만들고 있다
아직 가축을 넣은건 아닌데
이 풍경좋고 아늑한 곳에 축사라니!
작은 땅을 사서
컨테이너를 두고 텃밭 농사를 하는 사람도 있던데
얼마나 상심이 컷을지..
축사 못짓게 드러누우셨어야 햇는데
으잉
성황당 고개 내려서는 길.
성황당고개를 지나 다시 산길로.
유독 이번 구간은 길이 폭신폭신하다.
낙엽과 솔잎이 켜켜히 쌓인 사람 발길이 많이 닿지않는
그런 느낌이랄까
낙엽이 많아 오히려 바닥에 돌이 있을까 걱정이 된다.
아장아장 걷는다고 앞에서 뒤에서 나를 종종종종종 따라 걸으며
계속 종종종종 떼뗴뗴뗴데데데데데데뗃 어쩌구저쩌구 웅엉웅엉웅얼
막 응?
계속 걸어 올라가다보면
부엉산 도착.
답답하지도 않으신가
날이 워낙따수워 반팔입고
인적도 없는 이곳에서 마스크쓰는 방역정신
신문에 나와야 하는 정직하신 분.
이름 이쁘다.
부엉이라니!
임도가 있는 내동고개 도착.
꽤 온줄 알았는데 성왕산에서 1.8키로 왔네.. 쳇
임도엔 공사가 한창인데
산으로 올라가기 좋게 포크레인이 길도 계단식으로 다져줬다.
길을 만들 생각인듯하다
발걸음이 가벼워 룰루랄라
얼마나 즐거우면 발바닥이 다 보이네 ㅋㅋㅋ
서산 브이아이피 골프클럽
여기 대단한 사람들 많이 다닌다.
저 골프공 치는 곳에서 산 여기까지 한참 먼데
그 멀리까지 공이 한두개가 아니고 엄청나게 떨어져있다
정맥길에 떨어진 공을 본격적으로 주워담으려면 백개는 넘게 담을수 있을것이다.
원래 여기까지 공이 날아오는 모양이다
생각을 했는데
골프장 다와서 쳐다보니 사람들 공 날리는 거리는 거기서 거기였다
산 위까지 날아올수 있는 거리가 아닌거 같은데
조만간 골프계에
엄청난 괴물이 나타날듯.
기대하시라
.
.
골프장을 우측에 끼고 산을 내려온다.
내려오는길이 안보인다.
대충 골프장 쪽으로 내려오는데
내려오자마자
차들이 씽씽 다니는 왕복6차선 도로이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있어서
안전하게 건널수 있었다
길을 건너면 이런 표지석이 있는데
안으로 쭉 걸어들어가면 국궁장이 있고
국궁장전엔 사격장이 있다.
길을 건너 돌표지석을 보고 사격장 포장 길로 쭉 들어가면 이런 국궁장이 있다.
여기서 시합도 하고 그런 모양이다.
시간이 3시다.
더 갈까 했는데 여기서부터 산길이 또 한참 나와서
오늘은 짧게 여기까지만 걷기로 한다.
.
.
택시타고 성왕사 가는길.
성왕사 차타고 두번은 못올라갈거 같아
아침겸 점심 먹었던 편의점에 혼자 내렸다 ㅋㅋ
나 데릴러 올거지?
슬픔과 비굴함을 담은 연기혼이 불타오른다.
.
.
3시인데
뭐 집에 가자.
집에가도 1시간이면 갈건데.. 하여
집으로 출발.
근데 오늘은 금요일.
하...
금요일 ..
차가 어찌나 많던지
겨우겨우 집에 가니 6시가 되었더라 ㅋㅋㅋㅋㅋ
서산에서 잘걸 그랬나..
속으로 천이백사십두번 생각함.
첫댓글 간만에 닝닝님과 걸어서 참 좋았습니다.
성왕사 올라가는 ㅎㄷㄷ
바퀴 헛도는 소리 웨엥웨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