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에서 6시20분 출발 비가 뿌린다.. 마을팀은 연규상 송태호 윤석위 한*경이 청주에서 출발하고 살미휴게소에서 김사환 합류하기로--- 괴산을 거치고 연풍고개를 넘어가며 새로 참여하게 된 한*경대원을 송태호씨가 소개.
충주호가 생기면서 이설도로가 나고 충주와 가까운 오지(?)가 문이 열렸다. 충주에서 약 30분거리에 있으며 충주시 살미면 공이 1~2동이 생각보다 너른 분지안에 자리 잡았다. 마을은 공이교를 지나 입구로 부터 하리, 송정 유촌( 버드나무거리) 평촌이 드문드문 촌락을 이루고 있다. 공이교를 지나 길가 산기슭에 四老亭이라고 편액이 붙은 정자가 고풍스럽게 나타난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서 정자와 비문을 읽었다. 정자앞에서 흰솔모양으로 핀 홀아비꽃대 군락지를 발견. 조금 더 가니 성황당이 길가에 있는데 무슨 기도를 하고 갔는지 막걸리 세통이 제물로 놓여 있었다. 남쪽으로는 갑둥이재를 넘어 상모면 중산리로 이어지고,대미산(678m)과 망대봉(731m)은 마을이 뒷산으로 꼬부랑재를 만들고 있어서 이 고개를 넘으면 월악산 덕주사로 이어진다. 또 망대봉아래 시어골에서 모가당재를 넘으면 30분쯤 걸어서 상모면 고운리가 나온다.
비가 오는 마을엔 인적이 없다. 평촌으로 올라가는 빈밭에는 노란 산괴불주머니꽃이 씨뿌려 키운 듯 지천으로 아름답다. 작년에 고향마을로 돌아왔다는 석기창(36년생) 노병숙(36년생)은 아랫마을에서 나서 19세때에는 공비토벌대인 의경경찰도 했고(월악산과 대미산 망대봉으로 안가 본 골짜기가 없었다하고 월급을 받았냐고물으니"그런게 어디~"란다.) 대처(?)인 충주로 나가 건축목수로 살다가 몸이 불편해져 일을 못하니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하였다. 조립식으로 지어진 빈집을 수리해서 사는데 세간이 옹색해 보인다. 비가 오는데 아랫말에서 무얼 고쳐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며 사발이(4륜 오토바이)을 몰고 나선다.
마침 충주까지가는 시내버스가 들어왔다. 하루에 다섯차례 들어온다고 한다. 이 마을엔 공이동입구부터 도로공사가 한창인데 갑둥이재를 뚫어서 수안보로 길을 이어붙이는 공사라고 하였다. 그런데 교통량이 전혀없는 곳에 수십억을 들여 공사를 벌일 이유가 없어 보인다. 군사도로도 아니고 수려한 경관도 망치고 국고도 낭비하는 게 아닌가하여 혀를 찼다. 터널을 뚫으면 공사비가 수백억으로 늘어날텐데~걱정---
산자락을 따라 생긴 마을의 윗쪽에서 임대식(75세) 김옥련(74세)의집 을 찾아들었다. 고성이 고향인 부인은 전쟁때 중3으로 교복을 입고 속초로 피난 온 이산가족으로 부모, 김장봉, 박영옥과 오빠 김재원 재형 재희와 옥자 옥춘 재용등 북의 가족의 이름을 잊지않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제천사는 언니가 중매를해서 이곳에 정착한 부인은 밭 삼천평에 논 여덟마지기를 지으며 자식 손 안벌리고 사니 다행이란다. 벼농사와 담배를 주로하고 고추도 제법하는데 이북출신이라서 생활력이 강해보이고 여렸을 적엔 교원이 희망이었다며 전쟁이 없었으면 엘리트층으로 지냈을 분단의 아픔이 얼핏 보인다. 그래도 중풍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남편수발만 빼면 별 불만이 없단다. 서울에서 중국식당을 하는 큰아들 (48세)이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문을 닫아야하는 지 마는 지 걱정을 하는 것만 잘되면 한이 없겠다고 한다.
평촌 한가운데 길가에 비닐하우스에서 노인 부부가 못자리판을 만들고있어 들어가 보았다. 김철영(75세) 임창순(74세)부부인데 모자리판은 부인이 만들고 남편은 모판을 나른다. 김사환대원이 한시간쯤 거들며 얘기를 들어보았다. 서른 여덟인 큰아들이 박사로 일본에서 연구원으로있고 두딸은 충주로 시집가서 산다는 대답이다. 소가 세마리에 닭한마리가 함께사는 식구라고 한다.
비가 그치지않고 바람까지 거세다.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바람 막을 곳이 없다. 남쪽으로 가로막은 산기슭에 폐교가 한채보인다. 비가리기에 마춤하다 학교 교실안에는 젊은이들 다섯명이 교실개수공사를하고 있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폐교를 임대하여 도서관과 자료실로 쓰기위해 고치는 중이라고 하였다. 이 연구소는 친일인사인명사전등을 출판하고 역사문제연구소와 함께 우리역사를 바로보기위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곳인데 이곳에 머물곳을 만든다니 반가웠다.또하나의 명소가 생기는 서우영기획실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싸 온 점심밥을 빈교실에서 먹었다. 다음 탐사예정지는 고개너머 마을 중산리로 정하고 을씨년스런 날씨에 일찍 일정을 닫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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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름꽃집 원문보기 글쓴이: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