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성관지(落成款識)
낙관(落款)은 낙성관지(落成款識)의 준말이다. 낙성(落成)은 작품의 본문 끝부분에 간단한 설명문을 쓰고 난 후 글씨를 쓴 사람의 호나 이름을 기입하는 것을 말하고, 관지(款識)는 낙성(落成) 다음에 찍는 인장을 말한다. 예부터 음각(陰刻)으로 판 인장을 ‘관(款)’이라 하고 양각(陽刻)으로 판 인장을 ‘지(識)’라고 한데서 관지(款識)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보통은 낙관용 인장을 낙관이라고 하거나, 인장을 찍은 것을 낙관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정확하게 사용한 말이 아니다.
낙성(落成)의 설명문에는 보통 본문의 제목, 내용 설명, 작품을 쓴 시기, 왜 썼는지, 누구를 위해 썼다는 내용을 적어 넣기도 하는데 작품의 크기와 용도에 따라 무엇을 쓸지를 결정하면 된다. 가장 간단하게는 제작시점과 호만 적을 수도 있다. 낙성 글씨의 서체는 본문의 서체와 같게 혹은 다르게 해도 좋으나(통상 행서로 가장 많이 쓴다) 글씨 크기는 본문보다 작게 본문과의 조화를 이루도록 써야 한다. 쓴 사람의 호와 성명을 쓸 때에는 호를 먼저 이름은 나중에 쓴다.
낙성(落成)을 할 때는 통상 본문보다 작게 씀으로 본문의 글자 크기에 익숙해져 있는 초심자들에겐 낙성 쓰기가 본문의 글씨 쓰기보다 어렵기 마련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글씨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대충 써버리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다. 낙성(落成) 글씨처럼 작은 글씨를 쓸 때에는 흔히들 운필의 강도를 늦추기 일쑤인데 그러면 맥 빠진 글씨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낙성을 할 때의 경구(警句)는 “작은 글씨를 쓸 때에도 큰 글씨를 쓸 때처럼 붓을 과감히 움직여라” 이다.
관지(款識)는 전통적으로 작자의 성명을 음각(陰刻)으로 파고 호는 양각(陽刻)으로 판다. 그래서 관지(款識)를 할 때는 음각의 성명을 먼저 찍고 양각의 호를 나중에 찍는다. 이 순서를 바꾸면 ‘관지’가 아니라 ‘지관’이 됨으로 관지(款識)를 할 때는 인장의 순서가 바뀌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작가가 낙관(落款)을 하는 것은 작품이 완성되었다는 의미이고 본인의 작품임을 입증하기 위한 징표를 남기는 것이다. 낙관의 글씨와 인장은 작품의 일부로써 작품 전체와 잘 어울려야 한다. 본문이 아무리 잘 되었다 하더라도 낙관이 잘 못되면 작품을 그르친다. 그러므로 낙관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