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연화경 제 6 권
제 이십이. 약왕보살본사품
제 1 장
그때 수왕화보살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약왕보살은 어찌하여 사바세계에 다니시며,
세존이시여, 이 약왕보살은 얼마만한 백천만억 나유타 어려운 고행을 하였나이까.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원컨대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옵소서.
모든 천신 . 용 . 야차 . 건달바 . 아수라 . 가루라 . 긴나라 . 마후라가 . 인비인 등과 다른 국토에서 온 모든 보살들과 성문 대중들이 들으면 모두 환히하오리다."
그때 부처님께서 수왕화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지난 과거 한량없는 항하사 겁 이전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명호가 일월정명덕여래 . 응공 . 정변지 . 명행조 . 선서 . 세간해 . 무상사 . 조어장부 . 천인사 . 불세존이셨느니라.
그 부처님께는 팔십억 대보살마하살과 칠십이 항하사 대성문들이 있었느니라.
부처님을 수명은 사만이천 겁이고 보살의 수명도 또한 같으며, 그 나라에는 여자가 없고 지옥과 아귀와 축생과 아수라들과 온갖 고난도 없었느니라.
땅은 평평하여 손바닥과 같으며 유리로 이루어졌고, 보배나무로 장엄되었으며, 보배휘장을 위에 덮었으며, 보배꽃의 번기를 달고, 보배로 된 병과 향로가 나라에 널리 가득하고, 칠보누대를 만들되 한 나무 아래마다 한 누대를 두었는데, 나무에서 누대의 간격이 화살 하나의 거리였느니라.
모든 보배나무 아래에는 보살과 성문들이 모두 앉아 있었고 보배누대 위에는 각각 백억의 천신들이 있어 하늘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며 부처님을 찬탄하며 공양하였느니라.
그때 그 부처님께서는 일체중생희견보살과 여러 보살 대중과 성문 대중들에게 법화경을 설하셨느니라.
이 일체중생희견보살은 고행을 즐겨 익히고 일월정명덕 부처님의 법 가운데서 정진하고 수행하여 일심으로 부처가 되고자 하여 만 이천 년을 지낸 뒤에 현일체색신삼매를 얻었느니라.
이 삼매를 얻고는 크게 환희심이 나서 곧 이렇게 생각하되, '내가 현일체색신삼매를 얻은 것은 다 법화경을 들은 힘 때문이니, 내 이제 마땅히 일월정명덕 부처님과 법화경을 공양하리라.'
그리고는 곧 삼매에 들어가니 허공에서 만다라화와 마하만다라화와 고운가루의 검은 전단향이 비가 되어 허공에 가득 차서 구름같이 내려오며, 또 해차안전단향을 비 오듯 내리니, 그 향은 육수로도 그 값는 사바세계와 맞먹는 것으로, 이러한 모든 것을 가지고 부처니께 공양올렸느니라.
이렇게 공양하고는 삼매에서 일어나 스스로 생각하되,
'내가 비록 신통력으로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나 몸으로써 공야하는 것만 못하구나.' 하고, 곧 온갖 향들이 전단향 . 훈육향 . 도루바향 . 필력가향 . 침수향 . 교향 등을 복용하고 또 첨복의 여러 가지 꽃으로 짠 향유를 마시기를 천이백 년이 되도록 하였으며, 또 향유를 몸에 바르고 일월정명덕 부처님 앞에서 하늘의 보배옷으로 몸을 감고 여러 향유를 부은 다음 신통력의 서원으로 스스로 몸을 불사르니, 그 광명이 팔십억 항하사 세계를 두루 비추었느니라.
그 세계에 계시는 부처님들께서 한꺼번에 찬탄하며 말씀하시되,
'착하여라 착하여라! 선남자여, 이것이 진정한 정진이며 이것이 여래께 올리는 진정한 법의 공양이니, 만약 꽃이나 향이나 영락, 사르는 향과 가루향과 바르는 향, 하늘의 비단 번개와 해차안전단향 등 이와 같은 갖가지 물질들로 공양한다 하더라도 능히 이에 미치지 못하며, 가령 국토와 성이나 처자로 보시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미치지 못하리라.
선남자여, 이것을 제일의 보시라 이름하며, 모든 보시 가운데 가장 존귀하고 으뜸이니 법으로써 모든 여래들께 공양하는 까닭이니라.'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부처님들께서는 각각 침묵하셨다.
그 보살의 몸은 천이백 년 동안 불타고 난 뒤에야 그 몸이 다하였느니라.
일체중생희견보살은 이렇게 법공양을 하여 목숨이 다한 뒤, 다시 일월정명덕 부처님의 국토에 태어나 정덕왕의 집에 결가부좌하고 홀연히 화생해서 곧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사뢰었느니라.
대왕이여, 마땅히 아옵소서.
제가 저 곳에서 수행하여
곧 일체현제신삼매를 얻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아끼는 몸을 바쳐
세존께 공양함은
위없는 지혜 구하기 위함이었나이다.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아버지께 사뢰되,
'일월정명덕 부처님께서는 지금도 살아 계시나이다.
내가 앞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일체 중생의 말을 이해하는 다라니를 얻었으며, 다시 법화경의 팔백천만억 나유타 . 견가라 . 빈바라 . 아축바 등의 게송을 들었나이다.
대왕이시여, 제가 지금 반드시 돌아가서 그 부처님께 공양하려 하나이다.'
이렇게 말하고는 칠보대에 앉아 칠다라수 높이의 허공에 올라가서 부처님 계신데 이르러 머리를 숙이고 발에 절하며 열손가락을 가지런히 모아 합장하고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느니라.
존안이 매우 기묘하사 광명이 시방을 비추나이다.
일찍이 옛적에도 공양하였는데
지금 다시 환생하여 친견하나이다.
그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은 게송을 읊은 다음 부처님께 사뢰되,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아직도 세상에 계시나이까."
그때 일월정명덕 부처님께서 일체중생희견보살에게 말씀하시되,
'선남자여, 내가 열반할 때가 되었고 멸진할 때가 되었느니라.
너는 편안하게 자리를 펴라. 내가 오늘 밤에 마땅히 반열반에 들리라.'
그리고는 다시 일체중생희견보살에게 분부하시되,
'선남자여, 내가 불법을 너에게 부촉하며, 또 모든 보살들과 큰 제자들과 아울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과 또한 삼천대천의 칠보세계와 여러 보배나무와 보배누대와 시중드는 모든 천신들을 다 너에게 부촉하노라.
내가 열반한 뒤 모든 사리도 또한 너에게 부촉하나니, 마땅히 유포시켜 널리 공양 베풀며 응당 수천 개의 탑을 세우도록 할지니라.'
일월정명덕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이 일체중생희견보살에게 분부하시고 그날 밤 늦게 열반에 드셨느니라.
그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것을 보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며, 부처님을 사모하여 곧 해차안전단나무를 쌓아서 부처님 시신을 공양하여 불사르고, 불이 꺼진 뒤 사리를 거두어 팔만 사천의 보병을 만들어 팔만 사천의 탑을 세우니, 그 높이가 삼세계에까지 닿았으며, 표찰로 장엄하되 여러가지 번개를 드리우고 여러 보배풍경을 달았느니라.
그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은 다시 스스로 생각하되,
'내가 비록 이렇게 공양하였으나 마음에 아직 흡족하지 못하니, 내 이제 마땅히 다시 사리에 공양하리라.'
그리고는 모든 보살들과 큰제자들 및 천신 . 용 . 야차 등 일체의 대중들에게 말하되,
"너희들은 마땅히 일심으로 생각하라.
내가 이제 일월정명덕 부처님의 사리를 공양하리라."
이렇게 말하고 팔만 사천 탑 앞에서 백 복으로 장엄된 자기의 팔을 칠만 이천 년간 태워서 공양하여, 성문을 구하는 무수한 대중들과 한량없는 아승기의 보살로 하여금 나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게 하여 모두 현일체색신삼매에 머물게 하였느니라.
그때 모든 보살과 천신과 사람과 아수라들은 그의 팔이 없어진 것을 보고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렇게 말하되, '이 일체중생희견보살은 우리들의 스승으로서 우리를 교화하는 분이시거늘, 이제 팔을 태워서 불구의 몸이 되었도다.'
그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은 대중 가운데서 이렇게 서원을 세우고 말하되, '내가 두 팔을 버렸으이 반드시 부처님의 금빛 몸을 얻으리라.
만이 이 말이 진실하고 허망하지 않다면 나의 두 팔이 다시 원래대로 되리라.' 이렇게 서원을 마치자 저절로 예전과 같이 되었느니라.
이것은 이 보살의 복덕과 지혜가 순박하고 두터운 까닭이니라.
그때에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하늘에서는 보배의 꽃비를 내리니, 모든 사람과 천신들이 일찍이 없던 희유함을 얻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수왕화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일체중생희견보살이 어찌 다른 사람이랴.
지금의 약왕보살이 바로 그이니라.
그가 몸을 버려 보시하기를 이와 같이 한량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수만큼 행하였느니라.
수왕화보살이여, 만약 발심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하는 사람이 있어 능히 손가락이나 발가락 하나라도 태워서 불탑에 공양한다면, 국토나 성곽이나 처자나 삼천대천국토의 산림이나 하천이나 온갖 진귀한 보물로 공양하는 것보다 더 나으리라.
만일 어떤 사람이 칠보로 삼천대천세계를 가득 채워 부처님과 대보살과 벽지불과 아라한에게 공양하더라도, 그 사람의 공덕은 이 법화경을 내지는 사구게를 수지하는 것만 같지 못 하며, 수지하는 자 얻는 공덕이 매우 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