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초 겨자치고나니 담백하다느니 칼큼하다느니 몸이 어떻게 반응한다느니 해야는데 언어가 무색타
시장통구경 사람구경 잘했다 시장이반찬인지라
반려자 혹은 동반자/천영필
우리는 오늘도 나란히 당신과 평행을 이루며 갑니다 가까운듯 가깝지 않은 먼듯 멀지않은 거리
우리는 시공을 함께 합니다 이 때가 바로 공동의 공유 이 공간이 바로 서로의 공유 삐친듯 쳐다보지 못함도 친한듯 친숙함도 낮설지 않은 배시시한 웃음에 묻힙니다
우리는 오늘도 스치듯 걸어 갑니다
고집쟁이와 여행하기/천영필
네비게이션따라 이동중 가는길에 동승자와 갈등이 빚어졌다
험악한 분위기로 대화가 단절이다 거리가 멀어졌다나 도착시간이 늦어졌다나
나이에 비례해서 아집이 생긴다 남생각은 수용이 불가하다 그럴수록 동반은 더욱 어려워진다
네비와는 다투지말자 동승자와는 언쟁을 말자
바지락 칼국수/천영필
제부도 하늘아래 자갈 드나드는 소리 바지락바지락 한다 신선한 바지락 한자루 빡빡 씼어서 한번 고아내고 육수에 팔팔끓여 칼국수 넣고 푹삶아 낸다 겉절이배추김치 세로로 쭉쭉찢어 칼칼하게 얹어 시식을 한다 바지락국물의 효능은 간해독이다 술에 쪈 일상을 풀어주고 꼬여진 하루를 나른하게 정리한다 아항 오늘도 해는 검은 안식을 넘는다
백운대에 전설하나가 살고있다/천영필
하늘이 열리고 조선개국을 예지한 삼신산 신령님이 애지중지 빚어둔 삼각산 바위 조형물 하나
전설을 하나 만들어 낸다 지척을 분간키 어려울 만치 백운이 몰려와 길잃은 오리 하나가 지금도 내려가지 못하고 수억겁을 지키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