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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참가기
2010.4.04
대회 명 : 제8회 영주 소백산마라톤
주관 : 영주시청, 대구매일신문
종목 : 하프
날씨 : 맑음
구간 : 운동장-서천교-장수교-동촌(반환점)
완주시간 : 1:55:51.32
참가후기 :
고향에서 개최하는 마라톤 대회에 한 번은 참가하고자 오래전부터 뜻이 있었으나 그간
개최일이 산행일과 겹쳐서 이루지 못하였는데, 금년 대회는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대회 구간은 초등학교 시절 순흥에서 영주의 스쿨서점 갈 때 걸었던 길이라 낯설지
않는 코스이다.
2005.3.1 삼일절 기념대회 마라톤에 참가한 경험이 있으나 오랜 기간 대회 경험이
부재한 탓에 가족의 만류가 심하다. 그러나 꾸준한 산행과 조깅으로 마음으로는 자신이 있다.
조금이라도 신체에 이상이 있으면 중단한다는 다짐을 하고 출전 한다.
4.4 04:50 일어나 약간의 식사를 하고 집을 나선다. 06:15 동서울에서 영주행 고속버스에
몸을 맡기고 한숨 자려 했지만 그리 되지 않는다. 버스 차창을 통해 바라보이는 들녘은
4월답지 않게 황량하고, 논바닥에 고인 물은 얼었는지 반짝거린다. 날씨는 바람이 없고 맑아서
달리기에 최적의 기상이다. 08:50 영주에 도착, 시내버스를 타고 운동장으로 간다.
곳곳에 교통통제 현수막이 보인다. 시내 차량 통행도 한산하다.
09:10 운동장에 도착 하니 축포가 터지고 오색풍선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반바지와 칩을 착용하고 간단하게 몸을 푼다.
출발점 앞에는 하프코스 참가자들이 출발 신호를 기다린다.
(풀코스 출발 0:6:23경과)
과거 육상 선수였던 장재근씨가 진행석에 보인다. 09:30 풀코스, 09:40 하프의 출발 신호가
울린다. 설레는 마음으로 무사히 완주하여 되돌아 올 것을 다지며 스타트 라인을 박차고 나간다.
스스로 다짐한다. 조깅할 때 나의 페이스를 오버 하지 않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달리겠다고.
제2가흥교를 건너 경북전문대의 내리막을 지나 영주역을 바라보며 달릴 때, 무리에 섞여
달려서인지 호흡이 가팔라진다. 그러나 산행이나
조깅 시에도 초반에는 호흡이 가쁘고 근육도 풀리지 않아 힘들다. 서천교 사거리를 지나 외곽으로
나선다. 호흡도 안정되었다. 무리를 이루던 대열이 이제는 길게 늘어져 달린다. 좌측으로 장수천을
둘러친 녹색 울타리 너머로 동생이 거주하는 아파트가 보인다. 중앙선 철로를 넘어가는 고가도로의
오르막을 친다. 8k 지점의 장수교를 지난다. 61년 5.16혁명 뒤 홍수로 장수천이 범람할 때
박정희 의장이 다녀가신 기억이 있다.
장수고개를 오르며 앞을 보면 병풍처럼 둘러싼 백두대간의 큰 줄기인 소백산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장수고개를 넘으니 소문이 요란했던 판타시온 건물이 보인다. 공사를 중단한 모습이라 그런지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것이 삭막해 보인다.
충절의 고장 동촌(피끝) 마을 입구의 비석이 반긴다.
* 단종 복위운동을 도모하던 금성대군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서 관련자들이 세조에 의해
멸문지화를 당할때 흘린 피가 순흥도호부(순흥 읍내)에서 5km 떨어진 이곳까지 흘러와서
끝났다 하여 피끝이라 이름 하였다.
오르막을 오르다 내리막을 달리니 풍악 소리가 들려온다. 농악대들이 힘을 부추겨 준다. 휠체어를
탄 참가자가 나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전력을 다한다. 반환 지점을 앞두고 소백산 비로봉을
바라보니 아직 머리에 흰 눈을 쓰고 있는 듯 정수리가 하얗게 보인다.
(우측 끝봉이 비로봉)
비봉산이 눈앞에 보이고 산 아래는 나의 출생지 순흥 읍내가 있다.
(중앙의 앞산이 비봉산)
반환점까지는 예상한 시간대에 도착하였다. 이제부터는 속도를 내어 체력의 한계를 시험해보려
한다. 돌아가는 길은 몸이 부드럽다. 한 손에 디카를 들고 풍경을 담다보니 뒤 따르던 사람들이
저만치 나간다. 이러기를 수차례 하다보니 시간 손실이 많아진다. 서천교를 지나 좌회전 막바지
구간을 달리며 앞을 보니 5명이 보인다. 팔각정앞을 지나며
남은 두 개의 다리를 향해 앞서 달리는 참가자를 한 명 한 명 추월 하며 달려간다. 운동장 트랙에
들어선다. 도착선까지 내 앞에는 한 명도 없어 독주로 스퍼트를 하며 완주의 기쁨을 만끽한다.
객기일까. 다음에는 풀코스를 달리고 싶어진다. 은 엄마에게 완주 소식을 전한 후 잔치 국수
두 그릇을 먹고, 막걸리한 잔을 아쉬워하며 운동장을 나선다. |
첫댓글 대단하시네요...정말 좋은 글과 사진 잘 보았습니다....
고향내음 물신 풍기는 정겨운 모습 좋습니다
고향이 지동 목골이라,,,이길을 수도 없이 걸었지,,,,그때가 넘 생각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