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사례> 물건나눠쓰기- 가러지 세일(Garage Sale)
일명 야드 세일(Yard Sale)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주로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에 열린다. 문자 그대로 창고(garage)나 마당(yard)에서 행해지는 일종의 재활용 물품 처리 시장이다.
나에게는 쓸모없고 버려야 할 물건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보기 드문 형태의 기초적인 교환 경제이다.
가러지 세일 광고는 지역신문의 주요한 수입원이다. 내가 사는 지역인 화이트 록(white rock)에서 발간되는 지역신문은 Peace Arch Newspaer와 Now 등 두 개인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발행된다. 무가지이다. 광고로 먹고 사는 지역신문인데, 나름대로 지역사회의 여론 소통에 기여한다. 금요일자 신문을 보면, 가러지 세일 광고가 가득하다.
가러지 세일에 나오는 물품들은 책, 레코드, 장난감, 가구, 옷, 가든 장비, 전자 제품등 없는 것이 없다. 만물상이다. 앤티크(antique-옛날 가구)도 가끔 나오는데, 불티나게 팔리는 물품이다. 가러지 세일에 나오는 물품들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대략 2-3불 내외이다. 바지가 1불이고, 라디오가 2불 이고 하니, 10불을 넘는 것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가격경쟁력에서는 대단하다. 새 것은 아니지만, 쓸만하다. 가러지 세일은 꼭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내가 토요일 아침 느즈막하게 일어나 가러지 세일을 도는 이유이다. 가끔 꼭 필요한 것을 건질 때의 재미는 경험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가러지 세일은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10월까지 매주 열린다. 남이 입던 옷과 쓰던 물품등을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문화는 본받을 점이 많다. 자원 재활용과 쓰레기를 낭비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러지 세일중에서도 이사할 집이 여는 무빙 세일(Moving Sale)은 특히 사람들로 붐빈다. 다른 가러지 세일에 비해 많은 물건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때 가면 괜찮은 물건등을 많이 건질 수 있다. 나도 무빙 세일에서 책상과 조명 스탠드, 그리고 삽 등 정원 도구등을 모두 10불이내에서 구입했다.
지난 주에는 독특한 가러지 경험을 했다. 물건에 가격 표시가 적혀있지 않은 것이다. 가러지 세일은 물건 전시대 앞에 1불, 혹은 2불 등 가격을 포스트 잇으로 붙여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오늘 얻는 수입은 지역 학교에 모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는 사람이 가격을 스스로 정해 입구에 마련된 기부함에 넣으면 된다는 설명이다. 마음에 드는 스탠드가 있어 손에 잡았다. 보통 스탠드 종류는 가러지 세일에서 3불정도 한다. 인지상정이라. 기꺼이 5불을 냈다. 주인이 고맙다고 하며 커피 한 잔을 만들어 준다. 이런 것이 어울려 사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절대 미덕인 자본주의 사회이다. 하지만 가러지 세일의 물품들은 끊임없이 윤회한다. 생산과 소비 개념이 아닌 사람 사이에서 소통된다. 필요하지 않은 곳에서 필요한 사람에게, 비싼 가격에서 좀 더 싼 가격으로 돌고 도는 가러지 세일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의 단초를 발견했다면 좀 오버한 것일까.
각설하고, 나도 7월 경 가러지 세일을 해야겠다. 얻은 수입은 모두 이곳 도서관에 기부할련다.
<가러지 세일에서 물건을 고르는 모습> 상상,,
(길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가러지 세일 안내 표시판-주말에는 각양각색의 표시판으로 길거리가 환해진다)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모습..빨리 데려 가세요)
<대개 가러지 세일은 마당에서 펼쳐진다. 나도 여기에서 카메라 가방 하나 건졌다. 1달러에..>
<여기는 무빙세일하는 곳이다. 화분을 비롯해 온갖 것들이 나와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