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 났더니 많지는 않고 후두둑 거리며 비님이 오셨습니다.
일찌감치 더덕밭을 메러 간다고 계획을 세우던 남편은 빗소리를 듣더니 눈을 떴다가
다시 이불을 더 끌어 당기고 꿈나라로 가버렸습니다.
오늘 하루의 일과를 수정해야 합니다.
비가 오면 해야할 일들을 채크하다가 문득 내 손을 보니 참 가관입니다.
여자손이 이게 뭐에용~
남들처럼 맛사지하고 가꾸어 주지는 못하더라도 하루쯤 쉬게는 해 주어야지....
그럼 손이 쉬는 일을 해 보아야지.
어제 뜯어온 수리취를 다듬고 곤드레나물을 다듬어서 차에 실었습니다.
일기예보를 들어보니 비소식이 종일 있었습니다.
열시가 넘은 시간에 집에서 출발하여 여기저기 배달해야할 것들을 싣고 출발~
제일 먼저 간곳은 하늘아래 님댁입니다.
동생에게 선물한다고 산양산삼을 부탁하셨는데 첫번째 배달입니다.
차를 한잔 내 주시는 동안 보니 손톱깍이가 눈에 들어 옵니다.
워낙 바쁜 때라 손발톱 깍을 시간도 없기도 하였지만
요 깜찍한 꼬마친구 하진이가 두어달쯤전에 놀러 왔다 가면서
이 손톱깍이를 어디론가 감추어 버렸습니다
온 집안을 다 뒴박질을 해도 안나옵니다.
그래서 마실가는 집마다 생각날때에 동냥손톱을 깍았는데 발톱은 아무데서나 깍을 수가 없어서
오늘 아주 날을 잡았습니다.
그것까지 사진을 찍는 남편 때문에 낄낄거리고 웃어 봅니다
우린 둘다 사진 중독증 ㅎㅎㅎ
농사를 하는 하늘아래 님도 오늘은 비가 오면 별일이 없다고 하여 같이 길을 나서고
두번째로 들린 곳은 제천의 소이님댁 ~
지난번에 함께 공동구매한 세울님의 도감을 이제야 배달을 해 주고
빌려 갔던 책들도 가져다 드렸습니다.
네권을 빌려 갔는데 두권 밖에 못 읽었지만 장마 때 다시 빌려 읽기로 하였지요.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홍굴부추 라는 곳이었는데 이렇게 부추와 홍합 그리고 굴을 넣어 시원하게 끓인
칼국수를 먹었지요.
면발에 부추를 넣었을까요
초록색이었습니다.
다 먹고 나온 볶음밥이 또한 고소하고 맛있었습니다.
점심값을 셋이 서로 내겠다고 하여 가위 바위 보를 하자고 했더니
오늘 함께 데리고 다녀준다고 하늘아래 님이 내셨습니다.
혼자 사시니 이렇게 나들이를 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구요.
소이님과 헤어지고 두번째로 간곳은 청태산휴양림~
일찍부터 꿀을 주문한 숲해설 동기생이 있어 들렸더니 ,
우리의 미남 팀장님과 강원도권에서 숲해설을 하는 분들이 모임 중이었습니다.
반가운 동기생분들을 만나고
먹을복 많은 울 아무렴은 잘 구어진 숯불구이를 먹느라 입이 미어집니다.
그리고 다시 산을 넘어 태기산농부님이 계시는 횡성군 청일면
한창 더덕밭을 메느라 정신이 없으십니다.
고추밭에는 벌써 고추가 달리기 시작했고~
집에 더덕밭을 못 메주어서 맘이 안편한 남편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손은 풀을 뽑고 있습니다.
밭가에 오디가 새카마니 익어 가는데 그냥 두었기에 왜 안 따 드시냐고 했더니
--거기 오디가 익었어?-
하시며 신기해 합니다
얼마나 일이 바쁘셨으면 밭가에 오디가 다 익도록 모르셨을까.
그릇은 없고 오디는 익어가고 급한데로 하늘아래님 손을 빌려서 따 봅니다.
--나 보고 이렇게 보고만 있으라고? 나도 오디 먹고 싶은데....--
--아 ~ 왜 못 먹어요 입으로 먹음 되지--
---ㅎㅎㅎ 이렇게 먹어?---
아무렇게나 먹어도 됩니다 ㅎㅎㅎ
입안이 시커멓도록 따 먹었지요.
농부님댁에서 타조망을 얻어 왔습니다
고구마밭에 멧돼지녀석들 다니는 길에 일단 쳐 놓으려구요.
돌아오다가 이번에는 둔내에 있는 선배님댁에 나물을 맡기러 들렸습니다.
숲해설가 선배님이신 용궁님은 요즘 서각을 배우시느라 정신이 없으신데
만들어 놓은 서각들을 전시해 놓으셨네요
솜씨가 보통이 아니십니다.
차를 한잔 얻어 마시고~
빨리 오라는 독촉전화는 오는데 오늘 마져 들릴 집은 개밥바라기 님댁
마늘쫑을 뽑아 놓고 가져가라고~
무얼 준다고 할때는 얼른 가야합니다 ㅎㅎ
싱싱한 마늘쫑을 얻어서 눈썹이 휘날리게 달려간 곳은 비가와 님댁입니다.
비가와 님 댁은 우리집에서 두번째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귀농이웃입니다.
작년에 귀농하셔서 야생화모종을 번식하여 분양하는 일을 계획하고 계시지요.
청초롱꽃이 너무도 예쁘게 피었다고 하셔서 오늘 날을 잡아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해 먹자고 모였지요.
너무 어두워진 다음에 도착해서 제대로 사진을 못 찍었는데 정말 청초롱꽃이 얼마나 탐스럽고도 예쁘게 생겼는지요.
많이 많이 번식이 되어서 자리를 잡아 가시기를 바랐습니다.
이것은 수염패랭이라고 합니다.
이것도 많이 피었는데 역시 내년부터 보급을 하실 계획이라구요.
우리가 늦는 바람에 많이 기다렸습니다.
음식해 놓으신 것을 소개해 볼까요
장아찌는 엄나무순 장아찌 다래순 장아찌 그리고 뽕잎장아찌 이구요.
가운데 도토리묵은 특별히 비가와 님이 무쳤다고 자랑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메인메뉴인 매운탕입니다.
슬비 님이 낚시를 해서 잡았다고 하는군요
남편은 도토리묵을 무치고 아내는 낚시를 해서 매운탕을 끓이고 ㅎㅎㅎ
참 재미있지요.
우리는 매일저녁 건배를 하나 봅니다.
오늘 건배를 하는 술은 비수리라는 식물로 만든 야관문 술입니다.
이름처럼 남자들에게 좋다는 것이지요.
혈액순환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 비가와 님이 직접 담은 것입니다.
술을 마시지 않는 아무렴이 자기도 반잔만 달라고 합니다.
어쩔수 없이 남자인가 봅니다 ㅎㅎㅎ
저도 병아리 오줌 만큼 마셔 보았는데 양주맛이 났습니다.
하루가 참 길다고 하늘아래 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많은 곳을 다니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을 먹었지요.
이 댁에는 재활용을 하여 가구를 만들어 놓은 것이 참 많습니다.
언제 시간을 내어 소개해 보고 싶은데요.
위에 사진에 있는 것은 못쓰게된 괘종시계를 수석받침으로 사용을 하시는데 보기 좋았습니다.
괘종시계속의 시간은 붙들어 메어 놓았더군요
시간을 좀 붙들어 메 놓고 필요할 때 꺼내 썼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무튼지 오늘은 비도 안 왔지만 잘못된 일기예보 덕분에 손이 하루를 쉰 날입니다.
첫댓글 손은 쉬었는데 발은 여전히 바빴네요...ㅎㅎ
초록색 국수 넘 맛나겟어요~~ 오디도 먹고 싶고...ㅡㅡ; 언니는 쉬셔도 바쁘게 쉬셔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