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우수사례공모 “우수상” 당선작＞ 자원봉사는 평생현역이다

[비상을꿈꾼다(은정)]

<자원봉사 우수사례공모 “우수상” 당선작>

자원봉사는 평생현역이다

이○○ (전 함평군청)

  오늘도 변함없이 아침 9시에 광주 천주의성요한 병원 호스피스 의료완화센터에 도착해 담당간호사와 미팅을 한 후 봉사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는 기도를 마치고 오늘 해야 할 일에 대해 봉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평화방에 임종이 임박하여 도움을 청하는 것이었다.(병동에 평화방과 사랑방이 있어 임종이 가까우면 이곳으로 옮김) 급히 달려가 보니 지난주 목욕도 시켜드리고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눴던 분인데, 임종직전이고 가족들은 손을 붙잡고 슬픔에 젖어 울고 있을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가족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우리는 엄숙하게 기도를 시작하였고 가족들도 자연스럽게 눈물로 작별의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봤다. 오늘도 이승을 떠나 저 세상으로 한 분을 보내면서 봉사활동을 시작하였다.

  이곳 광주 천주의성요한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한 것은 4년 전 2009년 11월부터다. 현직에 있을 때 방송통신대학을 마치고,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면서 노인복지 부서를 자원하기도 했다. 직장의 경험과 학업의 전문성을 사회현장에서 실천할 목적으로, 2008년 6월말 33년의 공직생활을 과감하게 마감했다. 사회복지사1급 자격증도 6개월 공부 끝에 2009년 취득했다. 노인복지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로 요양보호사, 노인상담사, 노인자살예방, 노인치매예방 등에 중점을 두고 공부하면서 웰다잉 즉, 아름다운 죽음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09년 한림대학교의 생사학연구소에서 원격으로 웰다잉과 자살예방이라는 28주간의 사이버강좌를 이수하고 본격적으로 죽음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다. 광주가톨릭대 평생교육원에 개설된 상장례 교육을 통해 영안실에서 염습과 입관, 화장, 매장현장을 다니며 죽음을 지켜 볼 수 있었다. 상장례 교육과정에서 호스피스에 대하여 알게 되었고, 2009년 9월에 천주의성요한 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에서 호스피스교육을 이수하게 되었다.

  이곳의 말기 암 환자들로 항암치료를 위해서 전국의 유명 의료기관을 찾아다니고, 소문난 한약방을 전전하다보니 환자는 물론 가족도 지칠 대로 지쳐있는 상태에 있는 분들이다. 나를 보면서 아직 젊은데 이곳에서 봉사하는 걸 의아해 한다. 그러면 나는 “국가에서 연금을 받고 있어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비록 내가 적립한 연금이지만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말로 넘긴다. 앞으로 퇴직하는 공직자들은 대부분 연금수령으로 생계에 지장 없으니 자원봉사를 통해 연금을 그냥 받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보여줬으면 한다.

  물론 자원봉사는 무보수다. 그러나 얻은 것이 많다. 많은 죽음을 보면서 내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설계하고, 활동할 수 있고, 할 일이 있음으로써 건강하고 보람 있다.

  2011년 초부터 함평군노인회 군지회 경로당에서 치매예방, 자살예방프로그램으로 자원봉사를 했다. 그해 겨울부터 강사비를 받으며 50여 개 경로당에서, 2012년에는 30여 개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자원봉사를 통해 실무경험에서 익힌 PC능력을 활용하여 PPT 강의안을 만들고, 교육기법을 습득하고 실습하며, 나를 알리게 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되었고, 경로당, 노인대학, 보건소, 노인복지관, 지자체의 강의요청으로 지금은 약간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인간의 오복 중에 하나로 장수(長壽)를 생각한다. 그러나 장수시대가 도래한 지금을 젊은 세대들은 위기라거나 재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노인 같지 않은 노인들을 부양해야 한다는 현실 때문에 위기나 재앙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장수가 이런 위기나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는 장수사회를 위해서는 젊은 세대의 역할과 노년세대의 역할을 서로 분담하는 즉, 세대 간의 역할을 분담하는 평생 현역사회를 만드는데 우리 퇴직공직자가 앞장서야 한다.

  평생 현역사회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 자원봉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오랜 공직의 풍부한 경험으로 각자가 재능이 있으며, 이런 재능을 필요로 하는 곳에 나누고, 각자의 강점을 살려 지역사회공동체에 기여할 때 자랑스러운 연금수급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위 내용은 원문을 요약 정리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