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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0619 (금)
- 사위질빵, 할미밀빵 그리고 할미꽃 -
* (질빵 = 밀빵 = 멜빵)은 같은 의미로 등에 짐을 질 때 짐을 묶어서
양 어깨에 걸치는 데에 쓰는 줄, 끈을 말합니다.
1. 사위질빵
지금 산기슭, 개울이 가까운 길가, 숲 가장자리 등에 소복한 덩굴식물에 마치 흰 눈이라도 내린 듯이
하얗게 탐스럽게 피는 꽃이 있습니다.
원래 조금 더 있다가 피는 놈인데 모두들 빨리 피니까 덩달아 피어 버렸군요.
저희 집 동네에도 많이 있고 몇 년 전 진부령 가는 길에 아주 큰 군락으로 피어 있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었지요.
제가 좋아하는 식물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 사실 모든 식물을 다 좋아하는데 특히 더 좋아 한다고요.
“미나리아재비”과의 덩굴성 목본식물인 이놈은 유독성인데 “덩굴성”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통상의
다른 덩굴식물인 “칡”이나 “등나무” 같이 질기고 강한 힘으로 다른 나무나 물체를 감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덩굴에 힘이 없어 소복하게 자기들 끼리 모습을 유지해서 그렇게 부릅니다.
그래서 이놈을 보면 “이거 뭐에 쓰지?”하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말이 있듯이 사위는 의례 처갓집에 가면
극진한 대접과 사랑을 받는데요.
옛날 어느 지방에서는 가을이 되어 추수할 때가 되면 사위가 처가에 가서
가을걷이 하는데 일손을 돕는 풍습이 있었는데요.
그러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한 사위에게 일을 시키는 장인, 장모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그래서 다른 일꾼들 보다 유난히 짐을 적게 실어 지게질을 하게하거나 또는 짐을 조금만
묶어서 지게 하니까 함께 일하던 농부들이 반은 불평으로 또 반은 부러움으로
“약 하디 약한 저 놈의 식물 줄기로 지게의 질빵을 만들어 지어도 끊어지지 않겠다”라며
놀렸다고 하는데요.
그 후 이 덩굴식물의 이름을 “사위질빵”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 북한에서는 “질빵풀”이라고 부른다고 하며 서양에서는 “Virgin's Bower
(처녀의 은신처)” 라고 부른다는데 처녀가 왜 숨는 건지....
그래도 대강 나무 모양이 머릿속에 그려지지요?
평소에는 눈에 잘 안 띄는 놈인데 꽃이 필 때면 조그마한 꽃이 여러 송이가 모여 하나의
큰 원을 만들어서 보기가 아주 좋은데요. 꽃이 진 후에는 씨앗열매가 마치 할미꽃의
그 것 모양 백발이 성성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강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향기가 있어
예쁜 꽃과 함께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식물입니다.
별 볼일 없이 보이지만 오래전부터 한방약재로 쓰여 왔는데 “여위(女萎)” 또는
“산목통(山木通)”이라 하여 주로 탈항, 말라리아 같은 병으로 춥고 열이 날 때,
부인들의 부종, 콜레라성 설사 등에 일반적으로는 진통, 설사, 어린이 간질병 등에
처방한다고 합니다.
주로 줄기를 이용하는데 가을에 줄기를 채취하여 껍질을 벗기고
알맞게 썰어 말려서 쓴다고 합니다.
2. 할미밀빵 = 할미질빵
위의 사위질빵과 비슷한 생김새인데 사위질빵보다 잎과 꽃이 더 크고 꽃의 가운데에
암술과 수술이 크게 노랗게 보이는 것이 참 예쁩니다.
역시 유독성 식물로서 한방약재로 쓰입니다.
질긴 정도는 “할미밀빵”이 물론 “칡“ 보다는 못하지만 ”사위질빵” 보다는 훨씬 강한데
그래서 다음과 같은 얘기가 또 전해오고 있습니다.
- 어떤 못 된 며느리가 가을걷이를 하고는 자기 남편에게는 “사위질빵”으로
질빵을 만들어 주고 시어머니에게는 "할미밀빵“으로 질빵을 만들어준
고약한 놈(?)이 있었다는군요.
그래서 못되고 고약한 며느리를 얘기 할 때에 “할미밀빵으로 질빵 만들어 올 년”
이라고 했다고 합니다.ㅎㅎ.
* 위 두 놈과 비슷한 모양으로 같은 소속이면서 “위령선(威靈仙)”이라는 한방약재로
쓰이고 잎과 꽃이 예쁜 “으아리”라는 식물도 있습니다.
- 사위질빵
- 사위질빵 열매
- 할미밀빵
- 으아리
*** 할미꽃 : 지난번에는 사진을 못 올려서 지금 올립니다.
할미꽃은 허리와 등을 구부리고 있는 모습이 마치 할머니 같다고 하여
“할미꽃” 또는 “노고초(老姑草)”라 하고 꽃이 진 다음 머리가 하얗게
날리는 모습이 마치 할아버지 같다고 하여 “백두옹(白頭翁)”이라고도
부르는데 한방에서 약재로 부르는 이름도 “백두옹”입니다.
그런데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산신령이나 백발도사들은 머리가
완전히 백발이지만 보통 우리 곁의 할아버지들은 회색의 머리카락이
섞여 있는 흰머리인데 이 할미꽃의 씨앗도 우리네 할아버지와 같이
회색의 씨앗털이 섞여 있어 웃음 짓게 합니다.
할미꽃은 양지바르고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데 그래서인지 옛날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에 갈 때면 아니 요즘도 산소에 갈 때 보면 주변에
반드시 할미꽃이 자리 잡고 있어서 신기합니다.
- 할미꽃
- 할미꽃 속 : 꽃 속을 들여다보면 암술과 수술이 노랗게 크게 뭉쳐 있어서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주는데 꽃의 안쪽 색깔은 보드라운 자줏빛이 마치 어릴 때 엄마가
자주 입으시던 “베르베또(벨벳=Velvet)" 치마와 색깔과 분위기가
너무 비슷해서 왠지 눈물이 납니다.
* 그런데 말씀드리기 좀 민망스럽지만 이 색깔이 또한 제가 좋아하고
응원하는 “히어로즈” 야구팀의 원정시 입는 유니폼 색깔과 같습니다.
--- 좀 쑥스럽군요...
- 할미꽃 씨앗 : 위의 “사위질빵”, 지난번 얘기했던 “엉겅퀴”, “지칭개”와 함께
모두 비슷한 씨앗 모습입니다.
* 식물이름을 얘기하다 보면 “냉이”, “꽂다지”, “제비꽃”, “씀바귀”, “엉겅퀴”, “패랭이꽃”,
“쑥부쟁이”, “달맞이꽃”, “꽈리”, “청미래덩굴” 등 등 참 예쁜 이름도 많지만
“산괴불주머니”, “며느리밑씻개”, “닭의장풀‘, ”박태기나무“, ”모감주나무“, ”피나물“,
“버즘나무”, “중대가리풀”, “벌개미취”, “뽕나무”, “미치광이풀” 등의
좀 그런 이름도 많은데요.
또 어떤 이름은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하기가 좀 꺼려지는 이름도 있습니다
(주로 사람의 신체부위).
그런 면에서 “애기똥풀‘은 꽃 생김새도 예쁘고 참 귀엽지요?
* 그런데 주로 풀에 많지만 사람의 호칭을 붙여 부르는 식물들도 있는데요.
위의 “사위질빵”, “할미밀빵”, “할미꽃” 그리고 “기생꽃”, “기생초”, “각시취”,
“각시투구꽃“, “중대가리풀”, “처녀치마”, “홀아비꽃대”, “홀아비바람꽃”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배꼽”, “며느리밥풀꽃”, “동자꽃”, “애기똥풀” 등 등 참 많습니다.
* 그런데 “애기메꽃”, “애기부들”, “애기수련(=각시수련)”, “애기둥굴레(=각시둥굴레)”
할 때의 “애기”나 “각시”는 원래의 종류보다 키가 작거나 꽃이
작게 피는 종류를 말합니다.
그러나 “애기똥풀”은 작다는 의미가 아니라 “애기똥”과 같은 즙을 낸다고 만든 거고요.
* 이는 새 이름에 “쇠”자가 들어가는 “쇠백로”, “쇠물닭”, “쇠가마우지” 등이
원래의 종류보다 작은 종류를 말하는 이치와 같습니다.
동물에다가 “애기”자를 붙이면 어린새끼라고 착각할 수 있으니까요......
* 지난번 “제비”에 대해 말씀드렸지만 “새”에 대해서도 관심은 많은데
관찰의 기회나 자료를 접할 기회가 적어서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지난번 “제비”에
이은 (2)편으로 “뻐꾸기” 얘기를 곧 올리도록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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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피는 꽃은 나무로는 꽃 모양이 마치 남십자성 같은 “산딸나무”와 꽃냄새가
요상한 “밤나무”, “밤나무 꽃”과 비슷한 꽃모양의 “참나무 류(도토리나무 류)”, “개오동”
등이 있고 “모감주나무”와 “자귀나무”가 꽃봉오리를 내밀고 있지요.
풀꽃은 뭐 밭작물이나 집 화단에 있는 것들은 말고라도 지난번 말씀드렸던 “개망초”,
“접시꽃”, “패랭이”, “원추천인국”, “질경이”, “명아주“, ”메꽃“, ”나팔꽃“ 그리고 이제는
잡초로 변하는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왕성하게 번식하는 “금계국” 등이 있는데
다음 편에는 이놈들 중 어느 것을 고를까 아니면 시골역에만 가면 꼭 있는
“시골역 5대 식물”(ㅎㅎ 제가 그냥 붙여본 이름입니다) 하다가 위에 소개한
“사람이름 붙은 식물”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중 “사위질빵”, “할미밀빵” 그리고 “할미꽃”은 소개해 드렸고요.
별로 흔하게 보이지 않는 다른 놈들은 제외하고(사실 저도 못 본 놈들이 많으니 쓸 말도
없으니까요) 다음에는 “며느리~~~” 시작되는 놈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놈들은 몰라서 그렇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옛날 사람들은 며느리 배꼽을 어떻게 볼 수 있어서 이름을 붙였는지...
그리고 며느리 밑씻개는 또 뭡니까?ㅎㅎ
고맙습니다.
첫댓글 이거 이번에 올린 내용이 인기가 없나 봅니다. 제 딴에는 매우 재미있는 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잘 안보이는 꽃이라서 감이 안오시는 모양이군요.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너무 어렵거나 보고 듣기가 힘든 내용들은 올리지 않을 예정이오니 걱정않으셔도 되고요. 전 그래서 "국제꽃박람회" 니 그런거 잘 안갑니다. 어짜피 한번만 보고 말건데... 차라리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올려서 알고 지내는 것이 더 나으니까요. 그런데 좀 자신은 없지만 가끔 "신청곡"을 주시면 아는 범위내에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올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고맙습니다.....
형님!! 오호 초등학교(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소재) 학교에 다닐때 배웠던 노래입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가사가 틀려도 좀 이해하시고,, 어릴때 기억으로 ........... 뒷 동산에 할미꽃 가시돋은 할미꽃 싹 날때에 늙었나 호호 백발 할미꽃 천만가지 꽃중에 무슨꽃이 못되어 호호 백발 늙었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대충 이랫는데 맞는지는 검색에서 확인 해봐야지
지도를 찾아보니 "오호리"와 "오호초등학교"가 있군요. 난 "오호!!! 멋있구나" 또는 호수가 다섯개? 라는 말에서 나왔나 했습니다ㅎㅎ 노래가사는 비슷한데 좀 틀리신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틀려도 그냥 넘어갑니다. 그래도 지난번도 그렇고 노래가사는 잘 만드십니다. "작사가"로 나가셔도 될 듯.... 할미꽃은 어디나 있는거고 그 지방에는 사위질빵이 많은데 못 보셨남? 지금으로는 7월까지는 뭘 올릴까 계획이 되었고요. 나중에 고형을 위해서 뭐 하나 생각해 봐야지... 고맙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사실 식물에 대한 교수님 강의를 읽어내려 가며 식물에 대한 지식보다 먼저 떠오르는게 어떻게 사람의 능력으로 이런 방대한 정보가 머리속에서 정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저 같으면 벌써 골때려서 터져 버렸을겁니다.ㅋㅋ 제가 인간이 워낙 저질인지라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꺼려지는 신체부위를 빗댄 식물부분에 와서야 눈이 반짝반짝해지며 머리를 팽팽돌려 뭘까를 상상하니 이거이 언제 철들지 제가 제 자신을 봐도 인간되려면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암튼 다시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서..사위질빵으로 지게지어도 끊어지지 않겠다. 할미밀빵으로 질빵만들 년등은 나중에 우스개 소리를 좋을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셨다니 제가 고맙습니다. 뭐 학교에 다닐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은 비교적 잘하는 이치와 같지요. 저도 모든 식물을 다 아는 것은 아니고 좋아하는 놈만 잘 알고요. 선생님 없이 독학하다보니 진도가 잘 안나가고요(유명한 한자 농담 생각나네ㅋㅋ--아시지요?). 또 가끔은 잘못 알고 있는것도 있고...참고서가 많이 있으면 좋을텐데 이쪽분야는 너무 비싸서... 요즘은 시간도 별로 없어 관찰할 기회도 적구나.. 그래도 프로님은 "무뇌"는 아닌 모양입니다.ㅎㅎ
가사를 확인해본 결과 가시돋은(돋힌) 1절은 이 부분이 틀렸구요.. 후렴 2절 뒤죽박죽.. 축구경기 평을 너무좋게 해주시니가몸 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구요
ㅎㅎㅎ 가사를 확인해 보셨군요. 그런데 어떻게 그런 틀린 가사를 외고 계셨남??? 굉장합니다.오늘 축구에 대하여 "일반게시판"에 문의를 드렸으니까 답변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