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불금이 없다니 아쉽네요. 응쌍팡 신드롬의 일등 공신은 대한민국 경제 위기입니다.
경기가 어려우면 미니스커트 길이 짧아지고 복고풍이 뜬다고 하대요. 버블이 빠진
나의 조국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응답하라 대-한-민-국을 염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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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을 모두 걸고 올-인했는데 내가 꼭 정팔이 짝입니다. 덕선이 둘째라서 생긴 서러움은
택이가 메워 주고 택이 사회성이랑 가족은 쌍문동에서 만들어 줬다 쳐 그럼 정환이는?
정환이는 첫사랑도 친구 주고, 꿈도 형주고, 청춘도 나라한테 바쳤는데 뭐가 남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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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받으니까 느낌은 나중으로 미루고 막 방 스토리 요약합니다.1994.12월 눈비가 오는 날
선우가 보라에게 독일 빵 집 벤치에서 결혼하잡니다. 이사를 위한 대책마련이 열렸습니다.
후보지 선정에 강남하고 판교가 나왔는데 아직도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이때 판교가800:1 청약이었습니다. 정봉이가 테이프에 명곡 선정 녹음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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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참 테이프 녹음하는데 앞 뒤 2시간짜리 2,000원씩 주고 했습니다.
장 만옥 아버지가 정봉이랑 깍지 손 끼고 가는 딸내미를 보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만옥이가
아버지 간보려고 일부러 가게 앞을 지나간 것 같습니다. 저도 울 에스더 5학년 때 이태원
뒷골목에서 똑같은 상황에 직면했는데 그냥 모르는 체 했습니다. 뚱뚱한 아빠들은 대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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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반응을 하는 것 같습니다. 똑 부러진 장만옥이 내친김에 정봉이를 소개하면서 점쟁이
예언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보라랑 선우가 연애질 하다가 골목 엄마들한테 딱
걸렸습니다. 조심 좀 하지 큰 일 났습니다." 동일이랑 선우 부친이 회동을 하고 선영이 머리
싸매고 들어 누웠습니다. 그때는 동 성 동본이 결혼을 못했습니다. 쌍문동 독수리 5형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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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돌파로 의기투합했습니다. 의대 본과 졸업반인 선우가 선영을 설득합니다.
“엄마. 나 보라랑 6년 만났어. 그냥 스쳐지나가는 마음 아니야"라며 "보라랑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싶은데 허락받고 당당하게 만나고 싶어서 그래. 엄마 나 지금까지 한 번도 엄마가
하지 말라는 거 한다고 한 적 없어요. 대학교도 전공도 모두 엄마가 원하는 대로 다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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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는 건 아닌데 결혼만큼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고 싶어요."" 선영을 설득하는
선우는 우리 7080세대의 아빠들입니다. 보라 역시 동성동본 철폐를 근거로 동일과 일화를
설득하며 선우와의 결혼을 허락 받아냅니다. 선우와 보라의 결혼식 사회는 동룡이 맡았는데
사회 잘 봅디다. 저도 결혼식 사회를 몇 번 해 봤는데 동룡 이처럼 신랑. 신부, 그리고 하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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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게 사회 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갈비탕 집 운영하는 아이디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쌍문동 식구들은 한마음 한 뜻으로 선우와 보라의 결혼을 축하해
줬습니다. 딸내미 팔짱을 끼고 얼음덩어리가 된 동일의 표정을 보며 제가 왜 심 쿵 되고
눈물범벅이 되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덕선이 큰 구두 뒷축에 화장지 쿠션을 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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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장면은 또 어떻고요. 저는 꼭 우리 딸 결혼시킨 기분입니다. 결혼식을 마친 선우와
보라는 신혼여행을 떠나기 위해 식장 밖으로 나왔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엄마 일화에게
보라는 “사랑해 엄마. 키워줘서 고맙습니다.”라며 꼭 안아줍니다. 보라의 시어머니인
선영은 일화에게 “형님. 내가 잘할게. 걱정하지마라”며 다독거립니다. 이어 보라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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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 봉투를 손에 쥐어주며 눈물을 삼켰습니다. 류혜영이 이 가시나
참 연기 잘합니다. 저는 이번 응쌍팔 최대 수혜자로 보라 류 혜영에게 한 표 찍겠습니다.
두 사람의 웨딩 카는 선우와 가족이 된 택이 도맡았습니다. 어리버리가 운전이나 잘하려는지
걱정입니다. 차 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보라는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다 아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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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봉투를 발견하고 눈물을 멈추지 못합니다. 신작가가 작정하고 우리 아빠들의 눈물
샘을 자극하려는 것 같습니다. 딸이 울면 아빠는 통곡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동일은 텅 빈
결혼식장에서 장녀 보라가 직접 쓴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그렇게 핏덩이
같던 네가 언제 이렇게 자라서 시집을 다 가냐” 한편, 택과 덕선의 사랑 역시 깊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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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은 덕선에게 "이영애보다 예쁘다"며 무한 애정을 드러내는가 하면, 영화관 데이트를 하며
떨리는 스킨십을 선보였습니다. 또 덕선은 신문 1면에 택과 열애설이 나자 부모님께 나중에
말씀드리자고 설득하며 "난 안변할 자신 있는데 넌 없어?"라며 "택아 난 너 믿어. 우리가
쉽게 변할 사이처럼 보이냐. 난 안변해"라고 변치 않는 사랑을 맹세합니다. 택과 덕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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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보통의 연애와 다름없습니다. 두 사람은 골목길에서 소소하게 짧은 데이트를
즐기는가 하면, 택은 회식 자리에 참석한 덕선에게 삐치기도. 덕선은 지인에게 돈을 함부로
빌려준 택을 나무라며 내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쯤에 덕선이와 택이가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어 보았을 때 저 역시도 마음속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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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돌아가고 싶습니다. 만약 돌아간다면 사랑과 공부에 올-인 할 것입니다.
시나브로 치열했던 나의 청춘은 안녕이 되었고 이젠 50대 중년이 되어버렸네요.
우리 누나도 동성동본 때문에 결혼을 포기했는데 "응쌍팔" 보면서 첫사랑을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쌍문동 지하방에서도 서울대 갈 수 있고, 주인집과 전세 집 아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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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 없이 어울리고, 나쁜 사람이 한 명도 안 나오는 드라마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찾아
보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그래서 따뜻하고 가슴 멍먹한 드라마 "응쌍팔"이 벌써부터 그리워
집니다. 야, 임마, 정팔아 ,전투기 타고 쌍문동 오고 있는 중이니? 사랑도 우정도 응답받지
못하고 배려 받지 못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너 때문에 아파하고 힘들어, 무엇보다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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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나야. 그래. 우리가 가슴 저린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남자. 우쒸.
다 판교로 이사 갔다가 쌍문동 사람들 다 떼 부자 되는 거 아니냐? 저렇게 쌍문동을
떠나는구먼. 안녕, 나의 청춘이여, 굿바이 쌍문동, 청춘들에게 몹쓸 짓 해놓고 끝가지
내 속을 시리게 하는 작가의 저의가 뭐야? 아,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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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나의 쌍 팔 년도 내 젊은 날이여, 응답하라!
2016.1.17.sun.악동